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부부들 ‘마음의 혼수’를 준비하자
대화법부터 性교육 수업까지 ‘결혼의 기술’ 조목조목 배워

▲ “공부 열심히 했더니 행복지수가 A+ 예요.”오사라, 주광수씨 부부는 예비결혼학교는 물론 결혼초반부부 학교까지 섭렵한 모범 신혼부부다. /전기병기자 gibong@chosun.com
4월에 결혼한 고등학교 교사 한경선(29)씨는 작년 가을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서 6주 과정의 ‘결혼아카데미’를 수강했다. 문득 ‘나는 결혼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는 물음이 생겼고, 결혼한 친구 중 3분의 1이 이혼한 것도 계기였다. 부인은 물론 초등학교 5학년 딸아이와도 헤어져 사는 회사원 조영수(가명·42)씨는 “나도 결혼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공부했더라면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이혼한 지 3년이 지나서야 왜 아내가 그토록 내게 서운해했는지 이해하게 됐지만 이미 늦었다. 대입을 위해 무려 10여 년을 공부하지만, 인생의 가장 큰 사건인 결혼에 대해서는 ABC도 모른 채 모험을 나섰다.”


◆ 화려한 예단보다 중요한 것
예비 부부들 사이에 요즘 ‘결혼 공부’가 한창이다. 부부·가족문제 상담소를 비롯해 종교단체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결혼준비학교 프로그램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결혼한 오사라(27)씨 역시 “마음의 혼수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예비신랑 주광수(35)씨와 함께 부천의 한 문화센터가 진행한 예비부부학교에 다녔다. 예물은 커플링으로 대신했다. 결혼 후에는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마련한 ‘결혼 초반 부부교육’을 들었다.

덕분에 이 부부에겐 ‘목에 칼이 들어와도!’ 실천하고 있는 4가지 지침이 있다. 첫째, 편들어주기. 상대의 말이 틀렸든 맞았든 귀 기울여주고 지지해준다. 둘째, 확실한 가사 분담. 아내가 주방과 요리를 맡고 남편이 세탁과 재활용품 분리수거를 담당한다. 셋째, 프라이버시 존중하기. 장난으로라도 서로의 일기장은 보지 않는다. 넷째, 존대말 섞어쓰기. 존경의 마음을 갖게 된다.

◆ MBTI부터 성감대 공부까지

각종 결혼준비학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가르치는 건 역시 의사소통의 기술이다. 높은뜻 숭의교회에서 예비부부학교를 진행하는 김추인씨는 “상대를 질책하기 위한 유(You) 메시지가 아니라 ‘내 생각은 이렇다’는 식으로 차분히 말하는 아이(I) 메시지로 대화하는 훈련에 주력한다”고 말했다.

부부가 잘 싸우는 법도 배운다. 오사라씨는 그 비결을 ‘직·솔·부’로 요약했다. “직접 말하고, 솔직히 털어놓되, 부드럽게 싸우라는 것이죠. 배우자 특유의 화해의 제스처를 파악해둔 뒤 제스처가 왔을 때 외면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에요.”결혼준비학교의 하이라이트는 서로가 자라온 환경과 어린 시절을 알고 이해하는 시간을 ‘공식적으로’ 갖는 것. MBTI 같은 성격검사로 시작해, 자신의 성격을 형성시킨 부모와 형제자매들에 대한 이해, 유년기와 학창시절에 받은 크고 작은 상처까지 공유하고 받아들이는 시간이다.

‘성(性) 교육’도 진행한다. 자신의 몸의 특징과 서로의 성감대를 쪽지로 교환할 때는 쑥스럽기 그지없지만, 부부의 ‘아름다운 성’을 일궈가는 첫 작업. 남녀의 성에 대한 성경적 이해도 알아두면 유익하다. “성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부여한 유일한 창조사역”이라는 게 사랑의교회 박성수 목사의 설명. “성은 사랑의 표현이며 그 사랑 가운데에서 생명을 잉태하는 일이 얼마나 거룩하고 고귀한지 일깨워줍니다.”


◆ 결혼공부, 데이트 코스로 넣으세요
한경선씨는 결혼아카데미를 수강할 때 “넌 왜 그렇게 유별나게 사니?” “뻔한 거 아니냐”는 소리를 심심치 않게 들었다. 그래도 한씨는 친구들에게 열심히 권한다. 바빠서 결혼준비학교에 갈 시간이 없다면 애인과 ‘자율학습’을 하면 된다고도 조언한다. “결혼에 관한 좋은 책들을 읽고 독후감을 쓴 뒤 토론해보는 거예요.”

