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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숲에서 동.서양을 읽다
조용훈 지음 / 효형출판 / 2000년 2월
평점 :
절판
미술이나 문화를 소개하는 글들이 언제부턴가 딱딱한 문체와 가르침의 위엄을 벗어던지고 여행지의 안내자처럼 독자에게 말을 건네는 부드러움으로 바뀌고 있는 듯 싶다.
이 책은 지은이가 유럽의 유명한 미술관에서 본 그림과 예술 작품들에 대한 느낌을 적은 미술관 기행문이다. 이 책의 지은이 역시 우리에게 자신의 지식을 일방적으로 토해놓기 보다는 자신이 그림을 감상하며 느낀 점을 있는 그대로 우리에게 전하려고 한다.
물론, 지은이가 가진 그림에 대한 지식과 문학에 대한 지식이 그림 감상의 바탕이 된다는 점에서 지적이다. 그러나 강요하지 않기에 편하게 읽히고 어렵다는 느낌없이 쉽게 공감이 형성된다.
지은이는 미술관을 여행하면서 우리가 가진 서양에대한 콤플렉스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의식적으로 서양 미술 작품 감상 뒤에는 그에 버금가는 우리의 미술 작품과 문학 작품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것은 지은이가 서두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동양과 서양 모두에서 발견되는 미술과 예술의 아름다움을 차별없이 이야기하려는 의도로 비쳐진다.
그림뿐만아니라 조각과 건축물에 까지 그 감상의 폭을 넓히면서 문학과의 관계나 작가의 고뇌와 삶의 모습 등을 엿보려는 점에서 감상의 대상을 예술 전반으로까지 확대한다. 미술을 안내하면서 동시에 문화 전반에대해서까지 말하고 싶은 지은이의 욕심이었다면 그 욕심은 충분하게 만족되었다고 보여진다.
동양과 서양의 예술에 대한 깊은 지식이 없어도 쉽게 그 감동과 의미의 세계로 접근할 수 있는 꽤 괜찮은 안내서의 역할을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