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정진홍의 인문경영 시리즈 1
정진홍 지음 / 21세기북스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세상이 아무리 복잡해지고, 빨리 변한다 해도 사람들의 심성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인간의 뇌는 아직도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뇌간의 지배 하에 있고, 가장 단순한 곤충의 뇌 영향을 받고 있다. 거의 수천만년 이상을 거의 변함없이 동일한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뇌다. 생존 이것 하나만을 위해서 말이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떤가? 자본주의 사회의 꽃이라고 하는, 그렇기에 수 많은 이론과 논리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이곳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가? 언뜻 보기에는 그런 것 같지만 이곳도 자세히 보면 이십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다. 좋게 말하면 좀 더 인간다워진다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현재를 반성하며 과거로 회귀한다는 것이 맞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 기업을 움직이고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는 것은 인간이며, 그 인간은 그리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고, 이러한 인간을 움직이고 설득하기 위해서는 가장 인간다움을 찾아 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점에서 인문학의 중요성이 대두된다.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책의 두께답게 매우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역사 속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지, 창의성이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발휘할 것인지, 디지털 사회란 무엇이며, 이 속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스토리의 중요성과 스토리텔링 방법은 무엇인지, 인간이 가진 본질적인 욕망은 무엇이며, 유혹과 경영과의 관계는 어떠한지, 인간의 마음을 여는 가장 기본적인 매너란 어떤 것이며, 전쟁 속에서 찾아보는 인간의 모습은 어떤 모습인지, 모험, 역사와 경영과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가 등 우리가 평소 생각하는 다양한 주제들을 경영과는 관계없는 인문학의 정신 속에서 탐구한다.

언뜻 보기에는 생소한 내용들. 그러나 가만히 들여 다 보면 어디 선가 많이 보고 들어온 이야기들을 독특한 구조로 연결하여 결론을 이끌어 낸다. 너무나도 본질적인 원천을 통해 이어진 결론이라 뭐라고 트집잡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나는 이 책 내용 중에서 창의성 부분과 스토리텔링 부분을 재미있게 읽었다. 아마 내가 평소 관심을 가진 부분이라 그런 것 같다.

창의성 부분에 나와 있는 잭 월치의 이야기는 평소 내가 알지 못했던 그만의 태도를 알 수 있게 해 줬고, 빌 게이츠의 안식일 이야기에서도 동일한 느낌을 받았다. 그들은 자신을 이해하고 사고를 확장하기 위해 홀로 남는 시간을 선택했다. 즉 경영이 아닌 인문학 시간을 갖은 것이다.

스토리텔링의 이야기는 [드림 소사이어티]를 쓴 롤프 엔센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압권이었다. 예전에 이 책을 읽어봤지만 그 책이 어떤 배경에서 쓰여진 것인지를 알지 못했다. 정보화사회 다음에는 어떤 세상이 올까요?라는 청중의 질문 한마디가 만들어 낸 책이다.

[드림 소사이어티]. 이 책이 나오지 않았다면 아마도 우리는 지금쯤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숨이 막혀 죽었을 지도 모른다. 정보가 가장 중요하다는 외침 속에서 컴퓨터의 기억용량을 따라잡는 훈련만이 최고의 교육과정으로 살아 남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정보량이 아닌, 분석을 중시하는 좌뇌의 능력이 아닌, 창의성과 감성의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그 배경에 바로 스토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좋은 책이다. 돈 냄새 나는 경영학과 마케팅 책보다 더 경영에 가깝고 우리의 삶에 더 가까운 경영이야기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점핑 - 문제에서 해결책으로 뛰어오르는 힘
장호준.정영훈 지음 / 살림Biz / 200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의 부제로 나와 있는 문제에서 해결책으로 뛰어 오르는 힘조사-분석-종합-전달이라고 하는 네 단계의 과정으로 요약된다. 간단히 말하면 문제 속의 본질에 집중하기 위한 체계화과정, 문제 해결을 위해 의미 있는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한 통찰과정, 마지막으로 핵심을 듣고 싶어하는 의사 결정권자를 위한 전달 과정이다.

책을 읽다 보면, 기획업무를 담당했던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이슈트리, MECE, 시사점 분석, 결론부터 말하라 등 주변에서 많이 들어온 말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페이지를 넘기면서 우리가 아는 만큼 실제 현장에서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지식이란 그것이 왜 필요하며, 그것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했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정확하게 활용할 수 가 없기 때문이다.

