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영혼의 에너지 발전소 - 반양장
짐 로허.토니 슈워츠 지음, 유영만.송경근 옮김 / 한언출판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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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에게 일상의 시간관리보다 더 중요한 삶의 에너지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수 있게 해 준다. 저자는 이 책에서 삶의 에너지라는 것이 무엇이며, 이러한 에너지를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인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우리 안에 존재하는 기본적인 에너지들을 잘못 사용하면 어떤 상황에 도달하게 되는지도 많은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한 직장인은 저자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상황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정말 무서운 일은 이제 아예 멈출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다는 겁니다. 주말에 완전히 업무를 잊기 위해서 메인 주로 여행을 떠났죠. 곧 일하지 않는 다는 것에 대해 죄책감이 느껴지더군요. 항상 뭔가 일거리를 찾게 되죠. (중략) 갈수록 강하게 느껴지는 건 내가 더 이상 지금 이 순간에 살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어떤 순간에도 내가 하는 일에 완전하게 몰입하지 못하고 다음 일을 위해 서둘러 끝내려고만 합니다. 삶의 표면 위를 그저 스쳐 지나갈 뿐입니다.

 

사람들은 삶에는 4가지의 중요한 에너지가 있다. 그것은 신체, 감정, 정신, 영혼 에너지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들을 잘못 관리하여 혼자의 힘으로는 헤쳐 나오기 어려운 상황으로 스스로를 몰아가고 있다. 파동을 갖고 있는 생명체가 스스로를 위험하게 만드는  단선적인 삶으로 자신을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앞으로 나아가는 데 급급한 나머지 멈추는 방법을 잃어버린 것이다.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동차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4가지 에너지의 가장 기본이 되는 신체 에너지에 대한 무관심, 이로 인한 인내심, 집중력, 긍정적인 사고와 같은 감정에너지의 소멸, 충전 없이 사용만 하고 있는 정신 에너지로 인해 발생되는 여러 가지 문제점, 자신의 가치와 존재 이유 등에 대한 무관심으로 인한 영혼 에너지 상실이 바로 그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삶의 방식에 대해 몇 가지 중요한 내용을 전달한다.

 

첫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투여 시간이 아니라, 투여하는 에너지의 정도이다. 단순히 어떤 일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사용했는지 보다는 그 일에 얼마나 몰입하여 집중적으로 에너지를 투여했는지가 그 일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다.

 

둘째, 에너지는 직선적이 아니라 파동을 가지고 있다. 이를 집중적으로 사용하고 보충하는 몰입과 이완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이와 같은 집중적인 몰입과 완전한 이완 상태는 사람의 모든 에너지를 점점 더 강하게 만들어 준다.

 

셋째, 인간의 에너지는 신체, 감정, 정신, 영혼에너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들은 서로 연관성을 가지고 움직인다. 어느 한쪽만을 집중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사람은 금방 피곤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 때 사용하지 않은 에너지는 다른 에너지를 더욱 약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만든다. 가장 기본이 되는 신체에너지를 인터벌 트레이닝의 방법을 통해 지속적으로 강화시켜야 한다. 감정과 정신 에너지는 항상 맑고 긍정적인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궁극적인 목적 의식인 영혼 에너지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넷째, 성공적인 삶을 위해서는 분명한 목표가 필요하다. 이 목표는 외적이 아닌 내적인 목표, 부정적인 것보다 긍정적인 목표, 자기중심이 아닌 타인 중심의 목표일수록 강한 힘을 갖는다. 특히 영혼 에너지는 다른 3가지 에너지 사용에 대한 근본적인 목표를 주는 에너지이다. 따라서 자신의 삶에 대해, 자신이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에 대해 자신에게 질문하면서 그 해답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섯째, 단순히 해야 한다는 의지와 규율만으로는 자신이 원하는 긍정적인 삶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일상 행동의 많은 부분을 긍정적인 의식, 즉 습관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자신이 의식화하겠다고 한 행동이나 태도가 자신의 가장 깊은 목표와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불편을 느끼게 되고 오래 가지 못한다.  모든 의식은 항상 내가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란 질문과 연관되어 있어야 한다

 

