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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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뉴스에서 보게되는 희대의 살인마라든지, 연쇄살인범들의 카메라 플래쉬를 터뜨리며 보여지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아마도 두렵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을 것이다. 사람의 모습을 하고 그들이 했을 행동을 떠올리며 몸서리를 쳤을것이다. 만약 그 살인마의 자식이 내 아이와 책상을 같이 쓴다면 난 어땠을까를 생각해보게 된다. 지금껏 그들의 가족에 관한 생각은 뒷전으로 했기때문에 그런 뒷이야기는 내 관심 밖이었다. 살인마의 자식으로 산다는건 어떤것인지, 지금까지 생각치 못했던 문제와 마주치고 보니 나는 내 자아를 가진 내 자신임에도 불구하고 내 자신을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라면 어땠을까?

이 책은 그런 이야기이다. 살인마의 자식으로 어떻게 살아야했는지, 세상으로부터 어떻게 버림받았는지,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내용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복수극으로 우리를 초대하는 7년의 밤이다.

정신적인 트라우마로 인해 한쪽팔에 원인을 알수없는 마비가 찾아와 퇴물로 전락한 전직 포수 최현수. 그는 아내의 바램으로 어느 한적한 시골 댐의 경비업체 팀장으로 전근하기로 하지만, 미리 살게될 집을 보고오라는 아내의 청으로 그곳을 방문하기로 한다. 알콜중독중증에 가까운 그는 술을 마시고 가다, 수목원의 주인 딸을 차로 치고 그의 미래를 위해 가만뒀어도 죽었을 그 아이를 질식사시킨뒤 댐에 수장시켜버린다. 모두 우발적인 사고인 것이다. 수목원주인은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였고, 그날도 아이를 때려서 아이가 도망치다 사고가 난것이다. 어떤 감각과 기억력으로 수목원주인은 최현수를 용의자로 지목했고, 딸의 복수를 위해 그의 아들과 최현수까지 모두 죽이려 한다. 오로지 아들을 살리기 위해 최현수는 댐을 개방하고, 방류된 물은 초당 2500톤의 양으로 그 마을을 초토화 시키고 그곳의 주민 절반과, 지원나온 형사들 4명까지 물에 휩쓸려 모두 사망하게 된다. 최현수는 사형을 선고받고 아들은 이리저리 떠돌다 한때 아버지의 부하직원이었던 안승환이라는 남자와 함께 살게된다. 그는 정성으로 최현수의 아들 최서원을 돌보고, 수목원주인 오영제의 복수의 칼날로 부터 끝까지 보호한다.

화자는 시시때때로 변한다. 화자가 바뀌며 시간이나 장소도 바뀌는 구조이다. 2일정도의 일을 길고긴 추억의 터널끝에 모든 사건의 정황과 마주하는 내용이다. 왜 아버지는 미치광이 살인마가 되어야 했던것인지, 왜 아들은 아버지의 업보를 대신 등에 지고, 대신 죽어간 마을사람들의 짐을 대신 지고 살아야하는가. 안승환은 왜 그들의 보호자가 되어야하는것인가. 도대체 그날 밤 무슨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그리고 7년의 밤을 복수의 일념으로 살아온 오영제. 난 또 다시 모두 피해자라는 말을 하고 싶은것일까? 아니다. 죄의 값은 분명히 치뤄야 한다.

전에 사형제도의 존폐에 대해 심각하게 토론을 한것을 방송으로 본적이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사형제도가 존재하는 나라다. 하지만 사형이라는것은 안타깝기는 하지만, 사형제도가 없어져도 안타까울 사건들이 꽤 많아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게 현실이다. 안타깝지만, 나는 있어야 한다는 편에 무게를 둔다. 죄없는 사람이 무차별적으로 죽어야 했을때는 그 죄를 지은사람이 죗값을 치뤄야 한다고 본다. 죽음이 모든것을 해결해주지도 않고, 그 죽음으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수는 없지만, 죄인에게 있어 제일 소중한 목숨을 빼앗는다는게 나름의 보상이 되어주지 않을까 싶기때문이기도 하고 그렇게 무서운 존재는 이 사회와 영원히 격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이 방면의 전문가는 아니다. 그러나 가끔 언론을 통해서 보는 억울한 죽음들을 마주할때, 그 억울한 죽음들은 어떻게 달래야하나, 그들에게 남겨진 유족들의 슬픔은 어떻게 달래야하나를 생각해 볼때 나의 부족한 소견은 그렇다는 것이다.