이 책에 나온 주인공의 상황, 계획대로 진행하던 사업이 특정인으로 인해 중도 하차할 수 밖에 없게 된 상황,은 직장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일이다. 물론 잘되는 사업이 내부인의 반대에 부딪쳐 생길 수도 있고, 사업 자체의 문제 때문에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이든지 현상을 정확히 분석하여, 대안을 만들고, 이를 의사 결정권자에게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특히 맨 마지막 과정인 전달 과정은 자신이 오너가 아닌 상황에서는 더더욱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 담겨있는 내용은 무척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가 이 책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첫째, 이슈트리는 내가 처한 상황과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그러나 이슈트리를 만들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것은 세부 항목들이 MECE(Mutually Exclusive & Collectively Exhausitive)해야 한다.

둘째, 조사는 문제를 찾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얻기 위해 하는 것이지, 조사 자체를 위해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조사, 분석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조사된 자료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찾아내는 것이다. 이 때 중요한 질문은 So What? Why?.

셋째, 보고서는 의사결정권자가 이해하기 쉽게, 그들이 듣고 싶어하는 내용을 먼저 말해야 한다. 보고서를 만들 때는 조사하고 분석하고, 종합했지만, 이를 설명할 때는 거꾸로 해야 한다. 보고 내용을 듣는 사람은 누구든지 결과를 원하는 것이지, 과정을 알자고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흔히 들어왔던 내용이지만 실제로는 실행하지는 못했던 내용들을 담고 있는 책으로, 보고서 작성을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 봐야 할 내용을 담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한 게으름뱅이
외르크 페터 슈뢰더 지음, 배진아 옮김 / 더난출판사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저자는 파도타기 하듯이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삶이라고 주장하며, 독자에게 다음과 같이 묻는다.

나는 친구들로부터 그들의 동료가 지나치게 무리해서 일하다가 병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곤 한다. 혹시 단 한번이라도 일이 너무나 즐겁고 재미있는 나머지 건강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직장을 재활센터로 삼아 건강을 회복했다는 말은?

무척 멋진 질문이다. 직장이 재활센터가 될 정도로 구성원들에게 재미와 몰입의 경험을 줄 수 있다면, 아마 이 세상은 천국으로 변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이런 질문을 5년 전에 들었다면, 나는 분명히 저자를 향해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미친 놈!!! 먹고 살 걱정은 없는 모양이군!

아침 6시에 기상, 7시에 지하철 타고 8시 조금 넘어 회사에 도착, 컴퓨터를 켜 놓고 커피 한 잔과 다이어리를 들고 휴게실로 직행, 하루 일과 확인, 내 자리로 돌아와 이메일 확인, 9시 업무 시작, 미팅, 미팅, 미팅, 미팅(어떤 때는 30분 단위로 미팅 연속), 저녁식사, 하루 일과 정리, 8시쯤 퇴근, 9시 넘어 집에 도착, 하루업무진행 상황 확인, 12시쯤 취침. 이게 예전의 내 모습이었다.

당시에는 누가 나에게 요즘은 한가하시죠. 요즘은 편안하신가 봐요 시간이 나시면 연락주세요. 와 같은 말을 하면 나를 놀리는 것 같았다. 마치 이제는 너를 찾는 사람이 없구나. 세상에서 밀리는 모양이네. 회사를 그만둘 때가 되었네요.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한가함 편안함 여유로움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은 누구나 다 갖고 있는 것 같다. 요즘 가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가끔 당황할 할 때가 있다. 사람들은 묻는다.

요즘 어떻게 지내 시나요? 강의하고 글 쓰며 지내요. “………”

어디서 근무 하시나요? 집에서 일하는데요. “………”

요즘 어떠세요? 무척 편안해요. “………”

요즘도 바쁘시죠. 별로 안 바쁜데요. “…………”

내 대답을 듣는 순간, 상대방은 갑자기 말이 없어진다. 아마도 괜한 질문을 했다고 생각했는지, 별로 할 일이 없어 집에서 논다고 생각해서인지, 아니면 실업자 같다고 느껴서인지,   어쨌든 그리 편하게 받아들이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지금의 내 모습이 별로 나쁘지 않다. (물론 가끔 예전의 바빴던 시절을 되돌아 보며 이런 모습이 정말 맞는 건가 고민할 때도 있지만 말이다.) 아니 지금보다 더 게으르게 살아가고 싶다.(남들 눈에 보이는 게으른 모습으로)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내 자신을 몰입하며 순간순간 행복감에 빠져 살고 싶다.