참고로 한경선씨와 오사라씨가 읽은 책은 ‘결혼의 기술’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 ‘이 사람과 결혼해도 될까요?’ ‘결혼은 안미친 짓이다’ 등이다. 중요한 건 혼자 강의를 듣고, 혼자 책을 읽어서는 큰 효과가 없다는 점이다. 예비 부부가 함께 공부하고 함께 이해해야 실속있는 마음의 혼수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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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발바닥 2006-05-19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하면서 정작 중요한 것은 둘이 잘 사는 것인데, 실제 결혼준비의 99%는 예식과 혼수에 치중된 것 같다. 우리사회의 허례허식의 단면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결혼식 준비 때문에 정작 본질적인 결혼준비를 소홀히 하지 않나 싶다. 결혼 공부 열심히 해야쥐...

내이름은김삼순 2006-05-19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저하고는 왠지 멀~게만 느껴지는 이야기같아요,헤~
발바닥님은 이쁜 우기부기님이 계시니 결혼공부 열심히 하셔야겠어요~^^

외로운 발바닥 2006-05-19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삼순님은 아직 꽃다운 나이시지만, 결혼공부 해야될 때 금세~~옵니다. ㅎㅎ

우기부기 2006-08-02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 공부 열심히 하자~ ^^
 



우리나라에서 해가 제일 먼저 뜬다는 간절곶...

바람이 무척 세서 오래 앉아 있지는 못했지만, 바다를 마주하고 자리잡은 노상커피숍이 인상적이었다.

언제나 가슴을 설레이게 하는 바다를 마주보며 마신 토마토 쥬스는 참 맛있었다.(커피를 잘 안마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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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성 집어치워~ 맛있으면 그만!
글=김성윤기자 gourmet@chosun.com
사진=조선영상미디어 유창우기자 canyou@chosun.com
입력 : 2006.05.10 14:59 24'

평론가와 전문가들로부터 싸늘한 반응을 얻었지만, 대중으로부터는 폭발적 지지를 받으며 대박 터뜨리는 영화가 있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커다란 사발은 평양 물냉면처럼 차가운 육수로 가득하다. 하지만 함흥 비빔냉면처럼 쫄깃하다 못해 질긴 국수에 매콤새콤달콤한 양념장을 듬뿍 얹는다. 비싼 메밀 대신 밀가루로 국수를 뽑기도 하고, 짬뽕을 차갑게 식혀 냉면처럼 먹기도 한다. ‘냉면 순수주의자’들은 “평양식도 아니고, 그렇다고 함흥식도 아닌 변종”이라고 폄하하지만, 대중은 그 맛에 열광하며 여름을 기다린다. ‘대박 난 변종 냉면 베스트 7’을 소개한다.

▲ 장도리곰탕 얼음냉면
장도리곰탕 얼음냉면

음식을 눈으로만 즐긴다면, 장도리곰탕 ‘얼음냉면’(8000원)은 100점 만점이다. 물냉면은 투명하게 깍아낸 얼음그릇에 찰랑찰랑 육수를 붓고 국수를 도로록 말아 낸다. 먹는 동안 얼음그릇이 녹아 섞이면서 국물은 더욱 차가워진다. 물론 육수는 묽어진다. 얼음그릇은 정사각형과 하트 두 가지 모양이 있다. 가격은 그릇 모양과 상관 없이 같다.

얼음으로 그릇을 만드는 기막힌 아이디어는 장도리곰탕 주인 이장우(51)씨가 지난 2003년 냈다. 얼음을 손으로 일일이 깍기 때문에 이윤이 후한 편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특출난 생김새 덕에 여름마다 TV·신문·잡지를 통해 소개되니, 홍보효과가 엄청나지 않을까.

