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님이 서평단 당첨되었다고 책 사진 올리신 걸 보았다. 저자 이름이 유미 호건, 유미랑 호건이 둘이 쓴 거야? 서로에게 선물하듯 쓴 달달한 책인가보다, 했는데…저자는 한국계 미국인 한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헐크 호건 처럼 이름+성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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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29 18:1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유미 호건 ? 혹쉬 미쿡 주지사 사모님?

반유행열반인 2021-10-29 18:27   좋아요 5 | URL
네 ㅋㅋㅋ그렇다고 하네요 저는 처음 듣는 성함이라 두 명인 줄 ㅋㅋㅋㅋ혼자 그렇게 생각한게 스스로 어이가 없어서 ㅋㅋㅋㅋ

구단씨 2021-10-29 18:17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도 님처럼 생각했다는 건 안비밀입니다.

반유행열반인 2021-10-29 18:28   좋아요 6 | URL
유미와 호건이 뭔가 다정해 보이잖아요 유미의 세포들에 새 남주 같잖아요 호건이 하면 ㅋㅋㅋㅋ

scott 2021-10-29 19:41   좋아요 4 | URL
ㅋ ㅋ 유미 세포

Yeagene 2021-10-29 18: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열반인님 ㅠㅠㅠ
진짜 웃겨요ㅠㅠㅠㅠ

반유행열반인 2021-10-29 21:23   좋아요 5 | URL
부끄러운 나… ㅠㅠ ㅋㅋㅋㅋ

청아 2021-10-29 19:4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저는 최근까지 모파상이 당연히 여성작가인줄 알았어요ㅋㅋ(부끄)생각해보니 단지 모파라는 앞쪽 이름 때문이었어요🤦‍♀️(노파가 떠올랐..)

반유행열반인 2021-10-29 21:24   좋아요 5 | URL
모파상 ㅋㅋㅋㅋㅋ뭔가 전파상 같기도 하고 저는 늘 모피상 생각했어요 ㅋㅋㅋㅋㅋ 모피상의 목걸이 뭔가 부해보이는 털코트에 목걸이 걸친 이미지 ㅋㅋㅋㅋ
 
[전자책] 재인, 재욱, 재훈 [할인]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5
정세랑 지음 / 은행나무 / 2014년 12월
평점 :
판매중지


-20211025 정세랑.

정세랑의 ‘보건교사 안은영’과 ‘시선으로부터’를 갖춰 두고도 자꾸 작가가 쓴 다른 책들을 찾아 읽는다. 돌림자 갖춘 세 이름보며 늘 궁금해하던 이 책이 리커버가 나왔길래 흠 그럼 구판 빌려야지, 했다. 소설이 아닌 걸 세 권 봤으니 이번에는 소설이지 암암, 하고.
다른 책들의 작가의 말에서 정세랑은 친구들의 이름과 경험을 자주 빌려다 썼음을 밝혔다. 이 책의 재인, 재욱, 재훈 남매도 실제로는 남매가 아닌 세 사람-두 명은 친구, 한 명은 친동생-에게서 따왔다고 했다. 남의 이야기를 잘 경청하고 그걸 다시 재미있게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부럽다. 기꺼이 쓰도록 허락하는 친구들도 좋고, 그 친구들이 기꺼워할 만큼 매번 착하고 순하게 쓰는 것도 좋다. 지난 인연들이 소설에 쓴 이야기를 뒤늦게 읽고는 다친 마음으로 작가에게 항의하거나 법정 싸움까지 가는 안타까운 사례들을 자꾸 본 뒤라 더 그랬다. 그나저나 봉곤이는 소송에서 이겼더라… 법정 다툼과는 별개로 망가진 관계와 마음과 커리어는 어쩔 것인가… 쓰는 일, 알려지는 일은 이토록 무겁고 무서운 일입니다…

소소한 초능력을 갖게 된 남매가 각자의 자리에서 누군가를 구하는 매우 훈훈한 이야기였다. 누군가를 구하고 살리는 건 초능력이 없는 누구나 스스로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이미 하고 있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내 곁의 사랑스러운 크고 작은 이들이 나를 살게 하는 것처럼. 경도 높은 손톱이나 눈 앞의 위험경보나 순식간에 이동하는 승강기가 아니라도, 따뜻한 손길과 조금 더 다정한 말 한 마디와 맛있게 차려낸 한 끼 식사 같은 작은 일로도 가능할 것이다. 모두가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남을 돕고 구하고자 하는 선한 사람들이 지탱한 덕에 이만큼 우리 삶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해 주는 얇은 책도 한 몫 하겠지. 남의 목숨을 덜어 돈을 버는 이야기로 기우는 세상을 이렇게 달달한 이야기를 조금씩 부어가며 균형을 맞추어 갑니다…

