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서도 어느 정도 많이 읽어봤었고 행복에 관한 책도 읽어봤었고 행동지침서 같은 책도 읽어보았고 심리서도 읽어보았지만 늘 새로운 책을 갈망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순간 삐리리 하고 필이 팍 꽂혔습니다. 저자가 책의 여백에 뭔가를 끄적이는 것을 좋아해서 이 책의 판형도 크고 글자와 글자 사이 간격도 있고 책에 그림과 글과 여백이 많은 편입니다. 일반적인 책과는 달리 아주 능동적으로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뭔가를 당장 해야만 할 것 같은...내게 만약 37일만이 남아 있다면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 당장 내일 죽는다면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이야기가 얼핏 생각나지만 37일이라는 숫자는 내게 무언가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나는 과연 무얼 할 수 있을까? 저자는 계부가 시한부 선고를 받고 37일 후에 사망한 개인적인 사건을 직접 목도하고 이 책을 쓸 결심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집에서 엄마와 함께 간호를 하였는데 어느새 의식은 흐려지고 나중에는 거의 의사소통조차 할 수가 없었다고 하는데 그 일을 계기로 37일 후에 내가 죽는다면..? 이라는 심오한 물음을 갖게 된 것입니다. 저자는 결국 자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엄마인 나란 사람에 대해 무언가를 기억하라고 뭔가를 쓸 것이라고 하네요. 그렇다면 과연 나는? 그 짧다면 짧은 시간에 김치는 어떻게 담그는 것이고 집안청소는 어떻게 하면 편하고 등등을 말 할 수 있을까요? 그럴 시간이 있을까요? 딸이 커서 남자를 만난다면 이런 사람을 만나거라, 인생을 살면서 이럴때에는 이렇게 하면 좋더구나...이런 이야기들이 훨씬 더 시간대비 가치있는 일일거라 생각한다는 저자의 글에 공감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메모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행복을 부르는 37가지 변화를 읽어나가면서 저자가 개인적으로 겪었던 이야기들과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을 위해 진심으로 하고 싶어하는 글들을 읽어나가면서 나 역시도 저자의 바램대로 능동적으로 적어나가기로 했습니다. 기억을 위해 기록하라- 그렇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기억력도 쇠퇴하고 깜빡깜빡 할때가 있습니다. 이십대의 그 반짝거리는 그 무언가가 빠진 느낌입니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면 급속도로 기억을 못하게 되고 나중에는 밥을 먹기 위해 씹는 것조차 잊게 된다고 하는데 정말 끔직해졌습니다. 저자가 너무나도 우아하고 단정했던 이모에 대한 추억을 적어나갔는데 안타깝게도 나중에는 거의 식물인간처럼 생활했다는 대목에서 나 자신에 대해 재빨리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기억을 위해 기록하라. 지금부터라도 기록을 해두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누구도 나를 대신해서 나를 전해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러려면 '나'부터 시작하라는 것입니다. '그들' 이 아닌 '나'. 정말 충격을 쿵하고 받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대체 '나'를 쏙 빼놓고 생활해 가는 '나'란 인간은 무엇인가. 지금부터라도 '나'자신과 지금 현재를 직시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로는 무얼 하기 위해 책임감으로 그저 몸따로 생각따로 움직였었는데 이제부터라도 나의 정신과 육체가 합일이 되는 그런 생활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은 이 책이 처음이었습니다. 이 책은 그야말로 이론이 아닌 실천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책입니다. 이 책은 단숨에 읽어나갈 책이 아닙니다. 이 책에서 접하게 되는 챕터마다 실제로 춤을 춰보고 칭찬을 해보고 그런 다음에야 넘어갈 수 있는 책입니다. 자, 37일간만 남아있다면 당신은 무얼 하시겠습니까?