이 책에는 나와 있는 많은 사례들은 내 자신 뿐만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 흔히 들어 볼 수 있는 것들이다. 그 내용들은 우리들이 이미 열심히 일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버렸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자신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모른 채, 급한 마음으로 지금 하는 일보다 다음에 해야 할 일을 생각하고 있. 결국 지금 이순간을 영원히 즐기지 못하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과거 내가 겪었던 많은 문제들, 일에 대한 회의, 육체의 피곤함, 삶에 대한 의미 상실, 내 앞에 놓여 있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들의 근본적인 원인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그것은 내가 가진 에너지의 한계를 의식하지 못한 채, 충전 없이 사용만 해 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질문, 나는 누구이며 내가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할 곳은 어디인가, 에 대한 답을 찾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는 길은 눈 앞에 보이는 산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등반대의 길이 아니다. 그것은 밤하늘에 빛나는 북극성만을 바라보며 끝없이 펼쳐지는 모래 사막을 걸어가는 것과 같은 삶이다. 멀고 먼 그 길을 도중에 쓰러지지 않고 끝까지 가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에너지를 항상 최상의 상태로 유지해야만 한다. 이 책은 그 방법을 우리에게 알려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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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 다치바나 식 독서론, 독서술, 서재론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이언숙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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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한 권을 쓰기 위해 서가 3개 분량의 책과 참고자료를 읽는 사람. 한 달에 2~3편의 정기 기고문을 써 내는 사람.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웃고 떠드는 것보다 책을 보며 공부하는 것이 더 좋다는 사람. 그리고 독서에 대한 자기 주장이 분명한 사람. 저자는 항상 새로운 분야에 대한 지적인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책을 읽고 정리하고 또 책을 읽으며 자신만의 새로운 시각을 만들어 낸다. 그는 누군가 자신에게 왜 공부를 하느냐고 물어본다면 그냥 알고 싶어서라고 대답하는 것이 가장 정답에 가깝다고 한다.

 

  나는 저자가 가진 세상과 사람에 대한 호기심과 세상의 모든 정보를 다 받아 들이겠다는 그의 집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이 책 내용 중에서 독서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가장 표현한 부분이 있다. 그것은 우리들이 현재로서는 수익성도 보장되지 않는 우주여행에 왜 돈을 써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저자의 답변이다.

 

 원숭이는 초식동물로서 특히 과일을 주로 먹고 살아가기 때문에 정글이야말로 생존에 가장 적합한 곳입니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사바나를 보고 비록 그곳의 환경이 열악한 듯 하지만,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싶어서 어쨌든 가 보자고 생각한 한 무리의 원숭이들이 있었습니다. 이 원숭이 무리가 사바나로 진출하면서 비로소 원숭이에서 인간으로 진화하는 첫발을 내디딜 수 있었습니다. 정글에 남아있던 원숭이들은 여전히 원숭이로서 살아가게 되었고 말입니다.

 

  저자는 우리를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어 준 것은 바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원초적인 지적 욕구라고 한다. 그래서 우주여행를 현재의 가치와 수익성을 가지고 평가한다는 것은 바로 인간 스스로의 발전를 멈추게 하는 것이다.

 

  그는 책을 종이에 문자를 인쇄한 정보, 지식전달 지의 수준을 넘어, 인간이 가진 지적인 세계를 표현하고, 이를 후세에 계승하는 최적의 수단이라고 평가한다. 책을 쓰는 자, 책을 만드는 자, 그리고 책을 사서 읽은 자들은 하나의 문화를 공유하는 작은 우주이다. 이러한 소우주가 확대됨으로써 인간의 지적, 문화적 다양성을 점점 확대된다. 그리고 이러한 것을 이끄는 것이 바로 책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독서에 대한 그의 생각은 무엇인가를 얻기 위한, 그리고 지적인 호기심을 채우기 위한 목적형 독서가 전부이다. 물론 그가 지식을 얻지 위한 독서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필요로 하는 독서는 정보를 수집하고, 가공해서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기 위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그가 제시한 독서 법은, 저자가 자신의 독서 법에 대해 평가한 것처럼,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으로서의 독서 법이다.

 

1.       책을 사는 데 돈을 아끼지 말라

2.       같은 테마의 책을 여러 권 찾아 읽어라

3.       책 선택에 대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4.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는 책은 무리해서 읽지 마라

