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삶
마르타 바탈랴 지음, 김정아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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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남편이 출근하고 아이 등원시키고 주위 엄마들과 차 한잔 하고 집에 들어와 집안일, 가족 맞이하기, 저녁에 소파에서 티비 시청하다 잠자리, 다시 아침 눈뜨면 반복이라 나는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는 사연 소개가 아침 라디오에서 흘러나왔다.
책 주인공 에우리지도 그랬지 않았을까? 자신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현대인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특정 시대ㆍ특정 국가ㆍ도시에 사는 여성의 모습이 아니라 고독을 느끼는 모든 현대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206쪽
‘탁탁탁‘은 그즈음에 나던 소리였다. 처음에는 리듬이 많이 느렸다. ‘탁‘ 소리가 났다가 한참 뒤에 또 ‘탁‘이 하나 더 이어지는 식이었다. 하지만 나중에는 일정하고 균일하게 ‘탁탁탁탁탁탁‘ 하는 소리가 한 덩어 리로 났다. 오후 내내 이어지곤 하던 그 소리는 어찌나 강렬했는지 소음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그녀는 글 쓰는 일 외에도 손에 새로운 기능을 부여했다. 2층 화장실에 숨어 담배에 불을 붙이고 피우는 일이 그것이었다. 그 나이대에 흡연을 시작한 일은 그녀에게 대단히 기분 좋은 일이었다. 담배 한 개비 한 개비가 그녀에게는 그동안 증거를 남기지 않고 속으로 삭이던 자유의 의침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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