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으로 행복해지나 - 우리 시대 살아 있는 지성들이 발견한 행복
김형석 외 지음 / 프런티어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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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있었으나, 몇몇분들의 "행복론"이 읽고 싶어서 이 책 서평단에 신청했고, 운 좋게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와 우리가 삶에 최선을 다하는 이유는 바로 "행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좋은 조언을 듣고 싶은 맘이었다.

사회가 사실 살아가기 각박하고 삶이 고단한 이시기에 석학들의 "행복론"은 도움이 될거 같았다.

책을 읽고 나니, 조금 애매함이 남았다.

애매함이 정확한 표현일지는 모르겠지만, 기대감에 비해 내용적으로 만족스럽지 않아서 실망감이 들었다.

그래서 현재 사회의 대표적 석학자들의 이야기인데... ...


이 책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꽤 이름을 익히 알수 있는 분들이 쓴 책이다.

그래서, 지은이에 따라서 호불호가 나뉠수 있다.

읽고 나니, 싫었던 사람이 더 싫어졌기도 했고, 반대로 "어라? 이런 사람이었어? 행보랑은 전혀 다른 이야기네?"라고 생각할 정도로 다르기도 했었다.

또 모르는  몇몇 분들을 알게 되기도 했다.

책을 읽고 난 첫느낌은 약간의 정도차이가 있지만은 역시 교수출신들 답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의 최전선에 나오면 모두 좌절할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너무나 이론적이고, 이상적이고, 과거적이었다

이 책을 읽을 독자의 계층을 중산층이상, 대학교육이상이거나 받고 있는 학생들에게 두고 있었다는 느낌이다.

"우리는 무엇으로 행복해지나"에서의 우리는 사회 계층중 일부 집단을 대상으로 한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질진한 질문에 대한 석학자들의 이야기는 "내가 말이야~"라는 식으로 들렸다.

(작가라는 인칭이 애매하고 교수님이라고 하기 어려워 님 호칭을 쓴다)

김형석님에게는 "성실하고 사랑해라, 그러면 행복해 진다"

이어령님에게는 "진정한 공부 (工夫)를 해라, 그러면 행복해 진다"

강성모님에게는 "두근거리는 것을 찾아서 열심히 해라, 그러면 행복해 진다"

문용린님에게는 "오늘 행복한 일을 하는 습관과 연습을 해라, 그러면 행복해 진다"

건영님에게는 "감사하는 습관을 길러라라, 그러면 행복해 진다"

황농문님에게는 "몰입해라, 그러면 행복해 진다"

김영순님에게는 "나누어주어라, 그러면 행복해 진다"

전성수님에게는 "유대인들의 가정내 교육을 실천해라, 그러면 행복해 진다"

이런 잔소리를 들은 느낌이었다.

이분들의 잔소리들중에는 너무 좋았던 잔소리들도 있었고, 메모를 한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적잖이 실망한 글도 꽤 있었다.


그래서 반대로 이분들에게 질문하고 싶었다..

중요치 않은 행복의 요건이 요새 잘 충족되는 사회라고 보시는지..

청년실업률 최고조, 자살률도 높고, 범죄가 날로 흉악해지고, 명퇴자들이 갈곳이 없고, 자영업자들이 하루하루 버텨내는 이 시대 과연 우리는 무엇으로 행복해 지나요?

세상과 달전해 마치 절안에서 수행에만 전념하는 스님들과 같은 태도로 <우리는 무엇으로 행복해지나>라는 큰 주제의 글을 쓰는 것은 실망감으로 다가온다.

사회를 대표하는 석학자들이라면, 사회에서 존경받는 인물들이라면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보내는 시대적 메시지를 보내야 하는데, 그렇게 보기에는 전반적으로 부족했다고 본다.

오히려 이 책 제목이 <행복을 꿈꾸는 학생들에게>로 바뀌었다면 이런 정도의 실망감은 없었을 것이다.

이 책을 쓴 분들의 글과 삶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분명히 앞에 언급하였듯이 너무 좋았고 공감이 갔던 글들도 있었다.

