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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행운
알렉스 로비라 셀마 외 지음, 이정환 옮김 / 에이지21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이 행복한 삶이다.’ ‘내일을 걱정하지 말고 오늘 할 일을 다하라.’ ‘준비된 자만이 행운을 붙잡을 수 있다.’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자주 듣는 말이다. 어쩌면 누군가에게 어려움을 하소연할 때마다 듣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준비만 한다고 미래가 보장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오늘도 무엇인가를 찾아 이리저리 뛰어다니게 된다.
직장에서 신규사업을 담당하던 시절의 일이었다. 연초에는 비교적 문제없이 진행되던 사업하나가 그 해 중순을 넘기면서부터 목표에 미달하기 시작했다. 직원들의 말을 들어 보면, 그 해의 예상결과는 연초 목표의 70% 정도를 달성할 것 같았다. 연초에 너무 무리하게 목표를 올려 잡았던 것도 하나의 원인이었다. 하지만 팀의 목표를 책임진 나로서는 이런 상황을 바라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뭐든지 목표를 맞출 수 있는 새로운 수익 원을 찾아야만 했다.
나는 그 때부터 이곳 저곳을 찾아 다녔다. ‘30%가 부족하면 00짜리 업체를 몇 개를 새로 개척하면 되고, 그 다음엔…’ 내 머리 속에는 오로지 새로운 수익 원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생각뿐, 지금 진행되고 있는 사업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연초에 잡았던 목표를 맞추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고민할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대로 미달되었다. 부족한 매출을 채우기 위해 밖으로 뛰어나간다고 해결될 수 있는 거라면 누구는 사업을 못하겠는가? 모든 것은 세밀한 준비와 그에 따른 노력이 함께 따라줄 때만이 가능한 것이었다.
다음 해, 그 사업은 더욱 어려운 고비를 맞게 되었다. 전년도에 부족한 매출 때문에 바쁘게 뛰어다니느라 정작 중요한 것을 놓쳤다. 매출 미달의 원인을 정확히 따져보지도 못했고, 다음해의 매출을 위한 준비도 거의 해 놓지 못한 것이다. 그저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에서 이리 저리 뛰어 다녔을 뿐이다.
나는 그 당시를 되돌아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해 본다. 만약 그 때 내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기도 직원들과 함께 매출 미달의 원인을 찾아 봤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이를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면, 그리고 이를 하나씩 준비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그 해 매출은 미달했을지 몰라도 그 다음해에는 전년의 부족분을 채우고도 남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그 당시, 직속 상관이었던 한 임원의 말이 생각난다. “방 부장, 열심히 하지 말고 잘해!”
[준비된 행운], 이 책은 매혹의 숲에서 자라는 마법의 클로버를 찾는 두 기사의 이야기이다. 마법사의 요청에 따라 마법의 클로버를 찾아 나선 흑기사와 백기사. 흑기사는 마법의 클로버가 자란다는 숲에 도착하자마자, 그 곳을 잘 아는 숲속의 나무, 돌, 물의 정령들에게 클로버가 자라는 곳을 물어본다. 그러나 대답은 ‘이곳에서는 클로버가 자랄 수 없다’는 말뿐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 대답을 믿지 않고, 클로버를 찾아 이리저리 뛰어다니기 시작한다.
백기사도 흑기사와 마찬가지로 클로버가 어디서 자라는 지 물어본다. 그러나 대답은 흑기사가 들었던 것과 동일한 말 ‘이곳에서는 클로버가 자랄 수 없다’였다. 그러나 그는 흑기사와는 다르게 행동한다. 그는 그 대답을 인정하고 클로버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곰곰이 생각한다. ‘이 숲에서는 클로버가 자랄 수 없다! 그렇다면 클로버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 되지 않겠는가!’ 그는 좋은 흙을 가져 다 밭을 만들고, 물줄기를 옮기고, 햇빛이 들어오도록 나뭇가지를 치고, 흙에서 돌멩이를 가려내는 일을 하며 마법의 클로버가 자라는 그 날을 기다린다.
매혹의 숲에서는 클로버가 자랄 수 없다는 말을 믿고 분노에 떠는 흑기사, 동일한 말을 들었지만 클로버가 있다고 말한 마법사의 말을 믿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묵묵히 해 나가는 백기사.
어느 날 운명과 운이 신 윈드가 하늘위로 지나가면서 녹색의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이 비의 정체는 마법의 클로버의 씨였다. 온 세상에 떨어진 마법의 클로버 씨앗. 그러나 이들이 자랄 수 있는 곳은 오직 한 곳, 백기사가 만들어 놓은 땅뿐이었다.
운명과 운의 신인 윈드는 이렇게 말한다.
“매년 이 계절이 되면 나는 이렇게 나라 전체에 마법의 클로버 씨앗을 뿌리고 있다. 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행운을 나누어 주고 있는 것이다. 당신의 눈 앞에 마법의 클로버가 싹을 틔운 것은 당신이 열심히 준비를 하고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평소에 하던 일을 했을 뿐이다. 행운은 언제든지 손이 닿을 수 있는 장소에 있다. 그것을 움켜쥐지 못하는 이유는 노력을 하지 않고 거저 얻으려 하기 때문이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가장 힘들 때는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이다. 사람들은 모두 내 일에 대해 어렵다고 말하고, 자신이 생각해도 불가능하게만 느껴지는 상황에 처했을 때이다.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행운을 만든다는 것은 기회에 대비하여 미리 준비를 해 둔다는 것. 하지만 기회를 얻으려면 운이나 우연은 필요하지 않다. 기회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니까. 행운을 만든다는 것은 자신이 직접 조건을 만든다는 것이다.”
나는 백기사의 모습 속에서 몇 가지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그것이 달성되리라 믿고 한발한발 앞으로 나아가는 자세
둘째,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 지, 그것을 꼼꼼하게 생각하며 준비하는 자세
셋째, 누구에게나 겸손하고 친절하게 대하는 자세
넷째, 마음의 문을 열고 진실을 받아들이겠다는 개방된 자세
마지막, 흔들리는 마음을 스스로 다독거리며 믿음에 믿음을 주는 자세
[준비된 행운], 책에 담긴 내용은 무척 간단하지만, 행운을 얻을 수 있는 방법들이 간결하고, 분명하게 정리되어 있다.
‘행운, 그것은 준비한 자만이 가질 수 있는 고귀한 신의 선물’이라고.
[나를 찾는 독서]
내 마음 속에서는 아직도 흑기사와 백기사가 싸우고 있다. 무엇인가 얻기 위해서는 여기 저기를 돌아다니며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흑기사.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을 알았으니, 그것을 위해 열심히 준비해 나가야 한다는 백기사. 하지만 나도 백기사의 태도가 맞다고 생각하기에, 나를 따라다니는 불안함을 던져버리며 한발한발 앞으로 걸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내가 놓친 것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나의 클로버를 위해 좀 더 꼼꼼히 따져보는 자세였다.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그것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혹시 빠진 것은 없는지 내 자신을 항상 되돌아 보며 점검하는 자세였다. 어찌 보면 그 동안 나는 흑기사도 백기사도 아닌, 회색기사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내가 바라는 삶의 모습이 나를 행복하게 해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면, ‘행운’이 나에게도 올 것이라고 믿는다면, 나는 나의 클로버가 자랄 수 있는 텃밭을 보다 더 적극적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언젠가 내 머리 위를 지나며 녹색 비를 뿌려줄 운명의 신을 맞이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