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카레니나 1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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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p.121
준마는 낙인으로 알고 사랑을 하는 젊은이는 그 눈동자로 알 수 있도다.
: 푸쉬킨의 시 [아나크레온] 가운데 ˝준마는 그 소인으로 알며...˝를 인용

읽을수록 입에 착착 붙는 맛깔나는 문장.
사랑하는 사람은 눈을 보면 알 수 있다던데, 그 말이 맞나보다.

ㅡp.121
준마는 낙인으로 알고 사랑을 하는 젊은이는 그 눈동자로 알 수 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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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먹는 여우 - 좋은아이책 책 먹는 여우
프란치스카 비어만 지음, 김경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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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모두 읽고 나서는 소금 한 줌 툭툭 후추 조금 톡톡 뿌려 꿀꺽 먹어치우는 여우가 있었습니다.
이 여우는 결국 돈이 없어 도서관 책도 몰래 먹어치우다 사서에게 들켜 출입금지 당하게 되었습니다. 동네 광고 전단지 생활정보지 헌종이를 먹게 된 여우는 배탈도 나고 털도 윤기없어지자 강도로 변신해 동네 서점을 털게 되지요. 그렇게 24권의 책을 끙끙 거리며 들고와 7번째 책을 게걸스레 먹으려는 순간, 경찰이 와서 잡혀 감옥에 갑니다. 먹을거라고는 물과 빵밖에 없어진 여우는 죽게 될것만 같았죠.
그 순간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떠 올랐습니다. 교도관에게 연필과 종이를 얻어 글을 썼지요. 무려 923쪽의 책이 되었습니다. 자신의 부탁을 들어준 빛나리 씨에게 제일 먼저 책을 읽을 기회를 줬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아주 재미있지 뭐예요. 그래서 빛나리씨는 책을 복사했고, 책을 출판해서 서점에 내게 되었답니다.
이제 여우는 유명한 작가가 되었고, 부자도 되었지요. 더이상 남의 책을 먹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쓴 책이 더 맛있었거든요.

ㅡ 줄거리는 이렇다.
장수도 꽤나 있어 읽어주는데 20ㅡ30분이 걸렸다.

여우의 책에는 소금과 후추가 꼭 들어간다는 말로 마지막 장을 장식하는데, 옮긴이의 생각에 따르면 자신만의 책 읽는 양념을 가지고 책을 읽어야 한다는 의미란다.

어른이 읽어도 좋은 동화책이고, 책읽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는 것 같은 이 책은 아이도 아이지만 나도 나만의 소금과 후추를 가지고 책을 꼭꼭 씹어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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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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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힘, 글의 힘이라는 말을 한다.
나는 이 글의 힘이라는 말을 문학 작품에서 느끼는 경우가 왕왕있다. 가령 <한국이 싫어서>를 읽고는 지금의 20대의 모습을 볼 수 있고 먹먹함을 느낀다. 10대에서 20대로 넘어갈때 그 꿈 많은 포부들이 미지근한 모습으로 남아 있거나 식어버린 모습에 마음이 시리다.
이 처럼 이 책을 읽고는 나는 세상의 단면만을 보면서 산 것 같아 미안해졌다.
아프간 내전은 말 그대로 먼 나라 이야기,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라 귀 기울인적이 한 번도 없었다. 더구나 아프리카 아이들의 영양실조에만 눈길을 끌었지 전쟁에서 고아로 남겨진 아이들에 대한 상처에는 눈길을 돌린적이 없었던 것 같다. 북한의 아이들이 안타깝다면 아프간의 아이들도 똑같이 안타까워져야겠지.

또한 이 책은 아프간을 알리는 책이라는 구실을 통해 마치 이 작가가 독립운동가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일제시대때 우리나라를 알리기 위해 글을 썼던 문단가들이 생각나는 순간이다. 이래서 이 책은 대단하다라는 단어가 꾸준히 떠오른다.

나에게 역사의 단면을 더 알고싶게 만들어 준 책이다. 아프간의 역사에 대해 더 궁금해졌다. 이렇게 해서 또 다른 책이 가지쳐지는 순간이다.