하지만 책 제목과 글소개만을 보고 맘껏 부풀어 오른 기대감에 비해 내용은 기대이하였다는 것이다.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거나, 행복을 꿈꾸는 학생들이 읽기에는 좋은 책이라고 보지만, 나머지 분들에게는 적당치 않은 책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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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의 사랑 퓨처클래식 3
알무데나 그란데스 지음, 조구호 옮김 / 자음과모음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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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을 읽자마자 서평을 썼다. 짜증과 배신감에 사기당한 분노가 합쳐져서 서평을 썼다.

그리고, 새로운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이유없는 살인마가 등장하는 소설이었고, 이 소설을 읽으면서 <룰루의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모든 소설의 주인공이 보편성을 갖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치광이, 상처받은 자격지심이 가득한 인간, 살인마, 쳔재등 인간의 보편성을 넘는 특정한 인물들이 자주 등장한다. 그러므로, 주인공 룰루가 성적욕망과 가학적 성적 취향을 갖는다고 해서, 무작정 비난받을 이유는 없는 것이다. 성공, 돈, 성욕 등 다양한 욕망과 부재로 인간은 타락의 길을 걷는다. 살인자가 살인을 하고, 사기꾼이 사기를 치고, 성공을 위해 거짓과 음모를 꾸미고, 때로는 룰루처럼 성적 욕망에 의해서 모두들 파멸해 간다. 따라서, "성"을 다루었다는 이유로 인간의 욕망중 하나임에도, 저질 취급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욕망의 불나비였던 룰루가 결국 사랑에서 희망을 보듯, 상처받은 사람도, 실패한 사람도 모두 사람에게서 상처를 치유 받는 것이다. "이상하다"는 "다른다"는 것을 벗어내고 나서 얻은 결론이었다. 그럼에도 80퍼센트 이상을 점하는 섬세한 성묘사와 "에로문학의 신기원", "진짜 어른을 위한 사춘기 룰루의 비밀스러운 이야기에는 절대적으로 동의할수는 없다. 에로문학보다는 sexualism을 대놓고 표방하는 작품이고, 사춘기 룰루의 이야기보다는 그냥 룰루의 이야기가 맞다. 막 책을 읽고나서 분노(?)에 휩싸여 쓴 서평도 아래에 남겨둔다. 책을 읽자마자 그리고, 좀 여유를 두고 정리도니 서평을 모두 남기니, 둘다 참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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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책은 서평단 이벤트에 당첨되어 만나게 된 책이다. 서평단 이벤트에 지원한 이유는 "젊은 여성의 성적 탐색과정"과 "진짜 어른을 위한 사춘기 룰루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책소개에서 보고이다. 그래서, 사춘기에 든 조카의 질문에 현명한 답을 해줄 겸, 다양한 여성들의 사랑이야기가 궁금했었다. 이런 기대는 처참히 무너졌다. 책소개는 '천박하거나 음란하기도 보다는 기발하다'라고 했는데, 그냥 천박하고 음란했다. 독자가 성적 환상의 나래를 힘껏 펼치도록 만든다고 했는데, 나래를 펼치기는 커녕 인상을 찌푸렸다. 서평단 이벤트가 아니었다면, 인상을 쓰면서까지 끝까지 책을 읽지 않았을 것이다. 읽는 내내 힘들었고, 머리가 아팠다. 읽으면서 이 책을 왜 개정판으로 재 출간까지 해야 했는지 이해할수 없었다. 진정 이 책이 세계를 유혹한 에로문학의 신기원이란 말인가.... 실망이다.