결국 최현수는 사형을 당한다. 그리고 복수의 마지막이 다가온다. 그는 아들을 살리고자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았다. 그리고 그는 복수의 마지막에 또 다시 아들을 구하고자 한다. 참 아이러니 하다. 자신의 아들은 소중한 목숨이고 죽어간 목숨들은 죽어마땅한 목숨들일까? 아버지는 아들을 살리려고만 하지 그에 대한 참회는 보이지 않는다. 살인자의 아들이 설곳은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는 듯 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가 무슨 잘못이 있을까? 잘못은 아버지가 하고 죄에대한 단죄는 아들이 받는 것일까? 살인마의 아들을 거두고 있다는 이유로 직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학교에서 따돌림을 받는 사회를 은근히 고발하는 뉘앙스가 풍긴다. 언론 역시 골치아픈 사건은 빨리 종결지으려고 아귀가 맞지 않는 진술은 대충 무시한다는 내용도 충격이었다. 나는 어쩌면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드는 식으로, 언론이 보여주고자 하는것만 보며 그 말을 다 믿었던 꼭둑각시가 된 느낌도 받았다. 이런 일이 있지 않으리란 법도 없을진대, 나는 내가 듣고자 했던것만 듣고, 보고자 했던것만 봤으며, 보여주는 것만 보고자 했던 내가 한심하게 생각됐다.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전개였다. 마지막 몇페이지 남겨두지 않았을때 조차도 눈을 뗄수 없고 팽팽한 긴장감이 나돈다. 한시도 날 놔주지 않은 그 긴장감은 오래토록 내 기억에 남을지도 모르겠다. 살인마의 아들이지만 아주 잘 성장한 서원을 보며 그래도 그나마 행복하게 책을 덮을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다니, 내가 책을 읽으며 이런 기분에 빠진적이 있던가 다시 곰곰히 생각도 해보게 되지만, 그런적은 없었던것 같다. 올해 보기드문 수작을 많이 접하는것 같아서 행복하다. 이 행복이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지만, 난 오늘밤 또 이 책을 음미하느라 잠을 제대로 잘수 있을지 의문이다. 작품성이 뛰어난 작품을 만날때의 난 늘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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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4-22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장바구니에 담았어요.
어떤 내용이길래 다들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라고 하는지 넘 궁금해서요~^^

첫눈 2011-04-22 22:18   좋아요 0 | URL
정말 이 책의 작가가 놀랍기만 해요.
꼭 읽어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아마도 우리나라 스릴러의 한 획을 긋지 않았나 싶어요.
후회는 하지 않으실거에요 ^^
 
추상오단장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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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단장의 미아리고개를 먼저 떠올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어릴적 나의 모닝콜이었던 흘러간 옛노래. 하지만 이 책에서의 단장은 단편이란 뜻이다. 나는 단편을 두려워한다. 너무나 재미없음에, 때로는 어이없는 결말로 나를 당혹스럽게 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단편 또한 작가의 경험이나, 작가가 하고싶은 말일것을 생각해보니 그동안 단편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던 마음에 빗장을 풀게 만드는것 같다. 추상오단장.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큰아버지의 책방에 빌붙어 사는 스고 요시미츠. 어느날 그에게 키타자토 카나코라는 여인이 세상을 떠난 아버지께서 남기신 다섯단편을 찾아달라 의뢰를 한다. 요시미츠는 큰아버지 몰래 그 여인의 의뢰를 수락하고 다섯편의 단편을 찾기위해 동분서주 하게된다. 단편을 찾기위해 노력하던중 이 단편은 의뢰인의 아버지가 무엇인가를 말하기 위해 써내려간 단편임을 눈치채게 되고, <앤트워프의 총성>에 모든 실마리가 있음을 눈치채게 된다. 다섯단장은 결말이 없는 리들스토리였지만, 아버지는 그 단편들의 결말을 따로 써두었고 그 결말때문에 딸이 혹시 상처를 입을까 저어되어 내용과 결말을 따로 엇갈려 두었다. 요시미츠는 그것을 알아채고 카나코와 얘기를 하며 그녀가 모든것을 바로 볼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고 그 단편들의 상관관계를 알아내면서, 자기 자신의 처지까지도 냉철하게 되돌아 볼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여, 어떻게든 제대로 살아보려 애쓰며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다.

다섯 단편은 정말 단편만으로 나왔다면 또 다시 두려울만큼 재미는 없다. 그 단편만 보자면 말이다. 그러나 이 책의 내용에 있는 단편들은, 스토리와 맞물려 더더욱 흥미를 자아냈다. 침묵하였지만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단편을 썼을 남자의 마음과, 딸이 상처입을까 두려워 숨기려했던 아버지의 마음이 어우러진 따뜻하지만 왠지 슬픈 내용은 꼭 딸바보가 아니더라도 자식을 가진 어버이라면 그리 하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에 꼭 남의 일 만은 아닌, 독자로 하여금 공감대까지 형성하게 만드는 묘미가 있다.