곰탕으로 먼저 이름 날린 식당답게 쇠고기 육수는 정직하다. 하지만 레몬즙을 섞는지, 정체 모를 향기가 먹는 내내 거슬린다. 정통 냉면에 익숙하다면 비빔냉면을 시키는 게 낫겠다. 서울 역삼동 차병원 뒤에 있다. (02)569-3032~3


▲ 깃대봉냉면
깃대봉냉면

메뉴판에는 ‘저희 비빔·물냉면은 맵습니다. 주문시 참고 바랍니다’라고 크게 적혀있다. 그 밑으로 ‘매운 맛’부터 ‘보통 맛’ ‘덜 매운 맛’ ‘안 매운 맛’ ‘거의 안 매운 맛’ ‘하얀 맛’까지, 6가지 매운 정도에 따라 주문하란다.

메뉴판의 경고를 무시하고 보통맛으로 주문했다. 노란 쫄면은 파와 깻가루에 파묻혔다. 시뻘건 국물을 한 모금 들이켰다. 생각보다 맵지 않고 달다. 그런데 웬걸. 먹으면 먹을수록 매웠다. 혀가 아리더니, 머리는 형틀로 조이는 듯, 입술은 얼얼했다. 희한한 건, 그렇게 괴롭고 고통스러운데도 계속 먹게되는 마력이 있다. 찌그러진 양은 주전자에 담겨 나오는, 쇠고기 맛 국물과 국수 삶은물을 섞은 뜨거운 육수로 감각이 마비된 혀를 헹굴 땐, 약간 변태적이나 시원한 쾌감이 기막히다.

냉면은 물, 비빔 상관 없이 4000원. 1.5배쯤 양이 많은 곱배기는 4500원. 깃대봉이란 이름은 식당이 서울 종로구 충신동 국기 게양대 옆에서 시작했다고 해서 붙었다. 지금은 충신동에서 멀지 않은 창신동 창신초등학교 건너편에 있다. (02)762-4407


▲ 유천칡냉면
유천칡냉면

육수에 뜬 살얼음을 젓가락으로 헤치면 짙은 갈색 국수와 검붉은 고추양념이 보인다. 칡과 다른 재료들을 섞어 만든 국수는 쫄깃하다 못해 찰고무처럼 질기다. 이를 튕겨낼 듯하다. 국물은 처음에는 구수하고 달착지근한데, 먹을수록 맵다. 함께 나오는 뜨거운 육수로 입을 헹구듯 마무리한다. 물냉면과 비빔냉면 6000원, 회냉면 7000원. 왕만두(5000원)는 김치, 부추, 두부가 많이 들었다. 얇은 만두피로 만두소가 발그스름하게 비쳐 보인다. “서울 풍납동 송파세무소 맞은편 풍납사회복지관 골목 안”이라고 쉽게 설명하지만, 찾아가기 꽤 번거롭다. 그런데도 그렇게 손님 많은 걸 보면 의아할 정도다. 주차장은 넓다. (02)485-5102, 5774, 4456



▲ 퇴촌밀면
퇴촌밀면

겉보기엔 냉면과 똑같다. 그런데 국수가 유달리 하얗다. 거무튀튀한 메밀 대신 밀가루를 쓴다. 찰기를 주려고 전분과 젤라틴을 조금 섞어 국수를 뽑는다. 그래서 냉면이 아니라 밀면이다. 뽀얀 국물은 냉면 국물처럼 시원한데, 묘한 단맛이 희미하게 감돈다. 감초(甘草)다. 육수를 뽑을 때 사태(쇠고기), 사골(소뼈), 대파, 마늘, 생각, 고추씨 등에다 감초를 더해 끓인다. 여기에 동치미를 섞는다.

국수는 쫄깃한 맛을 살리기 위해 1분 삶는다. 덜 익은 듯한 맛이 약하게나마 남아있다. 일본 규슈 하카다라멘 국수가 연상된다. 이 덜 익은 듯한 국수와 국물이 조화롭다. 아삭아삭한 동치미 무와 아작아작한 오이채가 고명으로 얹어진다. 밀면에 딸려 나오는 백김치만 먹으러 오고싶다. 깊은 시원함이다. 차가운 물에 담근 항아리에서 3년 숙성시킨 작품이다. 통오리밀쌈(4만5000원)도 있다.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도수리에 있다. (031)767-9280


