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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오면 읽어봐야지~~

부위별 '나잇살' 빼는 방법
10166 | 2006-06-05 추천 : 69 | 조회 : 506369

노화와 성인병을 일으키는 주범 나잇살, 나잇살이라고 다 같은 나잇살이 아니다. 나잇살은 연령에 따라, 성별에 따라, 또 부위에 따라 그 빼는 방법이 각각 다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이제 나에게 맞는 방법으로 나잇살을 빼 보자.

 

 

1. 직장 여성의 하체살

 

“하루 종일 컴퓨터만 보고 앉아 있자니 이 놈의 살들이 엉덩이나 허벅지로만 다 몰리는 거 같아. 으~ 저주받은 이 하체 어떡하면 좋을까?”

 

언젠가 모임에 나갔다가 20대 후반의 한 여성이 친구한테 이렇게 하소연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이처럼 직장을 다니는 여성 중에는 너무 앉아서 일만 하다 보니 엉덩이나 허벅지만 살이 찐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살이 찌면 몸의 어느 부위든 굵어지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엉덩이나 허벅지 못지 않게 경계해야 할 곳은 바로 뱃살이랍니다.


그런데 제 병원을 방문하는 직장여성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말하곤 하지요. “선생님, 정말 운동할 시간이 없어요”라고요. 이른 아침부터 출근 준비하느라 아침식사도 못 챙겨 먹는데 운동할 시간이 어디 있겠냐는 것입니다.

 

더욱이 “이런저런 회식자리에 참석해 술자리를 갖다보면 해마다 치마허리를 늘려야 하는데 너무 끔찍해요”라며, “직장을 그만두지 않는 한 뱃살이 절대 빠지지 않을 것 같아요”라는 말도 합니다.


하지만 뱃살 때문에 직장을 그만둘 필요는 없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얼마든지 뱃살을 줄일 수 있으니까요. 나잇살 관리에 센스를 보이는 여성이라면 틀림없이 사회생활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 아래에서 제시하는 6가지 나잇살 잡기 요령을 몸에 꼭 익혀보세요!
 


[ 요령 1 ]아침식사는 꼭 한다


우선 아무리 바빠도 반드시 아침식사를 먹어야 합니다. 아침식사를 먹는다고 너무 힘들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지방 우유 한잔과 설탕이 적게 들어간 시리얼도 좋고 잡곡 빵에 참치나 닭가슴살을 넣은 간단한 샌드위치와 오렌지 주스도 좋습니다. 아침을 먹지 않으면 오전 중 업무능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점심을 과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게다가 너무 오랜 시간 공복상태가 지속되면 우리 몸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몸 안으로 들어오는 음식을 저장하려는 경향이 강해집니다. 정말 시간이 없다면 단백질 제제로 만들어진 식사대용품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 요령 2 ]불필요하게 먹는 음식은 없는지 점검한다


하루 중 내가 불필요하게 먹는 음식이 없는지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동료들과 잡담을 나누면서 무심코 마신 다방커피 두세 잔(100~150kcal), 혹은 손님 접대용으로 준비해둔 버터쿠키 4~5개(100~ 150kcal) 집어 먹다 보면, 밥 한 공기 정도의 칼로리(300kcal)를 전혀 의식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일 섭취하게 됩니다. 한달이면 체지방이 1kg 이상 늘어나기에 충분한 양입니다.

 

 

[ 요령 3 ]가볍게 먹는 점심을 피한다


점심메뉴를 선택할 때에는 가볍게 먹는다는 생각으로 김밥이나 비빔국수, 냉면, 모밀과 같은 탄수화물 위주의 음식을 자주 먹게 되지요. 그런데 이런 종류의 식사는 돌아서면 금방 배가 고파지고 영양소도 골고루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점심식단은 회덮밥이나 비빔밥 혹은 순두부찌개나 청국장에 여러 가지 반찬을 같이 먹을 수 있는 식단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금 부지런한 분이라면 도시락을 준비해서 먹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어떤 도시락을 준비해야 할지 난감해 하는 독자들에게 참고가 될 수 있도록 뒤에서 제 도시락 메뉴를 소개할게요.

 

 

[ 요령 4 ]구두와 운동화, 신발을 2개 준비하라


직장에는 늘 구두와 운동화를 함께 두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할 시간이 없다면 출·퇴근할 때는 운동화를 신고 직장에서 근무를 할 때는 구두를 신어 보세요. 또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이라면 목적지 보다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걸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점심 식사를 마친 후에도 동료들과 커피 마시면서 잡담하는 10~20분 가량의 시간 동안 가까운 공원이나 공터에서 걸어보세요. 공간이 없다면 건물 안의 계단을 오르는 것도 좋은 운동이 됩니다.
 


[ 요령 5 ]일하면서 살 빼는 아이디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할 때도 가만히 앉아있기 보다 복도를 이리저리 걸어다니면서 생각하세요. 뱃살이 빠진다는데 다른 사람의 시선을 너무 의식할 필요가 없습니다. 화장실을 갈 때도 같은 층을 이용하지 말고, 아래층이나 윗층의 화장실을 이용해보는 건 어떨까요?     


책상서랍 안에는 조그만 아령을 준비해 두었다가 시간이 날 때마다 팔운동을 해주는 것도 방법이지요. 인터넷에 들어가면 1kg짜리 아령 두개가 7,000~8,000원 정도에 판매 되고 있습니다. 여성은 남성과는 호르몬이 달라 가벼운 아령으로 하는 팔운동으로 절대 팔뚝이 굵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축 처진 피부는 달라붙고 지방은 빠져 탄력 있는 팔을 갖게 됩니다.

 

 

[ 요령 6 ]술자리에서 안주발은 절대 금물!


오늘도 술자리에 참석해야 한다면 평소보다 저녁식사의 양을 줄이세요. 그리고 술자리에서도 물을 많이 마시고 기름진 안주는 되도록이면 적게 먹도록 노력하세요. 직장여성들이 술자리로 인해 살이 찌는 이유는 술 자체의 칼로리 보다 술과 함께 나오는 안주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답니다. 술자리에서의 나잇살 관리요령에 대해서는 뒷부분에 나오는 아저씨 뱃살 부분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 아줌마 뱃살


“선생님, 저는 정말 특이체질인가 봐요. 고기나 기름진 음식은 입에도 대지 않고 맨날 밥이랑 김치만 먹는데 왜 자꾸 살이 찌는지 모르겠어요.”

 

4, 50대 여성들 중에서 ‘정말 못마땅하다’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투의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얼마나 억울하겠어요. 남들이 옆에서 지글지글 고기를 구워 먹을 때 먹고 싶은 것 꾹꾹 참아가며 입에도 대지 않았는데….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누구나 경험해 보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밥하고 김치밖에 먹지 않기 때문에 살이 찐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옛날 어르신들도 ‘밥힘이 최고다’라는 말씀들을 많이 하셨잖아요? 그런데 흰쌀밥을 너무 많이 먹으면 뱃살을 찌우는데 아주 효과 그만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아줌마 뱃살의 일등공신, 밥과 김치만 먹는 식습관

 

대개는 탄수화물이 아닌 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살이 찌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지방이 살이 많이 찌는 것은 사실입니다. 탄수화물 보다 칼로리가 2배 이상 높고 체지방으로 저장도 잘 되기 때문에 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당연히 살이 찌지요.