ㅡp.532
나는 사진을 제자리에 놓았다. 그때 나는 문득, 바바가 마음 속으로 하산을 진짜 아들로 생각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고통스럽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소랍의 방문을 닫으며, 용서는 그렇게 싹트는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서는 화려한 깨달음이 아니라 고통이자기 물건들을 챙기고 짐을 꾸려 한밤중에 예고없이 빠져나가는 것과 함께 시작되는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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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보이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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ᆞ2015년 12월 30일 밤 책을 덮으며 몇 자 적는 이 날은 다시 오지 않는다. 그래서 기억해두어야 한다.

아빠와의 교통사고로 남의 속마음을 읽는 원더보이에겐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이들로 인연을 맺게 된다. 시대적 배경이 1980년대로 어수선한 나라에서 감추고 있는 모습을 불편하지만 알려지게 만들려고 노력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려져 있다.
그들이 그렇게 뜨거운 몸의 체온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그 날을 잊지 않으려는 노력이었을 것이다. 젊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뜨거움을 가져야 할 것이다.

ᆞ<한국자본주의> 책을 보면 1970-80년대 분위기를 볼 수 있는데, <원더보이>를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연결고리가 형성되어 좋았다. 그리고 얼마전 <이현석작가님> 강연에서 들었던 광주사건(경기도 광주) 이야기도 생각났고, 1980년 슬픈 광주(전라도)가 생각났다.

ᆞ소재는 공상과학인데, 내용은 현대사였네.


p.285ㅡ286
실제로 우리는 보지 못해요. TV에서도, 신문에서도 그 일은 전혀 보도되지 않으니까요. 여기까지 지하철을 타고 와서 명동 거리로 나왔는데, 마치 딴 세상에 온 것 같았어요. 행복은 이토록 훤히 드러나는데, 고통은 꼭꼭 감춰져 있어요. 때리고, 부수고, 가두고, 불태우는 이유가 거기에 있죠. 어둠 속에 밀어넣고 감추기만 하면 되니까. 지금 우리는 차갑게 식어가는 캄캄한 밤 안에 있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보이지 않으면 우리는 없다고 생각하죠. 그러니 그들의 고통도 이 세상에 없는 거예요.


P.315
그건 어쩌면 그때 우리가 아직은 젊고 여전히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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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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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이 조금 더 커서 읽어줬으면 하고 바라는 책.

웃다가 울다가를 반복하게 만들어주는 책
이 한사람이 화성에서 무사귀환을 바라는 마음을 와트니는 인간의 본성에 비유했다. 말하자면 못되고 이기적인 사람도 있지만 그래도 착한 사람이 훨씬 많다고. 그래서 살만한 세상이라고.
그래, 살만한 세상이다.


p.597ㅡ598

나를 살리기 위해 들어간 비용은 수십억 달러에 달할 것이다. 괴상한 식물학자 한 명을 구하기 위해 그렇게 많은 것을 쏟아 붓다니.
대체 왜 그랬을까?
그렇다. 나는 그 답을 알고 있다. 어느 정도는 내가 진보의 과학, 그리고 우리가 수 세기 동안 꿈꾼 행성 간 교류의 미래를 표상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모든 인간이 기본적으로 타인을 도우려는 본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그렇지 않은듯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그렇다.
등산개이 산에서 길을 잃으면 사람들이 협력하여 수색 작업을 펼친다. 열차 사고가 나면 사람들은 줄을 서서 헌혈을 한다. 한 도시가 지진으로 무너지면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구호품을 보낸다. 이것은 어떤 문화권에서든 예외 없이 찾아볼 수 있는 인간의 기본적인 특성이다. 물론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 쓰지 않는 나쁜놈들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내 편이 되어주었다.
멋지지 않은가?
어쨌든 나는 갈비뼈가 미치도록 아프고 가속으로 인한 멀미 때문에 여전히 시야가 흐리며 배가 몹시 고프고 앞으로 211일이나 더 있어야 지구로 돌아갈 수 있다. 게다가 내 몸에서는 스컹크가 땀이 밴 양말에 똥을 싸놓은 것 같은 냄새가 나는 듯하다.
그래도 오늘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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