저자인 존 케이는 런던 정치경제대학 초빙교수이자 '파이낸셜타임스'의 고정 칼럼니스트이다. 이 책은 경영이나 마케팅등 기업의 활동에 있어서 도움을 주는 책이지만 읽다 보면 석학이나 철학자 위인등 역사속의 유명한 인물들의 유명한 단적인 일화나 명언들을 자주 소개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도 매우 도움이 되는 책이다, 자기계발서라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이지만 색다른 매력은 단순한 자기계발서라기 보다는 존 스튜어트 밀이나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까지 튀어나올 정도로 지적이고 컨설팅 회사에서 쓸만한 내용들이어서 자기계발서와 경영진이 회사의 올바른 방향을 잡기 위해서 읽고 연구하는 그런 책의 성격도 띄고 있다는 점이다. 인간은 참 편리한 동물이라서 누구나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사후약방문같은 책략을 쓰는 존재이라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 어떤 회사에 어떤 형태의 모델을 잡아놓고 컨설팅을 한다고 가정하면 고객들은 어떻게 해서든 이미 세운 결정에 대한 구실을 만들어내는 바람에 소용없어지는 일들이 반복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책과 예측의 문제점이 관심을 받게 되었으며 행동 모델을 개발하기 보다는 실제 행동을 관찰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합리성에 관한 보편적인 우리들의 관념은 무엇인지 이 책은 시종일관 인간이 편하고 빠른 길을 놓아두고 우회로를 선택하는 경향을 여러 이야기, 여러 명언들로 보여주고 있다. 아까 말했던 국부론이나 존 스튜어트 밀의 이야기뿐 아니라 오스카 와일드의 소설이나 올더스 헉슬리의 SF명작 '멋진 신세계'같은 소설까지 끌어들인다. 칙센트미하이의 '몰입'의 즐거움처럼 인간은 때로는 우회할 지언정 자신이 하려는 일들에 정당성을 가지고 멋지게 앞으로 나아간다. 행복의 조건은 바로 자신이 원하는 것 원하는 일을 할때에 비로소 발현된다는 것이다. 때로는 타협과 수정 절충이라는 우회적인 프로세스의 중요성도 같이 전해주는 이 책 '우회전략의 힘'은 정말 근래 보기드물게 창의적이고 지혜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책 뒤의 찬사에 적힌 글이지만 나 역시도 그렇게 느껴진다.
호사카 다카시라는 최고의 뇌 일본전문의가 말하는 좋은 뇌를 만드는 생활 습관이라는 책의 부제에서 눈이 번쩍 뜨여서 고른 책이었다. 다행히 책은 의사가 쓴 책이라 딱딱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으며 엄마라면 누구나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는 그런 책이었다. 호사카 다카시는 최근 스트레스 쌓이고 쌓여서 감정이 쉽게 폭발하는 아이들을 많이 보게 된다고 머리말에서 쓰고 있다. 일본도 한국과 다르지 않은가 보다. 그들은 어려서부터 남에게 배려하고 폐 끼치지 않도록 교육을 한다는데 참 이상적인 교육이다라고 여기고 있었는데 일본도 은둔형 외톨이니 왕따니 요즘 십대들에게서 큰 징후들이 발견되고 있어서 이웃나라이지만 걱정이다. 우리나라도 특히 중학생들이 무섭다고 하는데 뉴스에서 보도되는 심심치 않은 일들이 이들 아이들에게서 일어나고 있다. 또래 아이를 집단으로 때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하는데도 별다은 죄책감을 가지지도 않고 일곱살짜리 꼬마애가 지나가는데 발을 걸어서 기절시키는 등 뉴스를 장식할 때가 많아서 가슴이 섬뜩해 진다. 우리 동네를 누비는 중학생 커플들도 남들의 눈에 아랑곳하지 않고 짧은 치마를 입고 속옷이 다 보일 정도로 활보하는 것 등을 볼 때 저 아이들의 부모들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한번은 우리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 수업시간인 9시가 지나 10시에 가까워 질때 중학교 교복을 입은 남자아이들 셋이서 담을 타고 넘어가서 초등학교의 후미진 계단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그냥 넘어갈 수가 없어서 경찰에 신고한 적이 있었다. 요즘 초등학교 여학생들을 추행하는 아이들의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그런 아이들이 아니었겠지만 우리나라는 유독 설마 하는 인재사고가 많기 때문이다. 