+밑줄 긋기
-“너 같은 건 내가 죽어도 눈 하나 깜짝 안 할 거야, 염을 하면서도 눈물 한 방울 안 흘릴 거야! 이 석빙고의 얼음 같은 것아! 개마고원의 동태 같은 것아! 철원의 고드름 같은 것아!”
염이라니, 뭐 그리 끔찍한 말을. 게다가 동빙고동 서빙고동은 알고 있어도 석빙고의 얼음 같은 건 본 적이 없어 좀처럼 상상하기 힘들었다. 냉장고 있던 시대의 사람이 대체 왜 그런 비유를 하는지 몰랐다. 더해서 엄마가 예를 드는 지역들은 엄마가 연고가 하나도 없었다.
“셋이나 있어도 사는 것만 무겁지, 낳은 보람 있는 것들이 하나 없어. 너희 때문에 이렇게 사는데 나를 가련히 여기는 애가 하나도 없어. 뱃속에서부터 그렇게 애를 먹이더니 뱃속에 갈퀴를 품어도 너희보다 나았을 거야.”
(이렇게 무서운 폭언을 들어가면서도 이만큼 잘 자란 아이들을 굳이 그리는 건, 낙관인가 위로인가 부모 핑계 대지 말고 더 나은 사람이 되라는 부드러운 다그침인가…)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지만, 일어났을 때 주요 장기 손상을 막기 위해 재인은 동료들의 가운을 뜯고 그 안에 손톱으로 만든 판을 얇게 넣어 다시 꿰맸다. 판이라 해봤자 그보다는 필름에 가까웠다. 알아채기 어려울 것이다. 이 작업을 위해 재인은 엄마의 재봉틀을 빌려 써야 했고 그래서 서울에 자주 올라갔다. 엄마는 좀처럼 오지 않던 재인이 거의 매주 오자 기뻐하는 눈치였지만, 재인은 엄마가 외출하기를 기다렸다 작업에 착수해야 했으므로 엄마 등을 자꾸 밖으로 떠밀었다.
(몰래 동료들 가운을 훔쳐다 또 엄마 몰래 바느질 하는 재인의 모습이 찡 했다. 진짜 착한 일은 아무도 몰라줘도, 아무도 모르게 하는 것일까. 누군가 그렇게 내가 모르는 사이 하고 있는 일들을 생각했다. 남들 아직 자는 이른 새벽 내린 눈을 홀로 쓰는 사람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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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gene 2021-10-25 22:2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정세랑 작품은 단편집 <옥상에서 만나요>가 가장 좋더라구요 ㅎㅎ최근에 읽은 <시선으로부터>는 넘나 달달하기만 해서...;;;; 달달함 한계치 초과같아요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10-25 22:32   좋아요 4 | URL
저도 옥상에서 만나요가 처음 읽은 정세랑인데 점점 더 달아지는 군요 ㅋㅋㅋㅋ정세랑 최애 아냐 아냐 하면서도 야금야금 예상보다 많이 봐 버렸어요…나도 모르게 달달이가 필요했나 봐요 ㅋㅋ

햇살과함께 2021-10-25 23:45   좋아요 4 | URL
저도요~~ 옥상에서 만나요 읽고 너무 좋아서 보건교사 안은영, 재인~, 피프티 피플, 시선으로부터 읽었는데 처음 읽은 작품이 역시 가장 마음에 남는듯요~

얄라알라 2021-10-25 23: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열반인님, 저도 로그아웃 하려다가, 오늘 읽은 소설 가볍게라도 남기자 했는데 열반인님과 마침 같은 책을 읽고 같은 날(아마도 저는 00시 지나서^^; ; 26일)에 리뷰 올리게 되네요. 저도 정세랑 작가의 그 능력 참 대단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책 표지의 따스한 느낌과 내용이 딱 입니다^ ^ 평온한 밤 되시기를 열반인님

반유행열반인 2021-10-26 07:05   좋아요 2 | URL
같은 책 읽으셨군요 반가워요 얄님 ㅎㅎ 정세랑 작가가 장르작가 정체성이 강한데 옥상에서 만나요는 나름 주류 한국문학(?) 가장 비스무레한 느낌의 책이었어요 ㅋㅋ추천까진 아니고 그래도 읽기 나쁘지 않은 단편집이었어요.

얄라알라 2021-10-25 23: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네!다들 <옥상에서 만나요>를 추천하셨습니다요! 다음 책은 그것으로

라로 2021-10-26 16: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시선으로부터하고 지구인만큼,,,,,을 사놓고 아직 안 읽은 일인;; 정세랑 작가에 대한 글은 황정은작가처럼 알라딘에서 알라디너들이 올리는 글을 많이 읽어서 그런가 안 읽고도 읽은 느낌이드는 작가라서 더 그런가 봐요. 언제 읽어야지 하는데도 늘 우선순위 뒤로...^^;; 이제 처음으로 황정은 책을 읽기 시작했으니 정세랑의 책은 기약을 할 수 없지만,, 옥상에서 만나요와 이 책을,,, 기억할게요.^^;;

반유행열반인 2021-10-26 18:28   좋아요 1 | URL
팬이 참 많은 작가들인데 정세랑이랑 황정은 많이 달라요 ㅋㅋㅋ 그렇지만 제 최애는 아직까지는 김금희 ㅋㅋㅋ
 
[전자책] 인류를 구한 12가지 약 이야기 : 마취제에서 항암제까지, 고통과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해준 치료약의 역사
정승규 / 반니 / 2019년 6월
평점 :
판매중지


-20211024 정승규.


