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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라이들의 시대 - 세상에 없던 나만의 방식으로 어떻게든 성공하는
알렉사 클레이.키라 마야 필립스 지음, 최규민 옮김 / 알프레드 / 2016년 3월
평점 :
각박하고 매몰찬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자신의 의지에 의해서가 아닌 상사, 조직, 시스템에 의해서 움직여야만 할때가 자주 발생한다. 가장 단적으로 보이는 것이 결재라인이다. 스피드란 이름으로 전자 결재를 도입했을뿐 검토받아야할 부서나 사람은 그대로이다. 책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돈을 가진 부서의 파워는 대단하며, 그들은 비 전문가임에도 DROP과 GO를 결정한다. 책에서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돈을 가진 부서이외에도 기획부서와 합의가 아닌 결재라인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전부 설득해야만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수 있다. 이 설득과정은 가끔 힘에 부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려는 열정을 지치게 한다. 현재 시장 분석자료, 미래 시장에 대한 예측자료, 리스크 분석, 진입장벽 리스트화, 기대 효과, 투입자본 규모, 기 보유 기술력 및 필요한 기술력등 엄청난 자료를 요구하고 모두 만들어 내야 한다. 더구나, 이런 것이 업무가 아닌 사람이라면, 자신의 일에 더해지면서 일은 배가 된다. 이 책을 처음 만났을때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나도 입사 초기에 또라이 소리를 꽤 들었었다. 선배가 나에게 한 충고는 "모난 돌은 정 맞는다"라는 말이었다. 그처럼 입사 초기 나는 모난 돌이었고, 참 튀는 아이였고, 돌아이였다. 그러나 여러해 회사생황을 하면서 이제 난 도이상 모난 돌도 또라이도 아닌 평범한 회사원이 되어 있었다. 또라이들의 시대라니, 또라이들은 조직에서 박해 받고 나가거나 타협해야 한다고 외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 내용을 보고, 난 참 부러웠다. 나는 성향상 새로운 일을 좋아하고 반복적인 순종적인 일을 좋아하지 않아서, 책 내용의 사례들을 보면서 재미있을거 같았다. 힘들고 어려움도 있겠지만, 재미와 도전이 부럽고, 아름다워 보였다. 책을 읽으면서 그들은 역시 거대 조직내에 있지는 않았따. 기득권 밖에서 기득권을 향한 도전이었고, 틈새와 새로운 부분의 공략이었다. 낙타유, 해적, 복제, 해킹, 물밑거래, 지하경제의 이야기는 신선했고 도전적이었다. 허슬-복제-해킹-도발-방향전화의 단계로 구분지었지만, 그중에서 한 분야에서라도 도전하고 움직일수 있다면 세상을 바꿀수 있다. 그럴수 있는 용기와 그들의 아이디어 그리고 도전 정신에 푹빠져서 책을 읽어나갔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사례는 낙타유와 산자이였다. 낙타유는 개인적으로 우유를 좋아하는 아토피 환자여서 한번 먹어보고 싶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메르스 덕분에 낙타유는 어디서도 찾아볼수 없었다. 이러한 면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산자이 산업 역시 흥미로왔다. 특허가 혁신을 방해한다는 요새의 트랜드를 보면서 "복제"의 부정적인 이미지에 새로운 개념을 갖게 했다. "로빈 후드 딜레마의 현태판 해법"으로 복제가 혁신을 앞당긴다는 생각에 미쳤다. 특허와 브랜드라는 진입장벽에 갖혀있는 대기업들에게는 충격적인 이야기일것이다. 이런 진입장벽이 없는 약육장식의 시장경제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진입장벽이 높지않은 시장경제는 매우 재미있을거 같았다. 개인적으로 복제가 만연하여 피해를 입는 부분에 대한 제제만 있다면 긍정적인 효과도 있을것 같았다.
한때 회사에서 또라이로 불렸던 나를 현재에도 또라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없다. 신입사원에게는 선배사원이고, 팀장들과 선배사원들에게는 그냥 부서원들중, 후배들중 하나이다. "내"가 사라지고 직급과 직함만이 남아 있는 밍밍한 상태이다. 책을 읽고나서 생각했다. "난 나로 돌아갈수 있을까?" "다시 또라이가 되고 싶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