5.       읽다가 그만 둔 책이라도 일단 끝까지 넘겨 보라

6.       속독법을 몸에 익혀라

7.       책을 읽는 도중에 메모하지 말라

8.       가이드북에 현혹되지 말라

9.       주석을 빠뜨리지 말고 읽어라

10.   책을 읽을 때는 끊임없이 의심하라

11.   새로운 정보는 꼼꼼히 체크 하라

12.   의문이 생기면 원본 자료로 확인하라

13.   난해한 번역서는 오역을 의심하라

14.   대학에서 얻은 지식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나도 논문을 쓰거나, 어떤 이슈에 대한 내 의견을 정리할 때에는 이와 같은 독서 법을 사용한다. 일에 필요한 책이나 자료들을 모아 놓고, 이들 중 필요한 부분을 찾아 발췌한 다음, 이 내용들을 다시 짜 맞춰 내 생각을 정리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어느 날인가, 저자가 말한 독서 법과는 달리 책 속에서 나를 찾고자 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지식과 정보가 아닌, 나를 알고 우리를 이해하고자 책을 읽는다면, 저자가 말한 독서 법 중에 한두 가지는 도리어 방해가 될 것 같았다. 그것은 책을 읽을 때는 끊임없이 의심하라는 부분과 속독법을 몸에 익혀라는 부분이다. 물론 이 2가지 역시 지식을 습득하여 이를 새롭게 재 생산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나는 책을 본 후 서평을 쓰고자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이 쓴 서평도 관심 있게 본다. 가끔 서평 중에서 이 책은 상식적인 내용이.. 이 책의 내용은 과거 진부한…’ 이란 표현을 보게 되면 나도 그 책을 구해 읽어본다. 그리고 그들의 말이 대부분 맞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거기서 무엇인가 얻었다는 느낌을 가질 때가 많다는 것이다. 나는 그 차이가 궁금했다. 왜 똑 같은 책을 보는데 어떤 사람은 진부한 내용이라고 하고, 나는 그 책 속에서 무엇인가 느끼는 게 있었다고 하는지.나는 책을 통해 나를 발견하려면, 제 3자 입장에서 책 내용의 진위를 따지지 말고, 내가 책 속으로 들어가 그 내용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이유를 알았다. 그것은 어떤 독서 법이 더 나은가 하는 판단을 떠나, 책을 읽을 때 가지는 마음가짐의 차이였다. 즉 책을 읽을 때 내가 그 책의 주인공이 되어 그 책을 보느냐, 아니면 지식을 얻기 위해 제 3자의 입장에서 책 내용을 평가하며 보느냐의 차이인 것이다. 

 

  독자의 입장이 아닌, 저자의 입장에서, 책 속에 나온 주인공의 입장에서 책을 보면, 상식적인 것 같은 내용이라도, 그것 자체를 실행하지 못한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예전에는 머리 속에만 있던 단편적인 지식들이 가슴으로 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자기계발서에서 자주 보는 경영우화, 문제가 있는 사람과 멘토 간의 대화체 이야기일 때는 자신이 바로 그 책의 주인공이거나 멘토가 되어 그 상황을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책일 경우에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책 속에 투영시켜 그것을 바라보아야 한다.

 

  나는 지식을 얻고자 책을 보는 것은 독서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라고 생각한다. 이것을 통해 우리는 급변하는 세상에 적응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독서 법이 과거 선인들의 지식을 계승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점이 바로 독서를 공부와 연관시켜 우리로 하여금 독서자체를 기피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 중에 하나가 아닌가 생각해 봤다.

 

  독서와 공부는 동일한 것이라는 기존의 생각을 버리고, 책 읽는 것에 재미를 붙이는 방법은 책에 내 자신을 몰입하여, 그 속에서 잊어버렸던 내 자신의 모습을 되찾아 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봤다. 그리고 이를 위해 책 내용을 비판하고 평가하기 이전에 내가 책의 주인공이 되어, 책과 함께 나만의 인생 시나리오를 펼쳐 보는 것도 독서가 주는 큰 기쁨 중의 하나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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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사과 - 벌레 먹은 과일을 황금사과로 만드는 9가지 자기혁신 법칙
캐시 애론슨 지음, 김미경 옮김 / 명진출판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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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이든지 팔 수 있다

 

 

벌레 먹은 과일을 황금사과로 만드는 9가지 자기혁신법칙, [황금사과]란 제목 위에 부제로 써 있는 문장이다. 저자는 어릴 때 자기 집에서 키운 과일이나 야채들 중 에서 모양이 이상해서 제 값을 받고 팔기 어려운 것들을 모아, 집 앞에 있는 길가에 가판 대를 세워 놓고, 차를 타고 지나가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팔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사람과 만나 이야기하면서 세상을 알고 싶다는 마음으로, 잘만하면 약간의 용돈을 벌 수도 있겠다는 호기심으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그녀는 이 일을 통해 무엇인가를 판다는 것에 대해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고, 그 후 어른이 되었을 때에도 어린 시절에 배운 그 지식을 가지고 세상에 우뚝 섰다.

 

이 책은 저자가 어릴 때 경험했던 가판대에서의 판매 방법을 되돌아보며, 판매의 달인이 되는 법, 고객이 필요한 인력을 소개해 주는 법, 그리고 자신에게 적합한 직업을 구하는 법들을 정리한 책이다.

