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즈 비 Boys be
가쓰라 노조미 지음, 양윤옥 옮김 / 에이지21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전혀 착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이 전해주는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악한이 나와 선한 자를 괴롭히고, 선한 자는 이를 참다 마침내 용기를 내어 악당을 물리치는 서부활극 같은 요소는 전혀 없다. 책을 읽으면서 한번도 갈등이나 고민, 두려움 같은 것을 느껴 본 적도 없다. 그저 담담히 엄마를 잃은 한 아이와 고통불통의 구두전문가 아저씨, 그리고 이들 주위에서 약간의 문제를 만들어 가는 조연들의 하루를 보며 ! 이렇게 사는구나 하고 페이지만 넘길 뿐이었다.

그러나 정말 재미있는 것은 한번 왈칵 눈물을 쏟게 한 다음, 나도 모르게 ~ 하고 웃게 만든다는 것이다. 훌쩍거리다 눈물이 마르기도 전에, 이그 정말 하면서 실소를 짓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고집불통 영감배기의 자존심 싸움이 우습고, 청소부 아줌마의 재치가 재미있다.

누군가 세상은 선한자와 악한자가 공존하는 세상이라고 말한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이제 그 말을 바꿀 때가 오지 않았나 싶다.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은 악인과 선인이 아니라, 자신을 내 보이는 자와 감추는 자다. 누군가를 해치기 위해 그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대를 위해 자신을 감춘다. 잘난 척하기 위해 자신을 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도와주려고 그런다. 그러나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교감이 제대로 안되어 주고 받는 것이 잘못되면 서로 악한이 된다. 어떤가?

책에 나온 모든 사람들은 너무나 착하다. 상대를 미워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거나 숨길 뿐이다. 그런 것이 자신과 상대를 위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모든 것의 해결책은 단 하나. 마음을 여는 것이다. 서로를 의식하기 보다 자신이 하던 방식대로 상대에게 나는 이래라고 말하면 된다. 이 책을 보면 서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람들이 그렇게 서로를 알아간다. 그리고 기뻐한다.

재미있다. 그리고 가슴 한 구석이 찡하고 울린다. 마음의 문을 닫고 자기 안에서 외롭게 사는 사람들이 어디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 뿐이겠는가. 누구든지 이 책을 보고 한번 울고 나면 마음의 문이 활짝 열릴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녕이라고 말하는 그 순간까지 진정으로 살아 있어라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 지음, 말 워쇼 사진, 이진 옮김 / 이레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죽음은 두렵다. 심하게 아픈 사람이나 고통 받는 사람을 보면 두려운 이유가 그들 모습을 통해 죽음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죽음을 불경스러운 것으로 단정하다 보니, 누군가 죽으면 어린아이들은 가까이 오지도 못하게 한다. 이를 알아서도, 봐서도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사람들은 누군가 몹시 아프고, 특히 죽음에 임박하면 병원에 입원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죽는 그 날까지 살아 남게 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사자는 어떻게 생각할까? 하루에도 몇 번씩 당하는 주사바늘의 아픔, 숨 쉬기도 거북한 소독약 냄새, 파란 하늘도 새의 지저귐도 따스한 햇빛도, 게다가 사랑하는 사람들 조차 가까이 할 수 없는 그 공간에서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저자는 죽음이 임박한 사람이면 집에서 가족과 함께 마지막 날을 맞이하게 하라고 권한다. 그리고 환자 스스로도 때가 되면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낸다고 한다. 아마 자신이 죽을 것이라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느끼는 것 같고, 그 날을 자신이 가장 편안한 장소에서 맞이하고 싶기 때문인 것 같다. 물론 이 때 비상 시에 그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놓아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환자의 메시지를 우리들이 무시한다는 점이다. 오로지 자신의 생각에 사로 잡혀서 말이다.

이 책은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의 심정을 있는 그대로 묘사한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들의 표정과 행동을 사진으로 삽입했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단 한가지, 죽는 그 날까지 진정으로 살아있기를 바란 것이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서 함께 지내기를 원한 것 뿐이다. 죽어가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또 무엇이 있을까. 그리고 나 역시도 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았다.

아마 이 세상에 안녕을 고하는 그 날, 내가 원하는 단 한가지는 나와 함께 살아왔던 사람들의 따스한 미소를 보기 원할 것 같고, 그들의 체온을 느껴보고 싶을 것 같다. 그리고 그들 곁에서 이생의 마지막 호흡을 남긴 채, 내가 온 것으로 되돌아 가고 싶을 것이다.