서로 지켜보면서 따뜻하게 대해주는 사회 분위기가 아쉽다. 내 아이는 내가 지킨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린 결정이었다. 뭐 아이들이 훈방만 받고 쫓겨날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었고. 아닌게 아니라 경찰들이 교정에 들어가서 중학생 남자아이들을 훈방하고 쫓아내 버렸다. 요즘 아이들의 스트레스와 감정의 폭발을 이야기 하려다 이렇게 잡설이 길어졌다. 암튼 이 책에서는 저학년때부터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는 여러가지 조언들이 가득하다.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는 방법과 놀이 가르치기부터 시작해서 효율적인 공부 습관 들이기까지 말이다. 건강한 뇌를 만들기 위한 생활 습관과 밝고 따뜻한 가정 만들기에 나오는 짧은 내용들이 하나하나 머리 속에 쏙쏙 들어오는 것이 많았다. 참 마지막 장에서는 뇌를 위한 식사 습관까지 소개되고 있다.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어른들의 습관을 하나하나 알 수 있었다. 나에게 어떻게 저런 거짓말을 할 수 있는가에 격분한 적이 있었는데 아이들은 자신을 보호하고 보호막을 치기 위해서 거짓말을 스스럼 없이 할 수 있다는 것과 자기 중심적인 사고방식은 저학년의 아이들은 누구나 그렇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이의 성장발달단계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말이다. 물론 자신외에 타자가 있고 내 행동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는 중학교 이상의 아이들에게서 이런 점이 생긴다면 그 때에는 강하게 야단칠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저학년때에는 그럴 수도 있다는 너그러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하는데 엄격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하는 성격의 엄마인 나에게 꼭 필요한 대목이었다. 쟤랑은 놀지 마 라는 말을 절대로 안 할 것 같지만 나를 포함해서 많은 엄마들이 대부분 이런 소리를 할 것이다. 그것은 심리적 리액턴스라고 역효과만 나며 왜 그 아이와 어울리면 안되는지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아이가 이해하도록 해야하며 문제는 오히려 내 아이에게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엄마들은 제 자식은 그럴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진리처럼 믿고 있어서 사고가 경직되어 있다. 누구나 내 아이가 거짓말을 하고 있고 내 아이가 먼저 발단을 제공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자라는 것이다. 그리고 아빠나 엄마가 보드게임같은 놀이를 통해서 가족의 화목과 아이들의 두뇌를 자극하는 방법들을 많이 하는 것이 좋으며 게임은 백해무익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원카드'같은 놀이라도 트럼프 카드의 생김새를 직접 보고 직접 패를 섞어보고 카드를 나누어 주는 과정에서 소근육이 발달하고 뇌가 발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 부모들은 깨닫자.
웅진주니어의 야무진 과학씨를 시리즈 5권에서 드디어 만났다. 웅진주니어의 책들은 주로 한국역사에 관한 책들을 가지고 있었고 초등과학이 술술 시리즈를 몇 권 접했는데 과학동화라 너무 재미있게 읽었었다. 5학년이 되는 딸아이와 함께 단행본으로 된 좀 더 정보를 많이 담고 있는 과학책을 찾고 있었는데 <생명의 마법사 유전자>를 읽고 너무 반해서 야무진 과학씨 시리즈를 다 구입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5학년이 되는 딸아이에게 먼저 읽어보라고 권했다. 얇지만 100페이지 가까이 되고 학습만화가 아니어서 어떻게 읽을지 궁금했었는데 물론 책을 많이 읽은 아이였지만 요즘 슬럼프랄까... 재미있는 책만 골라 읽으려는 편식이 보여서 걱정이 되었다. 걱정은 기우였다. 말없이 읽기 시작해서는 한시간만에 다 읽었다면서 가져오는데 처음에는 지루할 뻔 하다가 이내 재미있어서 다 읽어버렸다는 것이다. 