▲ 마담밍 짬뽕냉면
마담밍 짬뽕냉면

짬뽕이 차가운 냉면으로 변신했다. 서울 선릉역 근처에 있는 중국음식점 ‘마담 밍’은 4년 전 ‘짬뽕냉면’(6000원)을 개발했다. 면발이 압권이다. 짬뽕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은 국수가 쉬 불어터지는 게 불만이다. 그러나 짬뽕냉면 국수는 불지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쫄면처럼 탱탱하다. 국물은 짬뽕을 그대로 식힌 맛. 생각처럼 이상하지는 않다. 기름은 싹 걷어내는지 허옇게 굳은 기름덩어리가 둥둥 뜨지는 않다. 노골적으로 맵다. 그걸로도 모자라 기름에 볶은 매운 고추양념을 듬뿍 담은 중국식 숟가락이 그릇에 꽂혀 나온다. 강신영 조리장은 “젊은 사람들은 그 고추양념을 다 풀어서 먹는다”고 했다. 강철로 만든 위장이라도 그렇게 매운 양념을 퍼부으면 상하지 않을까 걱정됐다. (02)557-6992


소문난냉면

한약재료 냄새로 가득한 동대문 경동시장. 지하 1층 식당가로 연결되는 허름한 입구에 ‘소문난냉면’이라고 적힌 빨간 옷을 입고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이 있다. 냉면집을 공동 운영하는 육남매 중 하나일 경우가 많다. 냉면을 주문하면 고추장 양념이 듬뿍 얹어져 나온다. 고추장을 찍어 먹었다. 맵지 않고 부드럽다. 고명으로 특이하게 쑥갓을 얹는다. 테이블에 놓인 고추양념·겨자·흑설탕을 입맛대로 더하고, 얼음 둥둥 뜬 육수를 부어 양념과 잘 섞이도록 한다. 면발이 질기면서 소박하다. 냉면 3500원, 곱배기 4000원. (02)967-4103


동아냉면

겉에서 보면 그냥 분식집이다. 30석 남짓이다. 메뉴는 냉면 하나. 고추양념을 뿐 국물은 떡볶이처럼 달고 맵다. 무채는 통닭집 네모난 무처럼 새콤달콤하다. 국수는 찰지고 구수하다. 씹을 때마다 깨가 부서지면서 고소한 향기가 퍼진다. 인공조미료를 많이 쓰는지 먹고 나서 잡다한 여러 맛이 입안에 오래도록 남는 건 걸린다. 서울 용산구 보광동 한국폴리텍 서울정수대학(옛 정수기능대학) 건너편, 버스정거장 표지판과 가게가 있는 모퉁이 오른쪽으로 작은 간판이 보인다. 냉면 소 3500원, 대 4000원, 특 5000원. (02)796-2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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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런스 2006-05-13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먹고잡다!

외로운 발바닥 2006-05-14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여름엔 정말 냉면이 땡기네요.

내이름은김삼순 2006-05-18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맛있겠당~!침이 절로 꼴까닥 넘어가요 ㅋㅋ
 

국내외 ‘버블 붕괴’ 경고 잇따라
강남 아파트값, 이미 뉴욕·도쿄수준 넘어서
“개인자산 80%가 부동산… 거품 대비해야”

아파트값을 비롯한 자산(資産) 가격에 대한 ‘버블(bubble·거품)’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버블이란 부동산 등의 자산가격이 수요·공급 원리에 따른 적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 언제든지 꺼질 수 있는 비정상적 상태를 지칭한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유엔 아·태경제사회이사회(ESCAP)는 ‘아·태지역 자산 거품이 있는가’라는 보고서에서 ‘서울·홍콩 등 부동산 투기현상이 있는 지역에서 자산 거품이 붕괴하면 주식시장 붕괴보다 훨씬 충격이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계 투자 은행인 모건스탠리도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은 버블(붕괴)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적인 통화 긴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은행은 지난주 보고서에서 ‘가구 소득과 비교한 주택가격 수준이 1990년대 초 주택가격 급락 직전 수준에 이미 근접해 있다’고 밝혀 거품 붕괴 가능성을 지적했다.

▲ 주요 실물자산의 1회 사용가치 (연 이자수익율 5% 기준)
◆부풀어 가는 거품

서울 강남지역 주요 아파트 가격은 소득 수준과 비교해 이미 일본 도쿄나 미국 뉴욕 수준을 넘어섰다.

강남의 대표적 고가(高價) 아파트인 삼성동 아이파크 73평형(시가 40억원)의 경우 평당 가격이 5500만원에 달한다. 이 돈을 은행에 넣고 연 5% 이자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이 아파트 소유자는 매일 55만원의 숙박료를 치르며 살고 있는 셈이다. 거실과 욕실 2개가 딸린 롯데호텔 딜럭스 스위트룸 숙박료(26평·장기 투숙객 할인 요금 적용)와 비슷한 금액이다.

