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오늘 점심시간때 특촬물 촬영도 아니면서

입에서 불을 뿜는 용이 되버렸다..

그래 이 모든 책임은 도시락을 싸주신 마님의

책임이라고 돌리고 싶다.

 

우리집엔 남의 집에 없는 저장식품이 하나 있는데

고추로 만든 장아찌가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그게 흔히 보는 고추가 아닌 멕시코에서

자란다는 그 자리몽땅한 피방비스무리한 고추로 담근

장아찌 되겠다.

미국에 누나가 살고 있기에 간간히 미국에 가시는 어머니가

그곳 현지에서 파는 고추로 장아찌를 담그셨는데 그게

한국 고추보다 살이 통통하다 보니 제법 아삭하게 씹히고

나름대로 매운맛도 덜한게 제법 반찬구실을 했었다.

그러나 그건 재작년 2004년에 담근 것이고 작년에 담근

이 멕시코 고추 장아찌는 로또 뽑기 마냥 식도가 뒤짚히는

매운맛을 자랑하는 놈들이 꽤 많은 확률로 섞여 있었다.

그런데 오늘 마님이 싸주시는 도시락 반찬에 이놈들이

망태속의 독사들 마냥 반찬통 한쪽에 또아리를 틀고 있었다.

시간이 지났으니 좀 매운맛이 빠졌겠지 하고 하나 덥석

입에 물었다...

매운맛이 꽤 가신 2004년때의 그맛이 느껴졌다..

다행이다 하고 계속 도시락을 까먹다가.. 한 2/3쯤 먹었을까..?

아무생각없이 차곡차곡 쌓인 그 고추장아찌의 4번짼가 5번째

놈을 덥석 물은 순간....

뜨아.....혀가 말려들어가고 손발이 오그라들며 왼쪽 편도선이

후끈후끈해지는게...인터넷에서 속칭 말하는 `방법당했다'가

이런 것이구나를 몸소 체험해버린 것이다..

본능은 생수통을 향해 달려가고 찬물을 아무리 먹어도 그

매운 맛이 가시지가 않는 것이다.

식사중단 후 세면대로 가서 입을 행궈내고 담배를 한대 피워도

입안에 남은 독기는 빠질 줄을 몰랐다.

결국 1/3쯤 남긴 도시락을 정리하고 찬물을 입에 물고 30분쯤

지나자 잠잠해지고 비로서 진정하게 되었다.

휴우....오늘 집에 들어가면 마님께 조용히 건의해야 겠다....

도시락 싸기 귀찮으면 싸지 마세요 마님...음식으로 테러하지

마시고요~~!!

아무리 그래도 그건  마당쇠의 그릇된 반항심으로 인한 세경

인하라는 특단의 조치가 취해질까봐 겁이 난다.

그냥 잘먹었습니다....하고 다음에 싸주면 안먹어버려야 겠다..

 

 

(주) 마님 : 가정집에서 남편이 부인에게 붙일 수 있는 극극존칭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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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6-01-18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요.마님께 대한 민란은 처참한 방법으로 응징을 해야 된다고 마님 되는법에서 자세히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근데 그렇게 입이 매울때는 맨밥을 입에 물고 천천히 씹는게 냉수 먹는거 보다는 낫지 않을까요?

Mephistopheles 2006-01-18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님/ 가만히 생각해 보니 파바님은 역시 마님편이시겠군요 ㅋㅋㅋ . 해봤는데 결정적으로 혀깊숙한 곳과 목구멍이 맵워서 별 효과가 없더군요..^^

paviana 2006-01-18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멋 전 일방적으로 마님의 편이 아니라 정의의 편이에요.^^ 다큰 어른이 반찬투정을 하는것은 알흠답지 못한 모습이라고 생각되옵니다.ㅎㅎ

Mephistopheles 2006-01-18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님/ 허걱..무조건 항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