유전자에 대한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는데 나선형 구조라든가 세포에 대한 것들을 잘 알게 되어서 아주 유용했다고 한다. 그리고 다행인 것은 무엇보다도 재미도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아이의 환한 얼굴을 보니 정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내 차례다. 어른이지만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빈말이 아니고 정말로 유전자에 대해서 이제야 무언가를 알게 되었다고 실토를 한다. 법의학이 나오는 미국드라마들을 좋아해서 유전자 감식이니 뭐니 입에 달고 다닐 정도로 안다고 착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서 유전자가 무엇인지 처음으로 제대로 알았으니 말이다. 물론 아직도 남들 앞에서 바로 설명하라면 못하겠지만 이 책이 있는 이상 다시 한 번 읽고 설명을 하는 것은 이제 일도 아닐 것이다. 정말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요즘 아이들은 정말 좋겠구나. 이렇게 좋은 책으로 기본 개념을 잡아가니 말이다. 물론 이 단계에서 더욱 나아가야 하겠지만 우리보다 기초학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개개인들의 특성일 것이다. 이보다 깊이 들어가서 공부하지 않는다는..이런 책을 계기로 좀 더 다양하고 깊이 있는 학습을 할 수 있는 내 딸이 되기를 바라게 된다. 유전자를 알게 하기 위해서 살아 있는 세포를 먼저 설명하고 그 세포를 간단하게 만화체 그림으로 표현해서 리보솜, 골지체, 소포체, 미토콘드리아, 세포핵, 세포막등을 보여주는데 고등학교 시절에 열심히 외웠던 바로 그 생물 시간에 배웠던 것이 아닌가! 이걸 초등학생들은 이렇게 재미있게 먼저 익힐 수 있다니 신기했다. 복잡한 생물의 몸을 설명하고 이내 유전자는 무엇일까? 라는 질문 아래 디엔에이라는 유전자를 담는 그릇을 배우게 된다. 유전자는 물질이 아니라 일종의 설계도와 같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디엔에이는 많이 보았던 것처럼 이중나선 구조로 되어 있는데 당과 인산, 염기라는 분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우열의 법칙등 유전자의 특성을 처음으로 알아 챈 맨델 이후 수많은 과학자에 의해서 밝혀지는 것들이 낱낱이 소개되고 있다. 염기 서열은 암호문과도 같다는 내용도 좋았다. 디엔에이는 돌돌 말린 염색체며 세포분열에 대한 내용까지 이 책 한 권으로 알게 되는 사실들이 연속적으로 정말 많았다. 초등학생에게 유전자에 대한 책을 한 권 소개해 달라 한다면 주저없이 이 책을 추천해도 좋을 것이다.
우리는 앉아서 뭐든 말할 수 있다. 정치가 어떻고 통상이 어떻고 경제가 어떻고 하지만 일반인인 우리로서는 정확한 사실들도 잘 모르면서 말하기에 논리적인지 어떤지도 알 수가 없다. 가끔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고 또 그 밖에 관심이 가는 것들도 많아서 이런저런 책들도 읽기가 힘들어진다. 이 책은 그런점에서 나의 지적인 호기심을 만족시키는 책이었다. 퉁상에 대해서는 통상전문가가 쓴 책도 한번쯤 읽어봐야 하듯이 이 책은 주로 동아시아의 협력관계에 대해서 여러 논문과 연구를 한 세종연구소 국제정치경제 연구실장인 저자가 쓴 책이기에 흥미를 가지고 읽을 만 했다. 다행히 책은 논문처럼 딱딱하지도 않아서 그저 이야기책을 읽듯이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게다가 작년 10월에 북경으로 잠시 관광을 다녀온 적이 있었기에 중국여행은 처음이었고 생각보다 활기차고 멋있는 곳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공산주의체제인 중국의 한 면도 바라볼 수 있었고 겉으로는 무심하고 무질서해 보이는 그들의 세계도 참 신기했다. 정말 수많은 사람들이 신호등을 무시하며 걷고 차들 역시 신호를 무시하고 달린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그래도 서울의 교통사고발생횟수보다 현저히 발생건수가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서행을 하기 때문이다. 일본도 마찬가지라는데 왜 유독 우리 한국만 그렇게 성미가 급한지 자기 자신만 아는 건지 모르겠다. 암튼 또 하나 중국에서 느낀 것은 화장실이 정말 더럽다는 것이다. 