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방금 당신의 뒤통수에 도끼를 박은 김 아무개라고 합니다. 생글"
소장마마가 뒤통수에 도끼를 맞으셨다. 사기를 당한 건 아닌데 이건 뭐 사기를 당했다고 해도 별반 다를 바가 없는 상황인 것.
얼마 전 부터 한 다리 건너 (이름만 올린 P소장의 다니는 교회에서 알게 된) 알게 된 K씨는 제법 돈을 가지고 있는 알부자라고 한다. 젊었을 적 열처리공장으로 근근이 먹고 살다 어찌저찌하여 (대부분 강남부자들의 부의 축척과 비슷한 경우)꽤 어마어마한 목돈을 잡게 되었고 죽을 똥 살똥 일을 해 기십 억은 쉽게 쉽게 왔다리 갔다라하는 반졸부 반자수성가형 스타일의 부자로 성장하였다고 한다.
뭔가 어려운 일이 있거나 결정할 사항이 있을 땐 뻔질나게 소장마마를 찾아 조언을 구하고 방법을 간구하기까지 했었나 보다. 공장 재건축과정이나 혹은 경기도 인근의 매입이 가능한 땅까지, 결론적으로 소장의 조언이나 안목으로 인해 자신이 운영하는 공장의 재건축도 별 문제없이 잘 풀렸고, 경기도 인근에 소장이 찍어 준 땅을 매입하여 차액만 수십억의 이윤을 남겼다고 한다.
이런 그가 이번에 새로 매입한 땅에 공장을 짓겠다고 소장에게 의뢰를 했는데, 소장마마딴에는 그래도 자재 안 빼먹고 이런저런 신경까지 써가면서 열심히 견적을 조합하여 견적서를 보여줬더니만 이 양반 어디서 어떻게 이리저리 여러 군데 견적서를 받아놓곤 소장마마 견적은 너무 비싸다고 고려를 해봐야 겠다 는 썰을 풀었다고 한다. 차이라고 해봤자 1~2천만 원 정도의 차이인데 말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싸게 견적을 내버린 지방 건설업체들의 생리에 틀을 맞추고 이런저런 구실을 붙이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었다. (지방 업체의 경우 일단 공사부터 따자는 심산으로 지나칠 정도로 저단가로 공사견적을 내버린다. 뭐 남는 게 있겠냐마는 공사 중간 중간 변경이란 구실로 이것저것 청구하고 자재 좀 빼먹어서 결국엔 절대로 손해 보는 장사를 안 하는 스타일이다. 결론은 부실공사로 바로 이어지는 악습 중에 악습.)
박리다매 식으로 새로운 견적을 작성했으나, 결국 문고리 창틀이나 납품하는 잡철공사로 먹고 사는 지 처남에게 모든 공사과정을 맡겼다는 통보가 날아왔다. 다시 말해 소장은 이런저런 좋은 일은 죄다 해주고 막판에 뒤통수 맞은 꼴이 돼 버린 상황.
이래서 옛 어른들 말이 틀린 말 하나 없다고 하나 보다.
"가진 자가 더 심하고, 자수성가로 일어난 사람, 여간해선 가깝게 지내지 말고 거리를 유지하라"
아마도 소장마마는 그 K사장과는 이제 어느 정도 선을 긋고 인간관계를 정립해나갈 것 같다.
이런 주변 사람들의 인간관계를 보고 미 프로레슬러 스톤콜드 스티브 오스틴이 틈만 나면 떠들어대는 말인 "Don't trust anyone."(어느 누구도 믿지 마라.)가 결코 빈말이나 농담은 아닌 것 같이 느껴진다.

Don't trust anyon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