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킹콩으로 유명한 뉴질랜드 출신 감독 피터잭슨의 초기작품...
옛날엔 몰랐는데.. 인터넷에 올라온 국내 비디오 표지 카피에 이런 것이 적혀있었다.
`이 영화를 끝까지 보는 당신은 악마'........
결국 난 이 영화를 끝까지 봤고 국내 비디오 심의로 인해 심각한 가위질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분개해야 했지만....시간이 흐른 후 무삭제로 다시 한번 감상했던 기억이
난다.
스토리는 여타 좀비가 나오는 영화들과 별반 다를바가 없다.
수마트라에서 원숭이 한마리 잡아오다 밀렵꾼이 우연히 물리고 그자리에서 짐꾼들에게
죽음을 당하고 여차저차 해서 심약한 마마보이 주인공이 살고 있는 동네 동물원으로
이 원숭이가 들어오고 주인공의 엄마가 이 원숭이에 물리고 사랑에 눈을 떠가는 아들을
질투하는 변신한 좀비 엄마가 주변의 사람들을 좀비로 만들다 사랑을 위해 정신적인 성장을
한 아들에 의해 일망타진 된다는 지극히 단순한 스토리라고 말하고 싶다..
그런데...말이다. 이 영화 보면서 난 내내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물론 1992년에 만든 영화이며 요즘 영화처럼 화려한 CG없이 특수분장으로 만든 어설픈 느낌
임에는 틀림 없지만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보여주는 뒤집어지는 패러디와 약간의 신성모독이
영화를 보는 내내 웃음을 멈출 수가 없게 만들었다.
특히 성당묘지에서 행패를 부리는 좀비 무리를 신부가 이소룡의 오마주를 보여주면서 퇴치하는
장면이나 마지막 거대화된 마더 좀비에게 통째로 삼켜진 주인공이 배를 가르고 다시 태어나는
모습을 상징하는 장면에서 난 이 감독 무지하게 천재다...라고 감탄을 한 기억이 난다.
아마도 감히 말하건데...고무인간의 최후, 천상의 피조물들, 데드 얼라이브....이러한 그의 감각이
돋보이는 초기 작품들이 있었기에 반지의 제왕이 있지 않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런 감동 때문인지 킹콩 이후 피터잭슨의 다음 영화는 무엇이 될까 정말 궁금하고 기대된다...
개인적으로 공포영화 하나 다시한번 멋지게 만들어 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끝으로 노파심 뱀꼬리를 붙이자면 영화가 웃기다...라는 건 다분히 주관적인 느낌이고 객관적으로는
매우 잔인하고 폭력적인 영화이므로 이 분야 내공이 약하신 분들은 절대 관람 불가...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