몇 년 전, 내 삶을 되돌아 보며 깨달은 게 몇 가지 있었다.

첫째, 직장에서의 권한과 결정권은 내 것이 아니다. 따라서 그것을 갖고 자랑할 이유가 없다. 언젠가는 내 곁을 떠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내 뜻과는 상관없이.

둘째, 열심히 산다는 것이 꼭 일에 빠져 내 몸을 혹사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열심히 살고자 하는 이유는 행복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제일 먼저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

셋째, 나 혼자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생각처럼 바보 같은 짓도 없다. 그건 과도한 욕심과 경쟁심 때문이었다. 혼자 할 수 없는 일들을 양 손에 쥐고 고생을 사서 하기 보다, 다 같이 힘을 합쳐 더 큰 것을 만드는 것이 낫다. 그러면 더 많은 보상과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이제 성공한다는 것열심히 일한다는 것이 반드시 동일한 의미가 아닌 것 같다. 중요한 것은 그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람과 해야 할 일을 적시에 제대로 하는 것이다.

박해조는 [천국을 낭비하는 사람들]에서 재미있는 말을 한다.

삶이란 변화이며, 변화 없는 삶을 죽은 삶이나 다름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변화를 싫어한다. 이유는 변화는 항상 문제를 가지고 나타나기 때문이다. 의식주를 해결해야 하고 사람들간의 복잡한 만남 관계가 있는, 또 이런 것들로 인해 항상 해결해야 할 문제를 갖고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파도타기 놀이가 바다의 변화 때문에 생긴 파도를 헤쳐나가는 놀이이듯이, 삶의 변화를 헤쳐나가는 것도 파도타기 놀이하듯이 받아 들일 수 있다면, 삶도 놀이와 다름이 없지 않겠는가.

일에 채여 살기 보다 일을 즐기는 삶, 남이 가라고 하는 길보다 내가 선택한 길을 걸어가는 삶, 자신의 것이 아닌 것은 홀가분하게 버릴 줄 아는 삶, 쓸데없는 정보를 내 던지고 자신에게 도움이 될만한 것만 취하는 삶, 기존 규칙과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삶, 더 많은 시간보다 더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내는 삶, 분석보다는 내면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삶, 를 주장하기 보다 우리 함께를 즐길 줄 아는 삶, 이것이 바로 인생을 파도 타듯이 살아가는 삶이고, 저자가 말한 행복한 게으르뱅이의 삶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는 성공한 삶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성공이란 아침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힘들게 일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창조적인 사고를 즐겁게 놀이하듯 활용해 제 때에 적절한 일을 한다면, 당신은 언제나 성공한 인생을 살수 있다. 매사를 그렇게 즐겁게 대하면 인생 사 모든 것이 훨씬 더 쉽게 풀린다. 뿐만 아니라 큰 즐거움도 함께 맛 볼 수 있다.


댓글(0) 먼댓글(1)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성공의 길
    from Dream Ticket 2007-12-25 09:33 
    당신은 해야할 일들의 목록을 작성하고 일정대로 처리하려 조급함과 분주함 속에서 살고 계시진 않습니까?혹은 창조성을 좀먹는 미디어 매체에 길들여져 지루한 일상을 묵인하고 계시진 않나요?지나친 무위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겠지만, 소파에 앉아 명상을 즐기듯 침착하고 개방적인 태도는 사물을 보다 분명하게 바라보고 시야를 넓힐 수 있습니다.그것은 움직이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시야는 더 좁아지는 원리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갈 것입니다.때때로 우린 공허함을...
 
 
 
곱셈발상 - 프로들이 절대 가르쳐 주지 않는 50가지 업무비결
후나타니 슈지 지음, 이윤정 옮김 / 전나무숲 / 200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90년대만 해도 단행본 책은 크게 세 종류가 있지 아니었나 생각한다. 딱딱하고 어려운 전문서적, 소설가들이 쓴 소설책, 그리고 아동이나 청소년을 위한 그림책, 하이틴대상의 단행본 정도다. 내 책꽂이에 꽂혀있는 1990년대 책을 봐도 그 당시 책 읽는 것이 무척 피곤한 일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은 글씨, 딱딱한 문체, 어려운 도표 등으로 무장한 책들이니 말이다.

하지만 2000년에 들어오면서 실생활에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실용서라는 개념의 책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자기계발서라는 하나의 장르가 생겼다.