약에 관한 교양서는 3년 전에 한 권 봤다. ‘위대하고 위험한 약 이야기’. 벌써 3년이 지났다니. 최은미 소설가의 장편소설 ’아홉 번째 파도’는 약과 도시의 비밀을 소재로 해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주인공은 약학 전공한 공무원이고, 또다른 훈훈한 인물은 약국 차리는 게 꿈인 약국에서 알바하는 약대생 공익이다. 척주시라는 가상 도시의 노인들은 약에 의존하면서도 오남용이 심하고, 공무원인 주인공은 이들을 계도하러 다닌다. 작은 도시 안에서 약국은 노인들과 정치인들이 세력을 이루고 반목하는 거점이 된다. 도시의 랜드마크로 거대한 약사여래불이 자주 등장한다. 이것도 벌써 읽은지 3년이 되었는데 워낙 인상 깊은 소설이었어서 약에 관한 정보를 접하면 이 책부터 떠오른다.

항생제, 말라리아 치료제, 환각제, 소염진통제, 마취제, 근이완제, 프로바이오틱스, 스타틴(고지혈증약), 비타민, 혈압약, 비아그라, 항암제, 다양한 약 중에서도 열 두 가지를 뽑아 개발 및 개선의 역사를 다루었다. 약에 대한 책인데 의약품이 아닌 프로바이오틱스나 비타민 같은 건강기능식품을 두 꼭지 다룬 게 좀 책의 주제랑 안 맞는 느낌이긴 했지만 제약사와 약국의 주력 상품이면서 건강 유지에 필요한 것들이긴 하니까…여기까지는 그러려니 했는데 인류를 구한, 인데 독자의 흥미 유발을 위한 건지 환각제가 끼어든 건 역시나 제목에서 많이 벗어났다 싶었다. 의약품 관련 책이면 피임약을 한 꼭지로 다루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이거야 말로 인류의 권익과 복지를 구한 약이 아닌가 싶은데 이 책에서는 빠졌다. 대신 비아그라가 들어갔다… 아저씨들의 행복은 구했겠구나… 하여간에 역사 속 의약품의 역할과 기여도, 약의 개발 과정을 정리해 놓은 걸 읽는 건 흥미롭긴 했다. 그렇지만 다 읽고 나니 크게 남는 건 없었다. 그리고 가끔 매끄럽지 않은 문장이 등장해서 아쉬움이 남았다.

온갖 약의 도움을 받아봤고 나이가 들수록 더더욱 그럴 일이 많아질 것이다. 나말고도 누구나 그럴 테니 약에 관해 기본적인 정보를 알고 가는 건 약물 오남용을 예방하고 임의로 복용 중단해서 치료 효과를 망치는 걸 막는 데 필요한 것 같다. 그러니까 약에 관해 제대로 알려주는 재미있고 잘 쓴 책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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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0-24 18: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약은 되도록이면 안먹는게 좋겠지만 그래도 먹는다면 알고 먹는게 좋겠죠? 😅 열반님의 이 박학다식한 독서는 대단 그 자체입니다 ^^

반유행열반인 2021-10-24 18:44   좋아요 3 | URL
관심은 중구난방인데 깊이는 깊지 않은 교양서 아이쇼핑(?)수준이에요ㅎㅎ 열린책들이 도스토예프스키 선집 리커버 펀딩하길래 어머 저건 새파랑님은 다 읽었겠네, 하고 방금 구경하고 왔네요 ㅋㅋㅋ

새파랑 2021-10-24 18:57   좋아요 3 | URL
저도 방금 보고 았는데 ㅋ 다 읽은 책들이긴 하던데 당연히 살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 좀 비싸긴 하던데 ㅋ

반유행열반인 2021-10-24 19:15   좋아요 3 | URL
저는 다른 이웃님이 산다 그래서 한참 말리고 왔는데요 ㅋㅋㅋ1. 이전 돈키호테 리커버판이 금가루 엄청 떨어지고 제본도 부실했다고... 2.굿즈 패브릭 독서대 디자인 빨이고 비슷한 거 다섯개 있는데 내구도 별로라고 ㅋㅋㅋ3. 저책 다 읽으면 돈 안 아깝지만 그냥 장식용 된다고 ㅋㅋㅋ 4. 책 사 봤자 출판사만 배불리고 저자는 죽어서 돈 한 푼 못 받으니 고전은 중고나 대출로 읽고 그 돈으로 젊은 생존작가 라면값이나 더 보태자고 ㅋㅋㅋㅋ (너무 영업 방해넼ㅋㅋ) 그런데 새파랑님은 다 읽으신 책이니 트로피로 하나 마련하셔도? ㅋ

새파랑 2021-10-24 19:34   좋아요 3 | URL
아 장식용이 목적이었는데 열반님 이야기를 들으니 고민이네요~ 그 돈으로 필립로스 딴 책살수 있는데 😅

Yeagene 2021-10-25 11: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글잖아도 약에 관한 교양서를 한권 읽어보려던 참이었는데 열반인님 말씀 믿고 이 책은 걸러야겠어요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10-25 12:04   좋아요 2 | URL
네 저도 저번 읽은 책이 그나마 낫고 이 책은 약학사(그것도 개략적인 ㅋㅋ)정도네요.

