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제10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박상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90쪽
그를 안고 있는 동안은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았는데 마치 우주를 안고 있는 것처럼.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울지 않았다. 그동안 울 시간은 충분했다. 종이가 모두 없어질 때까지 물 내리기를 반복한 나는 숨을 고른 뒤 빈 가방을 다시 둘러멨다. 화장실 밖으로 나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섯째 아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
도리스 레싱 지음, 정덕애 옮김 / 민음사 / 199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74쪽
식탁의 넓이가 그녀에게 위안을 주었다.


이 모든 것들, 20년 세월이 어루만지고 매끈하게 만져주어서 이 넓은 식탁은ㅡ그것은 오래 전 거대한 참나무에서 한 덩이로 잘라낸 것으로ㅡ빛나는 비단결 표면을 갖게 되었다. 손가락이 미끄러질 정도로 너무나 매끈한. 이 표피 아래로 나무의 망울과 옹이가 깔려 있고 그녀는 그것을 은밀하게 알고 있었다. 하지만 표피에 상처가 나 있었다. 도로시가 너무 뜨거운 프라이팬을 놓았다가 화가 나서 들어올릴 때 생긴 갈색 반원 자국이 있고 구부러진 검은색의 자국이 있는데 이것은 무엇 때문이었는지 해리엇은 기억할 수 없었다. 식탁을 특정한 각도에서 쳐다보면 접시의 열기로부터 이 소중한 표면을 보호하기 위해 삼발이를 놓았던 데가 작게 패인 자국이나 흠집으로 남아 있었다.


두 남녀가 만나 매우 안정적이고 화목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다 비정상적인 다섯째 아이가 태어나면서 가족들이 모두 뿔뿔히 흩어지게 된다. 가족들의 불안을 없애기 위해 다섯째 아이를 오양원에 보냈지만 해리엇(엄마)은 다시 아이를 데려왔는데, 이로인해 가족들과 해리엇과 다섯째 아이는 분리되었다.
그 고통을 짊어지고 살다 식탁에서 위안을 받는 끝부분에 그 짐이 어떠했는지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마음이 무거우면서도 위안이 전달되는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57쪽
˝평범한 회사원? 그런 인물은 없어.˝



어제 새벽 4시까지 ‘나의아저씨‘ 정주행을 마쳤다.
웃다가 울다가 쓰리다가 위안이 됐다가
했던 감흥이 아직 가시지 않는 와중에

이 문장을 만났다.

당연히 밑줄 쫙~
이선균도 평범하지 않고
어느 누구도 같은 사람은 없었다.

우리가 보통 얘기하는 평범함은 있으나
들여다보면 평범함이 무언지도 모를만큼
비슷비슷한 성격을 가진 인물 하나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현남 오빠에게 - 페미니즘 소설
조남주 외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08쪽
아들아이가 대답도 없이 어깨를 홱 돌려 나가버렸다. 어깨라도 두드리려 뻗은 손은 아들아이의 어깨에 닿지도 못한 채 허공에 머쓱하게 머물러버렸다. 선뜩한 공기가 현관에 무겁게 가라앉았다. 딸아이 방에선 아이돌 노래가 흘러나왔고 나는 현관에 꼼짝없이 서 있었다. 이 낯설고 차가운 공기를 감내하는 게 왜 나혼자만의 몫인지, 문득 억울해졌다.


나도 곧이라는 생각으로 이 작품을 읽은거 같다.
초5에서 중2는 멀지 않았는데 감이 없다.
닥쳐봐야 알겠지.


페미니즘소설이라고 특별해야 싶은데 <현남오빠에게>, <당신의 평화>, <경년>은 82년생 김지영처럼 삶 이야기라 누구나 공감하며 읽을 수 있다. 몇 몇 작품은 뭐지?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이방인>작가노트를 읽으면 여성이 주인공인 느와르를 쓰고 싶었다라는 부분에 ‘아, 이래서‘라고 생각이 들었으며 <하르피아이와 축제의 밤>은 SF같으면서 여장남자라는 소재에서 특이했다.

하지만 한 작품마다 할애하는 장수가 제한적이다 보니 이야기를 더 구체적으로 썼으면, 결론이 좀 더 명확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 작품도 있었다.

남성작가들 틈에서 여성작가의 첫 도약과 발전이 어려웠을 당시 분위기를 생각하면 여성작가들 소설 모음집이 대단한 페미니즘소설같지만, 또 이렇게 여성들글만이 페미니즘소설인가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몬 - 권여선 장편소설
권여선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45쪽
어떤 삶은 이유 없이 가혹한데, 그 속에서 우리는 가련한 벌레처럼 가혹한 줄도 모르고 살아간다.


평온하다는 말이 이렇게 어마어마한 의미였을까 싶은 생각을 하게 만든책.

편안한 저녁 시간 되시라는 말로 메일의 끝을 맺거나 안부의 끝을 자주 맺는 나로서는
이제 이 말도 너무 무거운 말이 될거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