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2 - 미금
김홍정 지음 / 솔출판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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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에서는 본격적으로 여성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연향에 이어 금수하방의 대행수를 맡게된 미금과 소리채 아현각의 행수가 된 채선의 이야기이다. 연향이 떠나고, 연향이 하던 일을 나누어 맡게된 두 여인은 마치 아무일도 없듯 고요하게 상단과 아현각을 운영한다. 하지만, 연향에 의해 거두어지고, 행수자리까지 오른 그녀들에게 겉으로의 고요함과는 달리 내적으로는 요동친다. 마치 겉으로는 고요하지만, 바다로만 물살이 흐르는 금강과 같이 말이다. 미금은 영특함과 신중함을 바탕으로 송사련을 마주하고, 채선은 연민의 마음으로 이일제 종사관을 대한다. 둘다 그들에게는 원사이지만, 고요하게 평온하게 대한다. 하지만, 내면에 숨겨두었던 일은 언제나 밖으로 표출되어 발생한다. 고요히 흐르는 금강에 폭우도 오고, 가뭄에 강바닥을 들어내기도 하듯 그녀들은 고요히 모무를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미선도, 채선도 자신의 선택과 그 선택에 따른 행보가 어떤 일을 초래할지 이미 알고 있었따. 그녀들은 물러서지 않았으며 가녀린 그녀들의 몸으로 모든 것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슬펐다. 아팠다. 그녀들은 그저 연향의 분신이었을 뿐이며, 그저 상단과 소리채에서 행수로써 자신의 역할을 했을 뿐이다. 미금과 채선뿐만 아니라, 별장 한현학도, 장수도 자신의 길을 갔을뿐이고, 그길은 운명과 같았고 그것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비록 그들이 예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또다시 다가오는 희생을 막아내지 못했다. 그래서 금강 1부도 금강2 미금편이 더 슬프게 다가왔다. 금강 1에서는 연향은 스스로 개척해내는 삶을 선택했고, 그녀의 길처럼 느껴졌던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미금과 채선은 조금 달랐다. 그들에게는 주어진 운명이었지만, 벗어날수 없는 숙명은 아니었다. 연향은 숙명이라서 어쩔수 없이 가야 하는 길처럼 느껴졌다면, 미금과 채선은 연향이 갔던 길을 가지 않을수 있었던 것이다. 채선은 연모의 정에 이끌려서 미금과 자신을 위기에 몰아넣게 되었고, 연향과 같은 길을 가게 되었다면, 미금은 같은 여인으로서 채선의 선택을 말없이 지지해주어 결국 연향과 같은 길을 갔다. 그래서 더 슬펐고, 더 안타까웠고, 더 많이 아팠다.

강가에는 많은 동물과 사람들이 모인다. 그리고, 강에는 많은 물고기들이 산다. 동물, 식물, 인간할것없이 강은 삶의 터전이다. 그러나, 강은 삶의 터전인 동시에 죽음도 발생한다. 이처럼 선택, 또는 운명이라는 이름앞에서 우리는 멀게 흐르는 강물을 바라만 볼수 밖에 없다. 채선도, 미선도 그러했을 것이다. 이리 흘러 갈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끝날것을 알면서도 우두커니 바라볼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책을 읽어가면서 두 여인과 그녀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모습들을 바라보면서 멍해지는 느낌이 있었다. 2부, 미금이 끝났다. 금강 3부 부영을 바라보면서 머뭇거리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은 이말 읽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연향, 미금, 채선 세 여인을 보냈다. 너무 슬프고 아팠다. 그리고, 3부 부영을 읽으면서 다가올 운명이 무겁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강이 흐르듯 난 3부 부영을 읽어서 금강을 떠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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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1 - 연향
김홍정 지음 / 솔출판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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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책 이벤트에 당첨되어 금강 1~3권을 만났을때, 첫 느낌은 묵직함이었다. 각권마다 700여페이지의 두께에 하드보드 책이라는 무게감이 상당했었다. 그래서, 들고다니기 버거워서 주로 퇴근후에 집에서 책을 읽었다. 책들의 물리적 무게감에 못지 않게, 책 내용의 무게감도 상당하였다. 역사는 주로 왕과 신하들의 이름과 사화와 같은 사건들로만 기록되는 경향을 보인다. 신하들도 말단들은 이름조차 언급되지 않고, 고위관직 정도나 세력의 우두머리들이 역사속에서 등장한다. 실질적으로 나라의 기반이고, 나라를 이끌어가게 하는 사람들은 일반 백성들임에도 이들에 대한 언급은 그 어디서도 찾아볼수 없다.그러나, 금강1은 한 여인의 이야기였다. 동계의 수장 충암 김정도, 남원 이돈도, 향현량도 아닌 소리꾼이면서 대행수인 한 여인 연향의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금강의 물이 무심히 흘러가듯, 연향의 삶과 죽음이 무심한듯, 그러나 때론 격정적으로 흘러내려 간다.

