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청객 - The Uninvited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참 아스트랄 하다. 한편으론 이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뱅글뱅글 오묘한 기분이 든다. 어찌 보면 이런 감정이 드는 이유가 접하기 힘든 비주류, B급에 대한 생소함과 국내 통신언어체로 말하자면 덕후가 아니기에 그럴지도 모른다. 더불어 싼티가 넘치다 못해 줄줄 흐르기까지 한다. 증상이 확대되면 심란한 기분까지 간간히 떠오른다.

이렇게 이 영화는 판단하기 오묘한 기준을 제시하는 것 같다. 욕이 나와야 하고 후회를 해야 마땅할 영화로 분류가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차마 그런 잔인한 짓은 못할 것 같은 묘한 동정이 솟아오르기까지 한다.

분명 이 영화는 막장 중에 개막장, 시베리아 한복판에서 귤 까먹다 얼어 죽을 만큼의 썰렁함이 기본으로 깔려있다. 하지만 대조적으로 상식을 파괴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어설프지만 공만 들이면 최고 수준의 SF가 될 것이고, 스토리는 지금까지 보아왔던 결론이 예상되는 상투적 전개를 벗어나 있다. 어디 그것뿐인가. 소극적인 사회비판을 이 영화에서는 보란 듯이 노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거대 자본에 억눌리는 인간 본성, 출세지상주의, 단 한 장면으로 보여주는 국내 정치에 대한 서슬 퍼런 비하까지...이 모든 비판을 사회 루저라 칭할 수 있는 백수 삼총사가 하나하나 실현하고 있다. 지금까지 거대 영화사에 출연료 억 소리 나는 배우들이 등장하는 블록버스터급 영화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모든 표현이 난무한다.  



등 가려워 긁어 달랬더니 여기? 여기? 하며 주변만 살살 긁어 주는 게 아닌 확실한 부위에 손톱을 세우고 박박 시원하게 긁어준다고나 할까. 단 긁어달라는 입장에서 그것이 살 껍데기 벗겨내고 손톱자국 남기는 경우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차마 권하지는 못하겠지만 흔히 통신에서 말하는 DC(디시인사이드)에 올라오는 게시물들을 즐겁게 볼 수 있는 입장이라면 시청하는데 큰 문제는 없다고 보고 싶다.

이 영화는 담배 한 갑 보다 조금 비싼 현금과 어느 정도의 시간이 아깝다면 외면하는 게 상책이다 그렇지 않다면.....영화를 보며 신세계(?)를 경험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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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치 2011-01-07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에겐 이 영화가 2010년 최고의 작품이었습니다. 극장에서 응 감독 싸인도 받았어요! 길이길이 보전할 생각.

Mephistopheles 2011-01-09 01:42   좋아요 0 | URL
평이 극명하게 갈릴 수 밖에 없는 영화같아요. 또치님 같이 찬사를 아끼는 분들도 있고 최악의 단어를 써가며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