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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사과 - 벌레 먹은 과일을 황금사과로 만드는 9가지 자기혁신 법칙
캐시 애론슨 지음, 김미경 옮김 / 명진출판사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무엇이든지 팔 수 있다
“벌레 먹은 과일을 황금사과로 만드는 9가지 자기혁신법칙”, [황금사과]란 제목 위에 부제로 써 있는 문장이다. 저자는 어릴 때 자기 집에서 키운 과일이나 야채들 중 에서 모양이 이상해서 제 값을 받고 팔기 어려운 것들을 모아, 집 앞에 있는 길가에 가판 대를 세워 놓고, 차를 타고 지나가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팔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사람과 만나 이야기하면서 세상을 알고 싶다는 마음으로, 잘만하면 약간의 용돈을 벌 수도 있겠다는 호기심으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그녀는 이 일을 통해 무엇인가를 판다는 것에 대해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고, 그 후 어른이 되었을 때에도 어린 시절에 배운 그 지식을 가지고 세상에 우뚝 섰다.
이 책은 저자가 어릴 때 경험했던 가판대에서의 판매 방법을 되돌아보며, ‘판매의 달인’이 되는 법, 고객이 필요한 인력을 소개해 주는 법, 그리고 자신에게 적합한 직업을 구하는 법들을 정리한 책이다.
책을 읽다 보면, 책 내용 속에서 저자가 가지고 있는 판매에 대한 자신감을 어렵지 않게 엿 볼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읽는 우리들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은 것 같다. ‘나는 어릴 때 남들이 팔지 못한다고 버린, 이상하게 생긴 과일이나 야채를 가지고 장사를 시작했어. 그리고 그런 것들을 가지고도 남 보라는 듯이 성공했어. 아무도 못 판다고 버린 것들을 팔아 치운 내가 그 무엇인들 못 팔겠어! 그것도 어린시절에’
그리고 실제로 그녀는 직업을 구하기 위해 고향에서 대도시로 올라오자마자 남들이 부러워 하는 회사에 취직했고, 또 그곳에서 남자도 아닌 여자의 몸으로, 남들과는 다른 판매 방법을 통해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나는 이 책 속에서 그녀의 자신감 넘치는 표정과 목소리를 듣는 듯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무엇이든지 그것의 겉 모습만 보지 말고, 그 안에 담겨 있는 가치를 찾아내서 그것을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해 알리고, 고객이 그것을 구입할 경우에는 팔았다는 것에서 만족하지 말고,정성을 다해 예쁘게 포장해 주고, 거기에 고객이 예상하지 못한 한두 가지의 덤을 더 끼어 줘라.' 어떻게 보면 극히 상식적인 말인 것 같지만, 평상시 우리들이 잊기 쉬운, 그리고 지속적으로 실천하기엔 많은 노력이 필요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여러 가지 내용들 중에서 특히 내 관심을 끈 것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스스로 팔리는 물건이 되게 하라는 ‘이야기 판매의 법칙’ 이고, 또 하나는 마지막에 챙겨주는 사과 한 알이 모든 것을 바꾼다는 ‘덤의 원칙’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딱딱한 구호나 숫자보다는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장편의 이야기보다는 잠깐동안의 대화를 통해 말하는 사람이 전하고자 하는 그림을 이해할 수 있는 간단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나 역시 직장에 다닐 때 직원들에게 항상 3분 스피치를 요구했다. 바쁘니까 간단하게 설명하라는 주문이었다. 그리고 이 요구는 내가 임원들에게 무엇인가를 보고할 때마다 그들이 항상 나에게 요청한 것들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요구의 밑바닥에는 3분이란 시간보다 당신이 생각하는 사업의 모습을 내가 머리 속에 그릴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청이 깔려 있었다.
나는 3분, 조금 길면 5분 동안 직원이 하는 말을 들으면서 그 사람이 생각하는 사업의 모습이 내 머리 속에 그려진다면 그 사업은 OK! 그러나 한참을 생각해야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건 다시 생각하라고 돌려보낸 기억이 난다.
내가 생각하는 것을 짧은 시간 내에 상대방의 머리 속에 그려 줄 수 있는 능력. 그것도 하나의 영화장면과 같이. 이것은 식품매장에서 무엇인가를 살까 말까 결정하기 위해 점원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성미 급한 고객를 내 고객으로 만들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자. 점점 더 속도를 요하는 현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로 하는 능력이 아닌가 생각한다.
두 번째의 덤의 법칙 역시 나에게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해 줬다. 나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내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아 왔다. 그리고 내가 맡은 일은 항상 정해진 일의 범위와 내용을,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질의 수준을 맞춰 고객에게 갖다 주었다. 나는 나의 이런 면 때문에 나에게 일을 맡기는 사람에게도 동일한 원칙을 적용했던 것 같다. 그 사람이 고객이든 직장 상사이든 상관없이.
예를 들면 이런 요청이었다. '나는 당신이 요청한 일을 요청한대로 다했소. 그러니까 당신도 나에게 약속한 대로 약속한 금액을, 정해진 시간까지, 정확하게 주어야 하며, 나와 처음 계약할 때 약속했던 그 이상의 일은 시켜서는 안됩니다라고. 또 직장상사에게는 당신이 지시한 일을 그대로 해 냈으니까 이제 당신은 처음 나와 약속한대로 윗사람에게 이 내용을 말해 예산 받아 오고, 직원을 뽑고, 일을 실제로 진행시켜야 합니다 와 같은 요구를 한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처음 약속한대로 나에게 맡긴 일을 다 완수했기 때문에.
그러나 나는 이 책에 나와 있는 예들을 보면서 내가 너무 기본적인 것에만 치중하며 살아 온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계약이나 약속에 의해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일을, 정해진 분량만큼 정확히 한다는 것, 그것은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것을 가지고 내가 고객에게 자랑을 한다거나, 칭찬을 받는다거나 또 그 일로 인해 고객이 나를 다른 사람들보다 더 낫다고 생각할 이유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만약 내가 내 앞에 있는 고객을 나만의 고객으로 만들고자 했다면, 당연히 나는, 저자가 말한 것처럼, 내가 맡은 일을 정확하게 완료하는 것은 기본이고 고객이 생각하지 못한 무엇인가의 덤을 하나 더 주었어야만 했다.
내가 가진 황금사과, 물론 사과 그 자체만으로도 시장가치는 있겠지만, 우리 인간들은 계획된 프로그램에 의해 움직이는 기계가 아니라 감성을 가진 인간들이기에 저자가 말한 덤의 법칙, 요즘 흔히 쓰는 말로 고객 감동의 법칙은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내용이다.
나는 이 책의 마지막 장에 나와 있는 저자의 직업에 대한 가치관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그것은 직업을 구할 때에는 자신의 전공이나 학력에 맞춰 직장을 구하기 보다는, 그리고 월급을 얼마나 주는가의 문제나 직장에서의 직위에 따라 직장을 고르기 보다는, 어떤 사람과 일하고 싶은가를 먼저 생각해 보고, 직업 그 자체보다는 사람을 먼저 생각해 보라는 저자의 말이다.
“내가 당신에게 직업과 커리어에 대해 조언하는 핵심은 바로 이것이다. 당신이 지금 갖고 있는 전문성에 관계없이, 자신이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 주변에 어떻게 직업을 마련할 것인가를 생각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