스토리텔링, 우화형 이야기, 개인의 경험을 담은 책, 직장이나 사회에서 필요한 자세와 태도를 알려주는 책, 정신적인 문제를 다루는 책 등이다. 거의 7~8년 동안 책을 손에서 놓아버린 나를 책으로 이끌 정도니 이 당시 출간된 책들의 독자 흡입력은 가공할 만했다. 그리고 나는 곧 자기계발서의 애독자가 되었다. 내가 가려운 부분을 꼭 집어서 긁어주는 책을 어떻게 마다하겠는가.

자기계발서는 몇 가지 장점을 갖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독자의 삶을 직시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소설처럼 되돌아 갈 필요 없이 책을 보는 순간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되돌아 보게 해 준다.

[곱셈발상]. 이 책 역시 책을 보면서 순간순간마다 내 자신을 되돌아 보게 해 준 책이다. 물론 처음부터 이 책을 높게 평가했던 것은 아니다. 문장이 짧고, 극히 단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 봤을 때는 시중에 널려있는 그렇고 그런 책이 아닌가 생각했다. 그러나 페이지를 넘기면서 책을 보는 자세가 달라졌다. 밑줄을 그어야 하는 부분이 늘어났고, 책을 읽다 멈추는 횟수가 증가했다. 책에 나온 내용을 나에게 대입해 보기 위해서 였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저자가 그 동안 해 왔던 대로 나도 한번 따라 해 봐야겠다고 마음 먹게 되었다.

저자는 자신의 뜻과는 상관 없이 회사가 문닫는 바람에 실업자가 된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곱셈발상. 즉 일의 양보다 질과 밀도가 서로 더하는 것이 아니라, 곱하기의 관계라는 개념을 가지고 새로운 삶을 시작했고, 3년 후 세 개 회사의 사장이 되었다. 물론 연봉은 직장생활 때보다 훨씬 많이 받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그의 말에는 힘이 있고, 진실됨이 느껴졌다.

사업 아이템을 검토하기 위해 하루에 30개씩 1,000개의 아이템을 생각해 봤다는 그의 말,상대방에게 무엇인가 받고 싶으면 먼저 주라는 말 (그래서 그는 뉴스레터를 발송하기 시작했다), 일이 하기 싫을 때는 우선 소리치며 움직이라는 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고 싶으면 큰 소리로 외치라는 말(누군가에게 알려야 도와줄 사람이 생기기 때문이다), 문제를 해결하고 싶으면 그것을 인수 분해하라는 말, 특히 저자가 뉴스레터를 통해 어떻게 자신을 알리고 사업기반을 잡을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무척 흥미진진한 부분이었다.

나는 그 동안 무엇을 했을까?

이 책을 보는 동안 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질문이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성공하는 사람은 성공할 만 했기에 성공한 것 같다는 것이다.

오늘부터 내 자신을 다시 한번 점검해 봐야겠다. 저자가 이야기한 내용 중에서 내가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우선 몇 개 골라 지금 당장 시작해 봐야겠다. 저자가 말한 대로 하면 무엇인가 될 것 같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점이 좋은 자기계발서를 보는 묘미가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왜 루이비통을 불태웠는가? - 한 명품 중독자의 브랜드 결별기
닐 부어맨 지음, 최기철.윤성호 옮김 / 미래의창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몇 십년 동안 물건을 사다 보니 후회를 최소화할 수 있는 구매 원칙이 하나 생겼다. 즉 소모품처럼 사용하는 것은 가격과 기능 위주로 구입하고, 오래 사용할 것은 품질과 브랜드 위주로 구매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슈퍼컴퓨터가 아닌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최적의 구매 원칙이다. (슈퍼컴퓨터도 10개가 넘는 제품의 10여 개 요인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이름있는 회사라면 품질에 대해 더 신경을 쓸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해 봐도 재래시장에서 2~3만원주고 산 신발보다는 유명 제화점에서 십만원 가까운 돈을 주고 산 신발을 더 오래 신었다. 할인매장에서 1~2만원 하는 옷보다는 유명브랜드를 붙인 제품을 더 오래 입은 것 같다. 여기서 의류가 오래갔다는 것은 오랫동안 빨아도 처음의 모양이 별로 변하지 않고, 보풀이 일어나지도 않고, 단추도 안 떨어지고, 색상도 변하지 않고, 옷이 헤지거나 찢어지지도 않는다는 의미다.

