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의 훔치고 싶은 가슴, 연예인 굴욕 베스트, 연예인 수영복 자태, 연예인 고무줄 몸무게...’
19위부터 1위까지 꼽으라면 예상되는 연예인은 누굴까. 차트쇼 KM `재용이의 순결한 19`는 매주 이처럼 노골적이고 아슬아슬한 주제를 선정해 소개한다. MC 정재용의 어눌함 속에 스타들의 적나라한 모습이 드러나고, 연예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왠지 꺼림칙한 순위에 랭크돼 있다. 시청자들은 낄낄거리며 웃게 되고, ‘잘 난’ 스타들은 민망함을 느끼기도 한다. 간혹 ’철든 스타‘들은 자신의 순위를 보고 함께 웃으며 “나도 모르는 사진을 어떻게 찾았냐”며 재미있다는 전화까지 한단다.
과감한 주제 선정으로 연예인 차트쇼의 새장을 연 KM `재용이의 순결한 19` 연출을 맡은 김태은 PD를 Mnet 빌딩 옆 한 카페에서 만났다.
순결하다? 반어법이다. 기획을 했을 때 숫자를 제목에 넣고 싶었다. 10, 20은 너무 흔해 19로 결정했다. ‘19금’이란 표현에서 느끼 듯 자극적이기도 하고,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금지된 뉘앙스를 풍겼다. 수식어로는 뭘 붙일까 고민하다 재용씨와 가장 반대되는 의미를 찾았다. 원래 ‘친절한’ ‘순수한’ 등 형용사를 200~300개 꼽았는데 그 중에서 ‘순결한’으로 결정했다. 재용씨가 무척 좋아했다.(웃음)
인기요인 여러 가지다. 최근 사회 분위기가 스타에 대해 막연히 ‘멋있다’ ‘예쁘다’ `좋다`고 평가하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 대중들은 스타들의 망가진 모습, 뒷담화를 여유있게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 여기다 정재용이라는 MC가 스타들의 이면을 밉지 않게 풀어내는 힘이 뒷받침 된 것 같다.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 스타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스타들을 끌어내리자는 게 아니다. 다른 모습을 통해 대중들이 더 호감을 가질 수 있다는 걸 그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스타들의 완전무결한 모습 외에 때로는 망가지고 때로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대중들이 호응을 한다고 생각한다. 톱스타들이기에 치르는 유명세라고 생각해달라. 신인들은 순위에 오르고 싶어도 못한다.
항의 전혀 없었다. 일부 스타들은 ‘잘 봤다’ ‘너무 재미있었다’는 연락이 온다. 심지어 어떤 신인은 기획사를 통해 차트에 넣어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한다.
`DJ DOC` 정재용 기본 구성 자체가 연예인들의 좋은 면을 부각시키는 게 아니기 때문에 엉뚱하면서도 밉지 않게 풀어낼 수 있는 MC가 필요했다. 자연스럽게 ‘DJ DOC’를 떠올렸다. 그들이 데뷔한지 10년이 넘었다. 대선배라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도 후배나 동료들이 별말이 없겠다 싶었고 오리지널 악동 이미지가 프로그램과 딱 맞아 떨어졌다. 처음엔 세 멤버 모두 혹은 김창렬씨를 생각했는데 프로그램보다 MC가 튈 것 같았다. 재용씨가 가장 적합했고 이미 그의 숨겨진 ‘똘끼’(또라이 기질)를 이전에 좀 알고 있었다. ‘너무 약하지 않을까’하는 주위의 우려도 있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일단 무슨 말을 해도 밉지 않다. 악동일 것 같지만 순수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또라이’ PD 그런 말을 많이 하는데 나뿐만 아니라 스태프들을 한사람씩 떼어놓으면 평범하지도 그렇게 ‘또라이’도 아니다. 그런데 모아 놓으면 정신이 나간다. 함께 모여 있을 때 두세발짝 뒤에서 보면 ‘정말 또라이들만 모아왔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모두들 그런 기질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작가가 가장 ‘또라이’ 같다.
독특한 분장과 세트 첫 회는 인사차 그냥 턱시도로 입었고 2회부터 분장을 시작했다. 재미있겠다 싶어 시작했다. 한 번 분장에 두 시간 이상 걸린다. 어떤 분장이든 재용씨는 한 번도 마다한 적이 없다. 너무 좋아하고 재미있어 한다. 개인적으로 피오나 공주와 빈라덴을 패러디한 ‘피용나’ 공주, `빙라덴`이 가장 인상 깊었다.
세트는 처음 재용씨가 회사에서 미는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기대하고 왔는데 양철판 하나 세워져 있어 황당했다고 하더라.(웃음) 하지만 프로그램 컨셉트가 `전략적 싼티`지 양철판이라고 싸게 드는 건 아니다. 일부러 하긴 하는 데 들건 다 든다. 아주 많이 드는 건 아니지만 다른 프로그램만큼 든다.
보완점 지금 특별히 생각한 것은 없다. ‘순결한 19’의 장점은 단순한 구성에 있는 것 같다. 다른 구성 없이 쭉 달려온 게 성공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다만 내부적인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좀 더 재미있게 만들고, 자료화면을 충실히 넣겠다. 앞으로도 이 프로그램을 계속 연출하고 싶다.
그 외 월요일 하루 촬영하고 나머지는 편집한다. 아이템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방송 전에 작가와 둘이서 아이템을 선정했는데 50개가 넘더라. 초기에 아이템을 찾은 후 자료 찾기에 애를 먹었지만 지금은 작가와 AD가 자료 찾는 데 선수가 다 됐다. 방송 자료, 연예인 블로거, 팬 카페 안 뒤지는 곳이 없다.
월요일 방송 끝나면 뒷풀이를 한다. 가끔 창렬씨나 하늘씨가 위문 공연차 들러 과거 무용담(?)을 털어놓는다. 다른 연예인들은 오지 않고 부르지도 않는다.
※김태은 PD는 2004년 KM에 입사해 AD를 거쳐 2005년 수퍼주니어쇼로 연출을 시작했다. ‘재용이의 순결한 19’는 그가 맡은 두 번째 프로그램. 그는 여건이 된다면 엄숙주의를 벗어던진 ‘제리 스프링거쇼’ 같은 프로그램을 연출하고 싶다고 밝혔다. 선정적인 면을 부각하기보다 소재에 한계를 벗어나 과감한 재미를 추구하고 싶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TV리포트 진정근 기자]gagoram@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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