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무의 동요교실을 마치고 플레이타임에서 놀라고 들여보냈다. 좀있다가 옆탱이가 왔길래 우리는 애들없이 편안하게 식사를 하고 데리러 갔더니만 게로 왼쪽 머리에 껌이 들러붙어 있었다. 플레이타임 직원이 떼어볼라고 애를 썼는지 이리저리 까치집을 짓고 껌은 지저분하기 그지없는 모습으로 들러붙어 있는 그런 상태였다.
머리에 껌이 붙으면 그 상태 그대로 헤어무스를 바르고 나서 참빗으로 빗어주면 껌을 떼어낼 수 있다. 또 최후의 수단이긴 하지만 스티커 제거제를 바르고 살살 수건으로 문질러주면 껌을 녹여서 떼어낼 수 있다.
그런데 그 직원들이 그런 걸 몰랐는지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켜 무스고 뭐고..하나도 손쓸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방법은? 딱 하나! 잘라내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잠시 고민을 했다. 땜빵을 만들 것이냐, 빡빡으로 밀 것이냐.
결론은 그냥 빡빡으로 밀기로 했다. 미용실 헤어디자이너는 빡빡 밀어내고 앞머리로 포인트를 주자고 했다. 기억하는가? 2002 월드컵 때의 호나우도의 헤어스타일? 그 머리를 하자는 것이었다. 이때 아니면 언제 해볼까 싶어 그러자고 선선히 수락하고 그렇게 앞머리만 남겨놓고 모두 밀어버렸다.
게로는 신이 났다. 아빠가 축구 잘하는 호나우도 머리라고 했더니만 거울을 들여다보고 멋있네~~를 연발하며 스스로 도취되었다. 아무래도 왕자병인가 보다...^^;;;
그랬는데 담날 아침, 유치원버스를 기다리던 형아 친구들이 게로를 보더니만 전부다 "대머리 빡빡"이라고 놀려대고 만나는 아줌마들 마다 "왜 그랬어?" 하면서 웃어대고 인상을 써대니 눈치가 빤한 넘...다시 머리 붙이러 가자고 떼를 쓰기 시작했다. 거기다가 아줌마들까지도 호나우도 머리는 너무 튄다고 자꾸 다시 자르고 오라고 해대니...귀 얇은 밀키....
오늘 끝내 앞머리마저 다 잘라내어 완전 빡빡 대머리가 되고 말았당....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