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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경영 - 지속성장을 위한 강력한 경쟁력
박희준 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6년 10월
평점 :
품절
“부장님! 지식경영 점검하라는 데요!”
“지식경영? 벌써 반년이 지났나? 자네가 우리 팀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점검해 보고 알려줘.”
“벌써 봤는데요, 새롭게 올라간 게 하나도 없어요.”
“뭐! 하나도 없어! (하긴 나도 안 올렸으니까!)”
“팀원들 모두 회의실로 모이라고 해.”
잠시 후, 팀 회의실. 웅성웅성, 시끌벅적 하다.
“자! 또 위에서 지식경영 상황을 점검 하다고 합니다. 근데 우리 팀은 지난 번 점검이후 새로 올린 자료가 하나도 없어요. 여러분들이 바쁜 건 알지만 회사 방침은 방침이니까, 내일까지 1인 당 3개씩 자료를 올려요. 알았죠!”
“3개씩 이나요? 하나만 하죠. 할 일도 많고 책상 앞에 앉아있을 시간도 없는데…”
“바쁜 건 알지만 할 수 없죠. 열외 인원 없이 모두 3개씩. 알았죠?”
“……..”
일년에 두 번, 지식경영을 점검한다는 회사의 공문이 내려오면 흔히 볼 수 있는 부서 상황이다.
지식경영을 주장한 피터 드러커. 개별적인 지식들이 모여 새로운 지식을 만들고, 이 지식이 다시 기존 지식을 강화시켜 주는 지식의 순환고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그의 말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개인이 간직한 지식들을 한 곳에 모아, 이들을 조직원 모두가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개별적인 지식들을 재 조합하여 기존 지식과는 다른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낸다는 것, 이런 것들은 지식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조직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식경영이 왜 필요한 지, 무엇을 위해 해야 하는 지 조차 잘 모르는 직원들에게 지식경영에 참여하라고 윽박지르는 관리자도 안타깝긴 마찬가지이다.
회사 구성원들이 지식경영에 참여하라는 회사 지시에 적극 따르지 않는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첫째, 자신이 가진 지식 중 어떤 것이 지식경영에 합당한 내용인 지 잘 모른다.
둘째, 업무를 통해 알게 된 지식을 공개할 때, 팀 내부의 보안 문제로, 조직관리자나 조직원들의 눈치를 보게 된다.
셋째, 개인이 힘들게 얻은 지식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를 원치 않는다
이 책, [독서경영]은 독서경영이 지식경영의 한계와 제한 점을 극복할 수 있는, 경영의 새로운 경향이라고 하면서, 독서와 경영간의 관계를 이렇게 표현한다.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감동을 주었던 글이나, 현장에 적용하면 좋은 시사점을 얼마나 많이 노트에 기록하느냐가 중요하다. 읽은 책이 얼마나 많은 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책을 읽고 느낀 점, 느낀 점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자기 생각을 기록하는 일이 독서경영의 핵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중략) 독서경영의 진정한 의미는 독서, 즉 책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읽은 책의 내용, 그 내용에 대한 나의 느낌과 주장, 나아가 그런 주장의 핵심을 경영현장에 접목하여 깨달은 교훈을 공유하는 경영에 두어야 한다.”
독서경영은 지식경영과 비교해 봤을 때, 몇 가지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조직 구성원들이 알고 있는 ‘암묵 지’를 자극하여 이를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둘째, 공동의 주제(책)를 매개체로 한 서평을 공유하고, 이에 대한 토론과 협의는 조직원들간의 공동체 의식을 강화시켜 줄 수 있다.
셋째, 지식 공유에 대한 조직 구성원들의 의식, 자신의 지식을 어쩔 수 없이 공개한다는 생각,을 책에서 배운 지식을 남들에게 보여 준다는 개념으로 바꿔 줄 수 있다.
다만, 독서경영을 생각하는 경영자들이 주의해야 할 점은
첫째, 독서경영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에 적합한 책을 선정해야 한다. 이런 책은 기업의 핵심가치를 강화할 수 있는 책, 특정 기업의 현실상황을 반영한 책이다. 유명한 경영.경제서적이나, 남들이 좋다고 한 책이 특정 기업에도 적합한 책이라고 볼 수는 없다.
둘째, 독서경영은 ‘독서’라는 사람의 행동에 기반을 둔 경영이다.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책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그것이 조직원 개개인의 지적, 정신적 발전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 지를 그들 스스로가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것 자체가 조직원들에게 또 하나의 짐이 될 수 있다.
나는 ‘독서경영’이라는 말 자체가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경영기법을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개인, 기업체들이 필요한 지식을 얻고 활용하기 위해 과거부터 해 온 ‘실천 지’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독서경영], 이 책이 반가운 이유는 그 동안 어렵게만 생각했던 지식경영의 개념- 조직원들이 가진 개개인의 지식을 경영에 활용한다-을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식이 쌓이고, 기업 가치도 올라간다’는 간단한 문장으로 표현해 주었기 때문이다.
책은 인류의 모든 지식이 모인 한계 없는 저장 창고이다. 우리가 원한다면 언제나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미처 깨닫지 못했다. 우리 옆에 떨어져 있는 책 한 권이 기업 경영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이런 점에서 [독서경영]의 외침- 기업경영을 위해 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산 넘어 파랑새를 찾던 우리의 시선을 책상 옆의 조그마한 책꽂이로 돌려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