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일찍 버스에 올랐다. 목적지는 농촌기술센타.
도시 외곽으로 접어든 버스는 황토빛 짙은 논과 밭, 군데군데 그을린 논두렁과 솔밭 사이를 경쾌하게 달렸다. 짐보따리를 들고 버스에 오르내리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모습에서 모처럼 시골의 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생활정보지에서 주말가족농장 회원을 모집한다는 안내 기사를 보고, 신청을 했다. 그리고 오늘 우리 가족에게 주어진 11평의 텃밭에 대한 정보와 채소재배에 대한 교육을 받으러 가는 길이다.
옛날 약봉지처럼 포장된 씨앗 봉투와 재배법이 적힌 자료집을 받아들고 돌아오는 길은 씨앗 속에 감추어진 푸른 생명들처럼 기대감이 가득했다.
무엇을 키울까 행복한 고민을 하면서, 잘 워서 주변 사람들과 나누어 먹는 상상도 해보았다. 생각만으로도 즐거운 이 일을 꼭 실현시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