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양사 6 - 태극편
유메마쿠라 바쿠 지음,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왠지 자네의 얼굴이 보고 싶어졌지 뭔가"
이번에도 책을 펼치자 마자 세이메이에 대한 히로마사의 고백이 있다. 수줍은 듯 미소까지 띄우며 말했다하니 역시 음양사는 보는 재미가 기가막히다. 세이메이를 향한 히로마사의 진심이 너무 느껴져서 사나이들의 세계를 잠시 엿본것만 같아 눈과 귀가 즐겁다. 사나이세계란 무엇일까? 의리. 우정. 신의. 또 무엇이 더 있을까? 말을 나누지 않아도 그 시간이 전혀 어색하지 않고, 신분조차도 둘의 사이를 멀게 할수 없는 그들. 그들이 펼치는 모험담에 또 빠져보자.

지난 5권에 고대일본의 미의 기준에 대해 잠시 언급했었다. 이를 검게 물들이지도 않고, 눈썹을 뽑아버리지도 않아 시집이나 갈수 있으련지 하며 아버지를 고민에 빠지게 했던 멋진여성 쓰유코가 이번 6권에서도 매력적인 모습을 뽐낸다. 이백예순두마리의 풍뎅이에 대한 미스테리를 풀고자 스님과 밤을 같이 보낸다. 쓰유코의 아버지는 귀한 딸의 명예를 위해 절대 그리할수 없다고 강하게 반대하지만 쓰유코는 비밀로 하면 그 누가 알게 되겠냐며 당차게 아버지를 설득한다. 쓰유코의 행동은 내겐 너무나 멋진 여성으로 비춰졌다. 헤이안시대가 서기 800년도쯤 될거라 생각하는데, 그 시기에 이렇게 상식의 틀을 깨는 신여성이 있었다니 이 얼마나 신선한 충격인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탐구하기 위해서는 세상의 편견조차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 너무나 용기있는 행동으로 보였다. 남자에게 잘보이기 위해서 이를 검게 물들이지도 않고, 눈썹을 뽑지도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벌레에 대한 연구와 탐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 일본고대의 신여성을 새로이 본것만 같아서 너무나 즐거웠다. 비록 그녀의 아버지는 애가 탈지라도 ..

귀신에게 쫓기는 사나이가 다리(橋)에서 잠시 숨을 고르다 귀신에게 들키려하자 관음경을 외워 살아난 이야기도 너무나 흥미롭다. 그 사나이는 몰랐지만 그 다리에는 천수관음상이 다리의 수호신으로 묻혀있었는데 운이 좋았는지 명줄이 길었는지 다행스럽게 그 사나이는 관음경을 호신으로 삼고 외우고 있었다고 한다. 위기에 처하자 자신도 모르게 관음경을 외웠고 그 순간 누군가가 나타나 대신 귀신에게 먹혔다고 하는데 알고보니 그 누군가는 다리를 수호하던 천수관음상이었다고 하니 너무나 대단한 우연의 일치와 너무나 대단한 신의 위력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만약 그 사나이가 천수관음이 수호하는 다리에서 관음경을 외지않고 반야경이나 열반경을 외웠다면 살아날 수 있었을까? 관음경을 외웠고 하필 천수관음이 수호를 하고 있는 다리라니 정말 엄청난 우연에 나는 또 눈과 귀가 즐겁다. 음양사의 매력이 약간은 허황되고, 조금은 과장되고, 조금은 유별스럽고, 가끔은 믿기힘든 이야기 투성이지만 그런 매력에 나는 읽고 또 읽는것 아니겠는가? 재미있다. 이런 이야기들. 옛날옛적 귀신이야기들.

헤이안시대때는 노래로 대화를 했다하니 참 운치가 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시조쯤 될것 같은데, 여기서는 노래라고 표현한다. 1권에서 노래짓기에서 아쉽게 패를 해 거식증에 걸려 죽어버린 남자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만큼 그때는 노래가 참 중요한 요소였던것 같다. 연애를 할때도 빠질수 없는 것이 바로 노래짓기라고도 할수 있다. 지지않으려고 시를 대신 지어주는 사람에게 부탁도 하고, 어떤 이들은 베끼기도 했다하니 슬며시 웃음도 나온다. 연애라는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히로마사가 유부남인지 아니면 미혼남인지 아직 모르겠다. 세이메이는 식신들과 살며 아직 부인이 없는것은 잘 알것 같은데, 지금까지 히로마사의 집은 단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 그의 신분이 매우 범상치 않다는것은 매번 언급이 되었지만 늘 히로마사가 술이나 안주를 가지고 세이메이의 집을 찾으며 이야기는 시작되기 때문에 히로마사의 집은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그리고 히로마사의 가족들에 대한 일화도 찾아볼수 없다. 히로마사는 과연 품절남일까? 하후타쓰와는 어떻게 인연이 맺어진것일까? 별전에는 내 궁금증을 풀어줄 실마리가 나올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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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5-10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양사를 다 읽었다고 생각했었는데...언제부턴가 새로운걸요~
더듬어봐야겠어요. 유메 마쿠라 바쿠 라면 열번을 되읽을 의향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