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대생들에게 들려준 한국사 - 서울대 이태진 교수의
이태진 지음 / 태학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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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울대 이태진 교수가 동경대 학생들을 상대로 구한말, 그리고 대한제국 시대의 일본제국주의의 침략과 국권찬탈에 관하여 10여회에 걸쳐 강의한 내용을 그대로 편집한 것이다. 책의 본문도 강의하는 대화체 그대로 되어 있고, 각 강의 뒷부분에는 일본 학생들의 질문도 수록되어 있다. 이태진 교수가 이 강의를 통하여 말하고자 하는 바의 핵심은 구한말, 그리고 대한제국 당시 고종황제로 대표되는 우리나라의 황실이 자생적 근대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었고, 그러한 노력이 상당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는 상황에서 일제의 방해와 압력으로 자생적 근대화의 길이 좌절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교수는 책의 뒷부분에서는 일제가 대한제국을 병합시키기에 이른 일련의 조약들이 위조와 강압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국제법적으로 효력이 없음을 밝히고 있다.


일단 이 책을 통해 고종황제가 열강의 압력 속에서도 국권을 지키고자 몸부림쳤으며 우리 스스로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여 근대화를 이루고자 했던 노력과 능력이 있었음을 안 것은 큰 성과라 하겠다. 고종이라고 하면 이 책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일제의 식민사관에 영향을 받은 바가 크겠지만, 구한말 나라를 빼앗긴 무능한 군주의 전형 쯤으로 알고 있었는데 사실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는 인식을 하게 된 것이다. 새삼스럽게 식민교육, 나아가 교육을 통한 왜곡된 가치관 형성의 파괴력을 느낀다. 일본에 병합당한 사실만으로 과거 우리 역사 전체를 수치스럽게 생각하고, 우리 민족은 당파성이 강하다느니, 서로 단결을 잘 못한다는 식의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관념이 모두 식민사관의 영향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강의내용을 그대로 책으로 펴낸 것이다 보니, 출간을 위한 책보다 논리적인 면이나, 독자에게 배경지식을 제공한다는 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던 것 같다. 동경대생들을 상대로 강의한 한국사라는 막연한 책 제목만 가지고 책을 보게 된 독자의 입장에서는 배경지식에 대한 설명없이 곧바로 이어지는 강의내용을 제대로 따라가기 어려운 점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짜투리 시간에 책을 읽다보니 집중을 제대로 못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책을 읽고 나서 머릿속에 기억이 나는 것이 별로 없는 느낌이랄까...물론 앞에서 말한 핵심은 제대로 기억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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