그러나 지나친 탄수화물 특히 국수나 흰쌀밥, 흰떡과 같이 정제된 탄수화물의 섭취는 중성지방 수치를 올려 혈관을 지저분하게 하고 뱃살을 찌우는 일등공신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우리 한국 사람들이 밥을 먹지 않을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답은 바로 ‘혈당지수가 낮은 음식’을 먹는 것입니다. 혈당지수를 쉽게 표현하면 ‘음식을 먹었을 때 얼마나 빨리 혈액 내의 혈당수치가 올라가느냐’는 것인데요. 혈당이 빨리 올라가는 음식을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이라고 하지요.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이 살이 찌는 이유는 혈당수치가 갑자기 많이 올라가면 혈당을 내리기 위해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요. 이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은 우리 몸에 들어온 칼로리를 뱃살로 저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살이 찌지 않게 하려면 인슐린이 자주 분비되지 않도록 혈당지수가 낮은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그리고 혈당지수의 문제 외에도 밥하고 김치만 먹는 식습관으로는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지 못하게 됩니다. 뱃살을 빼기 위해 운동을 할 때 체지방이 연소되려면 비타민 B군, 칼슘, 마그네슘 등의 영양소가 필요하고 산소를 운반해주는 철분도 필요합니다. 그런데 밥하고 김치만 먹다 보면 체지방을 태우는 영양소가 부족해지기 쉽지요.


또 밥하고 김치에는 단백질이라는 것이 별로 없답니다. 운동할 때 체지방은 근육에서 타는데 단백질을 먹지 않으면 운동을 해도 효율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뱃살을 빼려면 칼로리가 조금 있더라도 단백질이 풍부한 껍질 벗긴 닭고기, 철분이 많은 기름기 없는 소고기, 마그네슘이 풍부한 견과류(호두, 잣, 땅콩 등) 그리고 칼슘이 풍부한 저지방 우유를 조금씩 드셔야 합니다.


견과류의 경우 혈관을 깨끗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어 뱃살이 있는 사람들에게 좋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칼로리가 많아 뱃살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루에 한 숟가락 정도의 양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과일을 방심하지 마라

 

과일도 아줌마 뱃살에 톡톡히 한몫 합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어머, 과일이 살이 찐다구요”하고 반문할 독자가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과일의 위력을 무시하지 마십시오. 많은 주부님들이 살이 찐다고 고기와 밥은 먹지 않고, 과일만 먹는 경우가 있는데 이게 바로 나잇살이 찌는 지름길입니다.


과일은 우리 몸에 좋은 음식으로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식품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다양한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과일에 들어 있는 알록달록한 화려한 색소인 식물성 화학물질(phytochemical)은 혈관을 깨끗하게 하고 노화를 방지해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과일의 10% 정도가 탄수화물이라는 사실입니다. 특히 과일에는 과당이 많이 들어 있어 너무 많이 먹으면 뱃살이 찝니다. 살이 찔 뿐만 아니라 혈액 내 중성지방의 수치도 올라가지요. 게다가 몸 안으로 빠르게 흡수되어 혈당이 갑자기 올라갔다가 떨어지면서 저혈당 증세를 느끼고 돌아서면 배가 고파 또다시 음식을 찾게 됩니다.


보통 혈액검사에서 중성지방 수치가 올라간 경우, 많은 여성들이 의아하게 생각합니다. “난 기름진 삼겹살이나 갈비도 먹지 않는데 왜 중성지방이 올라가지”라고요.


그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지나친 탄수화물의 섭취 때문입니다. 그러나 간식거리로 흰 떡과 과일이 있다면 과일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과일에는 과당이 있기는 하지만 흰 떡에 없는 식물성 화학물질이 많아 건강에 좋기 때문입니다.


과일 중에서 단감이나 바나나는 1개의 칼로리가 100kcal가 넘습니다. 저의 경우 곶감을 좋아해서 가끔 밥맛이 없을 때 곶감으로 식사를 때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곶감 하나의 칼로리가 150~200kcal나 되서 두개만 먹어도 밥 한 공기와 맞먹는 칼로리가 된답니다.

 

따라서 뱃살을 줄이려는 사람들의 경우는 칼로리가 낮은 귤이나 딸기와 같은 과일이나 토마토를 주로 먹는 것이 좋습니다. 밥은 제대로 먹지 않고 과일만 먹는 식습관, 특히 저녁에 많이 먹는 과일은 뱃살이 늘어나는 지름길입니다.

 

 

 

3. 아이 낳고 찐 살


“7개월 전에 둘째 아이를 출산했는데, 아이를 낳기 전에 비해 체중이 15kg나 쪘고 허리둘레도 재어 보니 37인치(93cm)나 돼요, 선생님. 남편도 ‘이 아줌마는 허리가 없어, 허리가!’ 하며 저를 놀려댑니다. 물론 남편이 그런 소리를 했다고 기분 나빠서 그런 것은 아닌데, 어딘지 모르게 제 자신이 초라해지는 것 같고 자신이 없어요.”

 

몇년 전 그러니까 2003년 1월 무렵, 산후비만으로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던 32세의 기혼 여성이 저희 병원을 찾아와 풀죽은 듯이 한 말입니다. 이분은 출산후 너무도 달라진 체형 때문에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렸고 매사에 의욕이 없는 상태였지요.


이 환자처럼 아이를 낳고 나서 찐 살이 나잇살로 굳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임신중 체중증가가 많을수록 출산 후에도 체중이 많이 늘어납니다. 또한 산후비만은 중년의 복부비만 즉, 중년여성의 뱃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 3명 이상의 아이를 낳으면 체중이 더 많이 증가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 어머님들이 딸들에게 권하는 전통적인 산후조리법으로 인해 산후비만이 계속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잇살 막는 산후비만 관리 철칙!

 

 

[ 철칙 1 ]산후 체중감량은 6개월 이내에 하라


아이를 낳고 3개월 후에는 임신 전 체중과 비슷하게 돌아와야 산후비만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조금 더 기간을 늦춘다면 6개월까지는 돌아와야 합니다.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출산 6개월 이내에 임신중 증가된 체중이 모두 빠진 여성은 8.5년 후 체중증가가 2.4kg 정도인 반면, 6개월 내에 감량이 안 된 여성은 체중이 8.3kg까지 증가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출산 후에는 체중감량 계획을 바로 세워 6개월경에는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 철칙 2 ]모유수유를 하라    


모유수유로만 아이를 키울 때는 하루 500kcal 정도의 열량이 더 필요합니다. 또, 모유수유를 하는 경우 산후 6개월까지는 체중조절에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산모 중에는 모유수유를 한다고 하루에 미역국을 5~6번씩 끓여 먹는 경우가 많은데요.


밥 한 공기와 미역국을 먹으면 적어도 한 번에 300~400kcal를 섭취하게 됩니다. 하루 5~6번이면 1,500~2,000kcal를 더 먹는 셈이죠. 열심히 수유를 해서 500kcal를 소모하더라도 나머지 1,000kcal 정도는 고스란히 뱃살로 저장이 됩니다. 이렇게 매일 1,000kcal를 한 달 동안 더 섭취하면 한달에 체지방이 4kg 정도 증가합니다.