 

책을 읽다 보면, 책 내용 속에서 저자가 가지고 있는 판매에 대한 자신감을 어렵지 않게 엿 볼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읽는 우리들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은 것 같다. 나는 어릴 때 남들이 팔지 못한다고 버린, 이상하게 생긴 과일이나 야채를 가지고 장사를 시작했어. 그리고 그런 것들을 가지고도 남 보라는 듯이 성공했어. 아무도 못 판다고 버린 것들을 팔아 치운 내가 그 무엇인들 못 팔겠어! 그것도 어린시절에

 

그리고 실제로 그녀는 직업을 구하기 위해 고향에서 대도시로 올라오자마자 남들이 부러워 하는 회사에 취직했고, 또 그곳에서 남자도 아닌 여자의 몸으로, 남들과는 다른 판매 방법을 통해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나는 이 책 속에서 그녀의 자신감 넘치는 표정과 목소리를 듣는 듯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무엇이든지 그것의 겉 모습만 보지 말고, 그 안에 담겨 있는 가치를 찾아내서 그것을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해 알리고, 고객이 그것을 구입할 경우에는 팔았다는 것에서 만족하지 말고,정성을 다해 예쁘게 포장해 주고, 거기에 고객이 예상하지 못한 한두 가지의 덤을 더 끼어 줘라.' 어떻게 보면 극히 상식적인 말인 것 같지만, 평상시 우리들이 잊기 쉬운, 그리고 지속적으로 실천하기엔 많은 노력이 필요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여러 가지 내용들 중에서 특히 내 관심을 끈 것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스스로 팔리는 물건이 되게 하라는 이야기 판매의 법칙 이고, 또 하나는 마지막에 챙겨주는 사과 한 알이 모든 것을 바꾼다는 덤의 원칙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딱딱한 구호나 숫자보다는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장편의 이야기보다는 잠깐동안의 대화를 통해 말하는 사람이 전하고자 하는 그림을 이해할 수 있는 간단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나 역시 직장에 다닐 때 직원들에게 항상 3분 스피치를 요구했다. 바쁘니까 간단하게 설명하라는 주문이었다. 그리고 이 요구는 내가 임원들에게 무엇인가를 보고할 때마다 그들이 항상 나에게 요청한 것들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요구의 밑바닥에는 3분이란 시간보다 당신이 생각하는 사업의 모습을 내가 머리 속에 그릴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청이 깔려 있었다.

 

나는 3분, 조금 길면 5분 동안 직원이 하는 말을 들으면서 그 사람이 생각하는 사업의 모습이 내 머리 속에 그려진다면 그 사업은 OK! 그러나 한참을 생각해야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건 다시 생각하라고 돌려보낸 기억이 난다. 

 

내가 생각하는 것을 짧은 시간 내에 상대방의 머리 속에 그려 줄 수 있는 능력. 그것도 하나의 영화장면과 같이. 이것은 식품매장에서 무엇인가를 살까 말까 결정하기 위해 점원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성미 급한 고객를 내 고객으로 만들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자. 점점 더 속도를 요하는 현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로 하는 능력이 아닌가 생각한다.

 

두 번째의 덤의 법칙 역시 나에게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해 줬다. 나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내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아 왔다. 그리고 내가 맡은 일은 항상 정해진 일의 범위와 내용을,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질의 수준을 맞춰 고객에게 갖다 주었다. 나는 나의 이런 면 때문에 나에게 일을 맡기는 사람에게도 동일한 원칙을 적용했던 것 같다. 그 사람이 고객이든 직장 상사이든 상관없이.

 

예를 들면 이런 요청이었다. '나는 당신이 요청한 일을 요청한대로 다했소. 그러니까 당신도 나에게 약속한 대로 약속한 금액을, 정해진 시간까지, 정확하게 주어야 하며, 나와 처음 계약할 때 약속했던 그 이상의 일은 시켜서는 안됩니다라고. 또 직장상사에게는 당신이 지시한 일을 그대로 해 냈으니까 이제 당신은 처음 나와 약속한대로 윗사람에게 이 내용을 말해 예산 받아 오고, 직원을 뽑고, 일을 실제로 진행시켜야 합니다 와 같은 요구를 한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처음 약속한대로 나에게 맡긴 일을 다 완수했기 때문에.

 

그러나 나는 이 책에 나와 있는 예들을 보면서 내가 너무 기본적인 것에만 치중하며 살아 온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계약이나 약속에 의해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일을, 정해진 분량만큼 정확히 한다는 것, 그것은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것을 가지고 내가 고객에게 자랑을 한다거나, 칭찬을 받는다거나 또 그 일로 인해 고객이 나를 다른 사람들보다 더 낫다고 생각할 이유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만약 내가 내 앞에 있는 고객을 나만의 고객으로 만들고자 했다면, 당연히 나는, 저자가 말한 것처럼, 내가 맡은 일을 정확하게 완료하는 것은 기본이고 고객이 생각하지 못한 무엇인가의 덤을 하나 더 주었어야만 했다.

