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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아홉 문자 이야기 - 유네스코가 들려주는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 기획, 조민석 그림 / 한림출판사 / 2013년 5월
평점 :
아동책으로 유명한 한림출판사에서 나온 유네스코가 들려주는 아시아 아홉 문자 이야기. 역시 믿을만한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은
믿음직하다.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에서 기획, 주관하고 집필진들도 열분이나 되었고 인도, 아랍,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몽골, 중국, 일본, 한국의 문자들을 각각 소개해 주고 있다. 탄생배경과 역사적 사실부터 어떤 문명과 관련이 있으며
어떻게 소리가 나는지 아홉문자들을 들여다 보기만 해도 참 신기하다. 꼬부랑꼬부랑 아무 의미가 없을 것 같은데도 문자로서 훌륭한
역할을 하는 다른나라 문자들.. 그들도 우리나라의 한글을 보면 참 희한하게 생겼다고 생각하겠지만. 아이들이 읽는 책이라 존댓말로
차근차근 소개해주고 이해시켜주는 것도 참 좋았다.
태국에서 온 2PM의 닉쿤 덕분에
'싸왓디 카' 라는 인삿말은 많이 들어보았다. 간단한 인삿말들도 소개해 주고 있는데 오랜만에 사람을 만났을 때에는 '싸바이 디
마이카: 잘 지내세요?' 라고 인사하며 '싸바이 디 카(잘 지내요.)'라고 답하면 된단다. '빠이 나이'는 어디 가니? '빠이
투라'는 좀 볼일이..'컵 쿤 카' 는 고맙다이다. 괜찮아요 신경쓰지 마세요에 해당하는 말이 '마이 뺀 라이'인데 태국문화는 바로
이 '마이 뺀 라이' 문화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이 말의 사용법이 다양하다고 한다. 성이 굉장히 길고 어려워 사람을 찾을
때에는 이름이나 츠렌(닉네임)으로 찾는다고 하는데 동물 즉 게나 곰, 새우 같은 닉네임을 쓴다고 하니 굉장히 신기하다. 이처럼
문자에 대해서만 딱딱하게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요즘 아이들이 궁금해 할만한 간단한 문장과 각국 특유의 문화도 함께 소개해 주고
있어서 읽기에 참 재미있고 무궁무진한 지식이 샘솟는 책이다.
베트남어가 라틴문자와 조상이 같다니?
발음만 들으면 뜻을 이해할 수 있는 베트남 문자의 특성을 이 책을 읽고서야 처음으로 알았다. 기원전 111년부터 서기 938년까지
중국의 식민 지배를 받았던 베트남은 한자를 쓸 수 밖에 없었는데 독립한 이후에는 '쯔놈'이란 문자가 베트남 문자로서의 일부
역할을 했다가 1498년 포르투갈이 항해를 하면서 베트남의 존재를 알게 되고 16세기부터 유럽 상인과 천주교 사제들이 베트남으로
파견되는데 이때 라틴 문자와 희랍문자들이 혼합된 문자를 전파하여 오늘날의 베트남 문자가 생겼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베트남
여행사진의 간판들을 보면 영어같았는데 그게 모두 알파벳과 비슷하게 생긴 베트남 문자였다니..나이 마흔이 넘어서야 이 책을 보고
알게 된 사실이다. 이 밖에 우리나라를 제외한 나머지 6개국의 문자들을 소개받고 읽으면서 정말 재미있었다. 아이들보다 내가 더
좋아했던 책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