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원은 전쟁
장강명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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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자본주의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며, 통일의 모습들을 이야기 하는 부분을 읽으면서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에 대해 눈길을 돌리게 된다.

ᆞ202-203쪽
˝세상에 좋은 게 다 한정돼 있잖아. 어차피 그 좋은 걸 모든 사람이 다 누리진 못해. 그런데 한번 가져보라고, 시도는 해보라고 기회를 주는 게 자본주의야. 세상이 사람들한테 다 덤벼봐, 그러는 거야. 얼마나 좋아. 이기면 되잖아. 그 기회를 두 번, 세 번도 줘. 진다고 바로 뒈지는 것도 아니잖아. 세상에 이런 체제가 어디 있나? 사회가 끝없이 싸울 기회를 주겠다는데 난 싸우기 싫소, 그러니까 우리 다 같이 싸우지 맙시다, 이게 말이 돼? 끝없이 싸울 기회라는 건 끝없이 이길 기회라는 말인데 말이야, 왜 안 싸워?˝

ᆞ227쪽
˝지금 북한의 위협은 미사일이나 원자폭탄이 아니잖아요? 북한산 마약이 물밀듯이 내려와서 남한을 휩쓸고 부산을 통해서 세계로 수출되고 있어요. 이건 충분히 경각심을 가져야 할 문제라고 보는데요.˝


ᆞ305쪽
˝그게 남조선 사람들이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에요. 늘 자기들의 진짜 의도를 숨기고 상대편에게도 기회가 있는 척 말하지요. 그러면서 시험이나 면접 같은 걸 치게 해요. 그걸 평가하는 위원들은 전부 다 자기편 사람들로 채워놓고요. 그리고 돈을 공짜로 줄 때에는 결국 그 돈이 자기들에게 돌아오게 만듭니다. 알아두세요.˝ ᆞ


ᆞ333쪽
˝한국 사람들은 왜 그렇게 꼭 통일을 해야 한다고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말레이시아는 화교가 많은 싱가포르를 억지로 분리시켰죠. 1965년에 싱가포르 주를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쫓아냈어요. 싱가포르는 원치 않은 독립이었고, 분리 당시에도 심지의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보다 더 잘사는 나라였지만, 그렇게 갈라선 결과는 말레이사에도 싱가포르에도 좋았어요. 한 나라로 있었다면 인구의 대부분인 말레이계가 싱가포르 화교 자본에 종속된 채로 중산층이 되지 못한 채 살았어야 했을 거예요. 말레이계와 화교 사이 갈등도 지금보다 훨씬 심했을 거고요. 두 나라로 떨어뜨려놓고 나니 싱가포르는 싱가포르대로 똘똘 뭉쳐서 선진국이 되었고, 말레이사도 싱가포르 없이 자기 힘으로 선진국 문턱까지 왔어요.˝


인물들이 하는 말 속에 자꾸 나를 빗대어본다. 나는 통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돌이켜본다. 시대는 흘렀고, 두 나라 사이의 간극은 더 벌어졌다. 그래서 굳이 통일을 해야하나?라고 얘기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래도 통일은 해야 한다는 주의의 나다. 경제 문제? 한민족? 이런 것보다, 전쟁을 끝없이 생각하고 긴장하는 것 자체에 반대한다는 편에 더 가깝다. 내전이 있는 나라들의 모습들을 보면 어른들보다 아이들이 더 안됐었으니깐. 그런 불안한 모습을 물려주긴 싫으니깐. 통일의 모습은 다양하다. 이 책처럼 북한의 체제붕괴로 통일이 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나가 되면 통일은 반대하는 사람들의 말처럼 우리가 북한을 무조건적인 경제부양을 책임져야 할지모른다. 우리나라도 힘든데, 북한까지.
그래서 나는 통일의 모습이 예전과 다른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한 형제, 쌍둥이도 몇 십년을 떨어져 살면 생활방식이 다른데, 나라는 더 하겠지. 그걸 그냥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각각 다른 모습으로 사는 게 맞지 않나 생각했었다. 이 책의 말처럼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처럼 우리도 한민족이지만 분리된 국가로 사는 것도 통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하나.
이 책은 재미있다. 하지만 글로 액션장면을 묘사하는데는 조금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럴때면 영화의 장면들 중 이런 그림이겠구나 싶은것들이 차곡차곡 떠오른다. 그래서 조금은 부자연스러운 묘사들이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영화 속 장면이 떠오를 정도면 잘 된 작품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남자 주인공들은 누가 어울릴까? 라며 계속 머릿속에 그린다. 뭐 잘 되진 않지만. 현빈도 괜찮겠지만 얼마 전 <공조>를 찍어서 안될거 같고. 그리고 작가가 ‘장리철‘이라는 인물(북한 특수부대 출신으로 엑션 담당 남자주인공)은 싸움은 잘 하지만 현명함이나 여자들이 좋아할 매력이 부족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윽쑤로 잘 생긴 인물은 아니라는건데. 갑자기 떠오르는 인물로 류준열? 그런데 얼마 전에 <더킹>을 찍었네..거기서 역할 잘 맡았다고 생각했는데... 비슷한듯 하지만 비슷하지 않으니 괜찮겠지?...ㅋㅋ 혼자 감독 하고 있는듯.


