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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이야기 - 인간은 어떻게 7대양을 항해했을까? ㅣ 아이필드 히스토리 History
헨드릭 빌렘 반 룬 지음, 이덕열 옮김 / 아이필드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진화론에 따르면 인간은 육상동물이라고 한다.
포식동물의 최고봉인 인간은 육상동물이라는 생물학적인 원천을 무시하고 바다에 진출하기 시작한다.
`배'라는 발명품의 이기를 발판삼아 그들의 포식범위는 이제 육지가 아닌 물(바다.강.호수)까지 영역을
넓히기에 이르렀다.
이 책에 기술되어 있는 인류의 시작과 더불어 존재해온 배의 역사를 시대별, 발전과정상으로 나열한,
어떻게 보면 흔하디 흔한 내용의 책일지도 모른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책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배'
라는 인간의 위대한 발명품에 대해서 거친 쓴소리를 아낌없이 모든 지면을 통해 들려주고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범선위에서 방향타를 잡은 낭만적이고 근사한 그림을 보여주는 대신 작가는 철저하게 그
당시의 배위에서 직면한 현실적인 문제점을 징그러울 정도의 비린내를 풍기면서 서술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작가의 근거를 통해 `배'라는 물건의 역사는 다소 주관적인 상상과 추측이 난무하긴 하지만,
여태까지 접해왔던 `배'라는 물건과 관련된 문학,예술작품들의 다소 과장된 미화에서 벗어나 진실이라고
생각되어지는 진리에 접근했다는 것에서 큰 소득이 아니였나 싶다.
단지, 작가가 이 책을 쓴 시기는 1934년..그리고 9년 후 이세상을 떠난 시점을 생각한다면 이 책은 용두
사미의 모습을 보이는 어쩔수 없는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
1941년 진주만에 일어난 사태와 그에 준해 터진 미드웨이 해전, 작가가 이미 죽은 1년 후 세계최대의
규모를 가진 일본의 `야마토'가 뇌격기에서 발사된 어뢰 몇발에 불귀의 객이 되버린 허무한 사건이나
한나라를 괴멸시킬 수 있는 전략핵을 탑재한 핵추진 잠수함, 현대과학의 집대성 이지스함.. 호화롭기
그지 없는 크루즈등 1950년 이후에 일어난 `배'라는 역사의 일취월장한 발전이 빠져있다는 것에 대해서
만큼은 이책에서 느낀 한계상황이라고 보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이전의 배의 역사와 진실성에 대해서 기탄없이 쏟아내 준 작가로 인해 여러가지
지식과 사실을 알았다는 것에 대해 만족감을 가진다. 일관된 미화와 찬양 속에서 미약하지만 반동적인
진실을 보여주는 사실성에 아쉬움을 가진 매력을 느꼈다는 자기만족일지는 몰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