룰루는 아홉남매중에서 7번째로 자란 소녀이다. 15살인 해 룰루는 12살 띠동갑 사내인 27살 오빠친구 파블로에게 농락당한다. 자신의 욕정을 과하게 챙기면서, 룰루를 타락으로 이끈 파블로는 '죄인'이었다. 그는 사랑으로 이루어진 행위였다고 했찌만, 그것은 15살 어린 여자아이의 육체를 탐하고 농락한 성착취였다. 15살 룰루는 호기심이 많고 어른이 되고 싶었는지, 아니면 그녀이 성향이 원래 그랬는지 구분이 안가지만, 중학교 2학년생치곤 대범하게 파블로의 요구에 응한다. 문학작품이라 생각하고, '사랑'이라고 넘어가 주려고 노력했디. 하지만, 이 룰룰의 첫경험은 후반부나 룰룰가 보는 비디오와 비교하면 아름다운 편이었다. 책을 읽어갈수록 점점 노력해야 하는 폭은 넒어지기만을 요구했고, 책을 덮고 싶다는 생각을 억눌러야 했다. 소위 사냥, 가학적 성행위의 세밀한 묘사는 결국 내 인내심을 폭발시켰다.

개인적 사견이지만, 이런 류의 책은 무엇을 말하려는지 모르겠다. 이 책이 라손리사 베르티칼 대상 수상인 이유도 모르겠다. 무엇이 대상 수상까지 가게 했는지 심사위원들의 생각을 이해할수 없었다. 스페인이라서? 섹스에 대한 세밀한 묘사를 할수는 있는 여류작가의 용기 때문에? 글쎄... ... 성적 강박증이나 성적 욕망에 사로잡혀 사는 루룰같은 사람이면 좋아하고 이해할수 있겠지만, 나는 공감도 감흥도, 감동도 없는 채로 책을 덮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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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치미교 1960
문병욱 지음 / 리오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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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사이비종교에 대해서 잘 모른다.

그저 매스컴의 보도자료나 인터넷 자료를 통해서 접한 것이 전부이다.

그들의 시초는 정확히 알수 없지만, 그 결과는 정말 참담하다.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된 <백백교>사건도 매스컴 보도자료를 통해 만났다.

시작은 거의 독립운동과 비슷했다고 들었다.

일제시대 핍박받고 탄압받는 많은 조선인들이 백백교에 빠지게 되었고, 교단의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교주와 몇몇 핵심인력들의 사적 욕망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빠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사건으로 알고 있다.

20년간 지속되었고, 300여명이 살해된 사건... ...

정말 참담한 사건이 아닐수 없다.

일제의 핍박을 피해서 백백교로 도망간 사람들은 백백교에 의해 희생된 것이다.

종교 자체에 커다란 관심이 없는 나이지만, 그것이 무슨 종교이던지, 아니 그 무엇의 이름이던지 사람을 이용하고 사람의 가장 약한 부분을 건들여가면서 희생을 강요하는 시스템에 분노하게 된다.

이 책이 이런 과거의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쓰여진 사건이고, 약간은 미국테러사건과 요새 신종플루를 모티브로 하여 쓰여진 소설이다.

그래서 소설을 읽어갈수록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의학전문기자 진수는 고교동창 상원에게서 "치미교"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VPF라는 끔찍한 병균을 감염시키고, 백신을 팔아 이득을 취할려는 치미교의 음모를 듣게 된다.

이렇게 시작된 진수와 상원의 탐사는 결국 많은 장애에 부딪치게 되면서 치미교의 실체를 만나게 된다.

신종플루가 만연했을때, 사람들은 모두 모 제약회사의 타미플루를 처방받았다.

그때 신종플루가 사실 독감에 대비해서 크게 다른부분이 없었음에도 엄청난 메스컴을 이용해서 타미플루를 팔았다는 음모론도 있었다.

또한 미국 테러사건이후에 탄저균의 배달사건도 역시 몇가지 음모론에 휘말렸다.

그리고, 과거 미국에서 일부 종교에서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 유권자들을 일부로 병에 걸리게 하여 선거를 방해하려는 목적으로 테러를 저지르기도 하였다.

 

이 소설을 읽어나가면, 피폐해진 인간들이 모여서 만든 일부 사이비 종교집단들이 얼마나 큰 폐해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사회 안전망이 무너진 요새 많은 사람들은 위기로 몰리게 되고, 결국 사이비 종교에 빠지기 쉽게 된다.