아버지는 무엇을 숨기려 했을까? 소설을 통해 얘기 하고자 하는게 뭐였을까 싶어 무척 궁금했던 책이었다. 제목은 한자 뜻풀이를 하지 않으면 무슨뜻인지 이해가 잘 가지않는 어려운 제목이지만, 내용은 훈훈하고 너무나 가슴저미는 여운을 가져 쉽사리 잠이 들수 없을것 같다. 그리고 작가의 의도가 그것이라면 충분히 차고도 넘치는 성공을 거둔것이라 말하고 싶다.

탄탄한 구성과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나는 당연히 세월의 연륜이 느껴지는 작가일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1978년생의 작가라니 놀라울 따름이다. 늘어지거나 재미없는 부분을 찾을 수 없고 오단장 또한 충분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수작이다. 효네자와 호노부라는 작가의 이름을 꼭 기억해야 할 듯 싶다. 그리고 그의 다음 작품까지도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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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4-19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단편을 좀 맥 빠져해서...이 책 쟁여만 놓고 있는데, 님의 리뷰를 보니 읽어보고 싶은걸요~^^

마음의 빗장을 풀게 만드는 소설이라...어떨까 왕 궁금한걸요.

첫눈 2011-04-20 12:16   좋아요 0 | URL
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쟁여만 놓고 계시다니요~~~~~~~
너무너무 재밌어요 ^^
꼭꼭~~보셔용~~^^*
 
어느 책중독자의 고백
톰 라비 지음, 김영선 옮김, 현태준 그림 / 돌베개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표지를 볼것도 없다. 제목만 보거나 들어도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책중독자라는 표현도 신선했지만 책중독자의 고백이라니 더 호기심이 생겼다. 이런 말을 보고도 궁금하지 않다면 당신은 이런 봄날, 흩뿌려지는 벚꽃을 보면서도 아무런 느낌이 없는 냉혈일지도 모른다. 따스한 햇빛 아래, 콧등을 간지럽히는 살랑대는 봄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은 나를 들뜨게 만들기도 한다. 갈 곳도 없고 오라는 곳은 없지만, 왠지 밖으로 나가야 할 것만 같다. 하다못해 갈 곳이 없다면 시장이라도 다녀와야 할 것 같은 기분이다. 이런날 나는, 가끔 눈이 피로해지면 눈길을 올려 흩날리는 벚꽃을 가끔 감상을 하며, 어느 책중독자의 고백을 보며 즐거워했다.

한마디로 대단하다.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첫장부터 내 무거운 고개를 수없이 끄덕이게 만들고, 어느덧 저자의 존재는 까막한 하늘로 올라가 태양처럼 빛나듯, 나같은 소시민은 절대 따라할수 없는 경지를 보여주고 있다. 책의 초반부엔 자신이 과연 책중독자인지 먼저 테스트를 한 뒤 읽도록 되어있는 구조이다. 얼마나 편한가! 일단 스스로가 어느단계인지를 깨닫고 책중독자의 고백을 들으니 내가 그동안 책에게 해왔던 습관이나 행동들을 꼼꼼히 되짚어 볼수 있었다. 나의 책중독지수는 밝히지는 않겠지만 나는 이 책을 보면서 많이 웃었고, 수없이 고개를 끄덕여야 했으며, 내가 좋아하는 소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손을 뗄수가 없었다. 이 책에서 보자면, 이 책을 읽는동안 나는 책갈피가 필요없었다는 얘기다. 그 말인즉슨, 책을 들게되면 단번에 읽게 되었다는 뜻이다.

책중독자들에겐 여러부류로 나뉘지만, 특히 장서광과 애서가로 나뉜다는 점이 새로웠다. < 애서가는 책 고르는 법을 알아서, 다양하게 검토한 후 책을 늘려간다네. 장서광은 그저 첩첩이 책을 쌓아올리지, 때로는 그것을 들여다보지도 않고서. 애서가는 책을 음미하지만, 장서광은 책 무게를 달거나 평가한다네. >
아주 잘 설명한 글이다. 아마도 저자가 그 뒤에 말하고자 하는게 어떤건지 이 소제만 봐도 알것 같지 않은가?