 

내가 가진 황금사과, 물론 사과 그 자체만으로도 시장가치는 있겠지만, 우리 인간들은 계획된 프로그램에 의해 움직이는 기계가 아니라 감성을 가진 인간들이기에 저자가 말한 덤의 법칙, 요즘 흔히 쓰는 말로 고객 감동의 법칙은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내용이다.

 

나는 이 책의 마지막 장에 나와 있는 저자의 직업에 대한 가치관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그것은 직업을 구할 때에는 자신의 전공이나 학력에 맞춰 직장을 구하기 보다는, 그리고 월급을 얼마나 주는가의 문제나 직장에서의 직위에 따라 직장을 고르기 보다는, 어떤 사람과 일하고 싶은가를 먼저 생각해 보고, 직업 그 자체보다는 사람을 먼저 생각해 보라는 저자의 말이다.

 

   “내가 당신에게 직업과 커리어에 대해 조언하는 핵심은 바로 이것이다. 당신이 지금 갖고 있는 전문성에 관계없이, 자신이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 주변에 어떻게 직업을 마련할 것인가를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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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꿔줄 선택
할 어반 지음, 박정길 옮김 / 웅진윙스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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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질을 결정할 15가지의 선택지

 

 

이 책은 할  어반이 쓴 책 중 두 번째로 읽은 책이고, 세번째 책인 [긍정적인 말의 힘]이 서가에  꽂혀 내가 읽어주기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그가 쓴 책을 읽다보면 그는 항상 누군가에게 가르치는 듯한 문체로 글을 쓰고 있고, 책의 많은 부분을 좋은 문구를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데 할애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한 가지 전제를 가지고 책을 쓴다. 그것은 인간은 태어나고 죽는 것을 선택할 수는 없고, 하루하루의 삶 자체가 고통이지만, 그 대신 자기 앞에 놓여 진 고통을 헤쳐나가며 스스로 무엇인가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자유의지는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소중한 선물이기에 우리는 이 자유의지를 최대한 활용하여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값진 것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인간이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대한 태도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힘, 즉 자유의지라는 단어를 대학교 때 봉사활동을 하던 종교단체에서 처음 들었다. 신이 인간에게만 허락한 최대의 선물로 영혼 상태로는 느껴볼 수 없고 육체를 가진 인간만이 느껴 볼 수 있는, 그리고 그런 삶의 의미와 가치를 알게 하기 위해 신이 인간에게 부여해 준 최고의 능력이라고.

 

그러나 이러한 자유의지가 지금까지 내 삶을 이끌어 왔고, 앞으로도 나를 이끌어 갈 것이며, 신 앞에 섰을 때 나에 대한 평가 역시 이러한 자유의지를 사용해 내가 선택한 것들에 의해 이루어 진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은 그 후 오랜 시간이 흐른 나이 40이 넘었을 때였다. 

 

나는 지나 온 삶을 되돌아 보며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한가지 선택을 생각해 봤다. 내가 살아오면서 가장 잘한 선택이 있었다면, 그것은 17년 전 어느 날, 귀가 안 들리게 된 내 상태를 진찰한 의사의 결론, 정상적인 사회생활은 할 수 없다, 을 거부하고 나도 남들처럼 살아 갈 수 있다는 의지를 선택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열심히 살아 왔다.

 

그리고 내가 가장 후회하는 것은 바로 그런 삶 속에서 나의 신체적인 한계와 어려움, 그리고 불편함만을 의식하여 오로지 나만을 생각하며 세상을 살아가겠다고 결정한 나의 선택이었다. 나는 그 당시 이렇게 생각했다. 지금 나의 신체적인 상황으로는 나 혼자만을 생각하며 세상을 살아가기에도 너무 힘든 상황이야. 그래서 난 너를 생각해 줄 여지가 없어. 너는 나처럼 신체에 한계가 없잖아!

 

그러나 지나온 날들을 되돌아 보면서 내 가슴을 가장 아프게 만드는 것은, 그리고 지나 온 삶을 되돌아 보며 나를 가장 안타깝게 만드는 것은 내가 내린 선택 그 자체의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나도 남들처럼 정상적으로 사회생활을 하겠다는 그 결정 자체를 내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나는 그 당시 그 결정을 바라보며 그것은 내가 원해서 자발적으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내가 이 세상에서 살아 남기 위해, 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그리고 하루하루 먼 산만 바라보며 신을 원망하는 내 모습이 보기 싫어 어쩔 수 없이 가야만 했던 길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나는 내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고 있다는 생각때문에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았다. 그리고 세상 어딘가에 나 만을 위한 또 다른 세상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그 곳을 찾기 위해, 그 당시 걸어가고 있는 그 길을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쳤다.

