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정진홍의 인문경영 시리즈 1
정진홍 지음 / 21세기북스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세상이 아무리 복잡해지고, 빨리 변한다 해도 사람들의 심성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인간의 뇌는 아직도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뇌간의 지배 하에 있고, 가장 단순한 곤충의 뇌 영향을 받고 있다. 거의 수천만년 이상을 거의 변함없이 동일한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뇌다. 생존 이것 하나만을 위해서 말이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떤가? 자본주의 사회의 꽃이라고 하는, 그렇기에 수 많은 이론과 논리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이곳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가? 언뜻 보기에는 그런 것 같지만 이곳도 자세히 보면 이십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다. 좋게 말하면 좀 더 인간다워진다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현재를 반성하며 과거로 회귀한다는 것이 맞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 기업을 움직이고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는 것은 인간이며, 그 인간은 그리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고, 이러한 인간을 움직이고 설득하기 위해서는 가장 인간다움을 찾아 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점에서 인문학의 중요성이 대두된다.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책의 두께답게 매우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역사 속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지, 창의성이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발휘할 것인지, 디지털 사회란 무엇이며, 이 속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스토리의 중요성과 스토리텔링 방법은 무엇인지, 인간이 가진 본질적인 욕망은 무엇이며, 유혹과 경영과의 관계는 어떠한지, 인간의 마음을 여는 가장 기본적인 매너란 어떤 것이며, 전쟁 속에서 찾아보는 인간의 모습은 어떤 모습인지, 모험, 역사와 경영과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가 등 우리가 평소 생각하는 다양한 주제들을 경영과는 관계없는 인문학의 정신 속에서 탐구한다.

언뜻 보기에는 생소한 내용들. 그러나 가만히 들여 다 보면 어디 선가 많이 보고 들어온 이야기들을 독특한 구조로 연결하여 결론을 이끌어 낸다. 너무나도 본질적인 원천을 통해 이어진 결론이라 뭐라고 트집잡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나는 이 책 내용 중에서 창의성 부분과 스토리텔링 부분을 재미있게 읽었다. 아마 내가 평소 관심을 가진 부분이라 그런 것 같다.

창의성 부분에 나와 있는 잭 월치의 이야기는 평소 내가 알지 못했던 그만의 태도를 알 수 있게 해 줬고, 빌 게이츠의 안식일 이야기에서도 동일한 느낌을 받았다. 그들은 자신을 이해하고 사고를 확장하기 위해 홀로 남는 시간을 선택했다. 즉 경영이 아닌 인문학 시간을 갖은 것이다.

스토리텔링의 이야기는 [드림 소사이어티]를 쓴 롤프 엔센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압권이었다. 예전에 이 책을 읽어봤지만 그 책이 어떤 배경에서 쓰여진 것인지를 알지 못했다. 정보화사회 다음에는 어떤 세상이 올까요?라는 청중의 질문 한마디가 만들어 낸 책이다.

[드림 소사이어티]. 이 책이 나오지 않았다면 아마도 우리는 지금쯤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숨이 막혀 죽었을 지도 모른다. 정보가 가장 중요하다는 외침 속에서 컴퓨터의 기억용량을 따라잡는 훈련만이 최고의 교육과정으로 살아 남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정보량이 아닌, 분석을 중시하는 좌뇌의 능력이 아닌, 창의성과 감성의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그 배경에 바로 스토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좋은 책이다. 돈 냄새 나는 경영학과 마케팅 책보다 더 경영에 가깝고 우리의 삶에 더 가까운 경영이야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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