라로 2021-10-25 13: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암튼 우리 반열샘의 관심은 영역이 없군요!!!^^
근데 바이그라,,,좀 무/우프네요.^^;;;

반유행열반인 2021-10-25 13:56   좋아요 1 | URL
행복도가 올라간 사람들이 있는 건 다행이지만…나이 들어도 사그라들지 않는 욕망이란 진정 웃픕니다…
 
[전자책] 주식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닙니다 - 백만개미를 위한 이기는 습관
한세구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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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2 한세구.

제목이 재미있어 보여서 빌렸다. 본격적인 투자 가이드나 실용서는 아니고 주식 에세이에 가깝다. 증권업에 오래 종사하다 은퇴한 저자인데 걱정한 것보다 글에서 할아버지향(?)이 나지 않아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제목에 가깝게 하면 안 될 짓들에 대해 토막글들로 열심히 마인드 교육을 한다. 읽는 소용이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묘하게 설득되는 부분이 있었다. 욕심 내지 말자. 충분히 공부하자. 일희일비 하지 말자. 투자의 마인드는 더 나은 삶을 위한 마음가짐이랑도 닿아 있는 것 같다. 책의 팔할은 그런 마음가짐에 대해 할아버지가 옛날 이야기 풀면서 뻔한 이야기 하는데 오히려 너도 부자가 될 수 있다, 하는 것보다 잘 읽혔다. 책의 말미에 간단하게 암만 그래도 이건 알고 주식투자 해야지…하면서 양봉 음봉 부터 알려주는데…나는 가치투자 한답시고 기술분석이니 차트니 하는 건 너무 무관심했구나…아 그 막대기에 꼬리 달린 게 그런 뜻이구나 하고 초보용 책이라도 다시 배우는 게 있었다. 맞다 나 아직 초보였지… 나에게 첫 수익을 주고 빠이빠이쳤던 한샘이 10만원 초반대로 개떨어졌길래 두 개 주워모았더니 며칠만에 12퍼센트 올라서 홀랑 팔아버렸다. 우왕 주식 두 개로 치킨 한 마리! 이렇게 소소한 수익 실현도 재미있다. 문제는 신나게 모은 포스코가 땅 파고 내려간다는 겁니다… 영업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주가는 떨어지는 오묘한 세계…철강왕 되려다 철이 드는 나… 아닌가 철이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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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2 2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0-23 06: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1-10-23 08: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늘부터 포스코 주가를 관심있게 지켜봐야 겠네요~! 언젠가는 오를거라는 믿음(?) 으로 그냥 묻어둬야 겠네요 ㅜㅜ

반유행열반인 2021-10-23 08:50   좋아요 3 | URL
주식시장은 월요일에 열리니 다음 월요일부터 보셔요ㅋㅋㅋ 이십만원 대 가면 몇 주 사 보셔도 ㅋㅋㅋ(아마 그런 날이 오면 저는 땅이 꺼지게 한숨 쉬며 주식앱 삭제하고 동면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ㅋㅋㅋㅋ)

Yeagene 2021-10-23 14: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포스코가 주가가 떨어지고 있나요;;;;
왠지 오를 것만 같았는데...주식은 정말 어렵습니다요@.@

반유행열반인 2021-10-23 15:33   좋아요 3 | URL
언젠간 오르는 날도 오겠지 하고 고이 묻어두려고요 ㅋㅋㅋㅋ
 
향의 언어 - 맛의 다양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최낙언 지음 / 예문당 / 202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20211017 최낙언.

