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부근, 최근에 개발한 홍어집이 하나 있다. 간판도 거창한 소문난 홍어집...
소장마마가 어느 날 홍어~ 홍어~를 부르짖으며, 길거리를 배회하다.(홍어를 찾아 길거리를 어슬렁거리는 소장마마를 보았는가..) 비교적 사무실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곳을 발견하게 된 것.




일단 홍어를 제쳐놓고 상위에 올라오는 음식물들을 살펴보면 조미료는 쓰지 않고 끓여오는 양은냄비 속 콩나물 맑은 국은 일품이고 주전부리로 된장 찍어 먹으라고 내온 야채들도 싱싱하다. 홍어를 제외한 서브메뉴 (김치전 등등)들 역시 푸짐하고 맛에서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주인공 홍어....
서글서글하고 친절한 주인아주머니의 말씀을 빌리자면 입천장이 벗겨질 정도의 쏘는 맛은 본토사람들이 아닌 이상 심히 부담스럽기에 적당히 삭힌 홍어를 내온다고 한다. 삼합의 한 축을 차지하는 돼지고기 역시 부드럽고 고소하다. 김치 또한 직접 담가 묵혀 감칠맛이 제법이다.

홍어와 돼지고기를 묵은지에 싸 미나리를 곁들여 먹으면 톡 쏘는 기운이 입 안 가득 넘쳐 콧구멍까지 스멀스멀 기어 올라올 때, 탁배기 한사발로 그 기운을 탁 눌러주면 천하의 진미가 따로 없다.

가격이 제법 부담이 되는 지라 소장마마가 "홍어나 먹으러 가자!"란 말이 떨어지면 못이기는 척 따라 나가 막걸리를 퍼먹으며 속으로 지화자~!를 연발하곤 했다. 그러던 중 얼마 전에 갔던 홍어집에서 평소 먹지 않았던 것을 주문하게 되었다.

대표주자 삼합을 주로 시식하다 그날따라 메뉴판 구석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홍어튀김”이 눈에 들어왔던 것. 주인아주머니께 홍어튀김을 주문하니 묘한 표정이 입 꼬리부터 시작된다. “다 안 드리고 일단 절반만 드셔보세요.”란 장사꾼 맞아? 스러운 발언으로 엄포를 놓으셨지만 그래봤자 홍어지 뭐..하며 잠시 후 나온 뜨근뜨근한 홍어튀김을 호기스럽게 한 점 입에 넣었다.

바삭하며 튀김 특유의 질감이 느껴졌고 뜨거운 기운에 호호 불면 씹기를 5초정도..그 후 나는 입안에 재래식 화장실을 통째로 물은 것 같은 느낌이 전해지기 시작했다. 톡도 아니고 콱 쏘는 암모니아 냄새는 입 안 가득은 물론 콧구멍 속, 거기다가 식도까지 후끈하게 느껴질 정도였고 더불어 눈물까지 나오기 시작하더라. 만만하게 튀김이라고 무시했다가 된통 당했다.

다음날 아침 입천장 여러 군데 껍질이 벗겨진 모습으로 전날 홍어튀김의 살벌한 급습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보석 2008-05-30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못 먹는 몇 안 되는 음식 중에 하나가 홍어회예요. 도저히 암모니아 냄새에 적응을 못하겠더라고요..ㅜ_ㅜ 정말 맛있어요? 정말?

Mephistopheles 2008-06-01 12:14   좋아요 0 | URL
저도 처음엔 "이걸 왜 먹어!" 했는데요... 자꾸 땡겨요. 톡 쏘는 맛을 막걸리로 살짝 눌러주면...캬아..^^

순오기 2008-05-30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본토 사람들은 그맛을 즐긴다지요~~~~~ㅋㅋㅋ
나 본토로 시집온 1인, 목포에서 사람들은 그 맛을 마구 자랑합니다!

Mephistopheles 2008-06-01 12:14   좋아요 0 | URL
본토사람들왈 잔치집에 가서 홍어가 안 올라오면 대접 못받는다고 하잖아요..^^ 그만큼 귀한 음식이고 많이 찾는 음식이기도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