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 한국사 : 근대편 쟁점 한국사
이기훈 외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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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의 ‘공부한당‘에 참가하게 되어 받은 책 <쟁점한국사, 근대편>이다.
역사책이라 해서 근대부분을(일제강점기)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국사교과서처럼 사실에 기반해 나열해 놓은 책인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은 나의 생각과 달리 강화도조약을 맺은 즈음하여 큰 사건들을 중심으로 국가의 분위기와 해석 그리고 지금의 우리 모습과 비교하여 적었다.

가장 먼저 ‘동학농민전쟁을 다시 생각한다‘가 나온다.
우선 동학농민운동이라고 배운 나는 동학농민전쟁이라고 바뀐 사실에 놀랐다.
역사가 시대의 흐름에 맞게 해석이 달라진다라고 이 책은 앞서 설명한다. 그리고 연구가들의 생각에 따라 해석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으므로 10명의 연구가들이 있으면 10가지의 해석이 있기 마련이라 국정교과서를 만들겠다는 시도가 시대착오적이고 반학 문적이다고 했다.

그런 시선에 따라 우리는 5ᆞ18광주민중항쟁에서 5ᆞ18광주 민주화운동이라는 명칭 변경을 경험한 바 있었고, 이제는 동학농민운동이 아니라 동학농민전쟁이라는 명칭으로 기억해야 하나보다.

동학농민전쟁에서 발표된 포고문인 ‘무장포고문‘의 내용을 살펴보면,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은 사람에게 인륜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임금께서는 어질고 효성스러우며 자애롭고 현명하고 슬기롭다.

그러나 오늘날 신하된 자들은 보국할 생각은 하지 않고 한갓 벼슬자리만 탐내며 (국왕의)총명을 가린 채 아첨을 일삼아 충성스러운 선비의 간언을 요사스러운 말이라 하고 정직한 사람을 폭도라 일컫는다. 그리하여 안으로는 보국하는 인재가 없고 밖으로는 백성들을 수탈하는 관리들만 득실대어 인민들의 마음은 날로 더욱 어그러져서 들어와서는 즐겁게 살아갈 생업이 없고 나아가서는 제 한 몸 간수할 방책이 없다. 폭정은 날로 더 더해지고 원성이 이어지고, 군신의 의리와 부자의 윤리와 상하의 분별이 드디어 무너져 남아 있는 것이 없다. 관자가 말하기를 ˝사유ㅡ예의염치ㅡ가 베풀어지지 않으면 나라가 곧 망한다.˝라고 했다. 바야흐로 지금의 형세는 옛날보다 더욱 심하다.]라고 되어있다.

전근대 민중운동에서 민중이 ‘반란‘을 시작하면서 자신들의 생각과 의도를 이토록 명확하게 밝힌 전례는 세계사제으로도 거의 없다.
민중은 지배 엘리트와 구분되는 독자적인 문화영역이나 의식세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민중은 지배이념이나 체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기에 민중의식이나 지향도 민중운동이 발발했던 당시 사회의 지배체제나 이념과 무관할 수 없다.

이 점에서 지금의 우리모습을 설명할 수 있다.
우리는 지난 주까지 촛불을 들고 광장에 앉아 한 목소리를 냈다. 민주공화국이라는 체제이념을 바탕으로 그것을 무기로 사용하는 지배권력의 부당함을 질타했다. 촛불집회뿐만 아니라, 민주공화국과 관련한 다양한 투쟁들도 당시의 감각들과 뗄 수 없는 관련을 가진다.

동학농민전쟁은 보수적이고 유교적이다라는 단순한 해석들이 많지만, 당시 시대 모습들을 보면 보수적이고 유교적인 것 바탕 위에 민중이 정치체제에 올바르지 않게 일을 하고 있고 원래의 뜻을 헤아려 국정을 살피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음을 알려준다.

이처럼 이 책은 우리 역사를 하나의 관점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계기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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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7-03-15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근대편 을 읽는 저~ 제가.읽는 이쪽에도 한나라 무제에 대해 나와요 . 지금은 부여 편을 보다 메모하고 있는 중인데 ㅡ 이렇게 보니 정말 좋네요 . 책 맛도 보고!^^ 저도 미진님 따라 해 볼까봐요!^^

jjinyyeop_n 2017-03-15 19:21   좋아요 1 | URL
저야말로 송희님 따라 해야되는데요.(저 이 글 비공개인줄 알고 있었어요. 수정해야해서;;ㅋ) 일주일 두 번 올려야되서 오늘 적었는데, 송희님 글 보고싶어요. 제가 참고해야할부분이 많으니까요^^

2017-03-15 2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6 15:0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