 

 

[ 철칙 3 ] 많이 먹기보다는 똑똑히 먹는다


임신 초기에는 하루에 150kcal, 임신 중기에는 300~ 350kcal 정도가 더 필요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이 300kcal를 밥 한 공기를 더 먹는 것으로 보충하는 것이 좋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왕이면 임신중 부족하기 쉽고 태아에게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선 임신중에 더 필요한 칼슘 섭취를 위해 평소보다 우유 한 잔을 더 드세요. 우유 한 잔은 대략 120kcal 정도가 됩니다. 또 철분과 단백질이 부족하기 쉬우므로 탁구공 크기 정도의 닭살코기(50kcal)나 로스구이 두 장(100kcal), 그리고 오메가-3 지방산을 섭취하기 위해 생선 한 토막(50~75kcal) 정도를 드시면 대략 300kcal가 됩니다. 직접 보면 알겠지만 그렇게 많은 양은 아니지요.

 

 

[ 철칙 4 ]운동은 저강도로 20분 내외가 좋다


임신중 적절한 운동은 산모의 체력을 향상시키고 임신의 합병증과 분만할 때 통증을 줄여줍니다. 또한 산모에게 흔히 동반되는 요통, 하지정맥류, 부종, 불면증 등을 줄여주기도 합니다. 임신중 정기적인 운동을 한 산모는 제왕절개보다 자연분만으로 아기를 낳을 확률도 높습니다.


그런데 임신중 운동은 산모에게만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운동을 한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기는 외부자극에 더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신경발달도 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임산부를 위한 나잇살 제거법

 

앞서 말씀드린 산후우울증에 시달리던 여성환자의 경우, 체성분을 분석해 보았더니 체중은 65kg이었고 체지방은 24.7kg으로, 체내에 필요 없는 체지방이 열세 덩어리(한 덩어리가 1kg)나 되었습니다. 또 평소 아침을 먹지 않고 폭식을 하며 과자를 즐겨 먹는 식습관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운동은 아이들을 돌보느라 하지 못 하고 오로지 집안일과 아이 둘을 키우는 생활을 하고 있었지요.


저는 식사요법을 설명하고 비만 약물을 처방하였습니다. 또한 산후에 늘어진 복부피부와 셀룰라이트를 개선시키기 위해 일주일에 2차례 부분지방 분해술을 시행하였습니다.

 

이 환자는 아이들을 돌보느라 전혀 운동시간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집안에서 운동화와 두꺼운 양말을 신고 텔레비전을 보거나 아이를 볼 때도 몸을 많이 움직이고 활동량을 늘리는 방법으로 운동을 대신하게 했습니다. 작은 생수병을 이용해 팔운동을 하거나 양다리 들어올리기 등, 운동시간을 특별히 내지 않고도 수시로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지요.


식사는 폭식을 하지 않도록 세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도록 권했습니다. 과자는 칼로리가 낮은 과자를 오전 중에 조금씩만 먹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20일 후 제 기대 이상으로 환자의 체중은 5.2kg이 줄었습니다. 근육량은 거의 변화 없이 체지방만 5kg이 빠졌습니다. 근육량이 줄어들지 않아 기초대사량이 감소하지 않았으므로 이 환자는 이후에도 지속적인 다이어트를 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기쁜 일은 허리둘레가 93cm에서 85.5cm으로 7.5cm(3인치)나 줄어든 것이지요.


이후에도 집안에서의 활동량을 늘리고 간식은 줄이고 아침을 먹으면서 꾸준하게 다이어트를 해서 두 달 후에는 체중 56kg에 허리 사이즈가 79cm로 줄어들었습니다. 체중이 줄어들고 허리둘레가 줄어들면서 환자의 얼굴은 나날이 밝아져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두 달 후 병원을 다시 방문한 환자는 제가 보기에도 너무나 화사한 모습으로 예쁘게 차려입고 왔습니다. 두 달 전 처음 병원을 방문했을 때와는 정말 다른 모습이었지요. 환자분도 “선생님, 이제 우울증이 없어진 것 같아요. 백화점에 가서 새 옷도 사고 싶고 사람들도 만나 왕년의 제 모습을 되찾은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라고 자랑했지요.

 

 

 

4. 깡마른 사람의 옆구리 살

 

보통 비만은 신장과 체중을 가지고 계산하는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 BMI)를 기준으로 진단합니다. 체질량지수는 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입니다. 예를 들어 키가 170cm, 체중이 70kg인 사람은 체중 70을 신장인 1.7의 제곱인 2.89로 나누어준 24.2가 체질량지수가 됩니다.


아시아인에서는 체질량지수가 25이상인 경우를 비만으로 진단합니다. 그러나 체질량지수는 비만의 완벽한 척도가 되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근육량이 많은 사람, 신장이 150cm 이하인 사람, 그리고 심한 부종이 있는 경우에는 실제보다 체질량지수가 높게 나타날 수 있고, 근육량이 적은 사람이나 노인과 여성의 경우는 체질량지수가 실제보다 낮은 수치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체질량지수로 비만의 기준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젊어서 체중이 70kg인 사람이 40대가 되어 체중이 70kg이라면 체질량지수로 비교하면 비만도가 같습니다.

 

그러나 이 사람의 몸이 20대와 같다고 볼 수는 없지요.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의 경우라면 팔다리는 앙상하고 배만 나오는 거미형 인간의 모양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즉, 체질량지수만으로는 근육량은 줄고 지방이 늘어난 몸의 상태를 제대로 알 수 없으며, 특히 지방이 배에 몰려있어 대사증후군을 일으키는 복부비만 여부는 더욱 알기 어렵습니다.


체질량지수는 25 이하이지만, 체성분 분석에서 체지방의 비율이 남자는 25% 이상, 여자는 30% 이상인 경우가 소위 말하는 ‘마른 비만’에 해당됩니다. 이외에도 정상체중이면서 허리둘레가 남성의 경우 90cm 이상, 여성의 경우 80cm 이상이면 마른 복부 비만환자에 해당됩니다.


 
  마른 비만의 해결은 허리둘레 줄이기와 근육량 늘리기

 

문제는 이렇게 깡마른 체격에 뱃살이 생기기 시작하면 뚱뚱한 사람의 뱃살 보다 빼기가 더 어렵다는 것입니다. 마른 사람의 경우 식사를 조금만 적게 해도 기운이 없고 활력이 떨어집니다. 게다가 근육량이 적어 기초대사량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같은 운동을 해도 칼로리를 소모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마른 비만을 해결할 수 있을까요?


마른 비만인 분들은 체지방량은 줄이고 근육량은 늘려야 하므로 제대로 다이어트를 한다면 체중 자체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즉, 체중감소에 목표를 두지 말고 허리둘레를 줄이는데 목표를 두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지나친 식사조절 보다는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운동은 유산소 운동을 일주일에 5~6번, 30~40분 정도 하는 것을 권합니다. 체지방을 줄이기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이 효과적이지만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 반드시 부위별 근육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야 합니다.


우선 가벼운 아령으로 팔 운동을 통해 이두박근과 삼두박근의 근육강화가 필요합니다. 올바른 자세로 부위별로 12~18회씩 적어도 3번 연속(중간에 쉬는 시간은 10초 정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팔 근육 못지않게 중요한 운동이 허벅지 강화운동입니다. 허벅지가 굵어야 불필요한 뱃살이 줄어들고 혈관도 깨끗해지기 때문입니다.