이 책은 종종 만화가 그려져있어 책중독자의 고백에 이끌려가는 나의 영혼을 잠시 현실로 되돌리게 한다. 웃음이 터지지 않을래야 터지지 않을수 없는 만화가의 센스가 돋보인다. 무시무시한 아내 혹은 남편의 눈을 피해 책을 무사히 집으로 들여가는 미로게임이나 상상속의 환상의 책방의 그림들은, 자칫 저자의 정신병동에서나 들을 소리라고도 할수 있는 말들을 그저 책을 아주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 현실세계에서 살아남을수 있는 노하우 전수라는 그럴듯한 타이틀을 가지게 하는 적절한 안배같아 보인다.

나는 책의 어떤 한 부분을 인용하는것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아주 흥미로운 십계명이 있어 잠시 옮기고자 한다. 십계명중 폭소를 터뜨린 3계명만 간추리도록 하겠다.
< 책을 다룰 때의 십계명 > 中 3계명
1. 책 한 귀퉁이를 접어 페이지를 표시하거나 심지어 그렇게 할 생각을 하는 사람은
    차고에 있는 단두대로 즉시 인도된다.
2. 손가락에 침을 묻혀 페이지를 넘기는 사람은 즉시 교살당할 것이다.
3. 책등에 금이 가게 하는 자는 즉시 이 서재의 주인에게 보고할 것이며, 그런 자의 두개골에도
    금이 갈 것이다.
책에 대해 괴팍한 집착을 보이는 어느 책중독자의 서재 옆에 붙어있는 십계명이라 한다. 손가락에 침을 묻히는 행위는 나 역시 용납할 수 없지만, 내가 봤을때는 배꼽을 잡고 폭소를 터트릴만 한데도 실제로 누군가의 서재옆에 붙어 있는 십계라 하니 모골이 송연하지 않을 수 없다. 내 목과 몸이 분리되는 수모를 당하지 않으려면 누군가의 서재는 눈으로 보기만 해야할 듯 싶다. 혹시 내 옆의 누군가도 책중독자 일수 도 있으니 말이다.

책중독자의 치유방법은 역시 책중독자 답다. 책중독은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내버려두어야 한다고 한다. 책사느라, 또는 책 읽느라 모든것을 잃고 철처한 패배속에서 승리를 가질수 있다고 한다. 그러려면 걱정말고 책을 아주 심한 곤경에 빠질만큼 책을 사들여라 충고한다. 역시 책중독자 답지 않은가! 이런 결론이야말로 책때문에 결혼도 하지못한 책중독자 톰라비 답다 할수 있다. 톰라비는 간혹 장서광의 행동을 많이 보였지만, 책도 상당히 많이 읽은듯 하다. 책안의 책정보나 그간 책중독에 빠졌던 책중독위인들의 행보나 그들이 썼던 작품들이나 그들의 세계를 깨알같은 유머를 섞어 전혀 지루하지 않게 우리에게 알려준다. 책 없이는 못사는 책중독자나 책귀신들이나 책쟁이들은 한번쯤 자가테스트를 해보는것도 좋을것같다. 아무리 결과가 좋지않아도 웃음을 잃지 않고 책을 대할 수 있는, 진지하면서도 유쾌한 그런 책이다. 이런 봄날 아주 유쾌한 책을 읽었다. 벚꽃구경을 다녀온 듯 마음도 즐거워졌다.

나의 영혼은 책으로부터 안전한가?
당신의 영혼은 책으로부터 안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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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4-16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큭큭, <책과 결혼한 여자>가 생각나는데요...
저는 책 중독에 활자 중독까지 있어서, 화장실가서 아무것도 읽을게 없으면 허전해요.
휴대용 화장지 뒷면이라도 읽어야 한다니까요.
잼날거 같아요, 읽으면서 내내 웃게 될듯.

좋은 책 소개 감사드려요, 즐거운 주말되셔요~

첫눈 2011-04-16 11:52   좋아요 0 | URL
엘리트인척 보이게 하는 팁까지 친절하게 설명되있어요.
아주 대폭소에요~^^
책표지엔 만화로 화장실에서 볼수 있는, 소설이 쓰여진 화장지가 그려져 있기도 해요. 하지만 책의 리뷰를 보니, 책중독에 빠지지 않는 사람은 그리 쉽게 공감하지 못하는 분도 많으시더라구요~
하지만 마녀고양이님의 경우엔 술술 읽으실것 같네요 ㅎㅎ
활자중독까지 있으시다니요~~^^

마녀고양이 2011-04-16 15:16   좋아요 0 | URL
오오, 이 말씀에 지금 재빨리 장바구니에 넣습니다.
흥미가 확 당기네요. 저두 구매해서 빨랑 읽고 리뷰 올리겠습니다. 크.