금석 대행수가 금강에 배를 띄우는 것으로 시작하여 디디나울에서 정희중과 스승 충암과의 이별로 이야기는 이어져간다. 시간의 흘므이 순서대로 흘러가지 않아 책을 읽어나가기가 초반에는 조금 어려웠다. 하지만, 1/3을 지나면서 연향의 이야기가 복격적으로 시작되면 조금 편안하게 흐름에 맞춰서 읽어나갈수 있었다. 하지만, 다소 낯선 단어와 어구, 그리고 대화체가 많ㅇ느 문체는 개인적으로 읽어나가기 조금 난해했었따. 한문이나 고어에 익숙하다면 쉽게 접근 가능하지만, 그렇지 ㅇ낳다면 단어나 어구보다는 인물과 사건에 좀더 촛점을 맞춰서 읽기를 권하고 싶다.

내가 본 연향은 그녀가 아버지라 부르고 따른 충암보다, 그녀가 사랑하는 양현량보다, 그녀 곁에서 함께하는 남원보다 아니, 심지어 임금 중종보다 더 큰 사람이었다. 그 누구보다 애민정신과 군자의 도를 실천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스승에 대한 의를 지키기 위해 충암의 유비지인 영주 (제주도)까지 따라 가는 의리를 보였으며, 스승의 유지를 받들고, 영주에서 배운 삶의 지혜를 통해서 백성을 위해 재물을 모으고, 나누는 삶을 실천한 그런 사람이었다. 물목은 공주목을 통해서 도성으로 올라간다는 물목과 돈의 흐름을 읽어내어 뛰어난 상술로 상단을 키워간다. 소리꾼으로 아현각을 꾸러내어 양반가오 정치의 흐름을 읽어내고, 상단의 여러곳에서 운영하여 필요한 자금을 모으고, 사람들에게 나누었다. 위험을 감소하면서도 공신과 사림의 당파싸움에 희생될뻔한 남원과 정희중 가족을 구해내는 대장부의 모습도 보였다. 또한 사람들을 얻고 그 사람들을 키우는 뛰어난 리더쉽도 보였다. 비록 여자이고, 양반출신도 아니었지만 대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내는 삶을 산 그 어떤 사람보다 위대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연향 역시 여자였고, 사랑을 하는 사람이었고, 어머니였다. 자신의 사랑, 양현량을 그워하며, 딸 부용을 강하게 키우니 여자이자 어머니의 모습도 아름다웠다.

