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기억하니 1
시바타 요시키 지음, 김혜영 옮김 / 콤마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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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중학교 3학년 시절,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친했던 친구, 몇가지 소소한 일 정도만이 기억에 남는다.

그러고보면, 같은 중학교를 다녔을 친구를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난다고 해도 알아보기는 힘들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정도로 중학교 시절은 까마득하게 다가오고, 수많은 학창시절중 하나이다.

나의 기억력의 한계가 분명히 있을 거라는 생각은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기억이 정확하지 않을수 있는 것은 확실하다.

그런데, 스마다 구립 K중학교 3학년 2반 2조 아이들에겐 잊지 못할 아니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을 일이 발생한다.

그것도 수학여행에서... ...

수학여생헹서 조별 자유 견학도중에 특 5버스를 같이 탔던 2조 아이들중 오노데라 후유하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어느날 "날 기억하니? 후유하"라는 이메일이 도착하면서 3학년 2반 2조였던 아이들이 성인 되어 다시 모이게 된다.

2조 조장이었던 미즈미 게이코는 학창시절 결혼하여 이노우에 게이코로 출판업계에서 일하고 있다. 그녀는 현재 남편과 이혼 소송중으로 가시와기 다로라는 추리소설 작가와 사귀고 있다.

아키욧시 미야는 인디음악을 하였다가 출간한 소설책이 유명세를 타면서 음악가와 작가를 겸한 유명인이 되었다. 하지만, 마약전과와 남자친구들에 의해서 빚에 쪼들리고 있어 자신의 작품으로 만드는 영화에서 여배우로 재기를 노리고 있는 중이다.

히가시하기 고지는 어렵게 대학을 졸업하고 경찰로 복무하고 있다.

사바시마 유타카는 대기업에 다니고 있으나, 첫번째 아내와 이혼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났지만 역시 다시 이혼을 한 상탱로 딸 양육비와 두번의 이혼으로 재정적으로 빈곤한 상태이다.

미도하라 다카코는 결혼하여 딸하는 둔 전업주부로 평범한 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카코 역시 행복하지 않다. 카틀레야회에서 활동을 하며 이중생활중이다.

이렇게 5명이 "날 기억하니? 후유하"라는 이메일때문에 모였지만, 2조 멤버가 모두 모인것은 아니다.

조원들중에서 자유견학중 버스에서 사라진 후유하 이외에, 연락이 닿지 않는 나가코 유키가 참석하지 않았다.

이 두명을 제외한 5명이 모여 20년전 후유하 실종 사건과 현재의 후유하 이름의 이메일 사건을 맞춰나가기 시작한다.


서평단에 참석하여 후유하 실정사건과 후유하 이름의 이메일 사건의 결론이 있을 2권을 읽지 못하고 서평을 써서 조금 아쉬움이 있다.

끝이 궁금해서 조만간에 2권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본서설 평론가 무라카미 다카시의 평론에 의하면 7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단숨에 읽어냈다고 한다.

나역시 1권뿐이지만, 꽤 몰입해서 책을 읽었다.

초반 등장인물들의 소개가 사건과 연결되고, 기억들과 연결되면서 재미있게 읽어냈다.

그리고, 기억의 조각을 맞추듯 하나씩 기억을 꺼낼수록 사라져 버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와 "세타가야 유부녀 살인사건" 그리고, 새로운 살인사건과 연계되면서 씨줄 날줄이 맞춰가며 사건의 그림들이 들어나는 느낌이다.

그래서 몰입감 있게 책을 읽을수 있었고, 미완성의 그림을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처럼 잘 구성된 소설이라, 시바타 요시키 작가는 구성력과 필력이 뛰어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소설이 드마마화되어 <격류>라는 작품으로도 만날수 있는 이유인거 같다.

시바타 요시키 작가의 <나를 기억하니 2>권뿐만 아니라, 새로나올 신작도 유심히 볼거 같다.

처음만나는 작가였지만, 좋은 기억으로 기억할수 있을거 같다는 생각에 다음작이 더 기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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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바이러스
티보어 로데 지음, 박여명 옮김 / 북펌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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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이라는 것은 객관적인 느낌이라기 보다는 주관적인 느낌이라고 본다.

물론 모든 이들이 아름답다고 칭하는 몇몇 연예인이 있지만, 그들을 추종하는 사람은 일부라고 본다.