왜 그럴까? 예전에는 비싼 옷이 더 좋은 천을 썼고, 일반회사가 한번 할 재봉 질을 두 번했으니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옷의 제조원가를 알게 되는 순간, 반드시 이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옷 값 중 제조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비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거의 모든 제품을 중국에서 만드는 현 상황에서는 제조원가의 차이가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다. 특수한 원단을 사용하지 않는 한 말이다. 궁금한 것은 비싼 옷, 즉 브랜드제품의 품질문제가 아니라, 품질과 비교한 가격이었다.

여기서 소비자들이 헷갈리고 있다. 아니 정확히 표현하면 내가 그렇다는 것이다. 게다가 요즘은 비싼 제품은 좋은 품질의 제품이고, 싼 제품은 안 좋은 품질의 제품이라는 등식이 잘 안 맞는다. 거의 비슷한 원료를 가지고, 비슷한 기계를 통해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특히 컴퓨터 가격은 잘 이해가 안 된다. 시장에 나와 있는 거의 모든 컴퓨터가 다른 회사에서 만든 부품들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조립품이다)

국내에서 가장 좋은 컴퓨터를 만든다고 하면 아마도 CPU는 인텔, 하드는 삼성, 램도 삼성, 사운드카드는 블록버스터, 비디오카드는 지포스, LCD모니터는 삼성, OS는 마이크로 소프트 브랜드 상품 중에서 최고사양을 선택하면 될 것 같다.

그런데 동일한 사양의 컴퓨터 값은 브랜드에 따라 거의 백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용산전자상가의 조립 품은 80~90만원 선, 대기업의 브랜드 제품은 180만원 정도다. 이런 가격 차이가 어디서 발생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철저한 A/S를 전제로 해도 조금 심한 차이인 것 같다.

이런 가격차이는 의류, 핸드백, 지갑, 속옷, 구두, 티셔츠, 신발로 가면 더욱 커진다. 제조원가를 알고 상품가격을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 보게 되는 상황이다. (물론 명품이라면 가격 안 따지고 무조건 사는 사람도 있지만)

여기 한 사람이 있다. 닐 부어맨. 그는 어릴 때 나이키 신발을 신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했다. 그리고 그 날 이후로 그는 세상에서 말하는 최고의 브랜드 제품으로 자신을 치장하기 시작했다. 랄프로렌 상의, 입생로랑 티셔츠, 비비안웨스트우드 셔츠, 구찌 티셔츠, 세르지오 타치니 운동복, 빈티지 스웨터, 디아도라 반바지, 헬무트랭 청바지, 버버리 코트, 피에르가르뎅 가죽 재킷, 루이비통 벨트, 캘빈클라인 팬티 등이다.

그가 부자인가? 아니다. 그는 자신이 평가하기에도 중 하류층 사람으로, 넉넉하지 못한 어떤 잡지사, 개인회사의 사장일 뿐이다. 하지만 그는 브랜드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더 낫게 만들려고 했다. 즉 브랜드가 이야기하는 꿈을 믿고, 그 상품을 사면 자신도 그렇게 되리라는 확신 속에서 고가의 상품들을 계속 샀다. 옷장, 창고 속에는 포장을 뜯지도 않은 상태로 처 박혀 있는 물건들이 넘쳐 날 정도였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의 발전(?)을 위해 목숨을 건 사람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갑자기 자신을 되돌아 보기 시작했다.

내가 샀던 상품들이 나에게 약속했던 꿈을 주었나? 행복한 삶을 약속했던 옷가지들이 나를 행복의 나라로 데려갔나? TV광고에서 보여준 환상의 나라는 어디에 있지? 내가 브랜드를 사랑하면 그들도 나를 사랑해 줄 건가?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물건을 팔기 위해 우리의 심리를 조작할 것뿐이다. 뭔가 찾아 헤매는 나에게 자신의 물건을 사지 않으면 불행해 진다고 겁줘서 물건을 강매한 것 뿐이다. 돈 내고 사는 순간 그들은 나를 잊어버린다. 아니 처음부터 나는 그들 안중에도 없었다. 내 손에 들고 있는 것은 단지 값 비싼 물건일 뿐이다.