같은 저자의 음식 관련 책을 거의 다 읽었는데, 신간 제목이 좋아서 빌렸다. 그런데 이 책이 완전 신간이 아니라 이전 맛 관련 책의 개정판이라고 했다. 말은 그렇게 해도 향, 후각 풍미에 집중한 책이라 사실상 새 책이었다. 다른 책은 읽다보면 겹치는 게 많아서 익숙했는데 이 책은 내내 새로웠다. 어마어마한 분자구조도와 분자식도… 그래도 식물, 과일, 커피, 술, 향신료 등 온갖 식품의 향을 총망라해놨다. 관련 분야 전문가도 아니면서 통으로 이걸 다 보는 게 나한테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했지만 나 이제 화학 공부 할 거거든! 화학은 이토록 우리 곁에 있어요!!! 그러니 분자들에 익숙해져야 한다 ㅋㅋ하면서 그냥 재미로 읽었다. 향료나 조리나 커피나 주조 등 분야에서 일하거나 해당 식품에 관심 많은 분들이 두고 읽으면 좋겠다. 나는? 잘 안 쳐먹으면서 음식책만 읽는 인간 ㅋㅋㅋ
향도 다루지만 음식에서 풍미, 맛 떨어뜨리는 이취도 같이 다룬 게 재미있었다. 농도가 옅으면 독특함과 개성을 부여하지만 진해지면 배설물 냄새, 비린내, 화학약품 냄새로 느껴지는 것들, 누군가에게는 입맛을 다시게 하지만 누군가는 눈살 찌푸리는 냄새들의 분자식들…주로 황이나 질소 달려 있다! 암모니아도 우리의 친구지예… 9월 25일부터 봤으니 오래오래도 봤네… 아, 감각 환각 착각 빌려보고나서 좋아서 종이책도 샀는데 그러고나서 재독은 안 했는데 책에서 말하길 개정판 준비 중이라니!!! 나중에 살 걸!!!!해도 왠지 말만 개정판이고 아예 새 책 나올 듯…또 빌려보지 뭐…

밑줄을 양심 없이 너무 많이 그어서(책이 너무 좋아서 다 퍼 놓았습니다…) 양심 챙기게 웹에는 발췌의 발췌(?) 쪼끔만 해서 올려야지…
+밑줄 긋기
-향기 물질은 맛(향)의 언어(단어)와 같다. 우리에게 언어가 없다면 어떤 깊이 있는 생각도 이어갈 수 없고 표현할 수 없다. 향에 대한 단어가 없으니 맛을 말로 표현하기 그렇게 힘든 것이다.

-향을 묘사할 단어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에게는 그런 단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 답답함을 덜어보고자 ‘플레이버 휠(Flavor wheel)’ 같은 것을 사용하기도 한다. 플레이버 휠은 와인이나 커피 등을 마실 때 느껴질 수 있는 온갖 향을 휠 형태로 정리한 것이다. 와인에서 바닐라, 정향, 바나나 향이 느껴진다 해서 와인에 그런 것이 실제로 들어 있지는 않다. 바닐린(Vanillin), 유제놀(Eugenol), 이소아밀아세테이트(Isoamyl acetate) 같은 향기 물질이 들어 있는 것이다…그런 분자는 와인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향신료, 과일, 꽃 등 대부분의 식물에 들어 있다. 어떤 음식이든 향을 조금만 더 깊이 공부하면 결국에는 비슷한 향기 물질과 만나게 된다. 세상의 그토록 다양한 맛은 향에 의한 것이고, 향은 여러 향기 물질의 다양한 변주곡인 것이다. 향기 물질의 관점에서 본다면 꽃, 향신료, 과일, 와인, 전통주 등은 별로 다르지 않다. 그저 같은 물질의 다양한 배합비인 것이다.

-혀로 느낄 수 있는 맛이 다섯 가지뿐이라면, 현재 우리가 즐기는 수만 가지 요리의 다양한 맛은 대체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것은 단지 ‘향’일 뿐이다. 음식을 먹을 때 입 뒤로 코와 연결된 작은 통로를 통해 향기 물질이 휘발하면서 느껴지는 극소량의 향이 수만 가지 맛의 실체인 것이다. 이처럼 작은 통로로 휘발되는 1백만 분의 1 이하의 향기 물질이 음식 맛을 좌우하고 식품의 운명을 바꾼다.

-페로몬은 단지 특별한 약속이다. 다른 동물이 좀처럼 쓰지 않는 물질을 만들어서 이 물질을 감지하면 무작정 약속된 행동을 수행할 뿐이다.

-향기 물질에 대한 과학적인 이해의 시작은 ‘그 크기가 작다’는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고, 두 번째로 알아야 할 것은 바로 향기 물질은 물보다 기름에 잘 녹는 ‘지용성 물질’이라는 사실이다. 향기 물질뿐 아니라 맛 물질 역시 크기가 작은 분자다. 향기 물질과 맛 물질의 차이를 결정하는 것은 용해도이다. 물에 잘 녹으면 맛 성분이 되기 쉽고, 기름에 잘 녹으면 향기 물질이 되기 쉽다. 맛은 휘발성이 필요 없고 물에 잘 녹기만 하면 되므로 향에 비해 큰 분자도 가능하다. 향기 물질은 분자량이 300 이하인데 맛 물질은 물에 녹기만 해도 되므로 분자량이 2만 이하면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서 분자량 2만은 최대 크기이고, 보통은 이보다 적다. 사실 분자량이 적을수록 맛을 느끼는 데 유리하다.

-자연에는 약 30만 종의 식물이 존재하는데, 그중 1,500종 정도에서 향을 구하고 있으며 실제로 얻는 향기 물질의 90% 이상은 고작 20종 이하의 식물에서 얻는다. 오렌지, 박하, 유칼립투스, 정향, 라임 등이 대표적이다.