이제는 죽음, 그 자체는 예전처럼 두렵지 않다. 아마도 저자가 쓴 책, 인생수업, 사후생, 죽음의 순간, 덕분인 것 같다. 그러나 죽음을 생각하면 항상 떠 오르는 것은 아쉬움이다. 내 생의 마지막이라는 감정보다는 그들을 다시는 보지 못할 것이라는 아쉬움, 더 사랑하고 더 감사하고 더 기뻐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일 것이다.

죽음을 맞는 엄마 푼에 안긴 한 아이의 말이 기억 난다. 선생님, 하느님한테 오늘 밤 우리 엄마를 데려가도 좋다고 기도해도 돼요?

죽음을 이해하고 가슴으로 받아들인 사람은 죽음을 저주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죽음을 통해 또 하나의 삶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인정한다. 저자의 도움으로 엄마 품에 안겨 죽은 제이미. 그 아이의 엄마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더 이상 죽음이 모든 것의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이미의 무덤에 다녀오는 길에도 그 아이를 그곳에 혼자 남겨두고 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아요. 그 아이는 죽은 후에도 항상 제 곁에 있었어요, 고통의 한 복판에서도 우리는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었고, 제이미의 용기와 기쁨, 사람은 언제나 제 마음 속에 남아 있을 테니까요. 그 아이는 정말 특별한 하느님의 선물이었어요.

이제는 죽음이라는 것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죽음은 누구나 만나는 삶의 한 과정이고, 누구든지 언젠가는 헤어져야 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죽음을 앞 든 사람에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아니 해 주어야만 하는 것은 바로 그들에 대한 관심이며,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다. 죽음을 앞 둔 사람의 말이다.

진정으로 우리를 아껴주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의 두려움과 죄책감, 끝내지 못한 일들을 끝낼 수 있게 도와줄 사람만 있다면, 우리는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멀리건 이야기 - 누구에게나 두 번째 기회는 있다
케네스 블랜차드 외 지음, 조천제.김윤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모든 것에서 승리한 듯 보이는 한 명의 사업가가 있다. 부인과 이혼하고 자식과 따로 사는 것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그가 사업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승리하길 원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승부로 생각하고, 이기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일 이외에는 모든 것을 포기한 그가 사업에서조차 승리할 수 없다면 너무 가혹하지 않겠는가.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연습골프에 참가하게 되었다. 그 날도 평소와 마찬가지로 잘해야 한다고 마음먹고 게임을 시작했다. 그러나 결과는 첫 샷부터 빗나갔다. 이 샷은 그 날 일어날 사건의 전조였다. 그 날 경기가 어떻게 되었냐고? 마지막 9번 홀에서 또 다시 실수를 저지렀고, 화를 참지 못한 그는 퍼터(그린에서 컵을 향하여 공을 칠 때 사용하는 골프클럽)을 근처 호수에 내던져버렸다. 골프를 쳐봤으면 알겠지만, 이런 행동은 스스로가 나는 골프를 칠 자격이 없는 사람이요.라고 말하는 것과 진배없다.

그를 바라보던 프로골퍼가 그에게 멘토 한명을 소개해 줬다. 보기에 안타까워서 그랬을 것이다. 소개한 멘토는 과거에 이름을 날리던 사람으로, 윌리 던이라는 사람이다. 집안 대대로 프로골퍼였고, 골프코스를 개발하고 가르치는 일로 유명했던 사람이다.

이 책의 이야기는 왕년의 프로골퍼가 폴이라는 성미 급한 사업가에게 골프를 가르치는 이야기다. 그러나 골프이야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골프와 인생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골프 수업은 곧 인생 수업이 된다.

책 내용 중에 내 눈을 멈추게 한 부분이 몇 군데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윌리 던이 폴에게 골프를 왜 하는지 물어보는 장면이다.

자네는 왜 골프를 치는가? 즐거움을 위해 치는 것 같아요. 그래, 어제 경기는 재미있었나? “…….

골프를 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나? 함께 플레이하면서 쌓는 동지애나 우정도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럼 어제 함께 경기를 했던 다른 세 명의 파트너에 대해서 무얼 알게 됐지? 아뇨, 아는 게 없습니다.