허벅지 근육의 강화는 의자에 앉아 다리를 쭉 뻗은 상태에서 허벅지에 6~7초간 힘만 주시면 됩니다. 이 동작을 한번에 15~20회씩 시간이 날 때마다 하세요.

 

그 다음 동작은 발목을 쭉 뻗은 상태에서 발목에 가벼운 모래 주머니나 물건을 넣은 주머니를 걸어서 무릎을 30도 정도 굽혔다 폈다 하는 동작을 12~15회 정도 하면 됩니다.

 

이 허벅지 강화운동은 허벅지근육을 키워줄 뿐만 아니라 무릎관절의 퇴행성 변화로 통증이 있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식사도 하루 서너 번 이상 조금씩 자주 드시되 닭 살코기나 두부, 콩과 같이 양질의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정제된 탄수화물의 섭취는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지방 우유나 달걀 흰자 삶은 것 등 단백질 식품을 운동 전에 섭취하면 근육량을 늘리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5. 아저씨 술 뱃살

 

“남자가 나이 먹으면서 배라도 나와야죠. 배 나온 것이야말로 바로 인격 아니겠습니까?”

 

물론 진심으로 하는 말은 아닐 테지만 중년 남성들 사이에서 우스개 소리로 흔히들 ‘배 나온 것은 인격’이라는 말씀들을 하죠. 그만큼 우리나라 중년 남성들이 배가 나오는 것에 대해 무감각하다는 소리일 수도 있을 텐데요. 특히 한국은 중년 남성들이 배나오기에 딱 좋은 직장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한국 사회의 독특한 직장회식이나 잘못된 음주문화가 남성들의 뱃살을 부르는 중요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끊임없이 시달리는 스트레스와 거의 몸을 움직이지 않는 생활습관도 뱃살의 원인이 됩니다.

 

 

  홍혜걸 기자의 술 나잇살 줄이기

 

현재 의사이면서 의학전문 기자, 방송인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제 남편, 홍혜걸 기자의 얌체 같은 술자리 나잇살 관리법을 한 번 볼까요? 제 남편은 직업적으로 어쩔 수 없이 일주일에 3~4회 이상은 항상 술자리 약속이 생깁니다.

 

결혼 전 남편은 181cm의 키에 몸무게는 68kg으로 아주 마른 체격이었습니다. 허리둘레도 80cm(31.5인치)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결혼 12년째가 되면서 남편의 몸무게는 80kg이 넘어가고 허리둘레도 복부비만의 기준인 90cm(35.4인치)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매년 바지와 와이셔츠를 새로 장만하는 일이 벌어졌지요. 비만 전문의로 잘난 척 하고 다니던 제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저는 당장 ‘남편 살리기’작전에 들어갔습니다.

 

 

[ 작전 1 ]일주일에 술자리 약속은 2회까지 


우선 일주일에 술자리 약속을 2회까지만 잡도록 권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술자리 약속을 갖지 않을 수는 없지만, 건강을 위해 나머지 5일은 일찍 귀가할 수 있도록 갖은 방법을 동원했습니다. 아이들이 요즈음 부쩍 아빠를 찾는다든가, 아내인 제가 조금 외로운 것 같다는 등등의 핑계를 대면서.

 

 

[ 작전 2 ]술자리 전 식사는 꼭 하라! 고단백 저열량 식사로!


또 술자리에 가기 전 식사 메뉴는 될 수 있으면 단백질이 풍부하면서 기름기가 적은 저열량 음식으로 먹기를 권했습니다.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은 위장을 보호해 주기 때문입니다.


제가 주로 권한 식단은 순두부 찌개나 두부된장 찌개 혹은 청국장입니다. 밥은 평소보다 1/3 정도 적게 먹도록 했습니다. 술 자체에 열량이 많이 있기 때문에 탄수화물 음식은 술 마시는 날엔 조금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과음을 한 후에는 포도당이 부족하면 두통 등의 숙취가 심해질 수 있으므로 소량의 꿀물을 준비하세요.

 

 

[ 작전 3 ]술자리 전 물을 2~3컵 꼭 마셔라


술자리에 가기 전에 물을 2~3컵 정도 마시고 가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배가 부르면 기름진 술안주를 적게 먹게 되고, 술을 먹는 동안 생기는 탈수를 막아줄 수 있기 때문이죠.

 

 

[ 작전 4 ]술자리 장소는 해산물이 많이 나오는 곳으로 잡아라 


그리고 술자리 약속은 삼겹살이나 갈비집 혹은 중국음식점보다 해산물이 많이 나오는 곳으로 정하도록 했습니다. 물론 해산물도 콜레스테롤이나 칼로리가 적은 것은 아니지만, 삼겹살이나 갈비에 많은 포화지방보다는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이 많기 때문입니다.

 

안주를 선택할 때에는 튀김이나 볶음요리보다 야채나 과일 안주를 시키고 안주가 나오면 그 중에서도 토마토, 오이, 당근과 같은 채소류를 많이 먹도록 권했습니다. 골뱅이 소면이 나오면 소면은 조금만 먹고 단백질이 많은 골뱅이를  많이 먹도록 했지요.

 

 

[ 작전 5 ]이왕이면 술자리에서 춤추고 노래하라 


그리고 술을 먹는 동안에도 물은 계속 마시면서 이야기도 많이 하고, 마음은 아프지만 예쁜 아가씨와 춤도 많이 추도록 했습니다. 술을 마시는 동안 옆 사람과 이야기를 많이 하든지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면, 기름진 안주를 먹을 기회가 적고 열량소비에도 도움이 된답니다. 정말 눈물겨운 남편 사랑이죠?

 

 

◀ 남편을 빨리 죽이는 10가지 방법

 

1  남편이 뚱뚱해도 개의치 말라.
2  술을 취하게 마셔도 방치하고 오히려 단 과자를 더 권한다.
3  항상 가만히 앉아있게 한다.
4  기름진 음식을 식탁에 더 올린다.
5  짜고 매운 식사에 길들이게 한다.
6  설탕을 넣은 커피를 벌컥벌컥 들이키게 한다.
7  담배를 피워도 내버려 둔다.
8  밤을 새워 일해도 자라고 권하지 않는다.
9  휴가여행을 가자고 조르지 않는다.
10  남편이 한 일에 대해 끊임없이 잔소리 한다.

 

 

남편을 빨리 죽이는 10가지 방법최근 하버드 대학교 영양학자인 진메이어 교수가 남편을 빨리 죽게 하는 10가지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무척 재미있는 내용인데요. 결국 이 내용의 반대로 한다면 남편을 건강하게 오래 살게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아저씨 뱃살을 줄이는 방법이지요. 7번의 경우 금연을 하면 일시적으로 체중이 증가할 수는 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담배를 피우지 않을 때가 나잇살이 더 줄어든다고 합니다.

 

 

 

 

- 나잇살 (여에스더 박사 지음, 랜덤하우스중앙 발행)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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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왜 미국에 시장을 완전개방해야 하는지에 관한 사회적 합의는 없었다. 그런데도 한국정부는 무언가에 쫓기듯 벌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시작했다. 정부가 주장하는 대로 한·미 FTA에 한국경제의 미래, 한국인 전체 삶의 문제가 걸려 있다면 한·미 FTA 문제를 좀더 진지하게 논의하고 토론하는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 ‘왜 한·미 FTA인가’라는 의문을 풀어주지도 못한 정부가 협상부터 하고 보자는 식으로 섣부른 자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 국민은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한·미 FTA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정리해본다.