아무리 예쁘더라도 알아갈수록 별로인 사람이 있는 반면에 처음에는 비호감이었으나 알아갈수록 좋은 사람들도 있다.

난 아름다움은 지극히 주관적이 것이고, 외모적인 것 이외에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본다.

마치 모든 부모는 자식이 가장 어여쁘고, 자식은 부모가 대단해 보이고 예쁘게 보이는 것처럼.

좌우 대칭, 황금비율의 이런 것은 숫자일뿐 실제 아름다움을 대변하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모나리자 바이러스는 이런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댄 브라운의 귀환"이라는 말이 솔직히 이 책에 독이 된다고 생각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는 이름만 빼고는 이 책을 댄 브라운의 소설들과는 완전히 다르다.

비밀의 열쇠가 다빈치의 "모나지라"속에 숨겨져 있다는 그 소재만 유사했을 뿐 소설속 이야기의 구성과 소재 그리고 무엇보다 사건이 매우 달랐따.

소설의 도입부부터 여러곳에서 사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다.

멕시코의 항구도시 아카풀코에서는 미스 아메리카 후보들이 버스채 남치되었고, 상파울루에서는 벌떼들이 떼죽임을 당하고 있었고, 라이프치히 시청사 성탑은 의문의 폭파로 사라졌으며, 잡지사들을 시작으로 사진을 외곡시키는 컴퓨터 바이러스는 세계곳곳으로 퍼져나간다.

이 사건들을 통해 FBI 수사관 그렉 밀너가 동부서주하며 사건을 파헤치지만 사건을 점점 미궁을 빠져간다.

이시각 뉴욕에서는 한 성형외과 의사가 곤경에 처하게 되고, 보스턴에서는 전직 모델출신이었던 신경 미학자 헬렌 모건이 파트리트 바이시라는 사람으로부터 헬렌의 딸 매들린과 자신의 아버지의 실종이 관계가 있는 것 같다는 전화연락을 받는다.

딸 매들린이 입원한 병원에서 실종되었음을 알게 되고, 딸을 찾기위해 파트리트가 있는 바르샤바로 가게된다.

이처럼 동시에 여러 사건이 발행하면서 헬렌과 밀너는 점점 모나리자에 가까이 가게 되고, 루브르 박물관에서 가건이 거의 해결되는 듯 하다.

하지만, 또다른 복병과 양머리 모양의 손잡이가 달린 지팡이를 든 의문의 남자가 등장하면서 소설의 끝으로 향해 간다.


이소설속에는 독특한 방식으로 또다른 사건이 복선처럼 깔린다.

바로 "디아리오 데 루카 파치올리"라는 오래된 고서 즉 파치올리의 일기가 등장한다.

이 파치올리의 일기를 통해 모나리자의 탄생과 양머리 모양의 손잡이가 달린 지팡이를 든 남자를 알수 있게 된다.

이부분이 가장 미스테리한 부분이었다는 개인적 생각이다.

소설속의 액자소설의 형식을 빌려 몇백년전 사건과 현재 발생하는 미치광이 사건들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게 함으로써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만든다.

이런 점에서 티보어 로레저 작가의 아이디어는 매우 뛰어났고, 덕분에 이 책 <모나리자 바이라서>역시 꽤 흥미롭게 기억될 작품이라고 본다.


"라 벨라 파르벤차 렐 말레"는 모나리자를 일컫는 말로 악마의 아름다운 얼굴이라는 의미이다.

난 루브르에 간 적이 있다. 그리고, 거기서 모나리자를 보았었다.

대단히 아름답다고 느끼지는 않는 얼굴이었으나, 희미한 미소가 매력적인 분위기를 이끌고 있었다.

황금비율인지 대칭인지는 전혀 알수 없었지만, 그냥 미소가 가장 인상적이었고 기억에 남았다.

아마도 이 책은 가장 아름다운 얼굴중 하나인 미술작품 "모나리자"를 중심에 두고, 성형등에 중독되어가는 인간사회를 비판하고 싶어했는지 모른다.

어린 조카들을 보거나, 어린이집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을 관찰해 보면 아름다움은 학슴이 아니라고 본다.

제대로 교육을 받지 않은 아이들이고, 선악의 구분도 애매한 아이들인데도 예쁜 선생님과 예쁜 친구들을 좋아한다.