 

결국 내 인생에서 오직 단 한번 밖에는 지나갈 수 없는 그 길을 걸어 오면서 내 곁을 스쳐 지난 간 수많은 기회들을 놓쳤고,  자신을 선택해 달라고 아우성치는 기쁨과 행복들을 외면한 채, 오로지 그 곳에서 벗어나는 방법만을 고민하며 살아 왔던 것이다. 나는 그 당시 내가 겪고 있는 어려움 자체가 내가 스스로 선택한 것인지도 모른 채, 그 곳에서 도망치기 위해 전력을 다해 뛰고, 뛰고, 또 뛰었다.

 

나는 나이 40후반이 넘어서야 비로소 중요한 한가지를 깨달았다. 그것은 내가 선택한 길을 가는 것과 남이 강제로 시킨 길을 간다고 생각하는 것과의 차이점이다. 내가 선택한 길이라는 의식은 설사 그 길이 어렵고 고생스럽다 하더라도 그 모든 것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그 길을 걸어가는 과정 속에서 길가에 피어 있는 아름다운 꽃을 바라보고, 가끔 걸어 온 길을 되돌아 보기도 하고, 길을 가다 지치면 나무 밑에 앉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된다. 그러나 내가 걸어가는 길이 내가 선택할 길이 아닌 남에게 강제로 떠밀려 나가야만 하는 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그 순간부터 그 길은 어떻게든지 벗어나야만 하는, 그리고 탈출해야만 하는 삶의 감옥이 되고 만다. 

 

나는 그 당시 그 길이 내가 선택하고 결정한 길이 아니고 어쩔 수 없이 떠 밀려 걸어가야만 하는 길이라고 생각했기에, 그 곳만이 간직한 삶의 비밀과 의미를, 내가 살아가는 동안 오직 단 한번밖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나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한 삶의 시간을 놓치고 말았다.

 

그러나 어느 날인가 지나온 삶 자체가 내가 선택한 결과라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나는 그것을 되돌아 보며 내가 지나 온 길 속에 숨어 있던, 그 곳만이 간직한 삶의 의미를 다시 느껴보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그런 과정 속에서 어떤 때는 눈물짓고, 어떤 때는 미소 짓기도 하면서 그 곳에서 자라고 있던 아름다운 꽃들의 향연을 만나 볼 수가 있었다.

 

하지만 되돌아 보면 볼수록 다시는 돌아 갈 수 없는 지나가 버린 삶이기에 좀더 나은 선택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과 후회, 그리고 다시는 돌아 갈 수 없는 지나간 삶이라는 안타까움을 느끼게 되고,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울려 나오는 애절함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아마도 내가 알게 된 선택의 중요성과 그것을 통해 알게 되는 삶의 의미와 가치를 누구에겐가 전해주고 싶다는 마음도 이런 애절함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저자는 삶의 선택지로 15개를 제시하고 있다. 나는 그가 제시한 하나하나의 선택지들을 보면서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는 소중한 인생의 방향 지들이라고 생각한다. 사람과 사람을 묶어 주는 공감, 그리고 그들에 대한 베풂과 용서, 나와 너를 이해하기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인내, 보다 바른 길을 선택해 낼 수 있는 생각의 힘, 그 속에서 하루하루의 삶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일신에 대한 의지, 용기, 지혜 등

 

아마 우리나라에도 할 어반과 같은 좋은 스승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 많은 젊은이들이 올바른 삶의 가치를 가지고,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공감과 겸손, 그리고 고통을 인내하는 삶을 살아갈 것이라고 믿는다.

 

나 역시 이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자유의지, 인생의 모든 길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길이라는 할 어반의 말이다. 특히 의무교육이라고 생각하며 어쩔 수 없이 책가방을 매고 지옥과 같은 학교 문을 들어서는 우리의 청소년들에게,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른 채 명문대학이라는 괴물과 싸우기 위해 밤을 새워 교과서를 외우는 그들에게. 그리고 점점 더 개인화 되고 물질화 되어가는 사회 속에서 삶의 방향타를 상실해 가는 젊은이들에게.

 

할 어반이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15가지의 선택지를 정리해 봤다.

 

1장. 삶이 가르쳐준 위대한 교훈인 겸손.

2장. 화를 잠재우는 거인인 인내.

3장. 신뢰와 소통의 열쇠인 공감.

4장. 천국으로 가는 디딤돌인 베풂.