현재 종교로 인정받고 있는 많은 종교들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보다는 대형화, 세력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은 사실 사이비 종교와 크게 다르게 보여지지도 않는다.

사이비 종교, 치미교는 사회의 추악한 모습이 응결된 핵심적 결정체처럼 보였다.

이 소설을 보면서 사회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면서 인간의 추악한 모습도 함께 보였다.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져도 꽤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특히 정치하는 사람들과 종교인들이 이 책을 보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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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부적
이재운 지음 / 나무옆의자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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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나서 서평을 쓰기까지 고민이 많았다.

책을 소설로만 평가하고 싶었는데, 소설로만 평가하기에는 무언가 찜찜함이 남아 있어서이다.

<토정비결>을 쓴 이재운 작가에게 이번 소설도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면 이 책을 선택할 사람들에게는 무척 즐겁게 다가올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처럼 과학을 하는 사람이나 과학적 사고에 젖어있는 사람들에게는 이 소설은 허무맹랑하게 다가올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난 <토정비결>을 읽어보지 않았다.

그리고, 점집이나 신집에 가서 내 미래나 내 고민을 상담해 본적이 없다.

난 자연대학교를 졸업했고, 지금도 과학을 업으로 삼고 있어 약간은 점, 운명, 이런 부류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황금부적>의 서평단 이벤트에 참석하게 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나랑 같은 업에 있음에도 점을 보러다니고, 신년에 토정비결을 보고 그러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리고, 그들은 어느정도 이런 행동을 통해 위안을 얻고 마음의 위로를 얻는다.

어느순간 '나만 병적으로 이런류를 싫어하지 않는가?',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이라서 무조건적으로 피하는 것이 아닐까?', '이토록 오랜동안 사람들이 보는데는 이유가 있을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점집을 두드리기는 싫었고, 이런류의 소설이나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서평단 이벤트를 보고 참여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을 철저히 소설로만 본다면 난 별 4개를 주고 싶다.

가독력도 좋고, 스피드감도 있었으며, 토테니즘과 과학을 적절하게 믹스해 놓아서 흥미를 끌기는 매우 적합하였다.

한일 해저 터널을 빠져나오는 관광버스에서 퍼진 바이라스.

새하늘 새땅 새사람을 준비하는 모임과 황금부적

고복하와 윤희수의 애뜻한 사랑이야기와 가족애.

이런 류의 이야기들이 적절하게 섞여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나갔다.

그러나, 소설을 가독력가 스피드로만 볼수 없는 부분이 있다.

바로 개연성이다.

소설이 진행되어가는 이야기들에서 개연성이 부족하게 되면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이부분이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라고 본다.

황금부적, 운명 뭐 그런류를 믿는 사람들에게는 이 개연성은 아마도 (내 추측이다) 만족스러운 부분일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런류를 잘 모르고, 소위 "미신"이라고 생각하는 나같은 부류에게는 개연성은 없으며 그저 허무맹랑한 어이없는 스토리가 되어간다.

황금부적만으로 바이러스를 진정시킬수 있다니.

바이러스가 신인류로 진화시키는 열쇠라니.

내 입장에서는 너무 황당해서 웃음이 난다.


따라서 책을 읽고 서평쓰기가 힘들었고, 고민이 되었다.

내가 미신이라고 믿는 부분을 진실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틀렸다고 말할수 없고, 나역시 반대편 한쪽에 불과하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서평을 읽는 분들에게 먼저 질문하고 싶다.

"당신은 부적의 영험함을 믿는가? 당신은 운명이라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만약 그렇다면 이 책을 읽으면 무척 재미있게 읽을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이 책을 선택하지 말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이재운 작가의 평가는 어쩌면 <토정비결>을 읽고나서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이 책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읽었고, 좋아했을 <토정비결>을 받아들일수 있는 사람들을 타겟으로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나에게 신인류가 아닌 새로운 이상한 나라에 온듯한 경험이었고, 판단은 보류로 미뤄놓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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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 엄마와 보내는 마지막 시간
리사 고이치 지음, 김미란 옮김 / 가나출판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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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서평이벤트를 보았을때 많이 망설였다.

