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밀한 타인들 - 소중한 사람과 더 가까워지는 관계심리학
조반니 프라체토 지음, 이수경 옮김 / 프런티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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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뇌과학자가 이야기하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피할 수 없는 것이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일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 없이 혼자서만 외톨이처럼 사라갈 수는 없다. 그렇게 혼자만 세상과 담을 쌓고 살다보면 외로움에 사무치게 될 것이다. 다른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누군가에게 무엇이 되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우리 인간의 본능이 아닐까.

그런데 이러한 관계에 있어 능숙하고 성숙하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대부분은 그렇지 못한 것이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며 관계의 여러 모양과 측면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관계의 선태, 관계의 유지, 관계의 균열, 관계의 방향, 관계의 깊이, 관계의 재발견, 관계의 보상, 그리고 관계의 의미를 주제로 여러 다양한 형태의 관계에 대한 8가지 글과 스토리가 실려있다.

서양 사람들의 이야기로 우리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문화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과거나, 현재나, 동양이나, 서양이나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는 비슷비슷한 것 같다.



'관계 맺고 유지하는 것은 재능이 아니라 기나긴 여정'이라는 표현이 많이 와닿는다. 인맥이 넓다고 해서 인간관계에 능한 것도 아니고, 관계가 얼마나 깊고 성숙하느냐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와 좋은 관계를 맺고 오래동안 아름답게 유지하는 것은 '기나긴 인생의 여정' 중의 하나인 것 같다. 그 상대가 가족이건, 타인이건 상관없이 말이다.




연애 초기의 열정적 사랑의 느낌과 결혼 후 몇년이 지난 다음에 배우자에게서 느끼는 사랑의 온도가 참 다르다. 사랑의 감정을 느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찌 되었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호르몬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 외에도, 이 책에는 한 쪽이 더 매달리는 관계에 대해서, 죽음이나 이별 앞에서 발견하는 관계의 의미에 대해, 또 내 배우자를 두고 다른 사람과 육체적 관계를 맺는 불륜이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며 다양한 커플들의 관계가 소개된다. 그 속에서 공감되는 부분도 있고 공감할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

관계는 한가지 양상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시간에 따라, 또 문화에 따라, 그 깊이에 따라 또 나의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나는 관계에 성숙한 사람인가, 내가 맺고 있는 관계는 어떤 형태일까, 나와 내 배우자는 어떤 유형에 해당할까.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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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 - 하버드 최고의 뇌과학 강의
제레드 쿠니 호바스 지음, 김나연 옮김 / 토네이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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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가 말을 하거나 글을 쓰고 또 누군가의 말을 듣거나 글을 읽는 모든 행위가 아무 방해 없이 잘 진행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듣고 읽는 행위, 그리고 학습하는 행위가 화자의 전달 방법에 따라, 듣는 이의 청취 방법이나 태도, 환경에 따라 무궁무진하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전달하느냐'는 그 컨텐츠 못지 않게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내가 학창 시절 때만 해도 선생님으로부터 '무조건 외우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수업 시간에 선생님 말씀을 놓치지 않기 위해 다 받아 적고 노트가 빽빽하면 그 자체만으로 내가 공부를 열심히 했다는 착각을 하곤 했다. 시험 성적은 별개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저자는 하버드대 최고 인기 뇌과학 강의로 유명한 뇌과학자다. 뇌과학자가 알려주는 효과적인 학습법, 그리고 효과적 전달법을 배울 수 있다. 숱한 자기계발서에서 접할 수 있는 공부법, 학습법, 발표법 등 여러 방법론적, 요령적인 접근이라기보다, 뇌의 구조와 원리를 통해 바라본 인간의 학습의 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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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우리는 어떻게 배우는가 : 맥락과 상태 사이

 

=> 조종사들이 비행 훈련을 받을 때 시뮬레이터라는 기계 안에 들어가서 훈련을 받는다고 한다. 실제 비행기와 동일한 환경, 동일한 조건을 가진 모형 조종실에서 비상상황 등에 대처하는 훈련을 받는 것이다. 이 역시도 비슷한 이유에서일 것이다.

 

2. 변화무쌍한 곳에서 연습하라

실전 장소에 대한 정보를 거의 얻을 수 없을 때는 최대한 다양한 장소와 다양한 맥락 하에서 연습할 가치가 있다. 다양한 공간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이 좋다.