-서비스분야 종속심화 우려-



정부는 ‘FTA=개방’이며 ‘개방=경제성장을 위해 돌이킬 수 없는 대세’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정부는 FTA가 체결될 경우 4년 이후 미국의 대한수출이 54%, 한국의 대미수출이 21% 증가하며 수출산업에 큰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개방이냐, 쇄국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 시장은 상당 부분 개방되어 있기 때문이다. 개방의 불가피성을 부인하는 이도 드물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몇몇 대세에 지장 없는 부문을 제외하고 한국의 자본시장은 사실 완전히 개방됐으며 상품시장 역시 미풍양속을 해치거나 공공질서 유지에 해가 되는 상품을 제외하면 수출입이 불가능한 상품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개방되지 않은 농업 부문과 일부 서비스 부문에 대한 개방은 경제논리 이외의 변수가 개재돼 있어 좀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구원의 정준호 연구원도 “서비스 시장의 경우도 시장접근이란 측면에서 개방은 어느 정도 완료됐다”면서 “세계 최대의 서비스 경쟁력을 갖는 미국과의 FTA를 통한 극약처방식 충격으로 경쟁력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낙관의 논거가 충분한지 신중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김양희 연구원은 “FTA의 궁극적 목표가 경제 선진화라면 1997년 이후 한국은 자의반 타의반 글로벌 스탠더드를 도입하며 양극화 심화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면서 “그것만으로 부족하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영화·쇠고기 등 미리 양보-

정부는 내년 봄까지 협상을 통해 한국의 입지를 최대한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결코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라고도 강조한다.



하지만 이미 승부는 판가름났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창환 한신대 교수는 “한국이든, 싱가포르든, 호주든 미국과 체결하는 FTA는 본질적으로 비대칭적”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상대국에 농산물 시장, 금융서비스, 의료, 문화, 정보통신 인프라 등에 대한 포괄적인 시장접근을 요구하지만 자국에 민감한 산업부문은 관련 원산지 규정 등에 의해 선별적인 시장접근 일정을 얼마든지 제시할 수 있는 우월한 입장에 있다는 말이다.

이해영 교수도 “스크린쿼터, 쇠고기 수입, 약값 인하,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 등 4대 현안에 대해 이미 현 정부가 양보해 협상은 시작도 하기 전에 끝났다”고 말했다.

중·일을 제쳐놓고 미국과 먼저 FTA를 체결하는 것이 동북아 평화와 협력이란 외교정책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전경련 자료에 따르면 한·중 FTA가 체결되면 27.75%의 산업생산효과가 예상되는 데 반해 한·미 FTA의 효과는 오히려 -27.37%다.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는 “한·미 FTA는 동아시아에서의 협력보다 균열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동아시아 차원의 지역협력을 강화해 미국의 FTA 모델에 맞서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했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도 “한국 협상진이 미국의 전략적 구상을 뒤엎고 동북아 균형자 역할이나 남북한 화해협력 진전에 알맞은 만큼의 안보강화를 얻어낼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계화 부작용 ‘격차’더 커져

정부는 한·미 FTA가 사회 양극화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너무 취약한 논리로 지적되고 있다. 최장집 고려대 교수는 최근 저서에서 “한·미 FTA가 사회 양극화 해소는커녕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에 개방할 지식기반 서비스 시장의 경우 한·미간 격차가 워낙 심해 한국의 개방업종은 미국에 위계적으로 통합될 가능성이 높고 설사 서비스 산업이 선진화되더라도 서비스 산업 일부 분야가 경제 전체에 파급효과를 낼지도 의문스럽다는 이유다.

FTA 협상이 엎질러진 물이라면 사회복지정책의 정비를 서두를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남주 교수는 “국내적으로 개방은 복지정책 정비 및 사회안전망 구축과 함께 추진돼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복지, 민주주의, 지역협력과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개방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낙청 교수는 “협상을 일단 오래 끌고 볼 일”이라며 사태의 긴박함을 호소했다.

〈손제민기자 jeje1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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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가넷 > [퍼온글] "FTA는 거대한 사기극" - 4일 KBS 1 "KBS 스페셜"에서 방영

 

 

FTA 체결 후 12년, 멕시코 사회의 실상

 

4일 KBS1 'KBS 스페셜'에서 다큐멘터리 방영

 

2006-06-04 오후 1:42:16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본협상 개시에 맞춰 KBS가 12년 전에 미국과 FTA를 맺은 멕시코의 오늘날 현실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한다.
  
  KBS에 따르면 4일 저녁 8시에 KBS1 텔레비전 방송의 'KBS 스페셜'에서 'FTA 12년 멕시코의 명과 암'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가 방영된다.

  미국을 시작으로 전세계 42개 국가와 11개의 FTA를 맺은 멕시코는 이들 나라 거의 모두와의 무역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멕시코는 지난 2003년에 일본과 맺은 FTA를 끝으로 앞으로 당분간은 어느 나라와도 FTA를 맺지 않겠다는 이른바 'FTA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기도 했다.
  
  멕시코 안에서 살아가는 멕시코 국민들의 삶은 어떠한가? 이 프로그램을 만든 이강택 KBS 피디가 18일간 멕시코 전역을 다니며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번에 방영되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전한다.


  영화감독 까를로스 까레라스
  
  까를로스 까레라스는 영화감독 경력 17년차로, 이강택 피디의 표현에 따르면 '천재'다. 그동안 4년에 하나씩 영화를 4편 만들었는데 만드는 족족 상을 타 아카데미 골든 글로브 상과 오스카 아카데미상,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까지 받았다.
  
  그런데 그는 지금 영화를 전혀 만들지 못하고 있다. 멕시코의 영화산업의 인프라가 다 무너졌기 때문에 영화감독이라는 이름조차 유명무실할 지경이다. 현재 까를로스 감독은 먹고살기 위해 광고제작을 하고 있다.
  
  그는 이강택 피디에게 "1년에 내 영화 두 편만 만들 수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미국 할리우드에서 연출 제의가 들어오지만 영화가 나라의 정체성을 표현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거부하고 있다. 이강택 피디는 "천재가 썩고 있는 셈"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멕시코의 영화산업은 초토화된 지 오래다. 이강택 피디에 따르면 현재 멕시코에는 영화감독을 직업으로 삼아 먹고 사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대부분 대학에서 강의를 하거나 텔레비전 방송사 등에서 프리랜서 일을 하며 겨우 생계를 잇고 있다.
  
  2003년에 영화계 인사들과 일부 정치인들이 나서서 영화관람료 중 1페소씩을 걷어 국산영화 지원기금으로 쓰자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미국영화협회(Motion Picture Association of America)의 압력으로 멕시코 정부가 직접 개입해 무효화시킨 것이다.
  
  과달까사르 마을 주민들
  

▲ 미국기업 메탈클래드의 멕시코 내 폐기물 처리장. ⓒ KBS 홍보 동영상


  과달까사르는 멕시코의 동북지역의 산 루이스 포토시 주에 속하는 마을이다.
  
