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타이를 맨 바퀴
크레이그 하비 지음, 조행복 옮김, 이우일 그림 / 황금나침반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이름은 그레고리. 나이 오개월. 바퀴의 평균 수명이 6개월이라 치면 거의 멘사의 수준에 오른 노장의 바퀴벌레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이 책은 회사에서 별로 주목 받지 못하는 샐러리맨 조지프와 그레고리의 이야기이다.

 

어느 날 아침, 보고서 때문에 회사에 일찍 출근한 조지프. 그 덕분에 그레고리 라는 바퀴벌레를 만나게 되었다. 그 후 조지프는 그에게서 인생과 직장생활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바퀴벌레의 10가지 생존법칙을 배운다. 그 법칙은 이렇다

 

세상에서 오직 두려워해야 할 것은 자기 자신이다.

마음의 목소리를 항상 따르지는 마라.

언제나 최후까지 살아 남아라.

아주 작은 기회라도 엄청난 기회가 될 수 있다.

남들이 버린 곳에서 잔치를 벌여라.

뒤통수에도 눈을 달아라.

적이 생각에 잠겼을 때 움직여라.

충분히 휴식한 다음 사정없이 공격하라.

빛이 비치는 곳에 가지 마라.

나룰 죽이지만 않는다면 모든 것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

 

박태일은 해설에서 이렇게 말한다.

 

어떤 성공을 바라느냐고 묻는다면, 사람들은 잠시 골똘한 표정을 짓다가 부자라는 막연한 대답을 하거나 제 마음의 목소리가 아니라 신문에서 텔레비전에서 혹은 어디에선가 주워 섬긴 성공에 관한 철학을 앵무새처럼 되뇌기 일쑤다. 그 성공의 패러다임은 대개 세계의 1%의 성공을 누린 사람들의 삶의 시늉하는 것이거나. 하루하루 버티기에도 힘든 우리에게 맨손으로 파랑새만 좆으라고 등 떠미는 이상적인 이야기이기 일쑤이다. (중략) 생존력만큼은 부인할 수 없는 존재인 바퀴는 무지개 너머가 아니라 바로 당신이 발 딛고 선 곳을, 그리고 그곳의 진실을 똑바로 쳐다보라고 이야기한다.

 

무척 공감이 가는 말이다. 나는 이 책의 열 가지 법칙을 읽으면서 내용 하나하나가 모두 직장인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느꼈다. 저 멀리 있는 파랑새가 아닌, 바로 눈 앞에서 벌어지는 직장인의 삶과 조직의 생리를 적절하게 표현한 것이다.

 

특히 최후까지 살아 남아라(진정 성공하려면 자신의 능력으로 이룰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하고, 자신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것에 현혹되지 말고 항상 꾸준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내용과 빛이 비치는 곳에 가지 마라(길이 막혔단 사실을 알았다면 방향을 바꿔 목표를 수정하고, 수정된 새 목표를 향해 재빨리 움직이라. 실패한 계획 때문에 실의에 빠지지 말고)는 내용은 구지 직장인이 아니더라도 세상을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내용이라고 느꼈다.

 

이 책의 내용은 해설자 말대로, 세계에서 이름 난 유명한 명 강사나 그룹회장의 성공사례, 그들이 만든 추상적인 개념은 아니다. 그보다는 일반적인 직장인이 자신의 삶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하나의 행동 지라고 본다. 바로 현실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만, 우려가 되는 것은 이 내용을 바퀴벌레라는 혐오스러운 곤충의 행동과 연결시킬 경우이다. 이럴 경우 저자가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정 반대로 해석될 위험이 있다. 예를 들어 남들이 버린 곳에서 잔치를 벌여라 의 의미는 남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맡더라도, 그 일을 즐겁게 하다 보면 기회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이를 바퀴벌레의 생태와 연결시켜 해석할 경우, 긍정적인 의미보다는 더럽고 지저분한 내용으로 독자에게 와 닿을 수 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 책의 핵심주제는 우리가 자기계발서에서 자주 접하는 내용들이다.

 

우리의 가장 큰 문제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두려움이다. 이것을 제거하면서 자신의 강점을 분명히 파악하라.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평가에 흔들리지 말고, 그것을 키우는 일에 매진하라. 주위 상황이 어떻게 바뀌는 지 항상 신경을 쓰면서, 자신의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항상 생각하라. 단 움직임과 휴식을 잘 조화시켜 스스로가 지치지 않도록 하라.

 

바퀴벌레는 단지 이 주제를 보다 실감나게 전달하기 위한 한 소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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