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대한민국 재테크로 승부하라
백영 지음 / 원앤원북스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올해 내 나이 50. 머리 속에 잘 그려 지지 않는 숫자이다. 50살이 된 내 모습을 별로 상상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의 내 모습과 살아오면서 봐왔던 부모님 세대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이고.

 

내가 직장생활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나이 50은 힘들었던 직장 생활을 마치고, 노년의 안락한 삶을 살아 가는 나이였다. 20대 중반이나 후반에 결혼하여 직장생활하면서 내 집 장만하고, 정성껏 키운 자식이 대학교에 들어갈 나이, 조금만 참으면 자식은 독립을 할 것이고,  아내와 크지는 않지만 안락한 내 집에서 최소한 먹고 살 걱정 없이 지낼 나이, 평소 하고 싶었던 취미생활과 손자들의 재롱을 보면서 살아갈 나이였기 때문이다. 자식은 열심히 키워 줬으니 당연히 그들이 나와 아내를 돌봐 줄 거라고 생각했고, 그러다 죽을 때 자식에게 집 한 채 물려주면 되지 않겠는가 생각했던 노후 인생이었다.

 

그러나 50이 된 지금. 과거의 꿈은 어디론 가 사라지고, 이제 또 다시 지난 20년 동안 살아 온 방식대로 남은 삶을 살아 가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

 

100미터 달리기 선수가 모든 힘을 다해 달려, 거의 결승점에 도달하려고 하는 순간, 심판이 뛰어 나와 말한다. “잠깐 운동 규칙이 바꿨습니다. 골인 점이 여기가 아니고 100미터를 더 달려가야 합니다. 이 시간 부로 100미터 경기는 없어지고 200미터 달리기입니다.” 그렇게 열심히 뛰어 왔건만, 이제 와서 골인 점이 바뀐다는 말을 들었을 때, 선수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목적지가 달라졌다고 하니까 앞으로 나가기는 하겠지만 과연 다리에 힘은 남아 있을까? 심장이 100미터를 달릴 동안 더 버티어 줄까? 앞에 남은 30년이란 삶 자체가 원망스럽기만 하다. 과거 천하를 호령하던 진시황제도 얻지 못한 30년이란 고귀한 삶의 시간을 선물로 받았건만, 이 삶이 마치 방탕한 인간들에 대한 저주처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 [늙어가는 대한민국 재테크로 승부하라]는 이런 마음을 아는 듯, 다시 희망을 갖고 천천히 앞 날을 생각해 보라고 타이른다. 어차피 가야 할 길, 보다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 하면서.

 

저자는 자본주위 사회에서 살아가려면 돈은 반드시 필요하고, 또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한다. 그러나 그 돈의 액수가 얼마이어야 하는지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먼저 결정한 생각해 보라고 한다. 준비해야 할 돈의 액수가 크면 클수록 마음 고생은 그 만큼 더 커지기 때문이다. 돈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수단이지, 돈을 모으는 것이 삶의 목적 그 자체는 아니다.

 

저자는 안정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알려 준다. 물론 세밀하게 나의 재정계획을 짜 주는 것은 아니지만, 돈을 모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수단, 즉 부동산, 주식, 채권, 연금, 보험 등을 하나씩 설명해 준다. 부동산 시장의 전망, 부동산을 활용해서 일정 수입을 얻을 수 있는 방법, 주식을 통해서 돈을 굴리는 법, 보험 종류와 보험이 가진 특성, 그리고 국민연금 등에 대해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재정을 한번 생각해 봤다. 내 나이 60이 넘었을 때부터 필요한 돈, 남은 20여년동안 가족이 기본적으로 먹고 살 수 있는 돈, 나와 아내가 필요한 활동비, 약간의 용돈, 그리고 나의 노후를 위해 저축하고 투자할 돈을 계산해 봤다. 대략 한 달에 300만원 정도가 필요했다. 어떻게 보면 노후에 안정적으로 들어와야 할 돈으로는 결코 적지는 않은 액수.

 

나는 그 돈을 목표로 삼고, 어떻게 하면 그 돈을 마련할 수 있는지 계산해 봤다.  62세부터 나오는 국민연금이 얼마이고, 지금부터 다시 시작해 볼 수 있는 연금보험에서 얼마를 받고, 주식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이 활용할 수 있는 펀드 가입 등을 통해 벌어 들일 수 있는 돈이 얼마인지 등등.

 

몇 시간 동안 노후에 필요한 돈의 액수를 계산해 보고, 이런 것들을 어떻게 모으면 될지 생각해 보는 동안 어두웠던 마음이 조금씩 가벼워 지는 것을 느꼈다. 필요한 돈이 얼마이고, 그것을 어떻게 준비하면 되는 지는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조각 내어 근본적인 해답을 찾으라는 ‘노먼 빈센트 필’의 말이 무척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의 내용 중 기억하는 것이 몇 가지가 있다.

 

첫째, 부동산 시장은 이제 서서히 식어갈 것이다. 이유는 인구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이다.따라서 거주의 목적이 아닌 투자의 목적이라면 조금씩 부동산에서 투자금의 비중을 줄여가는 것이 좋다. 이제 주택, 부동산은 소유보다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시대이다. 예를 들면 ‘역모기지론’이나 월세를 받는 것과 같은 형태로.

 

둘째, 주식시장은 일반인이 혼자 하기에는 너무나 다양한 변수가 많다. 그러다 보니 잘못하면 원금 자체를 날리는 경우도 생긴다. 요즘은 다양한 곳에서 펀드라는 것이 개발되어 나온다. 자신이 직접 주식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이들을 활용하는 것이 보다 유리하다. 잘 모르는 주식을 통해 돈을 벌겠다고 하루종일 시세표를 바라보는 것보다는 전문가에게 맡겨놓고 자신의 삶을 위해 보다 효과적인 일을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셋째, 보험도 이젠 무척 다양해졌다. 과거처럼 보장성 보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종신형, 투자형 등 다양한 보험상품이 개발되었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볼 필요가 있다.

 

넷째, 노후자금을 위한 4단계를 기억하라. 소득원은 ‘근로소득’ ‘퇴직연금’ ‘국민연금’’개인연금저축’이 있다. 이 4개의 소득원을 시기 적절하게 잘 활용하라.

 

다섯째,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그것을 통해 크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더욱 우리의 미래를 안정적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품위 있는 노후의 삶이란 어떤 것일까? 그것은 남에게 손 안 벌리고 부담주지 않으면서,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즐기며 살아가는 삶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최소한의 보장된 수입, 거기서 느끼는 삶에 대한 안정감,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나누는 서로에 대한 애정과 관심, 그리고 그런 관계 속에서 배어 나오는 여유로움과 평화로움, 이런 것들이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삶일 것이다.

 

내 앞에 놓인 삶을 어떤 삶으로 만들어 갈 것인가? 그것은 내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신이 허락해 준 30년이란 삶의 축복. 좀 더 적극적으로 노후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세상을 이렇게 만든 건 내가 아니지만, 그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건 바로 나이기에.

 

독서경영 Point

 

1.노후의 준비에 필요한 다양한 방법을 객관적으로 설명해 주는 책이다

2.부동산, 주식 등의 미래 동향을 객관적인 자료와 함께 잘 표현하고 있다.

3.적극적인 노후보장책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생각해 봐야 하는지 실마리를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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