5장. 내 마음의 자유를 위한 선물인 용서.

6장. 숭고함으로 이끄는 정신의 힘인 생각.

7장. 좋은 미래를 끌어당기는 주문인 가능성.

8장. 매일 새로워지는 일상의 기적인 일신.

9장. 열정과 꿈의 방아쇠인 용기.

10장. 인생을 멋지게 전력 질주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탁월함.

11장. 인생의 의미와 목적인 사명.

12장. 영혼은 채워주는 양식인 경전.

13장. 변화를 위한 통로인 기도.

14장. 삶의 주는 최고의 상인 지혜.

15장. 하루하루를 축제로 만드는 레시피로서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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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hot21 2006-09-25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글 잘 쓰시네요. 인생을 잘 살아가시는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는 지난 날을 아쉬워하고 후회하는 것을 '선택'하지 마시지요. 그 당시에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그것이 최선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지금 그렇게 깨닫고 아쉬워하게 되는 것도 그 당시의 그런 겪음이 있었기 때문 아닐지요.

일열 2007-11-17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고맙습니다 yeshot21님 ^^

웅이 2008-02-02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라, 먼댓글 글자가 깨졌네요. 언듯 보니 스팸같네요. 지워 주세요. 수동으로 트랙백합니다.

http://woongyee.egloos.com/1707174
행복 찾기(3)- 삶을 삶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렸을 때 맛있는 과자가 있으면 감추어 놓고 야금야금 먹곤 했다. 지금 웅이의 한rss(www.hanrss.com)에 들어 있는 일열님의 글이 그러하다. 오늘은 일열님의 삶의 질을 결정할 15가지란 글을 읽고 목메어 울었다...

일열 2008-02-02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웅이님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오늘은 내 남은 생의 첫날 -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문인 101인의 가상유언장
도종환.황금찬 외 지음 / KD Books(케이디북스)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오늘의 유언장은 내일을 살아가기 위한 삶의 목표이다

 

 

  나에게는 어머니와 같은 이모님이 한 분계셨다. 이모님은 결혼한 지 2년 만에 이모부를 전쟁터에서 잃고 오랜 세월 동안 하나뿐인 딸을 키우며 살아 오시l면서, 장사 때문에 새벽에 나가 밤중에 들어오시는 어머니 대신 우리 형제가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우리 곁에서 어머니가 되어 주신 분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 형제는 이모님을 엄마라고 부르며 자랐다. 어떻게 보면 우리 형제는 어머니가 두 분이나 계셨던 복 받은 형제이었다. 우리는 두 어머니를 구분하기 위해 친어머니는 시장에 나가기에 시장엄마, 이모님은 성당에 열심히 다니시기에 성당엄마라고 부르면서 함께 살았었다.

 

  이모님을 생각할 때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이모님의 치마끈을 잡아야만 잠이 들었던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이다. 그 당시 내가 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모님의 치마끈이 나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보금자리처럼 느껴졌고, 치마끈 밑으로 느껴지는 이모님의 숨결이 나에게 누군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런 이모님이 10년 전에 뇌출혈로 쓰러져 움직일 수 있는 건 눈과 입술, 그리고 약간의 손놀림 정도, 그러다 보니 움직이는 건 당연히 못하고, 자신의 감정 표현도 소리치는 것으로 밖에 표현하지 못한 상태로 오랜 시간 동안 힘들게 살아 오시다 얼마 전에 돌아가셨다. 

 

  이모님을 만나게 되면 제일 먼저 뛰어가 반가워 어쩔줄 모르던 내가 그 분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것은 바로 그 때부터였다. 이상하게 이모님 곁에 가는 것을 꺼려하기 시작했고, 누구보다도 그 분 곁에서 돌봐주어야 할 내가 항상 이모님 주변만을 빙빙 맴돌면서 지낸 것이다. 나를 그토록 사랑해 주시고, 나에게는 어머니와 다를 바 없는 분이었는데 왜 그토록 이모님을 피하게 되었는지?

 

  나는 그 이유를 [사후 생]이란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저자는 나와 같은 상태를 보고 죽음을 두려워 하기에 죽음 곁에 가고자 하지 않는 인간의 근본 심리라고 한다. 어쩌면 이모님은 자신의 어깨 위에 앉아 있는 사신의 그림자 때문에 내가 당신 곁에 가지 못하고 주변을 맴돌고 있다고 생각하시곤, 그런 내 그 모습이 안타까웠는지도 모르겠다. 가끔 내가 당신의 손을 잡아 주면 그 분은 희미한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우시기만 했으니까. 

