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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세의 선택 - 승자의 결단
무라야마 노보루 지음, 유순신 옮김 / 에이지21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20세의 얼굴은 자연이 준 선물, 50세의 얼굴은 자기 자신의 공적.” 코코 샤넬의 말이다. 저자는 커리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28세까지의 커리어는 기세, 29세부터의 커리어는 의지, 그리고 50세의 커리어는 자기자신의 인생의 작품.” 즉 커리어를 형성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자질은 ‘자기변화능력’인데, 50세 때 자신의 커리어는 바로 현재 직업에 대한 자신의 의지와 자기 변화에 대한 의욕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인과 축적의 결과이다.
저자는 커리어를 만들어 가는 직장인의 모습 속에서 4가지의 상이한 모습을 발견한다. 그것은 ‘커리어를 형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얼마나 되는가, ‘커리어 형성을 위해 얼마나 주도적으로 주변 여건을 변화시켜 나가는가’에 달라지는 직장인의 모습이다. 저자의 구분을 살펴보면,
첫째, 커리어 형성의 의지도 없고, 커리어 형성을 위한 변화도 거부하는 [삶은 개구리형]
둘째, 커리어 형성의 의지도 없으면서 이리저리 바람에 따라 날라 다니는 [민들레 홀씨형]
셋째, 커리어 형성의 의지가 무척 강하지만, 한 곳만을 고집스럽게 파고 드는 [해바라기형]
넷째, 커리어 형성의 의지가 있고, 이를 위해 전략적인 이동을 추구하는 [카멜레온형]
저자는 이들 중 셋째 [해바라기형]과 넷째인 [카멜레온형]에게 좋은 점수를 주고 있다. 특히 자신이 그린 커리어의 모습을 향해 직장과 일할 곳을 스스로가 선택해 나가는 [카멜레온형]에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나는 어떤 모습의 직장인이었을까? 이 책 [35세의 선택]의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까지 계속 생각났던 질문이다.
나는 직장생활 19년 동안 3번의 큰 변화를 겪었다. 하나는 첫 직장인 ‘한국리서치’라는 시장조사회사에서 시작한 조사회사와 광고 대행사의 조사와 전략담당자로서의 시절, 또 하나는 ‘김정문알로에’라는 건강보조식품 방문판매회사에서 시작한 중소기업 마케팅 담당자로서의 직장인생활, 마지막은 ‘SK’에서 몇 개의 계열사를 이동하며 보낸 신규사업개발책임자로서의 근무기간. 각기 다른 문화와 환경을 가진 회사들을 몇 년에 한 번씩 바꿔가며 19년을 보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회사를 몇 번 옮기다 보니, 항상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었고, 그런 가운데에서 회사 일에 조용히 안주할 시간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한 달에 2~3건씩 처내야 하는 시장조사 보고서. 한 달에 2~3건 들어가는 광고 컨셉트과 브랜드 개발서, 밀려들어오는 영업부의 상품개발 제안, 마케팅 전략 수립, 프랜차이스 업무 매뉴얼 작성, 현장 교육, 사업 홍보를 위해 신문사에 보내야 하는 주간 칼럼, 신규사업 진행 보고를 위한 주간회의, 사업에 필요한 인력 선발, 그리고 3년 단위로 병원에 입원. 어떻게 보면 무척 파란만장 한 직장인의 삶을 살아 온 것도 같지만, 또 어떻게 보면 주어진 일을 쳐 내느라 변화라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외통수의 직장 생활이었다.
나는 어떤 모습의 직장인이었을까? 이에 대한 답은 ‘한가지의 모습은 아니었다’ 이다. 나는 저자가 말한 네 가지 형태의 모습을 하나씩 거쳐 왔던 것 같다.