 

 

 

=> 어떠한 것에 익숙해지고 숙달되기 위해서는 반복이 중요하다. 또 다양한 환경에서의 훈련이 중요하다. 최대한 실전과 비슷한 환경에서 연습하거나 여건이 허락된다면 수많은 방해물들이 있는 환경, 또는 완전히 색다른 다양한 환경에서 훈련을 하는 것이 실전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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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어떠한 여건을 갖추느냐에 따라 학습의 효과는 극과 극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새롭기도 하고, 이러한 사실들을 진작에 알았다면 내 인생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막연한 잡념에도 잠시 빠져보기도 했다.

무조건 열심히 하고, 외우고 하는 고전적인 학습 방법에서 탈피하고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원하는 것을 전달하고 또 배우는 여러 원리들에 대해 뇌과학을 통해 배울 수 있어 매우 즐겁게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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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을 위한 MBA 필독서 50 - 세계 엘리트들이 읽는 MBA 필독서 50권을 한 권에 CEO의 서재 시리즈 21
나가이 다카히사 지음, 김정환 옮김 / 센시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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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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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에서는 무얼 배울까? 한때 MBA를 가려고 진지하게 고민했던 사람으로서 마음에 한 켠에 있는 미련을 달래기 위해 책으로라도 만날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제목에서 압도되어 책을 펼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던 이유가 바로 MBA 수업, 강의, 학설, 이론들이 소개되었을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반전이었던 것이, 이 책은 굵직굵직한 비즈니스, 경영의 대가들의 대표 서적을 분석, 저자가 나름의 시각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요약한 엑기스들의 모음집이라는 점.

평소 많이 들어보았지만 잘 알지는 못했던, 시간 내서 공부하지 않으면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경영학의 대표적 이론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책이랄까. 마이클 포터, 슘페터와 같은 경영학 이론의 전설부터 하워드슐츠(스타벅스 CEO), 레이 크록(맥도널드 오너)와 같은 경영인, 그리고 트렌디한 경영 분야의 사상가 세스 고딘이나 짐 콜린스와 같은 대가들이 쓴 책들을 한 눈에 만날 수 있다. 그것도 평이한 언어, 쉬운 설명, 예쁜 그림, 간단한 도표와 함께.

 


 

저자가 소개하는 첫 책은 경영학 개론에서 공부했던 마이클 포터의 경쟁이론이 소개된 책. 대학 때는 회사에서 일을 해 본적도 없고, 경험이 전무한 상태였기에 아무리 배워도 확 와닿지 않았던 이론들이 지금은 쉽게 이해된다.

업계, 비즈니스를 분석하는 수 많은 방법들 중, 5가지 관점에서 기업을 둘러싼 경쟁 상대들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경쟁자라고 하면 단순히 동종업계의 경쟁자, 조금 더 나아가서 잠재적 경쟁자까지만 인지하기 쉽다. 하지만 포터는 구매자, 공급자, 대체품, 업계의 경쟁자, 그리고 잠재적 경쟁자 모두를 분석해야한다고 주장한다.

해당 기업이 거래하고 관계를 맺는 각각의 주체를 경쟁 상대라 여기고, 그에 대한 대책을 각각 마련하는 것이 시장과 기업이 처한 상황을 정확히 분석하고 파악하는 것이라는 점. 실로 포터의 이 이론에 따라 다각도로 기업의 상황을 분석할 수 있어 여러 위험 요소로부터 방어, 그리고 극복을 위한 기업의 방향을 타진해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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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이론이 좋고 나쁘다는 비평 없이, 각 시대의 경영학 구루들이 내놓은 대표적 이론들을 있는 그대로 펼쳐보고 이해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이 아닐까.

너무나도 유명하지만 실제 그의 이론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슘페터 선생이 주창한 '혁신'에 대한 정의도 배워볼 수 있었다. '100년 전의 경제학자가 한 이야기를 지금에 와서, 왜? '라고 생각하면 오산인 듯.

"경제 발전의 원동력은 혁신(Innovation)이다!" - 조지프 슘페터 -

"혁신이란 기존에 존재하는 것들 간의 새로운 조합이다. 아이폰은 이미 존재했던 아이팟, 모바일 폰, 인터넷 커뮤니케이션 디바이스라는 3가지를 조합함으로써 완전히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것은 세상을 엄청나게 바꿔놓았다.

혁신이라고 하면 왠지 현실과 동떨어진 굉장한 것 같지만, 결국엔 '기존의 것과 기존의 것의 새로운 조합'일 뿐이다.

처음 잡스가 아이팟을 모바일 폰으로 진화시킨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그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고 황당한 소리라고 받아들였을 것이다. 혁신은 그렇게 탄생하며, 그러한 혁신이 세상을 바꿔나간다." / 152쪽

 

 


<크리에이티브 지니어스>라는 책에서도 '창작'과 '발명'은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아닌, 기존에 존재하는 것들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던 부분이 생각난다. 이 개념을 100년 전 설명했던 슘페터 선생이 왜 경영학 분야에서 레전드라 칭함을 받는지 이해가 되었다.


