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즈 비 Boys be
가쓰라 노조미 지음, 양윤옥 옮김 / 에이지21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전혀 착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이 전해주는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악한이 나와 선한 자를 괴롭히고, 선한 자는 이를 참다 마침내 용기를 내어 악당을 물리치는 서부활극 같은 요소는 전혀 없다. 책을 읽으면서 한번도 갈등이나 고민, 두려움 같은 것을 느껴 본 적도 없다. 그저 담담히 엄마를 잃은 한 아이와 고통불통의 구두전문가 아저씨, 그리고 이들 주위에서 약간의 문제를 만들어 가는 조연들의 하루를 보며 ! 이렇게 사는구나 하고 페이지만 넘길 뿐이었다.

그러나 정말 재미있는 것은 한번 왈칵 눈물을 쏟게 한 다음, 나도 모르게 ~ 하고 웃게 만든다는 것이다. 훌쩍거리다 눈물이 마르기도 전에, 이그 정말 하면서 실소를 짓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고집불통 영감배기의 자존심 싸움이 우습고, 청소부 아줌마의 재치가 재미있다.

누군가 세상은 선한자와 악한자가 공존하는 세상이라고 말한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이제 그 말을 바꿀 때가 오지 않았나 싶다.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은 악인과 선인이 아니라, 자신을 내 보이는 자와 감추는 자다. 누군가를 해치기 위해 그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대를 위해 자신을 감춘다. 잘난 척하기 위해 자신을 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도와주려고 그런다. 그러나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교감이 제대로 안되어 주고 받는 것이 잘못되면 서로 악한이 된다. 어떤가?

책에 나온 모든 사람들은 너무나 착하다. 상대를 미워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거나 숨길 뿐이다. 그런 것이 자신과 상대를 위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모든 것의 해결책은 단 하나. 마음을 여는 것이다. 서로를 의식하기 보다 자신이 하던 방식대로 상대에게 나는 이래라고 말하면 된다. 이 책을 보면 서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람들이 그렇게 서로를 알아간다. 그리고 기뻐한다.

재미있다. 그리고 가슴 한 구석이 찡하고 울린다. 마음의 문을 닫고 자기 안에서 외롭게 사는 사람들이 어디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 뿐이겠는가. 누구든지 이 책을 보고 한번 울고 나면 마음의 문이 활짝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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