귀가 안 들려 직장을 선택할 여지가 거의 없었을 때 나는 ‘민들레 홀씨’형 직장인이었다. 그 당시 나에게 중요한 것은 나를 필요로 하는 직장이었으니까. 그러나 조금씩 직장생활에 적응하게 되면서, 나도 주특기가 있어야 했다. 그 때부터 ‘해바라기’형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상품개발, 마케팅전략, 사업기획 등의 업무로 나를 키웠다. 그러다 내 자신에 대해 어느 정도의 커리어가 생기자 그 순간부터 내가 원하는 모습을 그려 놓고 그곳을 찾아 다니는 ‘카멜레온’형 직장인으로 탈바꿈했다. 나에 대한 대우와 가격을 놓고 회사에 흥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나도 결국엔 지쳐가는 내 모습과 함께 변화를 거부하는 ‘삶은 개구리’형 직장인이 되었다. 이것이 내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이 싫어 ‘카멜레온 형’으로 살고자 직장을 그만두었다.
직장생활을 되돌아 생각해 보면 내가 가장 열정적으로 일했던 때는, 저자 말대로, 해바라기형과 카멜레온형 직장인의 모습이었을 때 였다. 해바라기 형일 때는 내가 왜 배우고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었고, 카멜레온형일 때는 내가 만든 상황 속에서 내가 일을 이끌고 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왜(Why) 그 일을 해야 하는 지, 내가 무엇(What)을 위해 일을 해야 하는 지 알면 알수록 상황에 주도권은 내 손안에 놓이기 마련이다. 저자가 커리어를 생각할 때 제일 먼저 ‘Why’ ‘What’을 결정하고, 그 다음 ‘How’를 생각하라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기억에 남는 내용이 몇 가지 있다. 그것은
첫째, 어떤 일, 직업을 생각하건 항상 ‘Why’ ‘What’을 먼저 생각한 다음 ‘How’를 생각하라
둘째, 이제 세상은 스스로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어 가야 하는 때이다
셋째, 자신의 삶에서 분명한 목적을 찾는 순간, 그것을 위해 일하는 순간, 과거에 배운 모든 경험과 지식이 자연스럽게 하나로 뭉쳐진다. 쓸데없는 지식, 경험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넷째, 직장을 그만두고 내 삶을 스스로 개척하고 있는 지금, 가슴에 깊이 와 닿은 말이 있다.
“변화가,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인생의 과제라면 그 변화가 가져오는 예측 불허의 상황, 우발적 사건들을 오히려 낙관적으로 받아들이고 마치 파도타기를 하듯 그것을 즐기면서 대응하는 것이 유동성을 갖춘 ‘카멜레온’형이 발전적 커리어를 형성하는 기본이다. (중략) 초반에 달성 목표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 슬럼프를 현명하게 빠져 나온다. 혼돈의 숲을 지나 아수라장을 뚫고 나가면 광활한 언덕이 펼쳐져 있다. (중략) 자기다움을 잃지 않고 주도적으로 만들어 낸 상황이 바로 자기가 만들어 낸 커리어이며, 거기에서 충족감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행복한 커리어다.”
다만, 이 책의 내용 중 몇 가지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다.
첫째, 카멜레온형 인간의 모습은 아직 한국에서는 이질적인 모습이다. 물론 이런 사람들은 회사의 필요에 의해 남들보다 쉽게 스카우트될 수는 있겠지만 그 대신 그들 뒤에는 엄격한 평가가 기다린다.
둘째, 직장인들은 위에서 만난 네 가지의 부류로 나누기는 어렵다. 누구도 ‘삶은 개구리형’이나 ‘민들레 홀씨형’으로 살기를 원치 때문이다. 도리어 내 경우처럼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몇 가지의 유형을 서서히 거치는 경우가 많다. 직장생활을 통한 커리어 구축의 핵심은 키는 자신에 대한 자아 통제력에 달려 있다.
셋째, 직장생활을 너무 힘들게 하려고 하지 마라. 직장생활은 영원한 것이 아니다. 다만 자신만의 삶을 준비하는 훈련소, 그것도 돈 받으며 공부하는, 이기에 하루하루를 열심히 배우고 공부한다는 자세로 보내라.
[독서경영의 Key Word]
1.자신이 어떤 모습의 직장인인지 판단해 볼 수 있는 책이다
2.적극적인 삶을 사는 직장인의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 알 수 있도록 해 주는 책이다
3.커리어를 쌓는 방법에 대해 알고 싶을 때 도움을 주는 책이다
4.가장 중요한 것은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볼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