자칫 고리타분하고 지루해질 수 있는 경영학의 대표적인 이론들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쉬운 용어로 설명한 책이다. 50권이나 되는 경영학 대표 서적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책을 만나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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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의 마법 - 펜 하나로 만드는 가장 쉽고 빠른 성공 습관
마에다 유지 지음, 김윤경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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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ceo들은 스마트폰보다도 몰스킨다이어리를 더 선호한다고 한다. 왜일까? 이 책은 그 이유를 설명해준다. 직접 손을 사용하면서 필요할 때는 그림도 그리며 종이 위에 기록하고 메모하는 것이 뇌를 활성화하고 지식을 체계화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한 때 자기계발서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종이위의 기적, 쓰면 이루어진다> 라는 책에서도 종이위에 기록하는 것이 발휘하는 힘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이 책과 같이 메모법을 소개해주는 비슷했던 책으로 역시 일본인 저자가 쓴 <한 줄 정리의 힘>이 있다.

저자는 어린 시절 부모를 여의고 어릴 때부터 삶을 스스로 개척해야만 했단다. 돈을 벌면서 홀로 공부해서 와세다대라는 명문대에까지 들어갔으니 그 삶이 얼마나 치열했을지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다. 그가 그의 삶을 현재까지 이끌어온 비결은 다름 아닌 '메모'라고 하니, 정말 메모가 그의 인생에 마법을 부린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과연 메모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일까? 우리가 흔하게 생각하는 메모란 들은 것을 종이에 기록하는 것, 배운 것을 기록하는 것 등 1차원적인 의미가 아닐까. 저자가 의미하는 메모란 2차원, 3차원 이상의 고차원적인 지적 활동을 의미한다. 메모는 단순히 보고 듣고 배운 내용을 기록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키고 아이디어를 얻어내는데 엄청난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그가 의미하는 메모의 마법이란 주변에서 얻은 정보를 기록하고,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반화라는 과정을 거쳐, 또 새로운 발상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삶에 변화를 가져오고, 새로운 것을 창출해내는 메모.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도 무언가 삶을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만드는데 메모의 기능을 한정하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메모를 통해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끊임없이 자신과 환경을 분석하고 더 나은 자기 자신으로 계발해나가는 것이 메모의 마법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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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의 달인들의 메모장에는 무엇이 적혀있을까?

언어화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크게 두가지 특징이 있는데

첫째, 일반화 능력이 뛰어나다. 그중에서도 특히 유추하는 역량이 남다르다. 유추란 언뜻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대상들 사이에 공통점을 발견해서 연결짓는 사고 기법을 말한다. 자신과 가까운 주변에서 구체적 사례의 특징을 찾고 일반화한 후, 그것을 별도의 구체적 사례에 적용하는 것이다.

특징을 발견해서 일반화하는 작업은 언뜻 별일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인간의 언어화 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 비법이다 / 112-113쪽

둘째, 언어화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추상적인 개념에 이름을 붙이는 능력도 탁월하다. 아직 통칭이 정해지지 않은 대상에 표제어나 키워드를 붙이는 역량이다. 이들은 추상적이어서 이름을 붙이기 힘든 개념에 단어라는 확실한 형태를 부여해서 이 세상에 존재하게 한다.

유별나게 공을 들이지 않아도 누구나 직감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입에 오르내리기 쉬운 이름을 붙이는 것 역시 언어화 능력이다. / 113-1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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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중반에 저자의 경우 왜 그렇게 메모에 집작했는지에 대한 이유가 나온다. 바로 저자에게는 생명을 깎아내는 한이 있더라도, 인생을 걸고라도 실현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고 한다. 그게 무엇인지 구체적으로는 말해주지 않지만,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무기가 메모다 보니 목표를 향한 강한 염원이 메모에 대해 만족할 줄 모르는 지금의 자세를 유지하게 해주는 것이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내가 누구일까?' '내가 진정 바라는 일은 뭘까?'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명확히 도출하고 싶을 때도 메모가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몰두할 수 있고 열중할 수 있는 대상이 있는 사람은 앞으로의 시대를 살아가는 데 매우 유리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나 자신을 알고 내가 바라는 것을 명확하게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는 취업을 준비할 때 자기분석 노트를 30권 가까이 썼다. 그때는 '과거에 내가 지녔던 의식을 일반화한다'는 생각으로 그동안 살아온 인생을 온 힘을 다해 돌이켜봤다" (133쪽)

참 대단한 젊은이다.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데 노트를 무슨 30권이나 썼을까. 자기 자신에 대해 무슨 분석을 그렇게 많이 했을까. 취준생일때라면 그리 길지도 않은 인생인데 말이다.

