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맥퀸의 겟 어웨이 (1disc) - [할인행사]
샘 페킨파 감독, 앨리 맥그로우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상업적인 영화를 만드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상업적인 영화를 만들면서 자신의 주관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그런 영화들은 관심의 대상이 될수가 없다."

구구절절 옳은 말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자신의 주관만을 고집하다가 깡통을 차고 영화제작사 하나 못잡고 있는 감독들의 입장이라면 심장에 비수를 꽂는 말이라고 보여진다.

샘 페킨파의 경우가 그러했다.
드높은 프라이드와 고집 때문에 영화를 찍을 때마다 예산초과로 제작사와 잡음이 끊임 없었고 근무상태가 태만한 모습을 보이는 스텝들에게는 해고 통시서를 입으로 날렸다고 한다. 더군다나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배우에게 육두문자도 서슴치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그의 제작방식에 결국 `메이저 던디' 라는 영화를 찍을 때는 스튜디오 출입을 금지 당한 적도 있었으며, 당시의 대배우 `찰톤 헤스턴'과는 육탄전에 버금가는 충돌이 있었다고 한다. 결국 그 영화는 제작사가 멋대로 편집했고, 대실패를 하게 되었다.

이렇게 만만치 않은 성질머리를 가진 샘 페킨파 감독이 상업적으로 대성공을 거두면서도 영화 내부에 자신의 주관이 온전히 살아 있는 영화가 스티브 맥퀸 주연의 `겟어웨이' 다. 오죽하면 이 영화의 흥행 성공 이후, 자신의 50세 생일파티에서 제작자와 힘찬 악수를 하면서 `영화 찍어 수표를 받아보긴 처음이다' 라는 농담을 했을까.



1972년 스티브 맥퀸+알리 멕그로우 콤비의 이 영화는 1993년 알렉 볼드윈+킴 베이신저의 영화로
리메이크 되었다. 스토리도 같고 등장인물도 같은 100% 리메이크 작이긴 하지만 원작에서 쿨한
맥퀸의 연기가 압권이라면 리메이크작에서의 알렉 볼드윈은 너무 느끼하게 나온다.

개운한 짬뽕 VS 제대로 만들지 못해 느끼하기만 한 크림소스 스파게티라는 비유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이 영화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기존의 샘 페킨파의 영화와는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다.
비교적 대중적이면서도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아오게끔 영화를 만들었다. 표면적으로는 화끈한 액션영화이면서, 짜임새있고 긴박감이 넘치는 추격과 도망의 연속인 영화라고 볼 수 있겠다. 더군다나 영화를 이리저리 해부해 보면 샘 페킨파의 주관이 충분히 박혀있는 영화라는 판단도 할 수 있다.

그 예로 슬로우 모션과 교차되는 컷을 많이 쓰는 그의 액션장면은 두말할 것도 없이 표현되어져 있고 3개의 시차를 교차 편집하면서 음향이라고는 교도소의 윙윙 거리는 방적기 소리로 가득 채운 인상적인 오프닝부터.. 장면 하나하나에 샘 페킨파 식의 연출이 찐득찐득하게 묻어나고 있다.





영웅본색 2에서 주윤발이 펼치는 낡은 모텔에서의 총격씬은 겟어웨이 마지막을 장식하는
모텔에서의 총격전 장면의 100% 오마주가 아닌가 생각된다. 오우삼 감독은 샘 페킨파 감독의
광팬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기존의 그의 영화와는 상반된 모습이 포착된다.
지금까지 제작된 폭력성향적인 샘 페킨파의 영화에서 `여성'은  언제나 약자, 폭력에 지배당하는 입장으로 그려져 있었다. 그러나 이번 영화만큼은 그러한 성향들이 배제가 되었으며, 누그러졌다고나할까.. 주연급으로 여배우(알리 맥그로우)가 캐스팅이 되었고, 조연급으로 나온 여배우(추적자의 인질이 되어 스톡홀롬 신드롬 증상이 심각했던) 역시 결국에는 죽음이 아닌 도망으로 처리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결말 또한 넉살 좋은 멕시코 영감과의 협상 후, 기존의 그의 영화와는 상반되는 개운한 해피엔딩을 보여주기까지 하니...분명 여태까지의 그의 영화에서 느꼈던 비장미와 마초가 덜 혼합된 장면을 보여준다.

감독의 색채가 희석되어졌다는 평가도 있겠지만, 그러한 공백은 스티브 맥퀸 이라는 대배우가 충분히 보완을 해주고 있다고 판단되어 진다. 분명 이 두사람은 전편의 영화(주니어 보더)에서 쓰라린 실패를 맛보았지만, 이번 영화만큼은 확실한 죽이 잘 맞는 감독+배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샘 페킨파라는 감독과 스티브 맥퀸이라는 배우를 한 영화에서 만날 수 있었다는 것 자체만으로 주관적인 평가는 극상....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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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6-09-04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렉 볼드윈은 보기만 해도 느끼해요.느물느물...버터도 아닌 싸구려 마가린 느낌이랄까?

Mephistopheles 2006-09-04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쇼팅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배우입니다..그거도 덩어리가 팍팍 뭉쳐진....
그래도 찾아보면 개운한 이미지로 나온 영화도 몇편 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