이런 연향은 역사속에 기록될수 있는 인물이 아닐것이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아니다. 사람의 가치를 그사람의 행적과 업적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소위 명함이라 부르는 신분과 직위에 의해서 평가하기 때문이다. 분명 그녀는 가상의 인물일 것이다. 작가는 도성을 흐르는 한강이 아니라, 백성들과 상인들을 통해서 충청도 전라도의 물목을 도성으로 보내는 금강은 선택한 이유도 이것이 아닐까 싶다. 정치의 일번지이자 권세가가 모인 한강, 도성을 밑받침하고 기반이 되는 곳 바로 금강을 통해 일반 백성들 중심의 이야기를 펼쳐내면서 진정한 정치란 누구를 위하는 것인가 말하고 싶어한듯 싶다. 이제 1부 연향에게서 정희중의 손녀이자 1부 첫부분에 등장한 금석 (정근석)의 딸 미금의 이야기, 2부로 넘어가 본다. 미금은 연향과 비교해서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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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라이들의 시대 - 세상에 없던 나만의 방식으로 어떻게든 성공하는
알렉사 클레이.키라 마야 필립스 지음, 최규민 옮김 / 알프레드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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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박하고 매몰찬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자신의 의지에 의해서가 아닌 상사, 조직, 시스템에 의해서 움직여야만 할때가 자주 발생한다. 가장 단적으로 보이는 것이 결재라인이다. 스피드란 이름으로 전자 결재를 도입했을뿐 검토받아야할 부서나 사람은 그대로이다. 책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돈을 가진 부서의 파워는 대단하며, 그들은 비 전문가임에도 DROP과 GO를 결정한다. 책에서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돈을 가진 부서이외에도 기획부서와 합의가 아닌 결재라인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전부 설득해야만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수 있다. 이 설득과정은 가끔 힘에 부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려는 열정을 지치게 한다. 현재 시장 분석자료, 미래 시장에 대한 예측자료, 리스크 분석, 진입장벽 리스트화, 기대 효과, 투입자본 규모, 기 보유 기술력 및 필요한 기술력등 엄청난 자료를 요구하고 모두 만들어 내야 한다. 더구나, 이런 것이 업무가 아닌 사람이라면, 자신의 일에 더해지면서 일은 배가 된다. 이 책을 처음 만났을때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나도 입사 초기에 또라이 소리를 꽤 들었었다. 선배가 나에게 한 충고는 "모난 돌은 정 맞는다"라는 말이었다. 그처럼 입사 초기 나는 모난 돌이었고, 참 튀는 아이였고, 돌아이였다. 그러나 여러해 회사생황을 하면서 이제 난 도이상 모난 돌도 또라이도 아닌 평범한 회사원이 되어 있었다. 또라이들의 시대라니, 또라이들은 조직에서 박해 받고 나가거나 타협해야 한다고 외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 내용을 보고, 난 참 부러웠다. 나는 성향상 새로운 일을 좋아하고 반복적인 순종적인 일을 좋아하지 않아서, 책 내용의 사례들을 보면서 재미있을거 같았다. 힘들고 어려움도 있겠지만, 재미와 도전이 부럽고, 아름다워 보였다. 책을 읽으면서 그들은 역시 거대 조직내에 있지는 않았따. 기득권 밖에서 기득권을 향한 도전이었고, 틈새와 새로운 부분의 공략이었다. 낙타유, 해적, 복제, 해킹, 물밑거래, 지하경제의 이야기는 신선했고 도전적이었다. 허슬-복제-해킹-도발-방향전화의 단계로 구분지었지만, 그중에서 한 분야에서라도 도전하고 움직일수 있다면 세상을 바꿀수 있다. 그럴수 있는 용기와 그들의 아이디어 그리고 도전 정신에 푹빠져서 책을 읽어나갔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사례는 낙타유와 산자이였다. 낙타유는 개인적으로 우유를 좋아하는 아토피 환자여서 한번 먹어보고 싶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메르스 덕분에 낙타유는 어디서도 찾아볼수 없었다. 이러한 면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산자이 산업 역시 흥미로왔다. 특허가 혁신을 방해한다는 요새의 트랜드를 보면서 "복제"의 부정적인 이미지에 새로운 개념을 갖게 했다. "로빈 후드 딜레마의 현태판 해법"으로 복제가 혁신을 앞당긴다는 생각에 미쳤다. 특허와 브랜드라는 진입장벽에 갖혀있는 대기업들에게는 충격적인 이야기일것이다. 이런 진입장벽이 없는 약육장식의 시장경제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진입장벽이 높지않은 시장경제는 매우 재미있을거 같았다. 개인적으로 복제가 만연하여 피해를 입는 부분에 대한 제제만 있다면 긍정적인 효과도 있을것 같았다.


한때 회사에서 또라이로 불렸던 나를 현재에도 또라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없다. 신입사원에게는 선배사원이고, 팀장들과 선배사원들에게는 그냥 부서원들중, 후배들중 하나이다. "내"가 사라지고 직급과 직함만이 남아 있는 밍밍한 상태이다. 책을 읽고나서 생각했다. "난 나로 돌아갈수 있을까?" "다시 또라이가 되고 싶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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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덕의 눈물 -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 우수상 수상작 시공 청소년 문학
정해왕 지음 / 시공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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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왕 작가의 아이디어에 이 책은 너무 읽고 싶어서 서평단에 참여해서 운좋게 읽게 되었다.

