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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위대한 선택 - 20년 만에 이류 기업을 초일류로 성장시킨 거인의 선택과 도전
지평길 지음 / 북씽크 / 2013년 2월
평점 :
어려서부터 봐왔던 삼성이라는 회사. 어느틈엔가 정말 거대한 초기업이 되어 있었다. 삼성전자야 우리나라에서는 정말 알아주는 유명기업이지만 세계적으론 저렴한 이미지의 회사였는데 어느새 LCD나 휴대폰 분야에서도 세계 1위 그룹이 되어 있었다. 이는 이건희 회장이 아니었으면 이룰 수 없었다고 하는데 나이 마흔이 넘고 보니 어떻게 같이 커온 삼성이 이렇게 잘 나가게 되었나 궁금증이 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으로 어느 정도 궁금증이 해소되었다.
이병철 전 회장이 아주 신중해서 두드린 돌다리도 다시 보는 타입이었다면 이건희 회장은 처음에는 '은둔의 황태자' 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앞에 나서지 않는 인물이었지만 어느 순간 삼성의 위기를 인지하고 앞으로 나서기 시작하면서 대 변혁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이노베이션 광고 그대로 삼성은 변화 그 자체였다. 잘 나가고 있던 아무도 뭐라 하지 않던 시기에도 위기론을 내세우며 프랑크프루트에서 시작된 회의와 강의가 86일간인가를 거쳐 끝났다고 하는데 프랑크프루트 선언, 신경영 선언이라고도 불리우는 그 선언은 삼성이라는 회사 내에서는 '공산당 선언' 만큼이나 획기적이고 엄청난 선언이었던 것이다. 오늘날 많은 수의 사람들이 삼성때문에 먹고 살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요즘의 불산누출 사고나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각종 사고에 있어선 미적지근한 반응과 대응을 하고 있어서 실망이기도 하다. 이건희 회장이 엄청난 선언으로 인해 오늘날 이렇게 큰 삼성을 이끌었던 것처럼 그 제품을 사주는 일반 국민들 서민들에게도 돌려주는 (물론 스포츠 육성이나 많은 사회적 공헌을 하겠지만) 빌 게이츠 수준은 안되더라도 그에 비슷한 기부와 돌려주기 문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특히 자신의 회사에서 일하다가 다친 사람들인데 말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건희 회장의 여러 일화가 들어 있는 이 책을 보면 정말 미래를 내다보는 눈이 탁월하고 혁신적인 면모가 정말 남다르다는 것을, 하루에 몇 시간도 잠을 안 자고 삼성을 위해 고민하고 부지런하게 살았다는 점은 위인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목 그대로 그의 선택은 '위대한' 선택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D램 설계시 위로 쌓는 방식이냐 아래로 파는 방식이냐를 많은 연구진들이 고민할 때에도 가장 단순하게 위로 쌓는 것이 편하지 않겠는가 라는 생각으로 밀어붙인 것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게 된 중요한 시발점이 되었다는 사실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말이다. 그리고 앞으로 휴대폰 시장이 일인 일대의 시대가 올 것이다 라든가 디자인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예측은 대단했다. 그가 대단하다는 사실은 인정할 것은 인정해 주자. 앞으로 세습적 구도, 상속하기 위한 편법 등을 벌이지 말고 이미 많은 것을 가진 만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제대로 보여주는 기업이 되었으면 한다. 이건희 일가의 행보는 이제 대한민국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정도이므로.. 그들이 정말 삼성을 위한다면 물질적인 것보다 이미 얻은 정신적인 만족을 이제는 서민들에게 돌려주는 사업을 하였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