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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털지 말고 물세탁하세요” 봄철 집안 청소요령
[동아일보] 2006-04-07 03:10
[동아일보] 주부 강희경(40·서울 노원구 상계동) 씨는 요즘 슬슬 봄 청소 ‘압박’을 받고 있다.

“묵은 집안 곳곳의 먼지도 털어 내고, 이불도 털어 햇볕에 바짝 말려야죠.” 주부들의 빠지지 않는 연례행사, 봄볕 아래 이불 털어 말리기? 오, 노(No)! 이불을 털어 말리면 집먼지 진드기 오염이 오히려 심해진다.

알레르기비염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은 집먼지 진드기의 사체가루와 배설물 때문. 이불을 털면 진드기 다리가 떨어지고 배설물 역시 더욱 미세한 가루가 되어 코로 들이마시기 좋은 상태가 된다.

청소전문업체인 리빙클럽 주거환경연구소의 이재성 과장은 “일본의 한 조사 결과 이불을 털어 낼 때 집먼지 진드기가 가루가 되면서 배설물 개체 수는 32%, 진드기 충체 수는 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반면 이불을 물세탁할 경우에는 충체 수가 53%가량 줄어든다. 결국 가장 효과적인 집먼지 진드기 제거 방법은 물세탁이란 얘기다.

주부 배은경(42·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씨는 “초등학교 1학년인 아이의 알레르기비염 원인 검사를 해보니 집먼지 진드기란 결과가 나와 엄마가 청소를 제대로 못해 아이가 그런 병에 걸렸나 하는 미안한 마음에 전문업체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청소전문업체에 청소를 의뢰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비용은 아파트 기준 평당 1만 원 내외.

▽섬유류는 털기 금지…천소파는 강력한 흡입모터 청소기가 효과적▽ 집먼지 진드기의 특성상 이불뿐 아니라 소파, 봉제인형 등 다른 섬유류도 단순한 털어 내기식 청소를 하지 말아야 한다.

천소파의 경우 진공청소기를 사용하는데 일부 수입품에는 흡입구에 강력한 카펫용 흡입 모터가 달려 있어 일반 청소기보다 효과적이다.

스팀청소기로 섬유나 매트리스를 살균할 경우 스팀의 온도가 70∼80도밖에 안 돼 일부 세균만 죽고 정작 인체에 해로운 세균들은 그대로 남는다.

적어도 130도까지 온도를 올려야 살균 효과가 있으나 이렇게 고온의 스팀이 나오는 스팀청소기가 별로 없을뿐더러 그 온도라 해도 봉제완구나 매트리스처럼 부피가 있는 섬유류는 살균 효과가 떨어진다.

▽현관부터 먼지 막기…문틀 틈새 막고 운동화 바닥은 꼭 씻어야▽ 현관 먼지는 현관 문틈이 주범이다. 현관 문틀을 살펴보면 까맣게 때가 낀 자국이 있는데 그 틈새를 막아주면 먼지가 크게 줄어든다. 특히 봄 황사철에는 현관문 틈새를 막아 주는 것이 좋다.

현관 먼지의 또 다른 주범은 운동화. 운동화 바닥은 구두 밑창보다 우둘투둘해 흙이 많이 묻는데 습도가 20∼25% 수준인 아파트 실내에선 흙이 빨리 마르기 때문에 마른 운동화의 흙먼지가 실내를 오염시킨다.

무심코 신발 앞코를 차면서 운동화를 신는 아이들이 있는 경우 현관이며 거실까지 먼지 오염은 더 심각하다.

특히 비 오는 날에는 운동화 바닥에 흙이 더욱 많이 묻기 때문에 운동화 바닥은 자주 물로 닦아 주도록 해야 하며 황사철에도 운동화 바닥을 씻어 준다.

▽가구 틈새 먼지 없애기…미세노즐로 매트리스 먼지 80% 제거 가능▽ 매트리스를 들어서 청소하기 어려우므로 청소기의 미세노즐을 이용해 침대와 매트리스 틈새를 꼼꼼히 청소해 준다. 이렇게만 해 주어도 매트리스 먼지의 70∼80%는 제거된다.