그러므로 아름다움을 보고 좋아하는 것은 본능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아름다움을 숭배하는 것은 사회적 분위기라고 본다.

특히 획일화되어가는 아름다움을 이끄는 사회적 분위기는 죄라고 본다.

좀더 개성과 다양성이 인정되는 사회가 된다면 사회는 더 건강해 지고 더 행복해 질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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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야방 : 권력의 기록 1 랑야방
하이옌 지음, 전정은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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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54부작 드라마로 제작되어 시청률 1위를 차지한 드라마, 랑야방.

사실 중국 소식통이 아니고, 그다지 중국드라마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랑야방의 이름은 처음 접했따.

그러나, 시청률 1위는 대단한 기록이라는 생각과 함께, 54부작의 긴 스토리가 가능한가 싶었다.

주중 2편씩 방영된다고 치면 47주 동안, 즉 10달간의 방영이고, 매주 5일 방여이라고 해도 2달 동안의 방송이다.

이런점을 반영하면 스케일이 엄청날 것 같았고, 스토리도 궁금해졌다.

 

12년간 복수를 꿈꿔온 남자. 죽음에서 모든 것을 잃고 살아온 남자.

그 남자가 경성에 발을 딛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 남자는 강좌맹의 종주 매장소로 소철이라는 가명을 쓰고, 소경예와 언예진과 함께 요양을 핑계로 금릉 경성에 온 것이다.

첫 그의 걸음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처음에는 아무도 예측할수 없었다.

그가 어떤 목표로 온것인지, 무엇을 하러 온것인지, 누구를 만나러 온 것인지 함께한 소경예와 언예진조차도 몰랐다.

그만틈 철저히 자신을 숨길수 밖에 없는 운명의 남자인 것이다.

그런 그의 움직임은 나야갛ㄴ 몸처럼 미세하고 조용하게 움직인다.

랑야각주의 '강좌매랑, 기린기재, 그를 얻으면 천하를 얻는다'는 정보에 의해 태자와 예왕이 그의 신임과 지지를 얻으려 그를 찾아오고 노력한다.

그러나, 몸이 약한 매장소는 그 누구를 지지하지도 돕지도 않는 태도를 취한다.

그의 마음속에 있는 꿈은 태자나 예왕을 왕좌에 앉히는 것 이상의 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12년간 감추고 키워온 꿈을 위해 그는 조용히 은밀하게 사건의 배후에서 책사 역할을 한다.

경국공 사건으로 예왕을, 예황 군주의 사건으로 태자를, 단원 사건으로 다시 태자를, 하문신 사건으로 다시 예왕을 괴롭힌다.

이는 기린기재, 강좌맹랑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으나, 매장소의 한 걸음걸이, 즉 서막에 불구하다는 생각이 든다.

 

황제와 황제 자리를 노리는 아들들, 그리고 기린기재 매장소를 중심으로 하여, 사옥 녕국후, 리양 장공주, 그의 아들 소경예, 사필, 운남군주 예황, 금군통령 몽지, 순진무구한 무사 비류, 쾌활한 언예진, 현경사의 하동, 주현정 노선생, 잔박약, 궁우 등이 등장하면서 12년전 적염군 사건과 왕위 쟁탈전이 얽혀간다.

지옥에서 살아난 한 남자의 권력 및 복수를 향한 기록이라는 무거운 주제이다.

하지만, 랑야방 1에서 등장인물들의 개성과 다양한 사건들과 함께 무게감뿐만 아니라 박진감이 더해져 즐겁게 읽을수 있었다.

랑야방 1에서 이제 등장인물들이 서로 얽혀가고 재편되어 가면서 이야기는 깊이감을 더해만 간다.

등장인물의 수와 스토리의 짜임새가 거의 대하 드라마 이상의 스케일을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된다.

또한 뚜렷한 개성이 있는 캐릭터들의 충돌이 이야기를 더욱 다채롭게 꾸며줄것이라고 기대가 된다.

570 페이지를 거의 단숨에 읽어 나갈 정도로 이야기에 대한 몰입도가 좋은 작품이라,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가 무척 기대가 된다.

앞으로의 매장소는 꼭 만나보고 싶다.

 

-- 서평단으로 뽑혀서 쓴 책입니다. 하지만, 서평은 가능한 서평단 여부와 관계없이 충실히 책에 대한 감상으로 썼음을 밝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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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소파
조영주 지음 / 해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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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회 세계 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은 나를 이 책에 끌어당기기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조영주라는 작가 이름은 처음이었지만, 문학상 수상작가라는 기대감에 더구나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한국소설이라서 기대감에 이 책을 펼쳤다.

