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콩 CE (2disc) - 할인행사
피터 잭슨 감독, 애드리안 브로디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유명한 영화를 리메이크 한다는 것은 부담스런 일일 것이다. 1930년대에 만들어졌다는 킹콩은 실제로 그 영화 전체를 보지는 않았더라도 누구나 거대한 고릴라 킹콩이 금발미녀와 사랑에 빠지고, 뉴욕 한가운데를 누비다가 최후를 맞이한다는 대강의 내용은 알고 있을 정도로 내용이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만든 피터잭슨 감독에게 영화감독의 꿈을 심어준 영화가 바로 킹콩이었고 반지의 제왕을 정말로 훌륭하게 창조해낸 그이기에 과거의 킹콩을 어떤 식으로 그가 재현해 내었을지 적잖이 기대가 되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CG의 도움이 적지 않았지만, 후에 영화감독이 되어 자신의 손으로 킹콩을 멋지게 만들어보고 싶다는 어린시절 피터잭슨 감독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나 싶다.


영화를 보기 전에 크게 3가지 정도를 기대한 것 같다. 킹콩을 비롯하여 예고편으로 잠시 본 공룡들이 얼마나 생동감 있게 CG로 표현되었는지, 킹콩의 마음을 앗아가는 여주인공역을 얼마나 잘, 매력적으로 구현해냈는지, 킹콩과 여주인공 간의 애틋한 감정처리는 얼마나 자연스러운지 이렇게 3가지를 머릿속으로 염두에 두면서 영화를 보았다.

 

먼저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된 킹콩은 무척 사실적이다. 특히 킹콩의 얼굴이 클로즈업 되는 장면이나 순진한 듯한 눈망울은 실제로 살아있는 동물을 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원작에는 등장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영화에는 공룡들이 등장하여 상당히 영화의 볼거리를 상당히 높여준다. 공룡이 CG로 나오는 영화야 많이 있었겠지만, 공룡 자체의 묘사도 더욱 사실적으로 향상된 것 같고 다른 영화에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 심형래의 공룡 영화에서는 나올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 거대한 티라노사우르스와 그에 못지 않게 거대한 고릴라의 싸움장면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중의 하나다. 티라노사우르스와 킹콩이 한판 붙기 위하여 서로 마주보고 있는 장면은 아이들이나 나처럼 거대한 동물들의 싸움씬을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그 자체만으로도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였다. 물론 많이 향상되었다고는 하지만 CG가 완벽한 것은 아니다. 킹콩의 표정은 자연스러웠지만 킹콩의 전체 모습이 잡히면서 빠르게 움직일 때의 몇몇 장면에서는 - 특히 얼음위에서 노는 장면이 그랬다 - 킹콩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그리고 킹콩의 거대한 몸무게에 대한 고려가 좀 부족했던 것 같다. 그정도의 몸집이라면 도로를 뛰는 것만으로도 도로가 파손되고 건물을 타고 오를 때 건물에 상당한 손상이 갔어야 했을텐데 그런 디테일한 묘사가 조금은 아쉽다. 나는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여주인공이 점블링 하는 것도 CG라고 하니 눈썰미가 좋은 사람들은 눈여겨보기 바란다.

 

킹콩 아니고서는 어떤 영화에서 이런 장면이 가능하랴...앗, 심형래의 용가리 시리즈가 있었군..-0-

 

킹콩의 히로인이자 킹콩을 제외한 주인공인 앤역은 나에게는 생소한 나오미 왓츠가 맡았다. 판에 박힌 금발미녀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구현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나오미 왓츠는 발랄하면서도 우수에 찬 듯한 모습으로 주인공 앤 역에 매력을 듬뿍 불어넣었다. 그녀에 대한 영문소개에 ‘leggy blond'라는 문구가 있을 정도로 그녀는 늘씬한 금발미녀의 전형을 보여주면서도 순진하지만 속이 꽉찬, 그래서 더욱 매력적인 여주인공을 탄생시켰다. 개인적으로는 니콜키드먼과 스칼렛 요한슨을 섞어놓은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실제로도 니콜키드먼과 매우 절친한 사이라고 한다. 나오미 왓츠의 매력에 이끌려 영화를 보고와서 인터넷 검색을 하고 와서 나는 두번 놀라고 말았다. 하나는 하도 늘씬해서 키가 엄청 클 줄 알았던 그녀가 165cm밖에 안된다는 것이었고, 또하나는 소녀처럼 발랄하던 그녀가 68년생이었다는 것이다. -0-;;

 

나오미 왓츠는 정말 매력적이지만 인터넷상으로는 더 멋진 사진을 구하지 못함..

 

킹콩과 여주인공간의 애틋한 감정처리는 사실 감독에게는 제일 어려웠던 부분이었을 것이다. 고릴라가 새까만 원주민 여인은 잡아먹고 금발인 백인 미녀에게만 사랑을 느낀다는 설정자체에 거부감이 조금 들기도 하지만 원작이 그런 것을 어찌하랴. 거대한 킹콩과 금발미녀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게되는 것 자체가 상상하기 힘들만큼 개연성 있는 스토리전개가 쉽지 않았겠지만, 피터잭슨 감독은 영리하게도 몇 가지 사소한 계기를 설정하여 킹콩과 여주인공간의 감정의 생성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처리한다. 뉴욕에서 킹콩과 앤의 재회와 킹콩의 안타까운 최후 장면은 완전하게 감정이입이 될 정도는 아니었으나 나름대로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다. 항상 한박자 늦게 나타나서 앤을 감싸주는 잭 드리스콜(애드리안 브로디 분)에게도 은근히 호감이 간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정말 가슴이 조금 찡했다...

 

그밖에도 이 영화에는 많은 흥행요소가 있다. 특히 킹콩이 살고 있던 섬에서 온갖 공룡과 가축 크기의 끔찍한 곤충들에게 쫓기는 장면들은 여자관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는 하겠지만 정말로 손에 땀을 쥘 정도로 스릴이 넘친다. 화려한 CG, 스릴 넘치는 장면들, 매력적인 여주인공과 은근한 감동까지 선사하는 킹콩...다 아는 이야기 이지만 정말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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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부기 2006-04-18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킹콩 재밌었어~ 그 때만 해도 일이 그다지 힘들지 않았는데.. 우웅..
절지동물은 너무 징그러웠음. 꿈틀꿈틀..

외로운 발바닥 2006-04-19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지동물이 사람 먹는 장면은 정말 끔찍했지...차라리 티라노한테 먹히는게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