 

  나는 올해 새해를 맞이하면서 한 가지 결심을 했다. 이모님을 찾아 뵙고 그 분 곁에서 오랫동안 그 분의 눈물을 닦아 드리며 함께 지내겠노라고. 죽음을 두려워 하는 것과 몸이 불편한 이모님을 돌보는 것과는 다르지 않냐고 나를 설득하면서. 그러나 이모님은 그런 내 모습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나는 영안실에 앉아 이모님의 사진을 보며 흘러 나오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지난 간 세월에 대한 후회와 마지막 가시는 그 순간만이라도 곁에 있어 주지 못한 안타까움때문에. 그러나 내 가슴을 가장 아프게 했던 것은 바로 이모님에 대한 죄송함과 후회를 가슴에 끌어 안은 채 앞으로 남은 몇 십년을 살아 가야 하는 내 자신의 모습이었다.

 

  나에게 단 한시간만이라도 다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이모님이 돌아가신 후, 영안실로 많은 신도들이 찾아 와 오랜 시간 기도를 해 주었다. 한 팀이 가면 또 다른 팀이, 그 팀이 가면 또 어디 선가 다른 사람들이 모여 와 기도를 해 주었다. 그리고 그들의 기도 내용 중에 빠지지 하는 기도 (망자는) 이 세상에 남은 아들, 딸을 위하여 빌어 주소서.

 

  이 책 [오늘은 내 남은 생의 첫 날]을 읽어보면, 세상에 무엇인가 남기고자 열심히 살아 온 문인들이 자신의 마지막 날에 세상에 남은 사람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 지 알게 된다. 그리고 사람들이 마지막 그 순간에 주로 어떤 말을 하게 되는지도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다.

 

  그들은 죽음을 앞에 둔 자기 자신보다도 아직 이생에 남아 있을 아내와 자식, 그리고 친구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먼저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들이 앞으로 남은 삶을 제대로 살아 갈 수 있을 지 걱정하고 있다. 그들은 남은 자들에게 서로 사랑하고 세상의 모든 것을 뜨거운 마음으로 살아가라고 이야기한다. 내가 죽을 것을 슬퍼하지 마라., 돈이나 재물에 너무 집착하지 마라., 남아 있는 아내, 남편을 위해 줘라., 형제간에 우애 있게 지내라.

 

  나는 문인들의 유언 내용을 보면서 만약 이모님이 말을 할 수 있었다면 그 분은 뭐라고 말씀하셨을 지 궁금했다. 오랜 세월, 자신보다는 딸과 우리 두 형제를 위해 살아 오신 당신. 인간사의 고통보다는 하느님을 바라보며 그 분 곁에 가고자 기원했던 이모님이라면 세상에 남아 있는 우리들에게 무슨 말을 하셨을까?

 

  입관하기 전, 이모님은 수녀 복을 입으셨다. 자신이 태어 난 그 곳으로 가기 바로 직전, 천사의 날개와 같은 옷을 입고 너무나도 아름다운, 이 생의 사람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찬란한 빛을 발하시며 하느님 곁으로 날아가신 것이다. 아마 그 분은 그 때 이렇게 말씀하셨을 것 같다. “너희들을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고, 앞으로도 영원히 너희들을 기억할 것이다. 내 아들, 딸들아.

 

  나는 나와 함께 살아 온 내 가족과 친구들에게 뭐라고 이야기 할까 생각해 봤다. 특히 가족들에게. 별로 길게 할 말은 없지만 꼭 하고 싶은 말은 있다. 아내에게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내가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지 못해 정말 미안해라고. 그리고 아직 따스한 온기가 남아 있는 두 손으로 그녀의 뺨을 어루만져 줄 것 같다. 다시는 느껴 볼 수 없는 그녀만이 간직한,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그녀의 체온을 느껴 보기 위해.

 

  아들에게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너를 만나기 위한 것이었어. 사랑한다. 내 아들아라고 말하며 뜨겁게, 내 몸에 남아 있는 모든 애정과 사랑을 다해 꼭 끌어 안아 주고 싶다.

 

  그러나 지금, [오늘은 내 남은 생의 첫날]엔 나의 마지막 날에 지나 온 삶을 되돌아 보며 후회하지 않기 위해, 나에게 주어진 오직 한 번뿐인 이 삶을 더욱 값지게 살기위해, 그리고 나의 유언이 지나간 날들에 대한 후회와 안타까움의 말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오늘 이 순간부터 삶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가지고 살아가고자 한다. 그리고 남은 시간동안 내 가족과 내 이웃을 더욱 사랑하고 아끼며 살아가고자 한다.

 

  모리 교수의 말이 생각난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우리가 가졌던 사랑의 감정을 기억할 수 있는 한 우리는 진짜 우리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잊혀지지 않고 죽을 수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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