-식물이 향을 만들려면 상당한 자원과 에너지가 필요한데, 인간의 후각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 향을 만들었을 리는 없다. 식물이 필요해서 만든 물질이거나 부산물일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많은 허브는 가만히 있을 때는 향이 없다가 잎을 건드리면 갑자기 향을 풍긴다. 주변에 경보를 발령하는 것이다…식물은 흙 속에 감춰진 뿌리를 통해서도 대화를 하는데 향기 물질을 통해 뿌리 끝끼리 서로 정보를 교환하거나 흙 속에 있는 수많은 박테리아 및 균류들과 소통한다. 식물은 소리를 낼 수 있는 입이 없다. 하지만 주변의 식물이나 곤충과 신호를 주고받을 필요가 있다. 이 신호를 주고받는 가장 쉬운 방법이 향인 것이다. 식물은 향기 물질을 만들어 식물끼리 소통하고 동물과도 소통을 한다. 식물이 향기 물질을 만들지만 많은 경우 동물이 없다면 그것을 향기 물질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동물이 그것을 감각하고 그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기 때문에 비로소 향이라는 의미를 가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고슴도치의 뇌는 후각기관이 가장 넓은 영역을 차지한다. 나비의 뇌는 무려 절반이 후각을 담당하는 영역이다. 이렇듯 후각은 초기 감각이라 맨 먼저 발달했을 뿐 아니라 많은 동물의 지배적인 감각이다. 지향성의 메커니즘은 후각에서 가장 먼저 나타났다. 시각과 청각은 정확한 지각을 위해서 상당히 많은 예비 과정이 필요한데, 후각은 그런 과정이 적은 단순한 시스템으로 되어 있고, 해부학적으로도 변연계와 가장 가깝고 감정 표현에 개입되는 뇌 부위에 가장 직접적으로 닿는다. 그중에서 가장 예민한 후각을 가진 동물은 개나 다람쥐처럼 향기 분자가 가라앉은 땅에 코를 바짝 댄 채 걸어 다니는 짐승들이다. 지구상 모든 포유류의 공통점은 ‘후각’의 발달이다. 하지만 인간은 직립보행을 하면서 후각이 퇴화하고 ‘시각’이 발달했다. 그리고 높은 곳(냄새가 적다)에서 먼 거리를 봐야 하는 조류는 시각이 훨씬 더 발달했다.

-모기가 피 냄새를 찾아 혈관에 정확히 침을 꽂는 비결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낸 바 있다. 서울대 안용준 교수와 권형욱 교수가 모기 주둥이에 달린 뾰족한 침에 피 냄새를 맡는 후각 수용체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그동안 모기는 멀리 있는 사람이나 동물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나 옥테놀 같은 물질로 위치를 찾고, 가까이 다가가서는 땀 냄새나 젖산 성분에 유인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모기가 피부 위에 내려앉아서 혈관을 찾아내는 원리는 계속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국내 연구진은 모기가 혈관에 내리꽂는 침의 끝부분에서 냄새를 맡는 감각모와 후각 수용체 2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조작을 통해 모기에게 이들 수용체가 나오지 않도록 처리하자 피부에 앉아서도 혈관을 잘 찾지 못하고 피를 다 빠는 데도 3~15분이나 걸렸다. 정상적인 모기는 30초면 충분한데, 후각 수용체를 없애자 훨씬 느려진 것이다. 보통은 후각세포가 코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발바닥이든 침 끝이든 생존에 필요하면 어디든지 만든다.

-동물의 후각 수용체 자체가 특별해서가 아니다. 단지 숫자가 많고, 그만큼 집중하기 때문이다. 후각 능력에 기여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후각상피의 표면적이다. 사람은 작은 동전 크기인 3~4cm2 정도지만, 고양이는 21cm2 정도, 개는 품종에 따라 18~150cm2에 이른다. 그리고 후각세포의 밀도도 높다. 인간이 1,000만 개의 후각세포를 가진 반면, 토끼는 1억 개, 개는 10억 개에 달한다. 더구나 후각 수용체가 있는 섬모의 길이가 길고 숫자도 많다. 동물마다 후각 성능이 다른 것은 생존 전략으로써 후각의 역할과 중요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향기 물질의 종류에 따라 인간이 다른 동물만큼 잘 맡는 것도 있다. 바로 구운 향과 고소한 향이다. 고기를 날 것으로 먹는 것보다 구워 먹는 것이 생존에 절대적으로 유리했기 때문에 구운 향을 점점 더 좋아하고 예민하게 느끼는 사람만 살아남은 것이 이유일 것이다. 그밖에도 황화합물인 3-머캅토-3-메틸부틸포메이트, 바나나 향인 아밀아세테이트, 땀 냄새인 발레르산, 양고기 향인 카프릴산 같은 것을 다른 동물보다 잘 맡는 편이다. 이에 비해 동물은 특히 포식자의 분비물에서 나는 냄새를 더 잘 맡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원숭이는 재규어 같은 고양잇과 동물의 오줌 냄새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식이다.