골프를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나? 골프장의 아름다움을 좋아해요. 골프장이 없으면 대부분의 도시들은 시멘트 더미일 뿐이죠. 그럼 어제 경기를 했던 골프장은 어땠나? 어떤 종의 나무가 가장 많던가? 어떤 새를 보았지? “……..

자신이 생각하는 목적과는 전혀 다른 행동을 하고 있는 폴. 재미있지 않은가? 나는 이 장면을 보며 내 자신에게도 물어봤다. 자네, 글쓰기는 왜 하나? 나의 대답과 행동이 다르기는 폴과 마찬가지였다.

항상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힌 폴. 그런 사람에게 삶의 참 의미를 알려주는 윌리 던. 저자는 두 사람의 대화 속에서 다음의 내용을 전하고자 한다.

매일 누군가 어딘가에서 인생이라는 게임부터 먼저 배우고, 을 안내자이자 동반자 삼아 많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코스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여러분이 이 책을 통하여, 언제든지 멀리건을 통해 우리를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고, 아무리 형편없어도 변함없이 우리를 사랑해 주는 이라는 친구가 잇다는 사실을 알게 되길 바란다. 그 분을 통해 폴이 그랬던 것처럼 점점 더 적은 수의 멀리건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고, 더 나은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저자는 윌리 던의 대화 속에서 신을 친구이자, 멘토로 삼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신이 우리에게 조건 없이 준 우리의 권리를 상기시키면서.

 

[참고]

[멀리건]이란, 친선골프경기에서 실수로 샷을 망쳤을 경우 첫 번째 샷(타샷)만 특별히 다시 칠 수 있도록 다른 선수들이 기회를 주는 것. 골프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독특한 관대함은 미국의 윙드풋 골프 클럽에서 데이빗 B. 멀리건이라는 사람에 의해 유래되었다. 그러나 공식적인 골프경기에서는 허용되지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눈사람 마커스 - 인생에 힘이 되는 사람을 얻는 지혜
잭 마이릭 지음, 이민주 옮김 / 토네이도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인간은 수단이 아닌, 목적 그 자체다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들었던 소리인가. 학교에서는 물론, 직장에서도 항상 주장하는 말이다. 그러나 말과는 달리 우리는 인간을 수단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일에는 이런 사람이 필요하고, 저런 일에는 저런 경력의 사람을 투입하고, 언제까지 몇 명을 고용해서 일을 어떻게 마치고, 회사의 수익을 위해 몇 명을 감원해야 하는지 계산하며 산다.

사람이 필요해? 그럼 데려와. 안 온데? 그럼 돈 더 주고 데려와. 그래도 안 와? 그럼 직급도 더 올려줘. 그래 봐야 목표를 달성 못하면 자르면 되지. 안 그래? 마치 시장에서 물건 사듯이 한 사람의 능력과 그의 용도를 저울에 올려 놓고 계산하는 모습이다. 시장가격에 따라 돈을 더 주고 사는 경우도 있지만, 가치가 떨어지면 그 순간 폐기 처분된다. 인간시장 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보면서 기업만을 탓할 수는 없다. 직장을 고르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기업의 미래, 안정성, 급여 수준, 사장의 가치관, 주변 사람들의 평가 등 직장인들도 나름대로 앞뒤좌우 계산하면서 기업을 선택한다. 대기업은 사람을 내보내지 못해 안달이고, 중소기업은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치는 것이 다 이런 계산법 때문 아니겠는가. 계산하기는 기업이나 취업자가 피차 일반이다.

그리고 이런 현실 속에서 직장인 역시 자기 몸값을 한 푼이라도 더 올리려 이런 저런 자격증을 따고 자기계발에 안간힘을 쓴다. 이런 세상 속에서 자기 물 만난 듯이 돈 버는 사업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어학원이나 자격증 학원, 성형 수술하는 성형외과다. 

그럼 나는 어떤가?

한 때 직장인일 때, 내가 그 곳에서 성공하는 방법은 적은 돈으로 보다 많은 이익을 남기는 것이라고 확신했고, 어쩌면 지금도 그 생각을 완전히 지우지 못했다. 그것만이 사장을 만족시키고, 주주를 만족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적은 돈을 주고 가장 우수한 직원을 뽑으려 했고, 그들이 가진 모든 것을 일에 쏟아 붓게 만들고자 노력했다. 한푼이 아까운 상황이니까 말이다.