  이 마을은 분지처럼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1994년 산 건너에 메탈클래드라는 미국의 폐기물처리 업체가 들어왔다. 미국에서 석면 처리 사업을 하던 메탈클래드는 미국의 각종 산업폐기물을 이곳에서 처리하는 사업을 벌였다.
  
  이 회사가 대규모 산업폐기물 매립을 시작하자 과달까사르 마을뿐 아니라 인근 마을에서 암환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과달까사르에서는 1993년 이후 암환자가 23명 발생했다. 척추가 갈라지거나 뇌가 없는 기형아가 태어나기도 했다. 이에 그린피스가 현지조사를 했고, 그 결과 지하수가 오염되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메탈클래드가 자리잡은 지역과 이곳의 지하수가 서로 통해 있었던 것이다.
  
  이에 주민들은 메탈클래드에 대한 반대운동을 벌였다. 이들의 압박에 못이긴 지방정부도 본래 희귀 동식물이 많던 이 지역을 상태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사업을 못하게 된 메탈클래드는 주정부에 뇌물을 주며 로비하는 등 지역정부를 압박했으나 별다른 소득이 없자 결국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11조를 들어 멕시코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NAFTA 11조는 미국 기업들이 FTA를 체결한 상대방 국가의 공공정책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해주는 '투자자-국가 소송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캐나다, 멕시코와의 NAFTA에서 처음 도입한 것으로 얼마 전 <프레시안>이 단독 입수해 보도한 우리 측의 한미 FTA 초안에도 이 조항이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메탈클래드는 이 조항에 따라 "주민의 반발로 사업을 못하게 됐다"며 멕시코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멕시코 정부는 165억 원을 배상했다. 물론 과달까사르 마을에서 일어나고 있는 환경오염 피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사과도 없었다.
  
  이강택 피디는 "처음 NAFTA 협상에서 이 조항을 넣을 때에는 누구도 이런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몰랐지만, 지금은 이렇게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몸으로 깨달은 것"이라며 "기업의 이윤을 위해 멕시코 사람들의 생존의 권리 따위는 사라져버린 것 아니냐"고 말했다.
  
  멕시코 거리를 가득 메운 노점상인들
  

▲ 대통령 궁 옆 길의 노점상들. ⓒ KBS 홍보동영상


  조금이라도 번화한 곳이라면 멕시코의 거의 모든 지역에는 노점상이 있다고 한다. 한국의 거리에서 보는 것과 같이 띄엄띄엄 한두 개씩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양쪽에 두 줄로 쭉 들어차 있다.
  
  이강택 피디는 "노점상이 본격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한 시점이 바로 NAFTA가 발효된 시점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FTA 체결 이후 일자리를 잃어버린 노동자와 농민 등이 모두 거리로 나서 가진 것을 내다파는 것이다.
  
  구직활동을 해보려 해도 남아있는 일자리도 없고, 멕시코에는 실업수당도 없다. 때문에 거리에서 신문과 껌을 팔거나 교차로에 차가 서면 달려들어 유리창을 닦아주고 돈을 버는 등 그날 벌어 그날 먹고 사는 이들이 무리 지어 몰려다닐 만큼 많다.
  
  국경을 넘으려는 불법 이민자들
  
  멕시코의 심각한 실업문제는 바로 몰래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들어가는 불법 이민자들의 문제로 이어진다.
  
  전국에서 많은 실업자들이 그나마 일자리가 있는 국경도시로 몰려든다. 이들은 이 도시에서 일단 일자리를 구하고, 그래도 먹고살수 없는 처지에 몰리면 그때는 죽음을 감수하고 국경을 넘는다.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은 그 길이가 3200킬로미터로 휴전선의 10배다. 그런데 그 중에는 국경이 장벽을 두고 불과 20미터에 불과할 정도로 가까운 지역도 있다. 멕시코 쪽 장벽과 미국 쪽 장벽 두개를 넘어 월경하려는 이들이 엄청나게 많다. FTA를 체결한 이후 이러한 불법 이민에 성공한 멕시코인의 수는 1300만 명으루 추정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경을 넘다가 죽는 이들도 숱하다. 미국 국경을 넘어가다 총에 맞아 죽기도 하고 기온이 50도를 넘는 사막을 건너 가려다 탈수증으로 죽기도 한다.
  

▲ (왼쪽) 국경을 넘는 멕시코인들. (오른쪽) 또르티아 장벽이라 불리는 멕시코 국경에 늘어선 관들. 국경을 넘다 사망한 이들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 KBS 홍보 동영상


  멕시코 정부
  
  현재 정부가 한미 FTA를 통해 수출을 늘리고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홍보하는 것처럼 멕시코 정부도 1994년 NAFTA 체결 당시에 이것이 멕시코를 캐나다와 같은 선진국으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선전했다.
  
  멕시코 정부는 멕시코 내 모든 지역을 돌며 지역토론회도 열었고, FTA를 홍보하는 TV 광고까지 내보냈다. 정부가 이렇듯 공세적으로 홍보전략을 펼친 탓인지 당시에는 FTA 반대운동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협상도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되어 그 과정에서 국회 또한 아무런 역할을 할 수 없었다. 협상단은 국회비준 1주일전에 어마어마한 양의 문서를 국회에 가져다 주었고, 여당이던 제도혁명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던 국회는 별다른 검토도 없이 협정문을 비준했다.
  
  NAFTA에서 미국은 민간품목 14개에 대해 보조금을 인정받았지만 멕시코는 3개만 인정받는 등 그야말로 최악의 FTA가 체결됐다. 이강택 피디는 멕시코 주민들이 이 FTA를 두고 "미국 사람과 멕시코 사람이 협상한 것이 아니라 미국인과 미국인이 협상한 것과 같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협상 이후에도 정부는 멕시코 국민들의 삶을 돌보지 않았다. NAFTA 체결 당시 미국은 옥수수에 대해 15년 간 점차 관세인하 대상 물량을 늘리자고 해 협정에 반영했다. 그 이상으로 미국산 옥수수가 멕시코로 들어오면 멕시코 정부는 고율의 관세를 물려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멕시코 내 식품가공업자들이 자기들에게도 낮은 관세가 이익이 된다는 이유로 묵인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던 것이다. 멕시코 농촌이 그로 인한 피해를 입은 것은 물론이다.
  
  "FTA는 거대한 사기극"
  
  이강택 피디는 "멕시코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FTA는 정부의 홍보와 달리 한국이나 멕시코를 선진국으로 이끌어 주는 수단이 결코 아니다"라면서 "FTA는 거대한 사기극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메탈클래드의 소송 사건을 들어 "FTA는 미국과 한국의 자본 사이에 이해관계가 촘촘히 얽힌 하나의 수렁과 같아서 한 번 발을 대면 아무리 발버둥쳐도 돌아나올 수 없다"면서 "FTA는 곧 국민경제의 해체를 의미하며 더이상 그누구도 민중을 보호해줄 수 없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현재 진행 중인 한미 FTA 협상에 대해 "이렇게 졸속으로 추진할 만큼 우리에게 FTA가 당장 필요한 것인가? FTA가 없으면 우리는 당장 망할 것인가?"라고 되물으며 "FTA의 본질에서 한국과 멕시코가 결코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시민사회는 FTA 체결 이후 멕시코 사회에서 극단의 양극화 협상이 나타나 소수만이 이득을 보고 나머지 대다수는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배제돼온 현실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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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민주주의의 민주화> 발간... 유럽모델의 한국적 수용 주문
텍스트만보기   구영식(ysku) 기자   
▲ 최장집 고려대 교수.
ⓒ 오마이뉴스 이종호
경제·사회적 효과만 집중 논의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한국 민주주의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민주주의 연구의 권위자인 최장집 고려대 교수(아세아문제연구소장)는 "현재 한국사회 최대 이슈인 한미FTA는 한국의 경제는 물론 민주주의의 미래를 매우 어둡게 하는 일"이라고 일갈했다.