-커피 한 가지만 해도 품종×산지×가공법×로스팅×추출의 경우의 수를 모두 합하면 1만 가지 다른 맛이 가능할 것이다.

-후각은 학습, 기억, 감정에 직접 연결되어 있다. 해마와 편도체 등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명현상에 관여한다. 강한 감정을 일으키는 향기에 대한 기억은 오래도록 남는다. 이에 비해 뇌의 언어중추는 후각 중추보다 훨씬 늦게 개발된 영역이다. 언어로 묘사되는 기억은 훨씬 시각적이고 이성적이지만, 향이 갖는 감성의 풍부함을 따를 수는 없다. 언어로 된 기억은 기록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오래 남겨두기 어렵지만, 향기로 이루어진 기억은 작은 단서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회상할 수 있다.

-커피를 커핑할 때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일상으로 마시듯이 커피를 마시면서 평가하지 않는다. 먼저 규격의 양을 분쇄하여 컵에 담고 들숨으로 향을 평가한다. 그리고 뜨거운 물을 넣고 향을 평가하고, 일정시간 경과 후 상단에 거품층을 깨고 다시 향을 평가한다. 충분히 식었을 때 맛을 보며 미각과 후각을 평가하는 등 분석적 절차에 따라 여러 측면에서 품질을 평가한다. 이처럼 기억된 자료와 예측과 검증의 논리 회로를 가동시키면서 맛을 평가하지 천재적 후각으로 단숨에 평가하지 않는다.

-앨리너 갬블의 향기 물질 특성 정리
약한 향기는 강도의 차이가 뚜렷하지 않다. 예컨대 바닐린과 쿠마린은 순식간에 사람들이 더 이상 반응하지 않는 향기의 최대 강도에 이른다. 또한 농도가 높으면 쉽게 불쾌해진다. 약한 향기일수록 사람마다 느끼는 차이가 더 뚜렷하다. 약한 향기일수록 날마다 느끼는 감도의 변화가 더 뚜렷하다. 피곤함은 약한 향기에 더 영향을 끼친다. 강한 향기는 약한 향기를 숨긴다.

-보통의 동물은 들숨을 통해 향을 탐색하는 기능이 발달해 있고, 사람은 날숨의 경로를 통해 음식의 품질을 판단하는 능력이 발달해 있다. 인간의 후각은 날숨이 핵심인 것이다. 향은 들숨일 때보다 날숨일 때 강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뷰티르산(Butyric acid)은 상한 음식에서 많이 생성되는 물질이라 부패취의 대명사였는데, 최근 뷰티르산의 향기를 맡으면서 토사물보다는 치즈를 연상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데카날(Decanal)은 기름취이기도 하지만 고수의 대표적인 향기 물질이다. 흔히 말하는 고수의 비누 향이 데카날 성분인데, 이 향을 맡게 하면 요즘은 비누취보다 쌀국수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놀라울 정도로 많다. 이처럼 향기에 대한 선호도는 다분히 학습에 의한 것이다. 향기는 자극일 뿐 가치중립적인데, 경험과 학습에 의해 좋은 쪽인지 나쁜 쪽인지 취향을 확립해간다. 향은 결국 맥락에 좌우된다. 향기는 음식을 기억하는 수단이지 음식의 가치에 대한 평가가 아니며, 그 음식을 통한 이득이 충분하다면 얼마든지 향기에 대한 취향을 바꿀 수 있다.

-향기 물질의 관점에서 본다면 꽃과 향신료, 과일과 와인, 커피와 홍차는 별로 다르지 않다고 할 정도로 공유하는 물질이 많다.

-탄소의 길이별로 짧은 것부터 차례로 향을 맡아보면서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 패턴을 알아보면 다른 향기 물질의 특성을 이해하는데 좋다. 작은 분자는 운동성이 좋아 빠르게 침투하여 찌르는 듯한 자극을 주기도 하고, 탄소 6개가 되면 풀냄새가 난다. 그리고 더 길어질수록 지방취가 나고 끝내 향기를 잘 느낄 수 없는 분자가 된다. 고비점 지방산이나 에스터는 향이 느껴지지 않아도 저비점 향기 성분의 발산을 억제하는 보류 효과를 나타내고 쓴맛이나 자극을 완화시키는 작용도 한다.

-에탄올은 크기가 작고 친유성도 있어서 지방으로 된 세포막도 쉽게 통과한다. 그래서 술은 다른 음식 성분보다 빨리 흡수되어 쉽게 취하게 된다. 고도로 농축된 에탄올은 세포막을 터뜨려 세포를 죽일 수도 있다. 에탄올을 생성하는 효모 정도 되어야 20% 농도의 에탄올을 견딜 수 있지 나머지 대부분의 미생물은 그보다 훨씬 낮은 농도에서 사멸된다. 그래서 에탄올 함량이 높은 술은 미생물로 인해 변질될 염려가 없다. 더구나 에탄올은 물보다 휘발성이 강하여 농축하기도 쉽다. 그래서 옛날부터 에탄올이 78℃에서 기화하는 것을 이용하여 증류주를 만들었다. 그렇게 고농도의 에탄올이 만들어지면서 중세시대에 향수산업이 시작될 수 있었다. 에탄올은 분자량이 적고, 물에 잘 녹아 부동액 효과도 매우 크다. -114℃가 되어야 얼기 때문에 에탄올 함량이 높은 술은 매서운 추위에도 얼지 않는다.

