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캐럴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75
찰스 디킨스 지음, 김세미 옮김 / 문예출판사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영국이 찰스 디킨스라는 대문호를 낳고 찰스 디킨스가 <크리스마스 캐럴>이라는 작품을 낳은 이후로 아마 크리스마스는 영국에서 더욱 특별한 날이 되었을 것이다. 재작년에 영국에서 크리스마스를 한 달여 앞두고 귀국하긴 했지만 너무나도 이르게 영국 곳곳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들떠 있었던 것에 대한 의아함이 바로 이 책을 읽고 나서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스크루지 영감에게 찾아온 세 유령 때문에 악독한 구두쇠가 자비로운 사람으로 개과천선한다는 단순한 내용만으로 이 책을 해석한다면 왜 이 책이 오랜 세월동안 사랑받는 이유가 되는지 알지 못하는 것과 똑같다. 

찰스 디킨스가 영국인이었고 그가 유년시절을 산업혁명으로 인한 불공평하고도 끔찍한 노동현실에 직면한 이후로 그의 작품속에서 노동자는 빠짐없이 등장하는 소재가 된다. 무엇보다도 당시의 아동 노동은 참혹하기 이를 데 없었는데 당시의 아동들이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저임금 일자리에 내몰리게 되고 빈곤과 질병에 시달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 속에서 퇴치하고자 하는 두 가지가 바로 '무지'와 '빈곤'이고 이 중에서도 무지가 더 시급하게 뿌리 뽑아야 하는 부분이라는 메세지가 시사하는 것은 바로 찰스 디킨스가 아동들이 교육 받는 권리를 찾아야 함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당시에 이 책이 큰 사랑을 받았던 이유가 아마도 크리스마스라는 축복과 빈곤과 열악한 노동현실 등의 타개해야 하는 현실적장애물이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단순한 이야기 속에 문학이 갖추어야 할 자세가 정직하게 담겨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후대의 독자들은 바로 그 당시 영국 사회의 현실을 문학 속에서 재발견하면서 작품을 대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크리스마스가 여전히 모두에게 축복이 되는 날은 아니다. 빈곤에 허덕이고 있는 자에게는 더욱 빈곤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때이고 넉넉한 자에게는 풍요로움이 향유하는 시기로서 크리스마스는 찰스 디킨스가 살아있을 때나 지금이나 별로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캐럴>이 지금도 여전히 사랑받는 이유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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