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책의 서평은 정말 쓰기 힘든 편이고, 책을 읽고 나면 좀 우울해지는 기분이 뒷맛을 씁쓸하게 하는 편이라서 망설였다.

더구나 내가 좋아하던 큰어머니께서 비슷한 병으로 돌아가셨기에, 큰 어머니가 생각날거 같다는 생각에 더 슬펐다.

그러나 책을 읽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것은 이 책의 주인공이자 작가의 어머니의 모습이 보고 싶어서였다.

자신이 죽음을 선택하는 이의 모습과 그 짧은 정리의 시간들이 보고 싶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의 죽음을 선택하기까지의 이야기를 읽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죽음을 선택한 밀리 고이치에 쓰여진 이야기는 단 4페이지 뿐이었고, 나머지는 딸인 리사 고이치에 의해 쓰여진 기록이라서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죽음을 선택한 밀리 고이치 여사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볼수 있기에 딸 리사 고이치의 눈으로 그녀의 선택과정을 보고 싶어졌다.


일주일에 3일의 투석. 사실 그것을 옆에서 본 사람들은 잘 알것이다,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밀리 고이치는 '갈란다 그냥 가게 해다오'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치료를 거부했다.

그리고, 그녀는 12월 11일에 치료를 거부하고 12월 24일 크리스 마스 이브에 죽음에 이른다.

미국이라서 가능한 이야기 일수 있는데, 자식들이 그녀의 곁에서 그녀의 마지막을 함께 해준다.

솔직히 이부분에서 많이 부러웠다.

우리나라에서 어머님께서 돌아가실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장기 휴가를 내주는 회사가 있을까?

살짝 이런 생각에 씁쓸함이 들었다.

치료를 거부한 그녀는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고, 사실 그녀보다는 주변에서 그녀의 이런 선택에 다황하고 겁을 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 신경이 밀리 고이치 여사의 행동에 쏠리고 마치 깨질것 같은 두려움에 무엇도 할수 없는 모습처럼 보였다.

신부님이 방문하셨을때는 그녀의 죽음에 대한 선택이 자살이 아님을 대변하기 바쁜 모습에서 씁쓸했고, 다행히 밀란 신부님의 너그러움에 감사했다.

하루하루 자신의 주변을 정리하는 밀리 고이치 여사의 모습은 개인적으로는 덤덤해 보였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더해가면서 마치 소중한 물건을 다루듯 자신의 엄마를 돌보는 작가의 모습이 처음에 기대하지 않았던 감동으로 다가왔다.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기록은 사실 예상대로의 수순을 밟아갔다.

읽어가면서 이와 반대로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나의 큰어머니가 생각이 났다.

투석을 일주일에 2회 정도 받으셨지만, 나름 건강하게 보내셨던 큰어머니가 갑작스러운 복통으로 병원에 입원하시고 일주일 만에 돌아가셨다.

그때도 큰어머니는 곧 퇴원하실거라고 생각하고 계셨었다.

자신의 주변을 정리하거나 작별인사를 할 시간도 없이 돌아가신것이다.

다행히 큰 고생하지 않고 돌아가셨다는 위로로 큰어머니의 죽음을 받아드렸는데,

이책을 읽고나니, 큰어머니와 겹쳐지면서 가족들이 부럽기도 했고 아무것도 모른채 돌아가신 큰어머니가 불쌍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의 죽음을 선택해서 '갈란다 그냥 가게 해다오'라고 이야기를 하기까지 밀리 고이치의 고통을 생각해보면 그또한 안쓰럽다.

무엇이 더 나은지 생각한다는 것이 바보스러운 짓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고민되기는 한다.

읽어가면서 느낀것은 우리에게는 14일 이상의 기회가 있을거라는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가족과 사랑하는 이에게 정성을 다할 시간을 합해보면 14일이 넘을수 있다.

상처주는 말은 줄이고, 하루에 단 한시간이라도 정성을 다하는 것이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모르는 이별에 대처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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