양철나무꾼 2011-04-19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정훈의 책은 나름의 운명을 지닌다...가 생각나는 걸요~

저도 도그지어, 밑줄긋기,책 등 금가기...다 힘들어해서 말이죠.
이 책에 완전몰입 할 수 있을 듯~^^

첫눈 2011-04-20 12:1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양철댁님두 아마 충분한 공감을 느끼실거에요 ^^
장담합니다!!!!!
^^
 
내가 죽였다 시나리오픽션 2
안민정 지음 / 바이람북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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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시한부인생은 늘 드라마나 영화의 주요 단골소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눈물을 쏟게 만드는 뗄레야 뗄수없는 소재이기도 하다. 영화배우 이범수가 열연을 펼쳤던 <이대로 죽을순 없다>라는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그 내용은 참 눈물겨웠다. 형사였던 이대로가 시한부인생을 선고받고 남은 딸을 위해 순직처리 되길 희망하여 물불 안가리고 목숨을 거는 활동으로 표창까지 받는다는 내용이었을거다. 난 이 책을 보면서 그 영화가 떠오르기도 했다.

시한부인생을 선고받고 악마를 죽이고 깔끔하게 가겠다던 아버지의 계획은 알수없는 방향으로 꼬이기 시작했고, 아들이 살인용의자로 몰려 아들의 결백을 밝혀야만 하는, 마음편하게 죽을수도 없는 설정은 독자들의 눈시울을 붉히기에 충분했다. 자식을 방치한 아버지와, 아버지에게 버림받았다 생각하는 아들중에 누가 더 큰 피해자인지는 중요하지않다. 중요한건 증오 역시 또 하나의 사랑이라는거다. 아버지의 사랑이 그리워 그 사랑을 증오로 키웠지만 결국 아버지에 대한 사랑은 증오심마저 눌러버리고 만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모든것을 잊어버리려 일에 몰두한 한 남자를 누가 손가락질 할것인가. 진짜범인이었던 악마의 아들 역시 겉으로만 보자면 친부를 죽인 패륜아겠지만 난 왜 그가 이해되는것일까? 낳았다고 다 부모가 되는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렇다고 죽이는것도 모범답안은 아니다. 모두 피해자인 것이다.

역시 형사는 틀리다. 남들보다 더 민감한 오감을 넘어선 육감. 남들보다 더 뛰어난 추리력. 남들보다 더 끈기있는 인내심. 형사는 아무나 하는게 아닌것은 맞다. 때로는 가족이 필요할때 옆에 있어주지도 못하고, 때로는 자신의 희생도 따르기도 하다. 이 책은 네단락으로 엮어져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이 네단락의 제목이 왜 이리도 슬픈걸까? 형사 손기철, 살인범 손기철, 용의자 손기철, 아버지 손기철. 죽기전 해야만 했던 살인이 아들이 용의자로 몰려 기를 쓰고 자신의 범행임을 알리려고 노력하는 손기철. 그는 시한부인생이다. 진단명은 대동맥류. 큰 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터지면 과다출혈로 쇼크에 빠져 즉사할수 있는 무서운 병이다. 그런 몸도 편치않은 그가 아들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은 너무나 눈물겹다. 그렇다고 그의 살인을 미화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포커스로 맞추고자 하는것은 뜨거운 부정이기때문에. 어차피 손기철이 죽이지 않아도, 이미 적을 많이 만든사람은 언제든 꼭 벌을 받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대동맥류임에도 불구하고 통증을 참아가며, 약으로 다스려가며 아들의 결백을 주장하는 모습은 내마음을 울리기 충분하다.

시나리오픽션 시리즈 작품이라고 하는데, 영화로 나와도 흥미진진할 내용이다. 읽으면서 줄곧 아버지역할엔 김윤석이 떠올라 나는 손기철을 배우 김윤석의 얼굴을 떠올리며 읽었다. 책은 그리 두껍지도 않으면서 빠른시간내에 읽어버리게 만드는 힘이 있다. 가족의 힘이 무엇인지, 가족간의 사랑은 어떤것인지,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주는 아버지의 목숨을 건 사투는 요즘처럼 건조한 가슴으로만 살게하는 시대에 뜨거운 무엇인가가 내 가슴에서도 차오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지금 가족의 사랑을 느끼고 싶은분은 꼭 한번 보는게 좋겠다.

"살아야 한다. 난 아직 죽으면 안 된다.
괜찮다.
가서 말하면 된다.
내가 죽였다고, 내가 범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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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받은 책이다.  어떤 책을 먼저 읽어야할까???  즐거운 고민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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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13 1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14 1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