최장집 교수는 "만일 선출된 국민의 대표가 영토 밖에 있는 행위자들의 재가 없이는 정책결정을 할 수 없다고 한다면, 어떻게 그 체제를 민주주의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라며 "한미FTA 추진에서 느끼는 필자의 두려움은 그 충격효과가 경제적이고 사회적일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정치적이라는 데 있다"고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최 교수는 최근 발간된 저서 <민주주의의 민주화>(후마니타스 간)를 통해 '한미FTA는 한국경제를 미국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에 수직적으로 통합시키고 악화일로에 있는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켜 이미 민주정부의 무능으로 위기에 처한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를 더욱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책의 발간을 위해 새롭게 쓴 '한미 자유무역협정 정책 비판과 대안적 발전모델 : 하나의 시안'에서 "사안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시민사회나 정치사회에서 한미FTA에 대해 논의할 만한 기회가 없었다"며 "너무 갑작스럽게 결정돼 과격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한미FTA 정책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경제, 신자유주의적 미국경제에 전면통합 경고

최 교수는 한미FTA 정책 결정과정에 대해 "일반 국민과 그 정책 때문에 어려움을 겪게 될 사회집단을 소외시키고 대통령과 몇몇 기술관료들이 중대 정책사안을 '폐쇄회로적 방법'으로 결정하는 권위주의 체제에 전형적인 기술관료적 결정방식을 닮은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또한 "정책결정자들이 견지했던 신자유주의 비전과 한미FTA 추진 사이에는 매우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며 "노무현 정부의 한미FTA 정책은 더 많은 시장원리와 성장을 최우선 목표로 추구했던 경제정책이 만들어낸 최종 결과물 이상이 아니다"고 일갈했다.

즉 "경제의 불균등 심화 내지 사회양극화, 노동배제적 생산체제의 지속"을 초래한 미국식 신자유주의적 비전의 최종판이라는 것이다.

이어 최 교수는 "한미FTA 정책은 신자유주의 독트린에 입각해 운영해온 기존의 경제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고 양극화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는 한미FTA 추진이 양극화 해소에 기여한다고 홍보하지만 그 인과 논리는 그저 상정된 것일 뿐 현실화될 가능성이나 설득력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정부의 논리와 정반대로 최 교수는 "한미FTA가 결국엔 한국경제를 신자유주의적 미국경제에 전면적으로 개방 내지 통합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같은 한미FTA에 대한 비판적 이해는 "IMF 금융위기 이후 불어닥친 세계화를 민주정부들이 적극 수용하면서 '신자유주의적 민주주의'로 정책을 전환해왔다"는 최 교수의 또다른 지적과도 일맥상통한다.

"사고와 가치체계의 미국화가 심화될 것"

▲ 최장집 교수의 신간 <민주주의의 민주화>.
ⓒ 후마니타스
또한 최 교수는 "서비스산업에서 개방수준과 생산성 저조가 함수관계를 갖는다는 주장은 이론적으로나 경험적으로 신빙성이 약하다"며 한미FTA를 통해 고급서비스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는 정부측 주장을 일축했다.

최 교수는 "정책결정자들이 한미FTA와 관련해 언급하는 '서비스산업'은 금융·컨설팅·의료·법률·기술정보 등 서비스산업의 최상층 부문을 의미하는데 일자리 규모로 보자면 서비스산업 중에서도 아주 일부분만을 포함하는 것으로 전체 서비스산업은 이들 소수의 상층부분으로 대표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교수는 "양국간의 격차가 극히 심한 조건에서 한국의 개방 업종은 미국에 일방적으로 의존하거나 위계적으로 통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나아가 한국사회의 최고 엘리트들이 결집돼있는 이 분야 종사자들을 미국체제에 통합시킴으로써 그렇지 않아도 이미 깊숙이 진행된 사고와 가치체계의 미국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최 교수는 "미국에 개방, 통합된 서비스산업이 가져올 경제 전체에 대한 효과 또한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고기술·고부가가치의 창출과 높은 소득 수준의 계층을 조성할 수는 있겠지만 국가 전반적인 고용증대나 양극화를 완화하는 효과는 거의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서비스산업의 개방이 국내 기업의 대미수출에 미칠 효과는 어디까지나 부수적이며 간접적일 뿐"이라며 "개방이 가져올 충격과 위험요인은 직접적이고 가시적인 데 반해 막연한 기대효과를 위한 정책을 집행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한미FTA의 졸속 추진을 거듭 비판했다.

유럽의 사회적 시장경제모델을 한국적으로 수용하자?

특히 최 교수는 한미FTA를 비판하는 것을 넘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발전경로가 이론적으로나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며 '대안적 발전모델'의 밑그림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최 교수가 제시한 '대안적 발전모델'은 "성장정책과 산업정책, 노동과 복지를 위한 사회정책이 만날 수 있는 발전의 틀, 그 속에서 성장과 고용증대가 병행하고 이것이 양극화 해소에 기여하며, 반대로 양극화 해소가 성장에 기여하는 내발(內發)적 산업발전 모델"이다.

노무현 정부가 초기에는 유럽식 모델을 선호했다가 한미FTA 추진 등을 계기로 미국식 신자유주의 모델로 돌아섰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독일·스웨덴·덴마크·네덜란드 등으로 대표되는 '유럽의 사회적 시장경제모델'을 한국적으로 수용하자는 제안으로 들린다.

최 교수는 "오늘날과 같은 신자유주의 시대에도 중소기업을 재건해야 하며 이를 통해 내발적 경제발전의 경로를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이러한 정책전환에서 요구되는 것은 과거의 노동배제적 노사관계를 민주화하고 이를 기초로 대안적 생산체제를 발전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소기업의 강화와 발전을 동반했던 과거 권위주의 산업화 모델이 민주정부의 집권을 거치면서 신자유주의 세계화모델로 전환돼 사회양극화 등이 심화됐다는 점을 헤아려 제시한 대안이다.