그는 자신이 기업들의 광고에 속았다고 외친다. 인간을 이해하고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심리학이 사람들에게 물건을 팔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것이다. 월남전에서 사용하던 심리전술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갖고 있는 명품을 런던 한 복판에서 불태웠다. 한 평생 사 들인 물건이니,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수천만원어치의 물건일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불이 꺼진 다음에 일어난 구경꾼들의 행동이다. 그들은 사용할 수만 있다면, 명품 브랜드만 불 타지 않았다면, 불에 그슬린 것도, 모서리가 깨진 것도 상관하지 않고 모두 다 집어갔다.

그는 광고가 사람들을 우울하게 만든 다음에 자신의 물건을 사면 행복해 진다고 설득한다고 한다. 즉 광고장면과 자신을 비교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연구결과는 사람들이 TV광고의 내용을 믿지는 않지만, 자신도 모르게 행복한 모습의 광고를 보는 순간 우울해 진다고 한다. 무의식은 TV광고의 모습과 자신의 처지를 순간적으로 비교한다는 것이다. 인간심리를 분석한 철저한 계획광고이기 때문이다.

명품 브랜드. 이것은 품질만을 보장하는 단순한 표시가 아니다. 그 곳에는 남들과 다른 삶의 모습이 녹아있고, 그것을 사는 사람으로 하여금 브랜드가 보여주는 꿈에 동참하라고 설득하는 힘을 갖고 있다.

그러나 구찌 상표가 붙은 상품을 갖고 있다고, 상류층 모임에 낄 수 있는가?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는 아파트에 입주했다고 행복이 보장되는가? 건강을 약속한다고 외치는 음료수 한 병 마셨다고 건강이 보장되는가? 유명 가수가 나와 이 물건을 사라고 외치는 상품을 샀다고 해서 그 가수가 당신을 기억해 줄 건가?

이런 질문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니다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명브랜드, 명품브랜드를 구입한다는 것이다. 왜? 

이 책을 쓴 저자는 심리치료사가 확인한 브랜드 중독자. 그리고 저자 자신도 그것을 인정하기에 심리치료를 받았다. 그가 명품 구입을 중단하는 순간부터 겪은 혼란과 두려움, 우울증상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 아프다 못해 광고 자체를 혐오하게 만든다. 현대를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브랜드 중독증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나도 그 중에 한명이고.

나는 유명브랜드를 일부러 기피하지는 않는다. 품질이 좋고, 그것을 사서 내가 기쁘다면 당연히 산다. 다만, 이 책의 저자인 닐 부어맨처럼 유명 브랜드 제품을 사기 위해 별도로 돈을 모은다거나, 당장 필요가 없는 물건인데도 불구하고 물건 산다는 재미 하나로 사지는 않는다.

이런 것을 생각해 봤는가?

우리는 혹시 무언가를 사기 위해, 그것도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것을 사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밤새 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소비하는 곳에 행복이 있다는 유혹에 빠져 아귀처럼 돈을 찾아 헤매는 것은 아닌지. 소비를 줄이고, 브랜드 상품이 요구하는 별도의 봉사료 값을 줄이면 그 만큼 필요한 돈의 액수는 줄지 않을까.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에서 모리교수가 한 말이 생각난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종의 세뇌 같은 것을 받게 되지. 물질을 소유하는 것이 좋다. 돈은 더 많을수록 좋다. 더 많은 것이 좋다. 진짜 중요한 것이 뭔지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게 되네. 내가 뭘 샀는지 알아요? 라고 자랑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하지. 이 사람들은 사랑에 너무 굶주려서 그 대용품을 받아들이고 있고, 물질을 껴안으면서 일종의 포옹 같은 것을 기대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 돈이 다정함을 대신할 수는 없네.”

 

[독서경영 Point]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하나 더 있는데, 그것은 바로 브랜드의 기능과 영향력이다. 그것도 단순한 이론이 아닌 한 사람의 경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즉 소비자가 브랜드 상품에 기대하는 것이 무엇이며, 이것이 소비자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는 가에 대한 것이다.

나는 창업대학원에서 원생들에게 브랜드를 만들려고 하지 말고, 소비자가 브랜드를 통해 얻고자 하는 ‘꿈’ 그 자체를 만들라고 말한다. 그것도 광고를 위한 허망 된 꿈이 아니라 실제 소비자가 자신의 상품을 구입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진실된 꿈을.

하나의 브랜드가 만들어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고, 또 돈도 많이 필요하다. 그러나 고객이 원하는 꿈을 진실되게 만들어 주면, 그것을 보고 감동한 고객은 꼭 보답을 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것을 주위 사람들에게 전해준다는 것이다. 기업에 대한 고마움과 감동을 담아서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