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하이 - Sky High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가끔 연예통신이나 TV를 통해 나오는 유명 배우들의 2세들의 깜찍한 모습에 반하다가도 이 아이들이 그러니까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받은 사람들의 지대한 관심이 점차 성장하면서 엄청난 부담감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라는 정말 오지랖 넓은 걱정을 하곤 한다. 더군다나 엄마, 아빠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들이라면 이게 애들의 성장에 도움은커녕 피해를 주지 않을까라는 의구심도 든다. 고인이 된 최 진실씨도 마찬가지로 국내 유명 스타와 운동선수의 결혼이라며 세간의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2세의 탄생에 대중들은 지대한 관심을 가졌으니까. 오죽하면 그녀가 아이를 위해 단 몇 시간에 몇 백만 원어치의 장난감을 구입했다는 것까지 기사로 나올 정도였으니까. 이건 대중의 관심을 벗어나 일종의 관음증으로까지 확대 발전한 모습이 목격되곤 했다.

실체가 이러한데 현실반영의 메아리 같은 영화는 어떻겠는가. 엄마, 아빠가 지구를 지키는 무적의 히어로라는 설정에다 그 아들은 초능력은커녕 신체적으로 허약하기까지 한 평범한 아이라면 이 아이의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할지도 모를 일이다. 거기다 우리나라 거지발싸개 같은 교육제도 마냥 초능력 슈퍼 히어로들의 자제들만을 위한 특목고에 입학하여 초능력의 유무에 따라 우열반 성격 같은 히어로반과 조수반으로 분류를 강요당한다면 이 아이는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부모의 후광이 못내 부담스럽다 못해 버거울 것이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잘난 부모를 둔 못난 자식의 제대로 삐뚤어질 테다 식의 돌출적인 주제를 담고 있진 않다. 그냥저냥 지금까지 나온 모든 성장영화의 틀을 한 치의 오차도 벗어나지 않는 보편적 주제를 답습한다. 개성 없는 성장영화들과 같이 학교에서 폭력으로 약자를 괴롭히는 못된 놈들은 벌을 받고 외모가 아닌 내면의 아름다움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라는 누구나 다 알지만, 막상 인정하기 힘든 도덕교과서 같은 교훈들의 불변법칙이 통용되는 영화다. 

차이점을 꼽자면 슈퍼 히어로가 등장하는 SF를 표방하는 장르적 차별이 존재할 뿐이다. 그렇지만 적은 제작비로 본전을 뽑고 또 뽑는 성과를 거뒀으니 가격대 성능비 면에서는 분명 가치 있는 영화다.

<감상 포인트>
하나. 후천적 히어로가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을 나열하고 실천하는 모습에서 살짝 비꼰 계급주의를 놓치지 마세용~ 

둘. 출연하는 배우들은 어찌나 아름다우신지..(물론 여배우 기준) 

 
 

셋. 스카이 하이라는 이 특목고 교장 선생님은 다름 아닌 ‘원더우먼(린다 카터)’ 되시겠다. 인상적인 대사는 문제아들을 훈계하며 '늬들은 내가 원더우먼이라도 되는 줄 아나 보지??' 




<뱀꼬리> 

계명구도(鷄鳴狗盜)

<닭 울음소리를 잘 흉내 내는 사람과 개의 흉내를 잘 내는 사람>.
닭과 개를 흉내 내는 것은 비천한 짓이지만, 그런 짓도 경우에 따라 아주 쓸모가 있다는 뜻이다. 아무리 사소한 기능일지라도 경우에 따라 중요하게 쓰이는 법이다.
鷄; 닭 계 鳴; 울 명 狗; 개 구 盜; 도적 도

맹상군(孟嘗君)은 전국시대의 유명한 네 공자(公子) 중 한 명이다. 비록 서자로 태어났지만 설(薛) 땅의 영주가 되어서 선정을 베풀었는데, 특히 널리 인재를 모으는 것으로 유명해서 그의 식객(食客)만도 수천 명에 이를 정도였다. 식객 중에는 온갖 부류의 사람들이 다 있어서 하다못해 개 흉내를 내며 도둑질하는 사람도 있고 닭 울음소리를 잘 내는 사람도 있었다. 당시 맹상군이 진(秦) 나라에 들어가자, 진소왕이 그를 진 나라의 재상으로 삼으려고 했다. 그러자 진소왕의 측근들이 말했다. 
「제 나라의 왕족인 맹상군을 진 나라의 재상으로 삼는다면, 필경 제 나라를 먼저 생각하고 진 나라를 나중에 생각할 터이니, 그렇게 되면 진 나라만 위태로워질 겁니다.」 
결국 진소왕은 자신의 생각을 거두어들였다.

하지만 맹상군이 그대로 돌아가면 후환이 두려웠기 때문에 그를 가두고 은밀히 죽여 버리려고 했다. 이를 눈치 챈 맹상군은 사람을 시켜서 진소왕이 총애하는 애첩에게 풀어줄 것을 요청했다.
애첩이 말했다. 
「풀어주는 답례로 맹상군의 흰여우 가죽옷[狐白裘]을 주십시오.」 
그러나 맹상군이 갖고 있던 흰여우 가죽옷은 천하에 둘도 없는 것으로서 이미 진소왕에게 바쳤던 것이다. 맹상군이 식객들 사이에서 걱정하고 있자,

개의 흉내를 내서 도둑질하는 자, 즉 구도(狗盜)가 말했다. 
「제가 흰여우 가죽옷을 훔쳐오겠습니다.」 
그리고는 밤에 개 흉내를 내서 진 나라의 궁궐 창고에 들어가 흰여우 가죽옷을 훔쳐다가 진소왕의 애첩에게 바쳤다. 마침내 애첩의 힘으로 맹상군은 풀려났으며, 그는 나오자마자 즉시 함곡관으로 탈출을 감행했다. 이때 진소왕은 맹상군을 풀어준 것을 후회하면서 즉시 그의 뒤를 쫓게 했다.

맹상군은 새벽에 함곡관에 도착하기는 했지만, 일단 닭이 울어야 관문을 열고 내보내는 것이 법이었기 때문에 추격병이 오는 줄 알고 있어도 닭이 울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때 식객 가운데 맨 끝에 앉은 자가 닭 울음소리를 내자 다른 닭들도 모두 울어서 맹상군 일행은 마침내 추격병을 뿌리치고 함곡관을 빠져 나올 수 있었다.  
맨 처음 이 두 사람이 빈객에 포함될 때는 모두가 부끄러워했지만, 정작 맹상군이 곤란에 처했을 때 그를 구원한 사람은 보잘 것 없는 재능을 가진 이 두 사람이었다.

아무래도 감독은 동양의 사자성어의 깊은 뜻을 알고 이 영화를 만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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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이] 2009-02-09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웃기다 이거!ㅋ

Mephistopheles 2009-02-10 11:41   좋아요 0 | URL
영화가 재미는 있습니다. 그런데 줄거리가 좀 뻔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