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철이 다가왔다. 대학 입학 전형을 들여다보려니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수시와 정시로 원서 방식도 갈라지는데다, 수시전형은 입학사정관제, 국제 전형, 과학 전형, 학교장 추천 전형, 일반 전형 등 다양하고 복잡하기만 하다. 이걸 다 이해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있을까 싶다. 대학 한 번 들어가기 어렵다는 생각만 든다.
우리 세대 입시 때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때는 학력고사 점수에다 내신 성적만이 평가 기준이었다. 기준 배치표를 보고 자신이 받은 점수로 갈 수 있는 대학 및 학과 중 하나를 선택하면 그만이었다. 한 번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하는 단점이 있었지만 입시 절차 때문에 골치 아플 이유는 없었다. 융통성은 없었지만 단순 명쾌한 그때 입시 방식에 머물러 있는 수험생 학부모로서 요즘 대입 전형을 제대로 이해하기엔 한계가 따른다.
아들 녀석이 전하는 입시 관련 의견은 반은 이해하고 반은 알아듣지 못하겠다. 들을수록 헛갈리기만 한다. 결국 ‘니가 알아서 하라’는 다소 무책임해 보이는 말로써 완전 자율권을 부여하고야 만다. 고급 정보를 찾아나서는 열혈 엄마들이 넘쳐나는 현실에서 그 대열과는 한참 먼 행보를 하자니 걱정과 후련함이 동시에 인다.
학생 스스로 대학과 학과를 결정하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주변을 살펴보면 커피 한 잔 마실 여유가 없을 정도로 자기소개서에 시달리는 엄마도 있다. 자정 넘어 학교에서 돌아오는 입시생은 그것을 쓸 시간도, 의지도 없다. 내신 성적을 따져가며 학교와 학과를 선택하는 것도 학부모 몫이다. 비싼 돈 들여 전문가에게 자기소개서를 부탁하는 학부모도 있다. 뭔가 잘못 되어도 한참 잘못 되었다.
학생과 학부모 나아가 학교까지 힘들게 하는 이런 입시 방식은 한 편의 코미디를 보는 것 같다. 자녀와 학부모가 동시에 수험생이 되는 것, 이것이 대학교나 교육부가 원하는 입시방식이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