평당 6000만원대에 진입한 강남 주요 아파트 가격은 1인당 국민소득이 한국의 2.5배인 일본 도쿄의 가든힐스(평당 5860만원)와 맞먹는다.

서울 강남지역은 1998년 11월 이후 7년5개월 동안 주민 소득은 40.6% 증가했으나 아파트값은 117%나 올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김정호 교수는 “평당 6000만원대 아파트 가격이란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버블 수준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에도 부동산시장으로 계속 돈이 몰려 거품이 더욱 부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난 4월 중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3조여원 늘었다. 작년 8·31 부동산대책 이전인 2005년 1~8월 중 월평균 증가액(1조7000억원)의 2배 수준이다.

버블 현상은 골프회원권·그림 등 다른 실물자산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 남부CC의 골프회원권(개인용) 가격은 14억7500만원으로 1년 새 60% 뛰었다. 시중 부동(浮動)자금이 500조원으로 불어난 가운데 보유세 부담이 없는 골프회원권 시장으로 돈이 몰렸기 때문이다. 동아회원권거래소 강윤철 부장은 “최근 들어 가격 상승세가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투자 성격의 자금이 골프회원권 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림시장도 비슷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2002년 경매에서 8200만원이었던 김환기 화백의 작품 ‘산월(山月)’의 가격은 올해 2월 경매에서 3억8000만원까지 급등했다. 그림 투자에 대한 열기가 고조되면서 서울옥션의 미술품 경매 낙찰률도 1999년 18% 수준에서 작년엔 63% 수준까지 올랐다.


◆거품 붕괴 임박했나

재경부 김용민 세제실장은 12일 라디오 방송에서 “주택가격, 특히 서울 강남의 가격은 꼭짓점에 와 있다는 분석이 많다”며 “국민들이 이를 인식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강남지역 아파트값이 이자율·임대소득·세금 등을 감안해 산출한 적정가격보다 13.7% 정도 거품이 끼어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반면 부동산 컨설팅업체 RE멤버스의 고종완 대표는 “아직 강남 아파트에 대한 수요층이 두터워 가격 강세 기조가 10년 정도 지속될 것”이라며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이 출렁일 수 있지만 거품 붕괴 단계로 보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개인 자산의 80% 가량이 부동산에 몰려있어 부동산 거품이 급격히 꺼질 경우 일본(부동산 자산 비중 60%)보다 훨씬 충격이 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부동산 거품이 꺼질 경우 대개 고가(高價) 주택뿐 아니라 전체 주택 가격이 함께 폭락하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 등 부채가 많은 서민층이 더 큰 체감(體感) 타격을 입게 된다.

한성대 임병준 교수(부동산학)는 “고유가와 원화 강세로 경제 체력이 저하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경우 개인은 물론 부동산 담보대출 연체로 금융시스템이 흔들리며 경제 전체에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수기자 hongsu@chosun.com
이진석기자 island@chosun.com
입력 : 2006.05.13 00:54 07' / 수정 : 2006.05.13 00:57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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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stella.K > ‘살림9단 주부’들의 기상천외한 아이디어

 

“황토팩으로 아이속옷 염색해봤나요”

‘살림9단 주부’들의 기상천외한 아이디어
스팀청소기로 베란다 창문 청소하면 깨끗
건어물을 이불 진공 압축팩에 보관하면 신선

“코감기가 유난히 잘 걸리는 둘째 아이 때문에 고민하다가 손수건을 황토팩으로 ‘염색’해 봤어요. 이 손수건으로 닦아 주자, 아무리 부드러운 면 수건을 써도 늘 헐어 있던 아이의 코밑이 깨끗해졌어요.”

주부 서정은(34·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씨는 미용 용품인 황토팩을 ‘염색’용으로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는 손수건에 이어 속옷 염색법도 공개했다. “세숫대야에 뜨거운 물을 담고 황토팩 한두 봉지와 굵은 소금을 함께 잘 푼 후 속옷을 담가 15분 정도 잘 배도록 주물러 꼭 짭니다. 이 과정을 서너 번 반복하고 세제 없이 뜨거운 물로 두세 번 세탁하면 멋진 황토속옷이 됩니다.”