페이지도 200여페이지에 스토리와 인물들을 모두 알고 있어서인지 (물론 뺑덕은 제외이다), 청소년 대상 책이라서 그런지, 책은 정말 쉽게 읽혔다.

퇴근후 여유있는 시간에 책을 읽기 시작해서 하룻밤사이에 모두 읽어냈다.

그정도로 몰입감도 있었고, 재미도 있었던 소설이었다.


이소설은 심청전에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지만, 그 이름만은 "뺑덕어미"라는 식으로 등장했던 뺑덕이에 관한 이야기이다.

과연 뺑덕은 누구이고, 어떤 인물이고, 심청이와 심학규와 어떤 사이인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그래서 뺑덕의 캐릭터는 매우 중요했고, 소설의 핵심이었다.

뺑덕의 진짜 이름은 조병덕, 조선땅에서 한손안에 꼽히는 역관인 조태봉의 둘째아들로 등장한다.

조선 최고의 역관인 아버지와 형 병욱을 정치판의 회용돌이에서 역적혐의로 잃고, 역적의 자식이 되어 병덕과 병덕이의 어미는 도망자 신세가 된다.

아는 사람의 도움으로 평양가는 배에 얻어타고 도망가던 중, 인당수를 지나 황해도 황주땅 도화동에 흘러간다.

이미 도화동에는 봉사 심학규와 그의 딸 심청이가 살고 있었다.

이렇게 이들의 인연은 이어지고, 기존에 우리가 잘 아는 심청전에 뺑덕과 뺑덕 어미의 이야기가 더해진다.


개인적으로 고전 비틀기는 내가 흥이롭게 읽는 분야중에 하나이다.

이미 알려진 고전은 구너선징악이라는 한방향으로만 스토리가 전개되기 때문에 이차원적인 평면적인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익숙한 느낌마저 있는 고전은 오히려 명창과 소리를 만났을때 빛이나 보였고, 책으로 읽기는 그저 어린아이들의 교육적 동화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평면적인 고전을 비틀어내서 굴곡을 만들어 변형을 시키는 고전 비틀기는 좀더 생동감을 주기때문에 자주 읽는 편이다.

캐릭터가 바뀌고, 사건을 중심으로 전후를 바꾸어 내고, 피해자-가해자, 착한사람-못된 사람의 공식을 흔들어주면서 생동감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고전 비틀기보다는 심청전 version2같은 느낌이다.

평면적이던 심청전에 뺑더과 아니 조병덕의 캐릭터를 세우면서 깊이감과 현실감을 세워주었다.

특히 심청전의 허구적이던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진 이후의 상황이 실제 있을수 있는 이야기로 현실가능한 이야기로 바꾸어 주었다.

심청전을 여러번 접했음에도 단 한번도 신경쓰지도 관심갖지도 않았던 무존재감이던 뺑덕을 꺼내어 놓은 한수가 심청전을 뺑덕의 눈물로 탈바꿈 시켜주었다.

정해왕 작가의 아이디어와 재해석은 "대한민국 스토리 공조대전 우수상"을 받았을 뿐만아니라, 독자로서 엄치척을 주고 싶을 정도였다.

이 책이 시공 청소년 문학으로 출간되어 청소년이 읽기에도 무리가 없을 정도였지만, 어른들도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었다.

특히 회사에서 "창의력"이라는 교육을 하는데, 이책을 읽어보면 교육보다 더 큰 힘을 갖을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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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화 - 1940, 세 소녀 이야기
권비영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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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국가의 불행은 국민들의 불행이다"라는 말이 떠오르는 이야기였다.

세명의 여자아이들, 혼란스러운 사회나 전쟁중에서 가장 약한 존재인 어린이이자, 여성인 두 조건을 모두 갖춘 존재들이다.

이 소녀들의 이야기가 <몽화>에 담겨져 있었다.

'위안부 문제'의 일환으로 권비영 작가가 쓴 작품이라고 책소개를 통해 읽었따.