표지에서 느껴지는 강렬함 처럼 소설은 전반적으로 강렬했다.

친절하지 않았다, 마치 정석주 사진작가처럼

간결한 문체에 담긴 심리상태는 매우 복잡 미묘했으며, 이런 복잡 미묘한 전개는 결국 붉은 소파로 귀결되는 작품을 만들었다.

소위 303 살인사건이라 불리는 연쇄살인 사건의 피해자 가족인 정석주.

딸을 잃은 그다음부터 딸의 붉은 소파를 들고 전국을 떠돈다.

공소시효가 끝나가는 15년만에 그를 이재혁이 찾아오고 그렇게 소설은 시작된다.

이야기는 연쇄살인이라는 사건을 배경으로 정석주가 김나영 형사와 얽히면서 또다른 사건들이 전개된다.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정석주가 고등학교때 찍어 출간한 '탄생'이라는 사진집과 15년전 붉은 소파와 27년 전 붉은 소파가 중심에 있다.

자신의 딸 은혜를 잃고 난 상실감, 그리고, 범인을 찾고 싶은 집요함, 그리고, 누나에 대한 죄책감.

이것이 정석주의 모든 삶처럼 보인다.

그러나 정석주는 김나영 형사와 사건들을 해결하면서 점점 303살인사건과 누나의 과거로 연결되어 가면서, 모든것의 진실에 다가간다.

15년전 연쇄살인사건이 배경이라 공소시효라는 사회적 이슈와 진정한 사죄와 사과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안에서 고통받는 피해자 가족들의 모습, 마지막으로 사이코패스의 모습들이 나온다.

소재는 단 붉은 소파이다.

처음에는 단순 303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이고, 정석주가 그 살인마를 찾아 헤맨다고 생각했으나, 갑작스럽게 사건의 후반부에 303살인 사건의 살인자를 밝히는 것보다 그 과거의 정석주와 얽혀진 이야기가 더 크게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책에 대한 소개에는 추리 서사로 표현되고 있지만, 살인사건에 대한 해결보다는 그 살인사건을 둘러싼 인물과 이야기에 더 촛점을 맞추고 있었다.

그래서 살인자를 밝혀내는 과정이 조금 허술하듯 붉은 소파에서 또는 살인사건 현장에서 정석주가 사진을 찍어내면서 밝혀진다.

그러나, 그 살인자와 피해자 그리고, 살인사건을 둘러싼 이야기가 더 촛점에 맞춰저 있어서, 살인자가 누구이냐보다는 왜? 어떻게? 살인사건이 일어났으며, 그로 인해 무슨일이 일어났는가가 중요하게 보였다.

이러한 것을 보여주는 것이 김정국이라는 인물이라고 본다.

그가 등장한 후 그를 알아내는 과정은 너무나 단순했다 (물론 기간상으로 6개월이 걸렸지만).

그러나 김정국이라는 인물의 정체가 밝혀진후 정석주와 김정국의 모습에서 작가가 이야기 하고 픈 것이 있었다고 본다.

살인사건의 범인을 밝히는 과정보다 공소시효와 상관없이 살인자를 용서하는 것은 살인의 피해자의 몫이고 반드시 범인은 그에 따른 댓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추리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내가 라이카3F와 뷰카메라 앞에 서서 붉은 소파에 앉은 살인자를 찍는다 하여도 불가능하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살인사건을 바라보는 견해는 작가와 같았다.

작가는 그런 견해를 독자들을 붉은 소파에 앉히고 말을 걸어오는 것 같았다.

조영주 작가의 첫소설이었는데, 이번 서평이벤트를 통해 만나볼수 있었던 행운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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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든 루스 - 제7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이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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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든 루스>는 날씨 연구소라는 칵테일 주점에서 캐스터 리즈라는 이름표를 달고 근무하는 20대 여자가 주인공인 소설이다. 주인공의 이름은 소설 내내 등장하지 않고, 사람들은 리즈, 아리, 유키, 네코등 손님에 따라 다르게 불린다. 이런 주인공의 모습을 스스로의 정체성보다는 주변에 의해서 영향받고 결정되어 지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마치 이세상을 살아가는 청년들의 불안한 모습과 취업의 여부와 근무지에 따라 결정되는 삶을 반영한 듯 싶다.