옷장의 경우 방바닥과 옷장 사이 공간은 긴 막대자에 못 쓰는 스타킹을 씌워 몇 번 문질러 주면 먼지가 많이 제거된다. 하지만 방바닥만 닦아 봤자 장롱 위 먼지가 그대로 있으면 방안 먼지농도에 큰 차이가 없다.

장롱 위 청소를 손쉽게 하려면 말끔히 청소를 한 다음 종이를 깔아 두었다가 봄가을 일년에 두 차례 종이만 바꿔 주면 간단히 해결된다.

▽묵은 거실 먼지 제거…환기는 기본, 천장에 숨은 먼지부터 없애야▽ 매일 아침저녁 거실 창을 활짝 열어 집안 전체를 환기시킨다. 다만 황사와 꽃가루가 날리는 시간대는 피한다.

요리할 때에도 환기가 필요하다. 가스가 연소되면서 나오는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이산화황은 두통과 현기증, 기침, 신경쇠약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아파트 거실 천장에 우물정(井)자 인테리어를 많이 하는데 천장 안을 한번 들여다보면 톱밥 등 묵은 먼지가 수북하다. 톱밥은 걸레로 처리하기 어려우므로 청소기를 최대한 가까이 대서 빨아들여야 거실에 먼지가 덜 날린다.

거실에 놓이는 가전기기의 뒷부분과 PDP나 LCD TV 화면은 물로 닦지 말고 정전기 방지제가 첨가된 가전용 세제를 사용해야 얼룩도 안 지고 청소 후 먼지도 적게 붙는다.

▽주방 묵은 때는 세심하게…부드러운 세제로 닦아야 유리 등 파손 안돼▽ 싱크대 합성수지 볼의 지워지지 않는 때는 미세한 틈새가 생기면서 때가 앉은 것이다. 이런 때는 세제 청소가 안 되고 표백제로만 제거가 가능하다. 때가 심한 경우 전문업체에 의뢰하는데 이때는 ‘청소’ 개념이 아니라 전체를 한 꺼풀 얇게 벗겨 내는 것이다. 요즘 핫플레이트는 연마제가 들어간 세제를 사용해 닦으면 유리에 상처가 나 고온 사용 시 파손 우려가 있다. 따라서 부드러운 세제로 닦아 줘야 하는데 때를 즉시 닦아 주어야지 묵히다 보면 유리판에 달라붙어 가정용 세제로는 세척이 불가능해진다.

박경아 사외기자 kapark0508@hotmail.com ▼“진드기 얼씬 마” 극세사 이불 인기▼ 집먼지 진드기로 인한 알레르기 환자가 많아지면서 인기를 끈 품목이 극세사 이불이다.

극세사란 굵기가 0.5데니어(실의 굵기 단위) 이하인 실로 보통 60∼80데니어인 머리카락의 100분의 1도 안 되는 굵기. 재료는 폴리에스테르와 나일론을 7 대 3 비율로 섞은 것이다.

극세사 이불은 이렇게 가는 실로 짜여져 섬유조직의 빈 공간이 워낙 좁아 진드기가 파고들지 못한다.

물세탁이 가능한 데다 빨리 말라 겨울에도 자주 빨 수 있고 가볍고 따뜻해서 상당히 고가임에도 주부들 사이에 호평을 받았다.

연세대 주생활학과의 전정윤 교수는 “우리나라보다는 외국, 특히 온도와 습도가 높은 일본에서 집먼지 진드기로 인한 알레르기 환자가 많아 극세사 제품을 우리보다 먼저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집먼지 진드기는 사람 피부에서 떨어지는 가루를 먹고사는데 하루 떨어지는 양이 진드기 몇 만 마리가 몇 달을 먹고살 수 있는 정도의 양이다. 따라서 진드기 발생을 완벽하게 억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전 교수는 “집먼지 진드기 차단 제품은 진드기 자체를 줄이지는 못해도 진드기 가루를 섬유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는 효과는 있다”며 “그러나 미세 먼지까지 막을 정도로 완벽하진 못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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