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소담 베스트셀러 월드북 36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199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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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인의 예술과 삶 그리고 지적 고뇌가 담긴 서간문을 읽는 것은 그의 생에 전반에 걸친 사상과 가치관을 엿보는 것이다. 특히 라이너 마리아 릴케 같은 시인이라면 그의 편지들을 일부러 찾아서라도 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들것이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은 릴케를 사랑하는 이들에겐 하나의 선물같은 의미로 받아들여도 좋을 것 같다. 시를 통해 작가를 보는 것만으로는 그의 베일을 모두 벗길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감성적이며 여리고도 내적으로는 강함을 유지한 릴케의 편지글은 그의 시를 읽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와 깊이를 느낄 수 있다.

책의 제목 그대로 책의 전반부는 한 젊은 시인을 위한 릴케의 편지글들로 이루어졌다. 또 후반부는 그에게 정신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던 여인들에게 보낸 편지들로 이루어졌다. 편지글을 읽노라면 그의 여린 감성과 고독에 대한 깊이있는 성찰과 외로움이 묻어나온다.

 위대함을 지닌 고독이란 대체 무엇인가. 고독이란 단 하나뿐이며 그것은 크고도 참기 어려운 것입니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그런 시간들이 오게 마련입니다. 비록 부질없고 값싼 어울림이지만 고독을 그것과 바꾸고 싶은 때도 있고, 형편없고 보잘것없는 사람이라도 좋으니 겉치레만으로라도 그들과 조금이나마 고독을 나누고 싶을 때가 있는 법입니다. 그러나 바로 그런 시간들이 바로 고독이 자라나는 때일지도 모릅니다. 고독이 자라나는 것은 소년이 성장하듯 고통스러우며 봄이 시작되듯 슬프기 때문입니다.

한 위대한 예술가의 고뇌의 흔적을 살펴본다는건 꽤나 흥미로운 일이다. 비록 쉽게 읽혀지는 책은 아니었지만 릴케가 강조한 고독의 중요성과 그 매력을 새삼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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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따삐야 2008-02-09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저도 갖고 있어요. 중학교 때 산 책인데 미미달님이 인용한 부분에 아마 저도 밑줄을 쳐놓았을 거에요.^^

미미달 2008-02-09 17:09   좋아요 0 | URL
중학교 때 사셨다니 놀라워요.
대학생인 저도 이 책 읽기가 그리 쉬운건 아니었거든요. ㅋㅋ
'고독'에 대한 릴케의 글은 보석같이 빛나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