지금도 가끔 가슴이 아픈 것은 직장에게 직원들에게 한 말 때문이다. 자네, 지금 얼마 받는지 아나? 그 돈을 이 회사 아니면 어디서 받을 수 있을 것 같은가? 근데 말이야. 요즘 일하는 것 보니 조금 마음에 안 들어. 그렇게 일하려면 그 많은 돈을 왜 받고 있나?

대기업이었기에, 다른 곳보다 더 많은 돈을 받고, 더 좋은 복리후생에,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는 그들은 당연히 회사를 그만두지 않으려 발버둥쳤고, 나는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마치 내가 위대해서 그들이 내 말을 고분고분 따른다는 착각 속에서 말이다.

그러니 이런 상황 속에서 무슨 신뢰가 생기며, 그들 스스로가 일에 몰입해서 무언가를 완수하고자 하겠는가? 물론 그들은 전력투구 한다. 그러나 그것은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의욕이나 희망보다는 회사에서 퇴출 당하기 싫다는 두려움이다.

자본주의 사회, 특히 주주가 기업의 최우선고객으로 자리잡은 요즘 세상에서는 투자 대비 수익율이 높은 기업이 좋은 기업이고, 안정된 기업이다. 왜냐고? 그런 기업에는 투자자들의 돈이 계속 몰리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인건비 대비 일의 완성도를 높이는 게 관건이고, 이를 위해서 무언인들 못하겠는가? 구글이 위대하다고 말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시장가치를 완전히 거부했다는 것 아니겠는가.

주주를 만족시키고, 직원을 만족시키고, 고객을 만족시킨다는 것,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그리 쉬운 것도 아니다. 또 왜냐고? 이들이 기업에 바라는 것이 서로 다르기에 서로의 이해가 자주 충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세상이 조금씩 바뀌는 것 같다. 스캇펫 박사가 [아직도 가야 할 길]에서 말한 대로 인간의 의식이 점차적으로 자연, 환경, 사랑, 평화, 안정, 기쁨과 같은 인간 본연의 자세를 점점 더 강하게 요구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

이제는 기업도 단순히 돈만 버는 것으로는 뭔가 부족하다. 아니 정확히 표현하면 돈만 잘 버는 기업은 위험한 기업으로 바라본다. 지속 가능한 기업의 모습은 보다 더 아름다운, 고객의 꿈을 이뤄주는, 직원과 함께 가는 사회적 기업과 같은 모습이 요구된다. 이제 고객들은 조금 덜 벌더라도 모두 함께 가는 기업을 원한다. 직원들로 하여금 회사 일을 내 일처럼, 사장은 내가 도달해야 할 비전으로, 기업의 성장을 내 성장으로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기업만이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된 것이다.

이제 기업이 돈 많이 주는 것을 자랑할 때는 지난 것 같다. 그것은 자기 살을 깎아 먹는 싸움이고, 마치 시장에서 가격 가지고 싸우는 것만큼 무식한 것도 없는 것처럼, 돈을 더 주기에 사람이 모인다는 식의 발상은 기업을 영속 시키지 못한다. 그런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은 당연히 더 많이 준다는 기업이 있으면 미련 없이 그곳으로 옮길 것이다.

만약 모든 일의 승패는 인간에게 달려있다 는 말에 동의한다면, 당연히 무슨 일이든지 간에 인간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우리는 인간이 모든 일을 다한다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그들을 수단이나 도구로 보는 것에 너무 익숙하다. 마치 고장 난 기계의 부품을 교체하듯이 인간 역시 하나의 부품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이 책 [눈사람 마커스]는 조그마한 책이다. 스토리텔링식으로 써 있고, 내용도 간단하다. 책 한 권 읽는데 두 시간도 안 걸린다. 그러나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예전에 목표지상주의를 부르짖으며 뛰어다니던 내 모습, 주주를 위해 일해야 한다고 외치던 경영진, 세대에 뒤졌다는 이유로 회사를 그만둘 수 밖에 없었던 선임 부장들, 그리고 최근에 알게 된 사회적 기업 (Social Enterprise) 라는 기업 형태 등이다.

주인공 마커스는 무척 유능한 조선소 사장이다. 그래서 매우 높은 가격의 배를 수주했지만, 문제는 일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녔지만 사람을 구할 수가 없었다. 그 때 그 앞에 나타난 사람, 조선 분야에서는 전설처럼 알려진 바나바스라는 사람이다. 그는 바라바스를 통해 인간의 소중함,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의 위대함을 배운다.

