포기의 순간
필립 베송 지음, 장소미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남들처럼 살아가는 것이 행복한 것일까 혹은 행복하지는 않더라도 그것이 순리라고 여기며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나는 지금까지 남들처럼 그렇게 살아왔고 참 행복하다라고 느낀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랬던 내가 딱 한 번 남들과 다르게 오로지 나 자신만의 진정한 행복을 위한 도전을 했던 적이 있었고 그 때 느꼈던 감정은 지금 생각해봐도 그 누구도 부러울 것 없을 만큼의 행복 그 자체였던 것 같다.

 

이 책으로 필립 베송은 진짜 행복을 찾으라고 말한다. 아들을 죽인 살인범으로서 감옥살이를 하게 된 나는 사시사철 겨울에 점령당한 듯한 마을인 영국의 팰머스에서 태어났고 그 곳에서 결혼도 하고 가정을 꾸린다. 그러나 끊임없이 팰머스를 떠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히지만 한 번도 행한 적이 없던 나는 감옥으로 가게 된 것이 처음으로 지긋지긋한 그 마을을 처음으로 떠나게 된 셈이 된 것이다. 과실치사로 오랫동안 옥살이는 하지 않게 되었지만 다시 마을로 돌아온 그에게 마을 사람들은 노골적으로 분노를 표한다. 그 곳에서 나는 유일하게 내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주는 라지브와 베티에게 내 이야기를 해 준다. 그러자 나만큼이나 상처가 깊었던 그들도 그들의 상처를 드러내준다.

 

"나는 늘 결정적인 순간에 알맞은 말을 찾지 못했다. 메리앤과 결혼한 것도 아직 '노'라고 말하는 것이 가능했던 때 '노'라고 말할 생각을 못했기 때문이었음이 기억난다. 나는 자주 의지와 혜안이 부족했고, 그 때문에 몇 년의 젊은 시절을 잃었다." -p.206

 

나이를 먹을수록 왜 점점 행복을 향한 도발이 힘들어지는지 모를 일이다. 그래서 아직도 내게 행복은 어렵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