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인류를 구한 12가지 약 이야기 : 마취제에서 항암제까지, 고통과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해준 치료약의 역사
정승규 지음 / 반니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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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4 정승규.


약에 관한 교양서는 3년 전에 한 권 봤다. ‘위대하고 위험한 약 이야기’. 벌써 3년이 지났다니. 최은미 소설가의 장편소설 ’아홉 번째 파도’는 약과 도시의 비밀을 소재로 해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주인공은 약학 전공한 공무원이고, 또다른 훈훈한 인물은 약국 차리는 게 꿈인 약국에서 알바하는 약대생 공익이다. 척주시라는 가상 도시의 노인들은 약에 의존하면서도 오남용이 심하고, 공무원인 주인공은 이들을 계도하러 다닌다. 작은 도시 안에서 약국은 노인들과 정치인들이 세력을 이루고 반목하는 거점이 된다. 도시의 랜드마크로 거대한 약사여래불이 자주 등장한다. 이것도 벌써 읽은지 3년이 되었는데 워낙 인상 깊은 소설이었어서 약에 관한 정보를 접하면 이 책부터 떠오른다.

항생제, 말라리아 치료제, 환각제, 소염진통제, 마취제, 근이완제, 프로바이오틱스, 스타틴(고지혈증약), 비타민, 혈압약, 비아그라, 항암제, 다양한 약 중에서도 열 두 가지를 뽑아 개발 및 개선의 역사를 다루었다. 약에 대한 책인데 의약품이 아닌 프로바이오틱스나 비타민 같은 건강기능식품을 두 꼭지 다룬 게 좀 책의 주제랑 안 맞는 느낌이긴 했지만 제약사와 약국의 주력 상품이면서 건강 유지에 필요한 것들이긴 하니까…여기까지는 그러려니 했는데 인류를 구한, 인데 독자의 흥미 유발을 위한 건지 환각제가 끼어든 건 역시나 제목에서 많이 벗어났다 싶었다. 의약품 관련 책이면 피임약을 한 꼭지로 다루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이거야 말로 인류의 권익과 복지를 구한 약이 아닌가 싶은데 이 책에서는 빠졌다. 대신 비아그라가 들어갔다… 아저씨들의 행복은 구했겠구나… 하여간에 역사 속 의약품의 역할과 기여도, 약의 개발 과정을 정리해 놓은 걸 읽는 건 흥미롭긴 했다. 그렇지만 다 읽고 나니 크게 남는 건 없었다. 그리고 가끔 매끄럽지 않은 문장이 등장해서 아쉬움이 남았다.

온갖 약의 도움을 받아봤고 나이가 들수록 더더욱 그럴 일이 많아질 것이다. 나말고도 누구나 그럴 테니 약에 관해 기본적인 정보를 알고 가는 건 약물 오남용을 예방하고 임의로 복용 중단해서 치료 효과를 망치는 걸 막는 데 필요한 것 같다. 그러니까 약에 관해 제대로 알려주는 재미있고 잘 쓴 책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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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0-24 18: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약은 되도록이면 안먹는게 좋겠지만 그래도 먹는다면 알고 먹는게 좋겠죠? 😅 열반님의 이 박학다식한 독서는 대단 그 자체입니다 ^^

반유행열반인 2021-10-24 18:44   좋아요 3 | URL
관심은 중구난방인데 깊이는 깊지 않은 교양서 아이쇼핑(?)수준이에요ㅎㅎ 열린책들이 도스토예프스키 선집 리커버 펀딩하길래 어머 저건 새파랑님은 다 읽었겠네, 하고 방금 구경하고 왔네요 ㅋㅋㅋ

새파랑 2021-10-24 18:57   좋아요 3 | URL
저도 방금 보고 았는데 ㅋ 다 읽은 책들이긴 하던데 당연히 살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 좀 비싸긴 하던데 ㅋ

반유행열반인 2021-10-24 19:15   좋아요 3 | URL
저는 다른 이웃님이 산다 그래서 한참 말리고 왔는데요 ㅋㅋㅋ1. 이전 돈키호테 리커버판이 금가루 엄청 떨어지고 제본도 부실했다고... 2.굿즈 패브릭 독서대 디자인 빨이고 비슷한 거 다섯개 있는데 내구도 별로라고 ㅋㅋㅋ3. 저책 다 읽으면 돈 안 아깝지만 그냥 장식용 된다고 ㅋㅋㅋ 4. 책 사 봤자 출판사만 배불리고 저자는 죽어서 돈 한 푼 못 받으니 고전은 중고나 대출로 읽고 그 돈으로 젊은 생존작가 라면값이나 더 보태자고 ㅋㅋㅋㅋ (너무 영업 방해넼ㅋㅋ) 그런데 새파랑님은 다 읽으신 책이니 트로피로 하나 마련하셔도? ㅋ

새파랑 2021-10-24 19:34   좋아요 3 | URL
아 장식용이 목적이었는데 열반님 이야기를 들으니 고민이네요~ 그 돈으로 필립로스 딴 책살수 있는데 😅

Yeagene 2021-10-25 11: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글잖아도 약에 관한 교양서를 한권 읽어보려던 참이었는데 열반인님 말씀 믿고 이 책은 걸러야겠어요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10-25 12:04   좋아요 2 | URL
네 저도 저번 읽은 책이 그나마 낫고 이 책은 약학사(그것도 개략적인 ㅋㅋ)정도네요.

라로 2021-10-25 13: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암튼 우리 반열샘의 관심은 영역이 없군요!!!^^
근데 바이그라,,,좀 무/우프네요.^^;;;

반유행열반인 2021-10-25 13:56   좋아요 1 | URL
행복도가 올라간 사람들이 있는 건 다행이지만…나이 들어도 사그라들지 않는 욕망이란 진정 웃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