날씨 연구소도 매우 독특한 분위기였다. 날씨 연구소에서의 주인공의 첫면접에서도 "말은 통하지만 입이 없는 사람"을 고용하는 곳이고, 날씨를 연구하고 날씨를 예보하는 것이 아니라, 손님들의 마음의 날씨를 예측하고 그들의 말을 들어주는 곳이다. 주로 파는 것은 이상한 이름의 칵테일과 사장이 직접 만든 요리였다. 이곳에는 자신을 과시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오는 단골인 감독과 문어, 요키라는 아저씨들이 찾아온다.


재미있고 독특한 점은 이소설에서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은 모두 정식이름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어, 요키, 감독, 웨더맨 사장, 사모, 라푼젤, 노란잠바, 순수언니, 예비감독, 다다등 정식 이름이기보다는 그사람을 설명하는 별명으로 불린다. 모두 자신의 진짜 모습을 숨기고 살아가는 군상들을 표현해내고 있는 방식이다. 자세히 그들을 바라보면 그 누구도 행복하지는 않다. 모두들 거짓을 쓰고 세상을 향하고 있지만, 가면속 그들은 아픔과 상처와 부끄러움이다. 그래서 날씨 연구소에 와서 위로받기를 원하지만 모두들 행복해지지 않는다. 그나마 가장 외적으로 성공한 경우인 감독조차도 주인공과 나의 눈에는 그냥 찌질이일뿐이었다.


솔직히 주변을 둘러보면 모두 가면을 쓰고있다. 자기 자신이 찌질이인것을 다른 누구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서, 자신의 치욕과 부당함을 감취기 위해서, 상처와 아픈 기억을 감추기 위해서 모두 가면을 쓰고 있다. 주인공도 죽은 오빠와 엄마에게서 받은 상처를 감추며 아무렇지 않은듯 가면을 쓰고 잘지만 밤이면 악몽에 시달린다.


그래서 주인공의 오래된 베개가 사라진것도 새로운 베래를 사게 된 것도 이 소설에서 매우 중요한 포인트로 다가온다. 머리밑에서 순종적으로 누워있었꼬, 가장 오랜시간 함께한 베개가 사라진 것은 주인공에게 반지하 똑바로 설수도 없는 방에서 세상으로 나오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된다. 마치 스투피의 라이너스의 담요처럼 베개는 주인공에게 대피소이고, 위안을 주는 도피구였지만, 벗어나야할 존재이기도 하였다. 그 베개가 스스로 사라진 것, 주인공이 세상으로 나오게 되는 계긱였고, 날씨 연구소에서 근무하면서 세상을 바라볼 용기를 갖게된 시작이었다.


그렇게 주인공은 세상으로 나왔다. 날씨 연구소, 씨밀레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말을 듣고 (자신의 생각은은 주로 말하지 않았고), 같이 호흡하고 생활하고 부딪치면서 주인공은 성장한다. 그리고, 마침내 새 베개를 장만해 꿀잠을 잔다. 주인공이 만나 세상은 아름답지도 녹녹하지도 않았다. 알바, 성추행, 가난, 사기까지 온갖 천태만상이 펼쳐진다. 주인공의 진정한 힐링은 사랑도, 사람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그녀의 상황이 바뀐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고 받아들이면서 스스로 치유하게 되었다.


이소설을 보고나서, 소설의 한장면처럼 만약에 내 삶을 영화로 만들어서 본다면 난 무엇을 느낄까? 그리고, 난 무엇을 새롭게 알게 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고민과 방황과 어려움이 조금은 아무것도 아니게 느껴지지 않을까? 가볍게 시작한 <담배를 든 루스>였는데, 소설을 읽고나니 참 많은 생각과 함께 조금은 이정표를 발견한 느낌이 들었다.


소설을 읽고나서 줄리안 오피의 <담배를 든 루스>를 찾아 보았다. 이소설의 느낌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다양한 군상과 천태 만상의 세상에서 좀더 단순하게 본질에 집중한다면 그리 어려울 것이 없겠다는 위로를 받는 느낌이었다. 제 7회 중앙 장편 문학상 수상작답게 가볍지 않은 주제를 가볍게 그리고, 아프지 않게 담아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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