만리장성에서의 공중화장실은 꿈에 나올까 무서울 정도였다. 그래도 중국 각지에서 몰려든 현지 관광객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 것을 보고 놀라웠다. 그리고 잘 씻지 않는 듯한 얼굴과 차림새가 무척 많았다. 아마도 인구에 비해서 물이 귀해서 그런 습관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정말 줄을 잘 안 선다. 새치기는 기본이었다. 그리고 또하나 놀라운 것은 곳곳에서 말소리를 높이며 싸우는 광경도 정말 한국에 비해서 자주 목격할 수 있었다. 북경의 명동이라 할 수 있는 거리에서 한 커플이 있었는데 남자가 갑자기 커피전문점의 아르바이트생에게 마구 삿대질을 하면서 큰소리를 치자 여자 아르바이트생도 맞서서 싸우는데 정말 서로 만만치 않게 사나웠다. 어디서든 자신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사람들, 그런데 그 장면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 비슷한 연배에 서로가 맞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 그것이 폭력이 동반하지 않을 때는 오히려 건강한 사회라는 징표가 될 수 있다. 서로 표출하지 않을때 더 어두운 것이 아닌가 싶다. 암튼 잡설이 길어졌다. 중국 도대체 왜 이러나 라는 도발적인 책 제목이 인상적이었다. 읽다 보면 왜 그러니? 같이 나무라는 투는 아니다. 정말 말 그대로 도대체 이런 행동들을 왜 하는가에 대한 분석적인 글들이었다. 과거 전혀 개방하지 않을 때의 중국때부터 1992년 우리 한국과 수교하면서 북한과 한국 둘 다와 잘 지내려는 양다리 같은 외교와 이번 연평도 사건때의 입장표명등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중국은 어찌 보면 동이민족에 대한 스트레스와 콤플렉스가 있다고 한다. 동이라면 중국의 동쪽에 위치한 오랑캐들을 말한다. 역설적이게도 청나라는 바로 동이족이 세운 중국의 나라이다. 동이에는 만주족과 우리 한국까지 포함된다. 그래서인지 작지만 똑똑한 나라인 한국에 대해서 함부로 대하지도 그렇다고 존중해 주지도 않는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겉으로는 친한 척 하지만 중국을 비하하는 단어들이 있듯이 이중적인 태도를 취한다. 그들이 아니었다면 남한의 주도로 대한민국이 통일되었을 것인데 한국전쟁에서의 막판 개입으로 북한과 남한으로 나뉘었다는 것이다. 중국만 아니었다면 지금의 북한 위쪽까지 진군했던 미군과 남한의 승리였다는 것은 자명하기는 한다. 그런데 이런 책의 글로 모든 것을 다 표현할 수는 없는 것인데 저자의 명쾌한 글쓰기는 이것은 이러했다가 너무 확실해서 약간의 거부감도 느끼게는 한다. 하지만 당시 너무 어렸던 나로서는 소련이 어떠했는지 베트콩이라는 월맹과 사이공, 그리고 중국과 미국, 한국의 관계도 소련과 중국 미국의 관계도 잘 모르기 때문에 당시의 이야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었다. 인접한 국가들은 결코 친해질 수 없다는 사실이 진리라는 것도 역시 나 역시도 눈치채게 되었고 말이다. 국제외교에 있어서도 인간관계처럼 짐짓 큰소리를 치는 부분도 있고 협박과 회유도 있을 수 있지만 결국은 손도 대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연평도 사건으로 당장이라도 전쟁이 나는 것은 아닌가 걱정했던 국민들도 많지만 그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며 미국, 한국, 중국, 일본까지 모두 아우르는 일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서해는 자신들의 영해인 것처럼 여기는 중국이지만 미국이 제 7함대를 이끌고 우리 남한과 합동훈련을 했을때 중국은 입도 뻥긋 못했다는 사실이 이런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기는 하다. 그만큼 세계정세는 어느 개인이 판단할 수도 없을 정도로 민감하며 때로는 엉뚱하게 흘러갈 수도 있다는 것을 또한 알게 되었다.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하는 책이다. 책의 내용을 읽고 나 나름대로 전부를 받아들이는 것 보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취할 것은 취하는 현명한 독서가 필요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