바라바스가 한 말이다. 마커스 조선소에서 (자네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따뜻한 눈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닫혀있는 사람들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할 것이야. 그 문을 열 수 있는 가장 좋은 열쇠는 바로 진심일세. 아테네 최고의 조선소는 배가 아니라 사람을 만드는 조선소임을 한 순간도 잊지 않는다면, 자넨 언젠가 따뜻한 눈사람이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네.

이 말을 듣고 열심히 실천하고 있는 마커스에게 바라바스는 또 다른 말을 한다. (자네가 따뜻한 눈사람이 되었으면) 그 다음엔 그 마음들을 참된 방향으로 이끌어 가야 하지 않겠나? 즉 자넨 이제 조선소 사람들 각각의 미래와 비전을 이끌어 가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네. 명심하게. 사람을 얻는다는 건, 그 사람의 미래가 되어주는 것이네.

자신의 뜻을 이해하고, 직원들과 하나가 되어 일을 완수한 마커스를 보며, 바리바스는 이렇게 말한다. 평범한 장사꾼은 물건을 팔아 이윤을 남기는데 주력하지. 하지만 진정한 성공은 이문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네 진정한 명장은 배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가르침을 말일세.

사람, 그 들간의 교감, 따스한 미소. 마지막 날, 우리가 기억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미소를 띤 채 눈을 감을 수 있는 삶의 파편은 어떤 모습일까. 어쩌면 그것은 나와 너, 그리고 우리가 함께 걸어갔던 순간 순간이 아닐까 싶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슴 뛰는 상상을 즐겨라 - 당신의 꿈을 현실로 만드는 하루 7분 이미지트레이닝
다카이치 아라타 지음, 은영미 옮김 / 나라원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며칠 전, 우리 아이와 저녁을 먹으며 대학생활에 대해 이야기해 줬다. 이번에 대학입시를 치른(아니 현재 진행중인 것이 맞겠다. 아직 발표가 안 났으니까.) 아들이다. 그 때 아이가 한숨 쉬며 하는 말, 아빠 시험보기 몇 달 전부터 일부러 놀았는데, 그게 무척 후회가 돼! 나는 일부러 놀았다는 말을 듣고 이유가 궁금해서 아이에게 물어봤다. ? 우리 아이는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소심해서 그런지 뭔가 되고 싶다고 골몰히 생각하면 도리어 그 일이 더 안 되는 것 같아. 도리어 아무 생각 없이 지내면 일이 더 잘되는 것 같거든. 그래서 시험 생각을 아예 안 했어. 근데 시험성적을 보니…”

지난 몇 달을 후회하는 아들을 보며 가슴 한구석이 아려왔지만, 그래도 어린 나이에 소중한 경험을 했다는 생각에 웃으며 위로해 줬다. (앞으로도 50년을 더 살아갈 나이인데)

근데 재미있는 것은 나도 아이와 똑 같은 경험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나 역시 지난 삶을 되돌아 보면 뭔가 하겠다고 매달려서 제대로 된 것이 거의 없었다.

국민학교 시절, 명문(?) 중학교에 가야 한다고 집에서 40분이나 걸리는 국민학교로 전학을 갔다. 정든 친구들을 떠나 매일 시험보고 성적 평가하는 학교로 말이다. 그러나 외톨이가 되어 졸업할 때쯤 중학교시험은 무시험제로 바꿨다. 고등학교만은 명문을 들어가야 한다고 달달 볶이면서 3년을 지내고 나니 고등학교도 뺑뺑이. 군 복무 시절, 갑자기 교수가 되고 싶어 제대 후 열심히 공부했건만, 졸업 막판에 다른 전공을 찾아 대학에 다시 들어갔고, 그 바람에 이전에 공부했던 것, 교사자격증까지도,은 모두 헛일이 되었다.

대학원에 들어가 열심히 공부했고, 이제 교수 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하며 웃고 있을 때, 갑자기 귀가 멀었다. 박사과정은 고사하고 집에서 하늘만 쳐다보게 되었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도 지시사항을 종이에 써 줘야 일할 수 있는 나를 채용해 준 회사가 있다는 것이 행운이었고, 신에게 감사할 일이지만 그 후에도 뭔가 되고 싶다거나, 어떤 자리에 올라가겠다고 이 악물고 덤벼 제대로 된 것이 없다.