이 책을 덮었는데도 계속 ‘장리철‘이라는 인물이 떠나질 않는다. 북한의 체제붕괴로 어디에 소속되지 않은 채 살아가는 모습이 스산해서 그런건지, 그의 미래가 더 궁금해서 그런건지 알 수 없다.

그리고 작가의 매력은 참고문헌들의 설명들이 좋다. 어찌보면 소설같은 창작이 머릿속에서 쨘 하고 마법처럼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공부해서 나오는 창작물이라는 것을 보여줌으로, 창의력 부족한 사람들에게 한가닥 희망을 주는 듯 하여서.
하지만 동시에 영화도 추리소설, 스릴러소설도 읽지 않는 ‘정유정‘작가님과 비교되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영화는 답을 알려주기에 글에서 답안지 장면을 묘사할까 보는 것을 하지 않는다 하셨고. 자신만의 스타일의 글을 쓰기 위해 지금은 비슷한 장르의 글은 읽지 않는다 하셨다.

상반되지만 두분 글 모두 재미있어서 읽는 독자로써는 다 좋다.

ᆞ202-203쪽
"세상에 좋은 게 다 한정돼 있잖아. 어차피 그 좋은 걸 모든 사람이 다 누리진 못해. 그런데 한번 가져보라고, 시도는 해보라고 기회를 주는 게 자본주의야. 세상이 사람들한테 다 덤벼봐, 그러는 거야. 얼마나 좋아. 이기면 되잖아. 그 기회를 두 번, 세 번도 줘. 진다고 바로 뒈지는 것도 아니잖아. 세상에 이런 체제가 어디 있나? 사회가 끝없이 싸울 기회를 주겠다는데 난 싸우기 싫소, 그러니까 우리 다 같이 싸우지 맙시다, 이게 말이 돼? 끝없이 싸울 기회라는 건 끝없이 이길 기회라는 말인데 말이야, 왜 안 싸워?"

ᆞ227쪽
"지금 북한의 위협은 미사일이나 원자폭탄이 아니잖아요? 북한산 마약이 물밀듯이 내려와서 남한을 휩쓸고 부산을 통해서 세계로 수출되고 있어요. 이건 충분히 경각심을 가져야 할 문제라고 보는데요."

ᆞ305쪽
"그게 남조선 사람들이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에요. 늘 자기들의 진짜 의도를 숨기고 상대편에게도 기회가 있는 척 말하지요. 그러면서 시험이나 면접 같은 걸 치게 해요. 그걸 평가하는 위원들은 전부 다 자기편 사람들로 채워놓고요. 그리고 돈을 공짜로 줄 때에는 결국 그 돈이 자기들에게 돌아오게 만듭니다. 알아두세요."


ᆞ333쪽
"한국 사람들은 왜 그렇게 꼭 통일을 해야 한다고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말레이시아는 화교가 많은 싱가포르를 억지로 분리시켰죠. 1965년에 싱가포르 주를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쫓아냈어요. 싱가포르는 원치 않은 독립이었고, 분리 당시에도 심지의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보다 더 잘사는 나라였지만, 그렇게 갈라선 결과는 말레이사에도 싱가포르에도 좋았어요. 한 나라로 있었다면 인구의 대부분인 말레이계가 싱가포르 화교 자본에 종속된 채로 중산층이 되지 못한 채 살았어야 했을 거예요. 말레이계와 화교 사이 갈등도 지금보다 훨씬 심했을 거고요. 두 나라로 떨어뜨려놓고 나니 싱가포르는 싱가포르대로 똘똘 뭉쳐서 선진국이 되었고, 말레이사도 싱가포르 없이 자기 힘으로 선진국 문턱까지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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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7-02-23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혼자 감독 하는 !! 전 늘 그러는걸요!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
재미있네요 . 저도 각국의 이익보단 평화적인 흐름때문에 통일을 선호해왔는데 ..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 대한 견해( 소설 내용) 는 음 .. 경제가 그 나라의 전체는 아니란 걸 말하나..도 싶어요 .
그 나라들이 경제력 없다는게 아니라.. 부탄이나 라오스 ㅡ 같이 행복지수가 .. 더 높은 곳을 예로 ..말이죠 .
역시 맘에 드는 작가..^^

jjinyyeop_n 2017-02-23 11:51   좋아요 1 | URL
네~~ 저도요. 부탄이나 라오스같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