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되었다. 피부로 느껴지는 것은 출퇴근 길에 약간은 짜증이 날만하게 큰 소리로 틀어대는 선거운동 송과 지하철역 입구 주변의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선거운동원들 정도가 아닐까 한다. 곳곳에 붙은 현수막과 도로 곳곳에 보이는 선거운동 차량도 이제 정말 선거철이구나 라는 느낌을 들게 한다.

그런데 기초의원들도 정당공천을 받게 되어서인지, 아니면 한 선거구에서 여러명의 선거인을 뽑을 수 있게 바뀌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이번 선거는 유권자의 입장에서는 정말 아무런 정보도 없이 그냥 당을 보고 찍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서울시장 쯤 되면 각 후보자의 인적사항과 특성을 알 수 있지만 시의원, 구청장, 구의원까지 가면 이건 정말 누가 누구인지도 모르겠고, 선거운동원들이 입은 옷색깔도 혼란스럽기만 하다. 파랑은 한나라당, 노랑은 열린우리당 같은데 빨간색은 민노당인가? 연두색은 또 뭐고...그러고 보니 보라색도 본 것 같다. -0-;;(강금실 후보의 현수막만이 보라색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선거운동방식도 '기호 몇번 OOO당 후보 OOO입니다.'라는 구호에 시끄러운 선거운동노래 뿐이니 그넘이 그넘같고 그런 선거운동이라면 안해도 될 거란 생각까지 든다. 어차피 대다수의 국민들은 시의원 이하는 누가누군지도 잘 모르고 그냥 당보고 뽑을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공천비리로 그렇게 시끄러웠나보다. 이런 상황에서 그 지역에서 유력한 정당의 공천을 받지 못하면 당선은 사실상 불가능할테니까.

물론 열심히 일하는 정치인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각 후보자가 어떤 인물인지, 그들의 공약은 어떠한 것인지 열심히 알아보려 하지 않는 나같은 불성실한 유권자 탓도 있다. 그렇지만 평소에는 그나물에 그밥 같은 정치인들 중에 그나마 덜 싫은 정당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를 찍어야만 하는 유권자의 처지가 문득 비참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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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은하단과 행성 2006-05-25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투표하는 사람들 다수가 아마 정당보고 찍을 겁니다. 저도 그럴 생각이구요. 공약과 후보자질 열심히 검증하는 유권자는 정말 드물 겁니다. 기초단체의 경우엔 그래서 정당공천을 배제하는 게 유권자들은 좀 더 피곤해져도 결과적으론 더 나을 수 있을 텐데요.

외로운 발바닥 2006-05-27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동감입니다. 기초단체의 경우 정당공천을 받게 되면 후보자와 지역주민간의 밀착성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는 것 같아요. 국회의원들조차도 국민의 대표로서 자신의 의사에 따라 행동하지 못하고 정당의 의사에 기속되는 경우가 많은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