-술은 에탄올의 배열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다. 에탄올은 15% 이상에서는 물에 에탄올이 녹은 형태이고, 57% 이상에서는 에탄올에 물이 녹은 형태이며, 그 중간은 복잡한 형태를 가진다. 에탄올이 소수성 부위가 얼마나 안쪽에 모이고, 친수성 부위가 바깥쪽으로 배열된 구조를 갖느냐에 따라 같은 양이어도 입안에서 느껴지는 쓴맛이 달라질 수 있다.

-헌책방 골목이나 도서관을 가면 헌책 냄새가 가장 먼저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런 책 냄새를 분석하면 먼저 우디 향, 즉 나무 냄새이다. 그리고 스모키 향, 흙 내음, 커피 향, 초콜릿 향, 바닐라 향 등이 난다. 셀룰로스와 리그닌이 분해되어 만들어진 바닐린, 벤즈알데히드, 푸르푸랄(Furfural) 등이 바닐라, 아몬드, 캐러멜 향을 낸다. 헌책 냄새를 좋아하는 것은 아마 이런 화학물질이 주는 달달한 향 때문일 것이다. 헌책에서 우디 향을 넘어 바닐라 향기가 날 정도면 이미 부식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인쇄기법과 재료에 따라서도 향이 달라지는데, 셀룰로스보다는 리그닌이 안정적이므로 오래된 책일수록 리그닌의 비율이 높아진다.

-영국을 대표하는 맥주는 페일에일(Pale ale)인데 오늘날처럼 담색은 아니고 전통적인 흑맥주에 비해 색이 밝았다. 1760년대 영국은 인도를 식민지로 만들었고 페일에일을 배에 실어 인도로 수출하게 되었다. 그러나 적도를 거치면서 대부분의 맥주가 부패해버렸고, 런던의 양조업자 호지슨은 방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알코올 도수를 높이고 홉을 다량 첨가한 스트롱 비어(Strong beer)를 제조해 인도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그것을 ‘인디아 페일에일(India pale ale)’, 줄여서 IPA라 불렀다. 호지슨의 IPA는 1800년대 초반까지 아시아 시장을 독점했다.

-황을 포함한 향기 물질은 인간이 가장 예민하게 느끼는 향이다. 같은 형태의 향기 분자에서 산소 하나가 황으로 바뀌면 향기가 수천 배 이상 강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와인뿐 아니라 다른 술이나 커피 등에서 핵심적인 매력을 부여하기도 한다.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극미량으로 다른 향기와 조화를 이루면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풍성한 향을 만들고, 지나치면 이취가 된다. 그리고 이런 황화합물의 향기가 와인의 산미와 함께 와인의 미네랄리티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가능성이 높다. 커피의 단맛이나 짠맛과도 유사한 기작이다.


+간장 향의 다채로움… 은 여러 분자 혼합물이다보니 그렇구만

+우리는 책쟁이들이니까 여기 책 냄새 분자 정도는 외워줘야죠? ㅋㅋㅋ 흠 여기 이 1999년 초판1쇄책 리그닌이 분해된 은은한 바닐린의 향이 참 좋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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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17 22: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요리책 사진을 보는 재미로 읽는데 이 책은 화학 책 보다 잼 날것 같습니다 !ㅎㅎ 음식은 소스맛이 좌우 ^ㅅ^

반유행열반인 2021-10-17 22:46   좋아요 3 | URL
소스향과 온도와 감촉과 주변 사람과 조명과 식기와 마음의 안정이 맛을 좌우!!! (맛이라는 감각의 복합성 복잡성을 꾸준히 알리는 저자입니다 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10-17 22: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이런 책 말고, 그냥 향 좋고 맛있는 게 먹고 싶어요!!
(반열님 식판을 보며)근데 이런 책 읽으시는 반열님, 정말 요만큼만 드신다구요?ㅋㅋㅋ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1-10-17 23:00   좋아요 2 | URL
아이참 여기선 잘 안 넘어가서 집 가서 잔뜩 먹을라구요…

2021-10-18 0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0-18 07: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Yeagene 2021-10-18 1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도 있군요..열반인님 덕분에 굉장히 다양한 책을 알아갑니다.열반인님은 확실히 과학이 좋으신가봐요...

반유행열반인 2021-10-18 12:51   좋아요 1 | URL
잘 몰라서 저라도 과학을 좋아해 보려고요 ㅋㅋ과학은 나를 좋아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