하지만, 이 작품은 위안부만 다루고 있지는 않았다.

나라잃은 조국의 소녀들이 겪어내야만 했던 모습들과 그녀들을 둘러싼 조선인들이 감내해야만 했던 안타까운 모습들을 모두 담아내고 있었다.

책 제목 몽화처럼 한창 꿈을 꾸는 소녀들의 장래희망으로 시작하, 그 몽화들이 제대로 피어내지 못하고 모두 뿔뿔히 흩어져서 떨어져 사는 모습이 담겨진 소설이었다

세 소녀중 차영실은 중학교를 다니지 못했지만, 선생님이 되고 싶어했고, 정인은 현모양처가 되고 싶어했고, 은화는 작가가 되고 싶어했다.

이처럼 세명의 몽화는 자신의 꿈을 쫓아 생활하기보다는 환란의 나라에서 일본과 이기적인 어른들에 의해서 휩쓸려 떠내려간다,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영실이의 아버지가 창씨개명에 반대하여 일본인 순사를 때리고, 만주로 도망간 덕분에 영실이 엄마는 영실이를 경성 을순이 이모집에 맡기고 남편을 찾아 만주로 떠난다.

그렇게 경성에 온 영실이는 이모네 국밥집에서 얻혀 살게 되고, 이모네 형편을 보고 중학교를 다닐 꿈을 포기한다.

하지만, 경성에서 친구 정인과 은화를 만나게 되면서 그나마 위로를 얻는다.

어려운 시국과 혼란한 정세, 그리고 이기적인 어른들의 세계에서 은신할수 있는 아지트에서 세 소녀들은 몽화가 된다.

현재 세계에서의 소녀들이었다면, 소설속에서의 세 소녀들의 몽화는 만개했겠지만, 시대적 불행은 그녀들을 삼켜버린다.

제밥벌이를 하기 위해서, 공부를 하기 위해서, 현재보다는 나은 삶을 위해서, 소녀들은 선택을 해야만 했고, 선택을 당하게 된다.

꿈이 꺾여가는 길속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그나마, 정인은 친일 아버지 덕에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지만, 꿈에 가까이는 간 편이다.

나머지 두 소녀는 위안부, 독립군 아버지, 탄광노동자 등등 다양한 침탈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하나둘씩 사그러져 간다.

어린 소녀들 뿐만 아니라, 소년들, 부녀자들, 아저씨들까지 그 시대의 모든 조선인들은 모두 피해자이고, 희생을 강요받는 조선인이었다.

영실, 은화를 바라보면서 너무나 안타까웠고, 아팠다.

하지만, 그 못지 않게 차씨 아저씨, 칠복, 태선어미, 태일, 을순 이모, 영실엄마까지 하나같이 불쌍하고 가슴아팠다.

이책을 읽으면서, 새삼 새롭게 느꼈다.

친일청산을 못한 우리는 바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아무리 고뇌와 우울함을 겪었다고는 하지만, 친일을 한 사람과 그 자녀들은 정신적 불안감에 있었을뿐, 생사를 걸어야만 할만큼 위험한 상황에 놓이지도 않았고, 희생을 강요받지도 않았다.

해방후 시간이 오래지난 지금, 친일자손들에게 불안감따위는 없는듯 보인다.

친일 자손들이 부끄러움도 없이 사도 지도층에 있으면서 공산주의를 최대 악인것이라고 말하는 것만 봐도 그러하다.

나에게는 친일이나 공산주의나 모두 같이 나쁜데도 말이다.

난 아직 늦지 않았다고 본다.

우리가 일본에게 사과와 배상을 요구해야만 하듯, 친일인사와 그 자손들에게도 진정한 사과와 댓가를 치르도록 요구해야만 한다고 본다.

그래야, 국가와 국민을 믿고 민초들이 살아갈수 있다고 본다.

이것은 신뢰와 의리의 문제이고, 이것은 사회기반의 기초라고 본다.

일본과 친일 인사와 자손에게 이야기하고 싶다.

이 책을 읽어라, 그리고 그대가 영실과 은화였다면 지금의 너희들을 어떻게 생각하게 될지를 느껴봐라 XXX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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