그의 메모법의 차별성은 바로 끊임없이 생각을 발전시키는 노력에 있는 것 같다. 메모를 통해 생각을 멈추지 않고, 계속 또 다른 차원으로 생각을 키워가는 것, 그것이 종이에서 끝나지 않고 우리의 삶에서 실현되게 하는 힘도 바로 메모에 있다고 한다.

나도 어릴 적부터 한 다이어리, 한 일기 쓰는 사람으로 유명했다. (주변 지인들 사이에서) 현재 30대라는 나이에 한 회사의 대표로 또 베스트셀러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와 나의 차이점이 나타나는 부분은 바로 메모를 그냥 메모에서 그쳤느냐, 그것을 한 차원 더 나아간 생각, 그리고 현실로 발전시켰느냐의 차이인 것 같다.

메모를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발전시키고, 또 새로운 것을 발견해나가는 도구로 활용하는 습관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이런 단계가 습관이 되었을 때, 분명 삶에서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하는 마음이 생겨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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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 번역가 권남희 에세이집
권남희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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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재치와 위트가 느껴지는 권남희 번역가님의 에세이집이다. 그녀가 번역한 책들은 믿고 읽는 글이라고. 그녀의 번역의 대상이 되는 책들은 일본 작품 중에서도 최고라 불리는 작품들이다. 300권도 넘게 번역한 내공이 있는 대가라는 사람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매우 궁금한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외곬수에 예민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 나오는 메릴 스트립과 같은 캐릭터가 아닐까 상상했지만, 그와는 정 반대의 캐릭터의 소유자인 것 같다.

자신은 학창시절 있는듯 없는 듯, 존재감 없는 사람이었지만, 가지고 있는 재능이 번역 뿐이라 우연히 이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그녀는 인간미가 넘치고, 언론 인터뷰가 두려워 무라카미 하루키가 노벨 문학상을 안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주목 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덤덤하게 개인적인 일상과 일, 자신의 개인적인 생각을 이야기하는 에세이를 보며 왜 나는 이렇게 재미가 있는 것일까? 그녀의 삶이 나와는 매우 다르지만 공감되는 부분들을 발견할 때면 반갑고 또 웃음이 나기도 한다. 이게 에세이의 묘미인가보다.

사실 일본 소설을 그렇게 많이 접하지 못해서 권남희 번역가님을 잘 알지 못했다. 그런데 이분의 에세이를 읽다보니 이분이 번역하신 일본의 책들도 읽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나에게는 생소한) 무레 요코라는 작가의 에세이집을 번역하면서 그녀의 평범하지 않은 삶을 이야기한다.

"현대의 가족은 와해를 향해 가는 공동체같다. 그러니 다른 집은 다 화목한데 우리집만 콩가루야, 하고 비관하지 마세요. 어느 집이나 문 열고 들어가보면 곪은 곳은 다 있기 마련입니다." / 50쪽

시니컬하면서도 연륜이 묻어 나면서도 또 웃긴 그녀의 글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풉하고 웃기도 했다.

"넌 아무개의 20만 명 중 1명의 인맥​

네 인맥은 거미줄보다 가는 맥

좋아요나 눌러주는 팔로맥 (비트박스 풉팝풉팝)

오 시상이 떠오르듯 랩이 절로 나오네. 인맥이나 팔로맥이나 모주 소중한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맥의 수나 팔로어 수가 그 사람의 완성도는 아니니, 이 숫자의 많고 적음에 연연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내가 보기에 제일 구려 보이는 사람은 인맥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인맥이 넓다고 떠들어 대는 사람이다." / 65쪽

매 챕터별로 그녀가 일하면서 일어났던 에피소드, 편집자들을 만나면서 느꼈는 심정들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유머러스하게 수다 떨듯 이야기하는데, 매 챕터별로 큭큭거리며 웃게되는 에세이다. 왜 권남희님의 에세이를 재밌다고 말하는지 알 것 같다.

다른 일로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책을 펼쳤다가 웃으면서 책을 덮었다. 그만큼 시시콜콜할 수 있는 누군가의 일상이지만 나도 모르게 빠져들고, 위로 받고 또 웃음짓고 있게 되었던 그런 책이었다. 누군가 '재미있는' 에세이집을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단연 이 책을 추천해주겠다.


찮지만 행복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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