최 교수는 "새로운 산업정책으로 전환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복지정책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일"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대학교육의 개혁'도 중요하게 짚었다. 그는 "교육의 공급구조와 사회의 수요구조를 동시에 변화시키지 않는 한 교육개혁은 실현될 수 없다"며 "이를 위해서는 생산체제와 노사관계 그리고 복지의 개념을 통해 교육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수요측면에서는 제조업 중소기업을 강화하는 생산체제로의 변화가 필요하며 공급측면에서는 교육제도의 개편, 즉 복지제도와 연계해 산업·기업 특수적 기술교육을 제공할 기술전문학교의 발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적절한 중간모델의 개척도 가능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제1차 범국민대회'가 15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1만여명의 농민, 노동자, 영화인, 학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270여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한·미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주최로 열렸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횃불과 각종 상징물을 들고 종각네거리까지 행진을 벌인 뒤 자진해산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최 교수는 이러한 정책전환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첫째, 과거 노동배제적 노사관계의 민주화 ▲둘째, 대안적 발전경로를 담보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화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첫째와 관련해 최 교수는 "정부·기업·사회가 어떻게 노동을 파트너로 수용하고, 기업-노동 간의 협력적 관계를 형성할 것인가 하는 문제"라며 "그것은 노사정 3자 협의의 틀로서 제도화되는 코포라티즘(corporatism)의 발전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는 "분배적 협약을 중심으로 했던 전통적 코포라티즘"이 1980년대 이후 유럽 복지국가들이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종래의 '분배동맹'과 균형을 이루는 '생산성동맹'을 중심으로 하는 '경쟁적 코포라티즘'으로 발전"했다는 점을 헤아릴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최 교수는 ▲노동이 배제된 정책 결정 ▲노조조직률의 지속적 하락 ▲형식으로만 존재하는 노사정 대표체제 등을 예로 들며 "현재와 같은 노사관계의 구조나 기반을 그대로 둔 채, '선진 통상국가' 실현이나 외국기업의 투자환경 조성 등의 정책목표를 실현하고자 코포라티즘이라는 용어만 불러들이는 것은 무매개적 의미 조작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끝으로 최 교수는 "노무현 정부에서 이런 방향의 대안이 개척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며 "현실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안적 발전경로를 담보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화의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치적 대표체제가 사회적 요구를 얼마나 폭넓게 대표하는가에 따라 여러 다른 유형의 기술-교육-생산-성장-복지-노사관계의 체제를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오늘날의 한국적 조건에서 유럽모델의 실현이 가능하다면 그것 역시 환상"이라며 "그러나 민주주의가 허용하는 사회·정치적 계기를 통해 미국 일변도의 신자유주의 모델이 고착화되는 것을 억제하고 사회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는 적절한 중간모델을 개척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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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발바닥 2006-06-06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갑작스럽게 결정돼 과격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한미FTA 정책의 가장 큰 특징"이라는 지적이 가슴에 와닿는다.
 

막오른 한·미 FTA협상 … 3 대 오해와 진실

게재일 : 2006년 06월 06일  [1면]  글자수 : 2135자

   기고자 : 홍병기.김종윤.김준현.김원배



한국과 미국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협상을 5일 시작했다. 양국은 이날(현지시간) 워싱턴에서 1차 FTA 본협상을 열고 지난달 교환한 500쪽 분량의 협정문 초안에 대한 기본적인 의견을 교환했다. 상품과 서비스.투자의 개방 계획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는 7월 10~14일 서울에서 열리는 2차 협상 때 이뤄진다. 9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협상에 정부는 김종훈 수석대표를 비롯, 23개 부처에서 158명으로 구성된 사상 최대 규모의 협상단을 파견했다. 미국 측에선 웬디 커틀러 수석대표를 포함해 178명의 대표단이 참석한다.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원정 시위대를 보내 워싱턴 현지에서 반대 시위를 벌였다. 한.미 FTA 협상을 계기로 그동안 제기됐던 주요 쟁점들을 정리한다.


미국에 예속? "한국 경쟁력 무시한 선동"

서비스업.농업과 일부 중소 제조업계에서 많이 제기되는 의문이다. 경량급인 한국이 헤비급 챔피언과 맞붙어 승산이 있겠느냐는 걱정도 많다. 이 같은 시각은 특히 대미 수출이 전체의 90%에 이르는 멕시코의 사례를 근거로 삼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제규모는 이미 세계 10위권에 든 데다 대미 무역흑자도 지난해 161억 달러에 달한다. 이미 상당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미 FTA를 맺으면 경제속국이 된다는 말은 현실을 무시한 선동적인 발언일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 시장개방에 대한 격렬한 거부 반응에도 불구하고 개방 후에는 반대의 결과가 나온 경우도 많다.

한국을 삼켜버릴 것 같던 일본의 대중문화 시장에 오히려 한류(韓流)가 불고 있는 것이나, 한때 일부 부유층이나 암암리에 사먹던 미국의 칼로스쌀이 이젠 공개적으로 팔아도 안 팔릴 정도로 외면당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결국 미국의 첨단산업이 들어와도 우리가 하기 나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빗장 다 푸나? 미국, 호주 등에 예외 인정

한.미 FTA 협상은 상품 무역, 농업, 원산지.통관, 무역구제 등 모두 17개 분야로 나뉘어 진행된다. 이들 분야가 FTA 체결로 모두 개방되는 건 아니다.

정부는 일단 농수산물 분야를 방어해야 할 최우선 분야로 꼽고 있다. 교육.보건.의료.복지 등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한 공공 분야도 협상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이경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한.미 FTA는 향후 10년에 걸쳐 대미 개방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진행해온 개방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물론 미국은 '예외 없는 개방'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와 FTA를 맺을 땐 예외도 적지 않았다. 예컨대 미국은 호주와 FTA를 체결하면서 설탕을 관세 철폐 예외 품목으로 정했다. 또 미국은 개성공단의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하는 데 반대하지만 이스라엘과의 FTA에선 요르단 지역 공장의 제품을 이스라엘산으로 인정해 줬다.


내년이 시한? 타결돼도 국회 비준 남아

양국은 미 의회가 행정부에 협상 권한을 위임한 무역촉진법(TPA)이 만료되는 내년 7월까지 모든 절차를 끝내기로 했다.

미 의회는 협상 타결 직후 90일 동안 심의를 거쳐 협상 비준 투표를 한다. 이 때문에 FTA 협정이 7월 미 의회에서 비준을 받으려면 3월 말까지 협상이 타결돼야 한다. 그러나 이는 정부 간에 정한 시한일 뿐 한국 국회의 비준도 이때까지 이뤄져야 하는 건 아니다. 내년 3월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국회는 내년 이후로 비준을 미룰 수도 있다.

한.칠레 FTA 때도 정부 간 협상 타결 이후 국회 비준에만 1년4개월이 걸렸다. 미국도 의회 비준을 미루기도 한다. 다만 3월 말까지 정부 간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미국 측의 협상권이 미 의회로 넘어간다. 이렇게 되면 정치적 입김이 강한 이익단체들의 개입으로 협상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특별취재팀=홍병기.김종윤.김준현.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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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발바닥 2006-06-06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민의 정부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한미FTA. 한미간 FTA가 체결되면 직접적으로 우리 국민들에게 엄청난 파장이 미칠텐데 정부가 국민에게 얼마나 FTA에 관하여 알려주고 있나 의문이다. 정부의 홍보를 그대로 믿기도 힘들겠지만...그리고 무엇보다도 한미 양국 모두에게 '윈윈전략'이라는 막연한 문구만으로 정부를 믿고 정부가 추진하는 FTA를 지지하기에는 너무나도 불투명한 요소가 많고 그 파장은 너무나도 크다. 정부가 FTA를 체결하기로 결정하기 이전에 얼마나 그 파장과 득과실에 대하여 고민했는지 걱정이 앞선다...

외로운 발바닥 2006-06-06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에의 한류열풍과 칼로스 쌀의 실패...와 같은 단발적 사안만으로 미국의 첨단 금융, 의료, 법률 분야의 공세에 우리하기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무책임한 전망으로 정리되는 것인가? 우리가 잘못하는 경우는 또 어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