‘살림 달인’의 경지에 오른 주부들이 없는 물건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새로운 상품을 직접 만들어내는 건 아니지만, 원래 상품을 만든 사람조차 알지 못하는 새로운 용도를 끊임없이 창출해 내고 있는 것이다. GS홈쇼핑은 지난 4월 ‘100+1% 생활의 달인(達人) 이벤트’를 통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상품 사용 후기 공모전을 열었다. 살림에 통달한 주부들의 상품 활용 수기 800여 건이 쏟아졌고, 상품의 기능을 101% 활용하는 기상천외한 아이디어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서씨 이외에도 황토팩 사용 아이디어는 많았다. 김연희(45성남 분당)씨는 “작은 종지에 황토가루를 부어서 냉장고에 넣어 두면 기분 좋은 흙 냄새가 풍기면서 음식 냄새가 확 줄어든다”고 했다. “어항 속에 황토가루를 풀어 넣으면 금붕어의 상처가 깨끗하게 낫는다”는 이색 경험담을 내놓는 사람도 있다.


지난해 홈쇼핑 최고 히트 상품이었던 스팀청소기를 급할 때 다리미 대용으로 사용한다는 주부들도 여러 명 있었다. 넓적한 바닥에서 나오는 뜨거운 스팀을 바지에 4~5회 이동시키면 주름을 펼 수 있다는 이 아이디어는 한경희생활과학이 최근 스팀다리미를 내놓으면서 상품화시켰다. 황사 탓에 뿌옇게 더럽혀진 배란다 창문을 스팀청소기로 청소하면 힘들게 문지르지 않아도 깨끗해진다는 주부들도 있었다.

겨울 이불의 부피를 줄여 보관을 쉽게 하는 이불 진공 압축팩에 건어물을 넣어 보관한다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부피가 줄어들 뿐 아니라 냄새도 나지 않고, 신선한 상태로 오래 보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살림9단 주부’들은 ‘클로렐라 수제비’라는 새 메뉴를 개발하기도 했다. 알약 형태의 건강식품으로 매일 물과 함께 삼켜야 해 아이들이 싫어하는 경우도 있어, 이를 쉽게 잘 먹이기 위해 고안해낸 요리법이다. 주부 김수정(43·서울 도곡동) 씨는 “수제비 할 때 절구에다 클로렐라를 넣고 가루를 냅니다. 이 가루를 밀가루와 섞어서 수제비 반죽을 한 후 아이와 함께 육수에 모양을 내어 넣습니다. 그러면 아이들이 더 신이 나서 잘 먹죠”라고 소개했다. 이 아이디어는 곧바로 홈쇼핑 방송에 반영됐다.

삼겹살, 생선 같은 것을 굽는 전기 그릴을 엉뚱하게도 김을 굽는 데 사용하는 주부도 많다. 일반 프라이팬에 김을 구우면 부스러기들이 자꾸 떨어져 바닥을 태우기 때문에 계속 닦아줘야 하지만 전기 그릴은 그릴 사이사이로 부스러기가 빠져나가는 데다 열이 균일하게 전달되기 때문에 김을 바삭하게 구울 수 있다는 것.

반대로 군고구마 전용 냄비로 생선이나 삼겹살을 굽는 주부도 많았다. 생선·삼겹살이 군고구마처럼 바삭해지면 독특한 맛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군고구마 냄비로 화초를 키우는 주부도 있다. 뚜껑을 뒤집어서 냄비 위에 걸쳐 놓고 그 위에 군고구마 냄비 안에 있는 석쇠를 얹은 후 화분을 올려 놓으면 배수도 잘되고 바닥에 바람도 잘 통한다고 한다. 겨울에는 고구마를 굽고 봄 여름에는 화초를 키우는 절묘한 ‘4계절 상품’이 되는 셈이다.

요구르트 제조기를 아기 젖병을 따뜻하게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하면 별도로 젖병 보온기를 살 필요가 없다’, ‘밀폐용기를 전등 갓이나 화분으로 쓴다’는 알뜰 아이디어로 주부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GS홈쇼핑 윤기돈 마케팅담당 상무는 “최근의 마케팅은 상품을 파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고객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품의 가치를 계속 높여주는 활동까지 포함해야 한다”면서 “고객들의 풍부한 제품 사용 경험이 쌓일수록 그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한기자 duck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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