도리어 내 앞에 주어진 일에 몰입하여 하루하루를 지내는 사이에 회사를 옮기고, 승진도 하고 일도 조금씩 커졌다. 내가 꼭 가야겠다고 생각한 회사도 아니고, 그 회사에서 어떤 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 적도 없기에 일을 위해 별도로 준비한 적도 없고, 회사를 옮길 때도 지원서나 이력서, 면접 같은 것을 본 적도 없다. 그저 세상의 흐름에 내 자신을 맡기고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 온 것 뿐이다.

[시크릿] [행운] [믿는 대로 이루어진다] [행복한 멈춤] [무지개원리] [성취의 법칙] [열정플랜][잠재의식의 힘][생각에너지][당신의 소중한 꿈을 이루는 보물지도] 등 내 방 책꽂이에 있는 책 중에서 지금 내 눈에 보이는 책들만 봐도 그들의 공통적인 내용은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원하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라 그 모습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그 느낌을 상상하라 다.

근데 그토록 하고 싶다고 생각하며 열망한 일들은 안되고, 평소 생각지도 않은 일들만 이루어진 것일까? 수 많은 사람들이 마음 속에 그리면 그대로 이루어 진다고 하는데 말이다.

나는 이 같은 궁금증의 답을 이 책 [가슴 뛰는 상상을 즐겨라]의 에필로그]에서 찾은 것 같다. 물론 나는 과학자가 아니기에 저자 말의 진위는 잘 모르고, 그 말이 정답인지도 정확히 판단할 수는 없다. 다만, 그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느낄 뿐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소망하는 이미지를 머리 속에 떠 올리는 것을 뇌 세포의 물리학적 생리운동으로 보고,.(누군가가) 뭔가를 원하는 동안은 그것이 실현되지 않는다는 말은 관념적인 이론이 아니라 물리적인 현상인 것이다. 따라서 꿈을 이루려면 일단 그 꿈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 꿈에 대한 집착은 물리학적으로 말하면 어느 특정 대상을 계속해서 관측하는 일이고, 관측자인 인간이 상상하는 행위로 소망 실현이라는 변화를 멈추게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말은 우주의 모든 것은 입자로 구성되어 있는데, 누군가가 그 입자를 바라보면 입자의 성질이 변하거나 활동을 중지한다는 연구결과를 인용하며 한 말이다.(꿈을 그리는 우리의 뇌세포도 하나의 입자이다). 즉 관측자(우리)가 무엇인가를 골몰히 생각한다는 것은 그 순간 그 무엇인가를 집중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되며, 그 때 그 무엇은 자연스러운 활동이 중지된다고 한다. 쉽게 말하면 우리가 원하는 꿈이 진행되지 않고, 현 상태 그대로 굳어버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꿈을 이루고 싶으면
뭔가 반드시 되어야 하는데라는 집착을 버리라고 한다. 집착의 나쁜 점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무엇인가를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놓아두지 않는다는 것, 또 하나는 집착할 때는 항상 불안한 마음이 함께 생기는데 그것이 도리어 자신의 꿈을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저자는 집착을 버리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꿈을 이미 확정된 미래로 그리면, 그 꿈은 마음 속에서는 이미 이뤄진 상태이기 때문에 집착이 생기지 않는다. 오히려 잠재의식이 당신을 긍정적인 상태로 변화시키고, 긍정적으로 변화된 당신은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현실을 누리게 된다.

결국 소망하는 무엇인가에 집착하지 말고, 소망하는 무엇이 이미 이루어졌음을 인정하고 그 느낌을 즐기라는 말이다. 앞에서 말한 많은 책들의 행간에 들어있는 내용이고, 존 하리차란이 [행복한 멈춤]에서 잠자기 전에 꿈이 실현되었을 때의 느낌을 마음껏 느낀 다음, 아침에 일어나면서 깨끗이 잊어버려라고 한 말의 의미다.

행복한 미래. 당신이 원하는 미래를 꿈꾼다면, 먼저 당신을 변화시키는 것부터 시작하라! 미래는 당신이 변화됨으로써 얼마든지 긍정적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다. 그리고 당신이 원하는 미래의 모습을 마치 이루어진 것처럼 상상하라! 당신이 상상한 이미지는 곧 현실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